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이후 대통령
(국민의 처절한 반항 이전)
“닥쳐, 내 책임이 아니야.”
(국민의 처절한 반항 이후)
“내가 잘못했어. 그러니 해경을 해체하자꾸나.”
… 에에, 사과하면 보통 본인이 책임지지 않나요?
(참조 글: 박근혜 대통령을 위한 사과 첨삭지도)
세월호 참사 이후 새누리당 지방선거 후보들
(지지율 급락 전)
“……”
(지지율 급락 후)
“도와주십시오. 대통령을 구하겠습니다.”
… 에에, 왜 우리가 힘 센 님들을 도와주고, 젤 힘 센 님을 구해야 하는 거죠…
(참조 글: 새누리당 “도와주세요” 역관광의 현장)
기존의 4년 평가로는 한계가 뚜렷하다
사실 이런 막무가내질이 가능한 것은, 뻔한 소리지만 국회의원과 지역 의회에 ‘먹이를 주는 손’이 국민이 아니라서 그렇다. 공적을 쌓아서 공천을 받는게 먼저고 그 뒤에는 어차피 자리만 잘 받으면 당 파워로도 당선되는데 당연히 그쪽의 의중을 따라야지. ‘민’주주의? 그거 뭐 먹는건가염 우적우적.
문제의 핵심은, 87년에는 어땠을지 몰라도 현재의 사회상황에 있어서는 정치세력에 대한 무려 4년 주기의 평가 따위는 영향력이 지극히 미미하다는 것이다. 법안들의 파급력은 미칠듯이 빠르고 크게 나타나며, 핵심 이슈도 확확 바뀌어 기억력이 따라가기 조차 힘들다.
따라서 정치세력에 대한 평가는 더 세밀하게 그때그때 케이스-바이-케이스로 유효하게 피드백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다행히도 미디어 기술력이나 제도적 운영능력 역시 그런 것을 가능하게 할 만큼 그간 충분히 발전했다. 이런 상황인데도 여전히 한번 선거하면 4년 동안은 국민의 선택이니, 그간 뭐든 우리맘대로 하겠삼… 그러도록 방치하는 것은 정밀하지 못한 짓이다.
새누리당을 지지하는데 국정원 개혁을 원한다면, 도대체 어쩌라고. 안전한 나라 만든다고 박근혜를 뽑아줬지만 대책 없이 사고만 터지면 또 어쩌라고. 복지와 연금, 경제민주화를 바랬는데, 통으로 무시하면 도대체 어쩌라고. 바로바로 개별적으로 평가를 하고 내 이익과 불일치하는 만큼의 쓴맛을 보여줘야할 것 아닌가. 3-4년 뒤에 수많은 다른 이슈들이 쌓여서 그걸로 평가하기에도 정신 없을 때가 아니란 말이다.
선거, 좀 더 자주, 좀 더 편리하게 해야 한다
즉 정치권력이 더 정밀하게 내 의견을 대변해주고 내 이익에 기여하기를 원한다면, 더 자주 실효적으로 압박할 수 있는 제도들을 자꾸 도입하도록 해야한다. 예를 들어 미국처럼 국회의원 선거를 조낸 자주하는 것도 방법이다(상원은 임기 6년에 2년마다 한번 전체의 1/3을 물갈이하고, 하원은 아예 임기가 2년).
미국이라고 돈이 남아 돌아서 선거를 자주하는게 아니다. 선거를 자주 해야 하는 이유를 납득하고 그것을 운영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공휴일 지정 없이 전자투표나 융통성 뛰어난 부재자 투표 방식도 잘 도입하고 있다. 게다가 개별 정책에 대해서 주민발안과 투표가 가능하고, 주민소환에 의한 경질 역시 충분히 가능하다.
미국에서 국회가 자기 지지기반 유권자들의 이익을 대변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한쪽으로는 특유의 자치적 지역 정치라면, 다른 하나가 바로 이런 집요한 평가 기제인 것이다. IT강국을 자처하는 인프라를 지닌 한국이 전자투표 기술이 없다고 하겠는가, 포장마차 뒷담화 수준일지언정 정치 이야기가 일상에 넘치는데 관심이 부족하다고 하겠는가.
선거가 너무 자주 이루어지면 선거 준비만 하느라고 사회적 비용이 지나치게 커진다는 지적 또한 돈과 시간을 제한하는 등 상당부분 제도적/기술적으로 상쇄 가능하다. 포퓰리즘에 휘둘리게 된다는 우려는, 4년에 한번 포퓰리즘에 올인하느라 더욱 거창하게 (무려 “내 힘으로 뉴타운 유치” 운운한다든지)판만 키워놓는 현재보다 뭐 특별히 나빠질 이유는 없다고 본다. 선진화 운운은 그렇게 좋아하면서, 선진국의 민주주의 운영기술을 연구하는 건 왜 그렇게 관심이 없냔 말이다.
직접민주주의적 “장치”가 필요하다
국회의원을, 그리고 그들의 개별적인 작업을 더욱 자주, 정밀하게 평가해서 쓴맛을 보여주는 제도의 도입. “민중의 힘”에 목숨 거는 진보계열 정당들이야 당연하고, 이름값을 해야 하는 민주당은 물론, 그저 기복정당으로서 당을 선택한 뭇 한나라당 지지자들도 더욱 적극적으로 그것을 원해야 이치에 맞다. 심지어 정치배들의 싸움질이 마음에 안든다며 싸그리 혐오하며 정치를 멀리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도 마찬가지다.
“나는 나랏님 말쌈을 닥치고 따르겠쌈 너희는 안 닥치면 총살” 주의자들과 일부 자신의 무능을 필사적으로 숨겨야하는 현직의원들만 빼고, 사회적 지향이든 개인적 욕심이든 민주주의 사회에 대한 최소한의 자의식이 있는 모든 이들이 함께 동의할만한 일이다.
개헌을 논의한답시고 중임제 내각제 그런 이야기만 하다 끝나지 말고, 정말로 ‘민’의 힘을 강화하는 직접민주주의적 장치들을 좀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니까. 바로 명랑사회의 대의정치를 위해서 필요하다.
원문: capcold님의 블로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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