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쟁이는 노예다. 자본을 갖고 있어야만 의미 있는 삶이다.
요즘 이런 얘기가 무척 자주 보입니다. 저는 이런 글을 볼 때마다 여러모로 불편합니다. 세 가지 이유에서입니다.
첫째,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삶의 방식을 강요한다.
첫 번째 이유는 ‘모든 사람은 부자가 되어야 한다’처럼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삶의 방식을 강요한다는 것입니다. 다 개인마다 상황이 다르고 사정이 다른데 어떻게 결론이 같아야 할까요? 저는 그 부분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삶의 목표는 행복이 되어야 합니다. 다만 그 행복을 정의하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겠죠. 월급 받는 분들은 인생에서 실패한 거고, 자본가들은 인생에서 성공한 걸까요? 알랭 드 보통은 그런 사람들을 ‘속물’이라고 정의합니다. 한 인간에 대한 아주 작은 부분만 보고 그 사람의 사람 됨됨이 전체를 정의하는 거죠. 관련해 알랭 드 보통의 영상이 볼만합니다.
둘째, 경제적 성공을 거두지 못한 것을 개인의 탓으로 몰아간다.
20세기 이전 봉건 제도나 카스트 제도 시절에는 사람들이 행복했다고 추측합니다. 그들은 자신과 타인을 비교할 일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이제 모두가 (겉으로 보기엔 ) 평등한 사회가 되었습니다. 능력이 있으면 성공할 수도 있을 것 같은 그런 사회 말입니다.
‘능력이 있는 사람이 금전적으로 성공했다’는 말은 거꾸로 하면 ‘능력이 없으니까 당신이 가난하다’는 얘기와 일치하잖아요. 저도 작게나마 성공을 해보고 그런 사람들을 많이 만나 보니, 틀렸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셋째, 사람들의 자존감을 자극한다.
‘월급쟁이는 노예’라는 표현은 사람들의 자존감을 자극합니다. 노예라니요. 어떻게 타인을 그렇게 정의할 수 있습니까? 그래도 ‘이런 자극적인 얘기들이 동기부여를 해주니까 좋지 않은가?’라는 의견들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저도 어느 정도 인정했는데, 김창준 님의 이 글을 읽고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이미 심리상담학계에서는 전설적(?)인 실험이 있었네요. 윗글에 따르면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조언들은 일시적으로 내담자들이 만족을 하는 경향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별로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의 행동이 바꾸고 더 합리적인 소비와 투자를 유도하는 것은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폭력적인 표현은 자제해야겠죠.
원문: 내일은 투자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