“어제의 너보다 오늘 더 성장했어”
화제의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2020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이다. 올해 나는 얼마나 성장했을까? 작년보다는 나았을까? 이런 고민들이 마구 쏟아질 때가 아닌가 싶다. 올해는 코로나라는 악재로 제약이 많은 시간이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도 없지 않은가? 이럴 때일수록 내실을 다질 필요가 있다.
2021년을 위해, 어제의 나보다 오늘 더 성장하기 위한 추천 책 4권을 선정했다. 분야별로 선정한 4권은 생각의 근육을 만들 재료들이다. 내년에 더 성장을 원하는 분들에게 추천해본다.
1. 자신감 성장
자기 안의 자기와 화해하기 『기억 안아주기』
어린 시절, 물에 빠져 큰일을 당한 사람이라면 물에 대해 공포를 느낄 확률이 크다. 단순히 물을 무서워하는구나, 정도로 넘어갔던 이런 일들은 사실 우리의 기억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소아과 의사로 25년 넘게 아이들을 진료해오면서 저자가 뼈저리게 느낀 것은 아이들의 고통이 진짜 질병이 아니라 그 아이의 과거 경험과 기억에서 비롯된 게 많다는 것이다. 수천 건의 사례를 종합해보니 몸이 아닌 ‘기억’이 사람을 병들게 한다는 것. 그것을 저자는 이렇게 표현한다. ‘작지만 확실히 나쁜 기억’, 소확혐이라고.
소소한 나쁜 기억, 즉 어떤 상황에서 기억나는 불쾌한 기억이나 애써 피하는 기억을 말한다. 저자는 진료를 통해 경험한 다양한 사례들을 설명한다. 이런 소소하지만 나쁜 기억이 쌓이고 곪으면 트라우마로 발전할 수 있다. 그전에 스스로 끊어내는 것이 좋다. 나쁜 기억을 좋은 기억으로 치환한다면 이러한 증상은 눈에 띄게 좋아진다고 한다.
이 책의 핵심은 치유도 중요하지만 ‘나 자신이 왜 이런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지 그 원인과 맥락’을 아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는 것이다. 그렇게 원인을 찾는 과정, 그 기억을 자각해야 비로소 나를 볼 수 있다. 자신과 자신의 기억의 싸움이 항상 뭔가에 쫓겨 다니며 생활했던 분들에게 자신감을 얻는 방법일지 모른다.
2. 업무 성장
코로나로 바뀐 글로벌 트렌드 『규칙 없음』
코로나의 영향으로 문화 트렌드가 급격하게 바뀌었다. 외출 자체를 못하다 보니 집에서 할 수 있는 집콕 생활이 자리 잡았고, 어느덧 넷플릭스가 MBC보다 친근한 세상이 되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자 넷플릭스 구독자는 전 세계적으로 늘었다고 한다. 넷플릭스의 전 세계 유료 구독자수는 1억9500만 명. 집콕 놀이의 황제, 넷플릭스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넷플릭스의 성장이 단순히 코로나 덕분일까? 아니다. 넷플릭스 기업문화는 이미 세계적으로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구글, 애플보다 이젠 넷플릭스 기업 문화를 따라하는 기업들이 많이 늘었다고 알려졌다. 2018년 미국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술직 근로자들이 가장 일하고 싶은 회사 1위가 넷플릭스다. 2위 구글, 2위 테슬라, 6위 애플이다.
『규칙 없음』은 넷플릭스의 CEO와 인시아드 경영대 교수 에린 마이어와 대담하는 방식으로 쓴 책이다. 넷플릭스만의 독특한 기업문화를 만들게 된 배경과 이유, 그 문화가 자리잡기까지 과정을 디테일하게 들려준다.
책 제목처럼 넷플릭스의 문화는 독특하다는 평이 대세를 이룬다. 무엇보다 정해진 규칙이 없다. 출퇴근 자유, 근무 시간 자유, 일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비 자유, 그리고 업계 최고 수준의 연봉 보장까지. 이 책을 읽고 나면 구글이 일반 회사처럼 평이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만큼의 성과를 내야 한다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이만큼의 자율성을 준다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는 데 있어 적어도 걸림돌은 없을 것이다. 직장인이라면 이 책은 꼭 읽으시길.
3. 성격 성장
예민함을 다스려 자존감 UP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
코로나로 바뀐 일상에 적응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요즘 왜 그렇게 예민해?”였다. 나도 그렇지만 내 주위에는 예민한 분들이 많다. 코로나로 답답하고 먹고살기 힘든 사회 분위기상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독 예민함에 민감하다. 생각해보면 나도 예민한데 옆에 있는 동료까지 예민하니, 예민함에 민감하지 않을 수가 없다.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1만여 건 이상의 상담을 진행하며 있었던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정리한 책이다. 매우 예민한 40명의 상담 스토리를 보니 나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집에서, 가족과, 애인과, 친구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들. 우리가 흔히 겪거나 주위에서 볼 수 있을 법했다. 어쩜 그렇게 하나하나 공감이 가는지.
저자는 예민함을 스스로 다스리고 잘 이용하면 그 사람의 능력이 된다고 말한다. 본인이 예민하다고 생각한다면 스스로 성장하기 위한 성격 개조 솔루션으로 이 책을 추천한다.
4. 공부로 내공 성장
우리가 공부를 해야 하는 ‘진짜’ 이유 『공부란 무엇인가』
공부란 단어만 들어도 지긋지긋할 것이다. 대학을 가기 위해 쓸모도 없는 수학 공식을 얼마나 외웠던가. 대학에 가서 진짜 공부를 배워보나 했건만, 최악의 실업난으로 대학은 이미 취업 사관학교가 돼버린 지 오래다.
졸업 후,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을 떠올려보자. 너도나도 생존의 급행열차에 오르기 위해 무한 경쟁을 벌일 뿐이다. 어느 역이든 상관없으니, 목적지에 누구보다 빠르게 도착하기만을 원한다. 과정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다. 남들보다 빠르게, 목적지에 도착하면 된다.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 내 편 네 편을 만들고, 지지 않기 위해 누군가를 짓밟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이러려고 힘들게 공부하고 일을 하며 살아온 것일까? 잠시 멈춰 자신을 되돌아볼 시간이 필요하다.
서울대 교수이자 이 책의 저자인 김영민 교수가 이 책을 쓴 이유는 다음과 같다.
대학의 사막화가 한창 진행 중인 오늘날, 무성한 대학 입시 논의만큼이나 이제 대학에 가서는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그리고 성숙한 시민으로서는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 논의할 때가 되었다.
커피를 마신다는 것이 단지 카페인을 흡입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니듯이,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김영민 교수의 기똥찬 유머와 지식을 흡입하는 것 이상의 심미적 체험일 것이다. 참고로 이 분, 글 참 맛깔나게 쓰신다.
원문: 명랑 소년의 일상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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