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는 17일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SNS 괴담성 정보들에 대한 누리꾼의 자정을 촉구했다. 이어 18일 검경 합동 수사본부는 “각종 침몰 의혹에 대해 엄정 수사하고, SNS상에 괴담을 유포하는 것도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유가족은 물론 전국민을 슬픔에 빠지게 한 참혹한 비극에 대해 괴담, 혹은 허위 정보를 유포하는 것은 법적으로는 물론, 도덕적으로도 크게 잘못된 일이다. 하지만 괴담의 책임이 비단 네티즌에게만 있을까?
해경발 괴담, “공기 주입 시작”
이번 사건에서 가장 크고 많은 괴담을 유포한 쪽은 해경이다. 그것도 한 차례가 아니다. 한국일보의 기사를 보자.
해경은 지난 17일에도 “사고 해역에 공기주입 작업을 하는 팀들이 오전 8시30분부터 대기중이며 주요 장비인 콤프레셔는 해군에서 배로 싣고 사고해역 1마일내로 접근했다”고 설명했지만 결국 거짓말로 드러났다.
이후 해수부와 해양경찰청은 브리핑을 통해 “정조 시간인 오후 12시30분부터 세월호에 공기를 주입해 선체를 조금이라도 더 들어 올려 실종자의 생존 확률을 높이는 작업을 하겠다”던 말도 허언(虛言)이었다.
그 뒤에도 해경은 “선내 공기 주입 시기”를 묻는 실종자 가족들의 질문에 17일 오후 10시, 18일 오전으로 수차례 말을 바꾸기도 했다.
아이들이 보냈다는 거짓 문자 메시지보다 유가족들에게 더 큰 상처를 준 이들은 해경이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발표하며, 유가족들을 들었다 놨다 하는 희망 고문을 가한 것이다. 오죽하면 한 학부모는 “너희들 때문에 살아있던 우리 애들이 죽는다. 정부고 뭐고 다 필요없다. 우리 애를 살려내라”고 오열했을까?
민간 잠수부 괴담, 뭇 언론이 확인 없이 받아 쓰다
조선과 동아의 전쟁: 세상에서 가장 추운 곳을 찾아라는 글에서 이야기했듯, 언론사의 같은 기사를 반복해서 내놓는 어뷰징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어디든 ‘상도의’가 있다. 최소한 이런 비극에서는 한 발짝 물러서는 최소한의 예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그러나 언론은 이번 참사에서도 그저 클릭질에 양심을 팔아 버렸다. 다들 홍가혜의 발언을 사실 확인 없이 옮기기에 급급했다.
홍가혜의 발언을 생각 없이 내보낸 MBN도 문제이지만, 이를 아무런 확인 없이 받아 적는 언론사 역시 만만치 않다. “민간 잠수부 배 안에 사람”이라는 검색어를 입력하면 무려 512건의 기사가 쏟아진다. 이 중 조선과 스포츠조선은 43건, 스포츠동아는 23건의 기사를 내놓으며 여전히 1등 신문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오보임이 확인되자 이제는 홍가혜의 허언 전력과, MBN의 공식 사과 소식을 알리며 계속해서 클릭 장사질에만 매달리고 있다. 그들 앞에 비극은 그저 클릭질과 광고 수입의 대잔치일 뿐이다. 오죽하면 [세월호] 엑소 앨범 발매 연기… “단원고 교감 자살”이라는 기사까지 올라왔다. (현재는 삭제)
누가 괴담을 유포하는가?
누리꾼, 네티즌이라고 칭해도 그들은 대중이다. 대중은 너무나 다양한 사람들이 섞여있기 때문에, 그들을 포괄해서 어떤 계층으로 묶기에는 무리가 있다. 숫자가 많으면 좋은 사람도, 나쁜 사람도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언론은? 또 정부 관련 기관은? 그들은 훈련 받은 이들이며, 직업 정신을 가져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이곳저곳에서 혼란이 생기게 마련이다. 더 큰 문제는 신뢰다. 신뢰야말로 소중하고 되찾기 힘든 자원이기 때문이다.
괴담을 유포한 네티즌은 분명 잘못이다. 하지만 왜 사람들이 그러한 괴담에 혹하는가? 그 답은 가장 신뢰를 가져야 하는 대상인 언론과 정부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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