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마윈 vs. 왕젠린, 170억 내기 승자는?」에서 이어집니다.
차별화된 강점으로 성공한 플랫폼
티엔마오(天猫), 징동, 웨이핀후이 등으로 견고한 이 시장에서 자신이 가진 차별화된 요소를 내세워 자신만의 입지를 강화한 플랫폼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쥐메이(聚美)가 뷰티 영역에서, 요호가 신발로, 스쿠가 명품 위주 품목으로 자신만의 시장을 구축한다. 그중 최근 패션에서는 샤오홍슈와 모구지에와 같은 소셜커머스가 기존의 강자 플랫폼이 가지지 못한 경쟁력으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샤오홍슈는 2014년에 화장품 위주 해외 직구 플랫폼에서 먼저 두각을 나타내고 잡화, 패션 등 라이프스타일 전 품목을 취급하며 성장했다. 확보한 고객군으로 종합 플랫폼으로 거듭나고자 사세를 확장하고자 했으나 큰 소득을 올리지 못했다. 2017년 어려운 한 해를 겪으며 정체성을 흐리는 상품과 가격정책으로 한때 시장의 외면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샤오홍슈가 가진 KOL (Key Opinion Leader)의 강점으로 2018년부터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장점인 KOL의 라이프스타일 제안으로 제품 소개를 넘어 TPO(Time, Place, Occasion)에 맞는 착장을 올리자 사용자의 APP 체류 시간이 길어지고 재방문율이 높았다. 단순한 상품 광고가 아닌 KOL의 삶을 함께 보면서 중국의 인스타그램의 역할을 한다.
게시된 상품에 대해 구매 페이지로 바로 이동하고, 입점하지 않은 브랜드는 유사 상품을 제시하며 편리성, 구매전환율을 높였다. 알리바바가 작년에 샤오홍슈에 투자하며 부족한 부분에 대해 보완할 정도다. 19년도에는 티엔마오와 협업으로 한층 업그레이드된 샤오홍수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모구지에는 젊은 연령층과 트렌드 상품 위주로 승부를 보겠다며 2011년 2월 런칭했다. 주머니가 얇지만 유행을 따르고 싶은 고등학생과 대학생들 고객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했으나, 편향된 브랜드 위주로 한계에 부딪혔다. 하지만 왕훙 인프라와 라이브 방송 등의 강점에 집중하며 다시 한번 성장 곡선을 그린다.
2016년에는 비슷한 고객군을 가진 메이리슈어와 합병 후 왕훙, 라이브 방송에서 독보적으로 성장해 지난해는 뉴욕 증시에 상장하게 되는 쾌거를 이룬다. 낮은 객단가, 성장의 한계로 향후 방향에 대해서 고민하던 모구지에가 이제 왕훙과 라이브 방송 중심의 MCN 채널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다.
두 플랫폼 모두 런칭 후 성장 중 결국은 한계에 부딪혀 한동안 어려움을 겪다가 본인들의 차별화된 강점에 집중하면서 제2의 비상을 이룬 플랫폼이다. 향후 어떤 영역에서 차별화를 더 가져갈지, 어떤 형태의 콘텐츠와 융합해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서 신규 고객을 유입할지 기대된다. 기존 강자 플랫폼들도 이들과 어떻게 협력하며 시너지를 낼지 고민하는 상황이다.
뜨는 틈새시장을 파고들며 급성장한 플랫폼
지난해 온라인 플랫폼의 화두는 최근 APP 활용율에서 2위까지 치고 올라오며 징동의 아성을 무너뜨린 핀뚜어뚜어의 성장과 S2B2C 모델인 윈지(云集), 아이쿠춘 등의 부상이다.
핀뚜어뚜어는 2015년 9월에 핀하 오훠로 런칭 후 작년 초부터 TOP 5에 진입하며 고객과 시장의 주목을 받기 시작해 결국 창업 3년 만에 뉴욕 증시에 상장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구매하고 싶은 상품을 공유하고 목표로 한 숫자가 모이게 되면 제안된 최저가로 구매하는 공동구매 플랫폼이다.
