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대기 오염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이고 호흡기 질환을 비롯한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됩니다. 최근 미세 먼지를 비롯한 대기 오염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어 이제 많은 사람들이 그 위험성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대기 오염이 야생 동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적습니다. 대기 오염 물질이 사람에게 해로운 만큼 동식물에도 해로울 것은 분명합니다.
대기 오염이 심각한 인도 대도시 가운데 하나인 벵갈루루(Bangalore)에 있는 벵갈루루 생명 과학 클러스터(Bangalore Life Science Cluster)의 과학자들은 대기 오염이 꿀벌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습니다. 조사한 꿀벌 종은 거대 아시아 꿀벌(giant Asian honey bee, Apis dorsata)로 인도에서 가장 중요한 꿀벌입니다. 이 꿀벌은 곡물과 야생 식물의 수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샤논 올슨 (Shannon Olsson at the National Center for Biological Sciences in Bangalore)이 이끄는 인도 내 다기관 연구팀은 4년에 걸쳐 거대 아시아 꿀벌 1800마리를 조사해 대기 오염이 꿀벌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습니다.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미세 먼지가 많은 도심 환경에서 잡은 꿀벌들은 건강 상태가 열악했으며 몸 표면에 화분보다 먼지가 더 많았습니다.
이 연구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실은 대기 오염이 매우 심한 지역에서 잡은 꿀벌 가운데 80%는 24시간 내로 죽었다는 것입니다. 꽃도 별로 없고 대기 오염도 심한 도심 지역에서 꿀벌을 보기 힘든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결과입니다. 사실 인도 대도시의 대기 오염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라 놀라운 결과는 아닐지 모릅니다. 세계에서 가장 대기 오염이 심한 도시 10개 중 9개가 현재 인도에 있는 수준입니다.
그런데 사실 꿀벌이 살기 힘든 환경이라면 인간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인간이 잘 발달한 심혈관계와 호흡기계를 지니고 있어 꿀벌보다는 잘 견디긴 하겠지만, 이 지역에서 대기 오염을 줄이기 위해 매우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로 보입니다.
솔직히 꿀벌은 도시보다 농촌이나 야생 환경에 주로 살고 있고, 인간은 도시에 몰려 있기 때문에 인간이 더 큰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