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애착 유형 중 불안회피형 애착에 대한 심리분석을 해보고자 합니다. 자신의 애착 유형을 알고 싶으신 분은 아래의 영상을 먼저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불안정회피애착에 대한 이해
불안정회피애착은 불안형 애착과 회피형 애착이 합쳐진 형태로, 그 둘보다 복잡한 속성이 있습니다. 이 애착을 가진 이들은 애정을 갈구하면서도, 막상 상대가 다가오면 신뢰하지 못하고, 비난하기를 반복하죠. 저는 이들의 심리를 다음과 같이 분석해 보았습니다.
인간의 자아는 크게 두 요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내면 아이와 내면 어른. 쉽게 설명하면, 내면 아이는 개인의 욕망, 욕구, 본질적인 감정 같은 걸 담당한다고 보면 되고, 내면 어른은 판단, 평가, 행동을 하는 영역이라고 보면 됩니다.
누군가의 자아가 좋다. 멘탈이 좋다는 것은, 이 두 자아의 사이의 사이가 좋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즉, 내면 아이가 뭔가를 원하면, 내면 어른은 그것을 긍정하고 행동해줍니다.
- 오늘 많이 일했어 쉬고 싶어! ⇒ 쉬고 싶구나, 그래 열심히 일했으니 쉬어도 돼, 맛있는 것도 먹자. ⇒ 쉬니까 참 좋다.
그런데 슬프게도 이 둘의 사이가 좋지 않은 사람은, 다음과 같은 행태를 보입니다. 내면 아이가 원하는 것이 있어도, 내면 어른이 그에 따른 것을 나쁘게 평가하고, 도와주지 않지요.
- 오늘 많이 일했어 쉬고 싶어! ⇒ 뭐가 많이 일해, 열심히도 안 했으면서, 넌 쉴 자격이 없어! ⇒ 흐어엉 ㅠㅠ
이때 이 내면 어른의 태도는 대부분 어렸을 때 부모님으로부터 배우게 됩니다. 우리가 어렸을 때는 어떤 판단, 평가, 행동은 보통 부모님이 전적으로 해주었고, 우리들은 어떤 욕구나 욕망만을 가진 존재였죠. 그런데 이때 부모님이 만약 나에 대한 판단을 박하게 하고, 나쁘게 평가하고, 나를 위해서 어떤 행동을 하지 않고 나의 욕구나 나의 욕망을 질문하지 않았다면? 나 역시 그런 태도를 배워 커나가면서 내면 어른에 귀속시킵니다. 나 역시 배운 대로 나를 나쁘게 평가하고, 나에게 아무런 질문을 하지 않으며, 나를 위해서 행동하지 않게 되는 겁니다.
이런 방식의 양육이 오래되면, 내면 아이는 내면 어른을 불신하게 됩니다. 어차피 내면 아이 입장에서는 자신의 욕망이나 내 욕구를 말해도 들어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게 일반적으로 자존감이 낮아지는 요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제 불안정회피애착의 심리로 가보겠습니다. 제가 보는 불안정회피애착은, 자아가 매우 약한 타입으로, 누군가와 연애를 시작하고, 상대를 애인으로 여기는 순간, 자신이 가져야 할 자아의 상당 부분을 상대로 채우게 됩니다. 즉 상대에게 내면 어른의 일부분 역할을 맡겨버리는 것이지요.
(물론 일반적으로도 연애를 하면 나의 일부를 상대로 받아들이기는 하지만, 불안정애착을 가진 사람은 자아가 매우 약하므로 자신이 스스로 채우고, 책임져야 할 부분까지도 상대에게 투영해버립니다.)
문제는 그 내면 어른의 일부를 맡겨버리는 것도 문제인데, 내면 어른의 일부분을 기존에 불신했던 그 모습으로 투영한다는 점입니다.
내면 아이는 기존에 자주 좌절되었던 자신의 욕구나 욕망을 실현시켜줄 사람을 찾습니다. 원래는 성인이 되어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이지만, 이를 배우지 못했고, 그렇기에 이 역할을 해줄 상대방을 찾습니다. 그런데 이런 경험이 오래도록 없었다 보니, 이상적인 역할을 하는 존재를 기대하게 됩니다.
불안정애착의 경우 현재 자기가 자신의 욕구를 채워주는 것이 부족하더라도 그것을 채워주는 사람을 만나 안정감을 얻으면 되지만, 불안회피형 애착 유형은, 자신이 불신하던 내면 어른까지 투영함으로서, 상대방이 나를 나쁘게 평가하거나, 나를 진정으로 위하는 행동을 한다고 믿지 못합니다. 그래서 상대에게 사랑을 원하면서도, 짜증과 분노를 많이 표현합니다. 상대가 애정을 주길 원하지만, 막상 상대가 뭔가 행동하고 표현하면 기존의 불신이 자연스레 다시 떠오르게 되어, 상대를 믿지 못하고 밀어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상대는 혼란에 빠지게 되죠. 상대 역시 멘탈이 그리 좋지 않다면, 가스라이팅의 피해자처럼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나는 어쨌든 상대의 복잡한 요구사항을 들어줄 수 없고, 비난받으며, 잘못되었다는 평가를 듣습니다. 결국 이게 반복되면, 무기력하고 무능한 존재가 되기 때문이죠.
불안회피형 애착을 가진 사람에게
당신은 아마도, 자신에게는 문제가 없다고 여길지도 모릅니다. 그냥 좀 예민하고, 까다로울 수도 있다고 생각하겠지요. 그리고 불안회피형 애착 중 일부는, 지금까지 나에게는 문제가 없고, 다들 상대방이 이상해서 내가 좋은 연애를 못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분명히 깨달아야 합니다.
어쩌면, 이미 이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지만, 이를 인정하면 자신이 무너질까 봐, 그것을 인정하는 순간 또다시 자신을 너무나 싫어하고 공격할까 봐 두려워서 최대한 인정을 미루는 것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모든 문제의 해결은 그것이 ‘문제다’라고 하는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당신이 가진 불안, 분노는 상대가 만든 것이 아니라, 당신이 만든 것입니다.
당신이 정말 그토록 원하는 안정적인 애착을 위해선, 자기 불신의 고리를 끊고, 멘탈을 회복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자기 자신을 압박하는 것이 자신이 만든 가치관이 아니라, 부모님의 것이라는 것, 상대방이 나를 위해 행동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부터 나를 위해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불안회피형 애착을 가진 애인을 만나는 사람에게
당신이 만약 다양한 노력을 했음에도, 상대가 불안해하고, 분노하고, 자신에게만 맞추라고 한다면, 그 사람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 상태에선 어떤 사람이 와도, 정신과 의사나 심리상담사가 와도 그 상대를 만족시키면서 연애를 지속할 수 없습니다. 그건 당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달성할 수 없는 기준을 제시하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그 혹은 그녀의 과거 연애의 경험을 물어보면, 아주 빨리 끝나거나, 아주 안 좋게 끝났던 경험이 반복되었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도 지금의 그 연애가 즐거운 경험보다는 크게 부정적인 경험을 겪으며 주눅 들고, 자신감이 사라지고, 우울감을 느낄 겁니다.
상대를 사랑하는 마음이 현재 있더라도, 당신은 상대를 떠나야 합니다. 적어도 지금은 상대를 만나 행복할 수가 없고, 당신은 이러한 대우를 받아야 할 만큼 가치 없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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