젊은 연령층, 오락성과 상호 활동 등의 요소들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초반에는 생필품 위주로 진행을 하다가 지금은 메인 브랜드 입점에 주력한다. 이를 위해 지난해 티엔마오와 웨이핀후이의 입점 담당자들이 이동했다. 하지만 가품, 품질 등에 대한 고객들의 부정적 인식으로 브랜딩을 걱정하는 브랜드들은 입점을 주저한다. 그러면서도 거대한 유효 고객 수를 놓치기에는 아쉬움이 있기에 지속적으로 주시한다.
최근에는 쿠폰 발행 사고, 시스템 관련 사고가 발생하며 고객의 신뢰 하락과 함께 실질적인 손실을 경험했다. 직원들도 프로세스와 도구 부족의 이유로 이탈하며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핀뚜어뚜어가 잠깐의 열풍으로 끝날지 징동을 넘어 티엔마오까지 위협하게 될지 업계의 큰 관심사이다.
2018년도 온라인 플랫폼의 또 하나의 화두는 윈지(云集), 아이쿠춘, 하오이쿠 등 S2B2C 모델의 등장이다. 입점 브랜드가 상품을 올리면, 중간 판매자들이 상품을 선택해 자신이 소유한 고객 혹은 자신만의 채널을 이용해 판매를 진행한다.
재고의 부담에 대한 패션 회사의 고민과 전자 상거래법 개정 등으로 인한 중간 판매자들의 입지와 어려움을 동시에 해결하고, 3–5선 도시의 구매력 향상과 더불어 해당 도시의 고객군을 주로 소유한 중간 판매자들이 많은 브랜드와 콘텐츠를 확보할 기회가 되면서 성장을 견인한다.
이 중 윈지는 5월 초 나스닥에 상장하며 성공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아이쿠춘은 창업 2년 만에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었고, 시리즈B+투자까지 받으며 총 15억 위안(약 2,500억 원)을 투자받는 각광받는 회사가 되고 있다.
3월에는 그동안 쌓은 브랜드와 데이터를 토대로 운영하는 오프라인 재고 편집샵을 오픈하며 새로운 도전을 진행한다. 재고 소진 채널로 작게 생각한 아이쿠춘이 틈새시장을 파고들며 레드오션이라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새로운 역사를 쓰는 것이다.
마치며
최근에는 중국에 진출하는 많은 한국 기업이 온라인을 먼저 시작하며 시장 반응을 보고 오프라인으로 확대한다. 인지도가 없는 작은 브랜드가 차별화된 상품과 풍성한 화제성의 알리기 요소 없이 티엔마오에서 성장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티엔마오를 중심으로 목적에 따라 성장하는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한다면 빠르게 중국 시장에서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
2017년 온라인에 진출한 한국 모 브랜드는 대부분의 채널에 입점 운영하면서 자신에게 적합한 플랫폼을 발견 후 집중해 짧은 시간 중국 시장에서 자리를 잡았다. 다른 한국 모 브랜드는 티엔마오에서 고전하다 샤오홍슈, 윈지등을 잘 활용하며 해당 채널에서 유입된 고객으로 티엔마오에서 10배 이상의 성장을 경험하기도 했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중국 온라인 시장에서 기존 플랫폼들은 변화를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하고, 오프라인 시장에서는 온라인 플랫폼과 다양한 협업을 꾀하며, 여전히 매력적인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신화를 이어간다.
지금 글을 쓰는 시점에도 이 내용은 이미 과거가 되어 틀린 정보일 수도 있을 정도로 그 변화의 속도는 빠르다. 앞으로 연재를 이어가며 이 변화와 함께 파생된 다양한 생태계와 소비자의 이야기를 좀 더 구체적으로 재미있게 나누기를 기대하며 이번 호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원문: 패션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