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중국 온·오프라인의 두 거물인 완다 그룹의 왕젠린 회장과 알리바바 그룹의 마윈 회장이 세기의 내기를 하며 큰 화제가 됐다. 마윈이 2020년까지 온라인 쇼핑 비중이 전체 시장의 50%를 넘을 것이라고 장담을 했고, 만약 넘지 못하면 왕젠린 회장에게 1억 위안(약 170억)을 주기로 한 것이다.
아직 2020년까지 1년 6개월여가 남았지만 2018년 온라인의 매출 비중이 약 20%이고, 최근 평균 성장률이 20% 좌우임을 감안할 때 마윈의 완패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지금도 오프라인의 성장 정체에 비해 온라인은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시장흐름을 이끌고, 중국에서 사업을 전개하면서 온라인을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지난 10년 동안 이커머스 플랫폼 시장도 끊임없는 도전과 변화를 진행해 왔고, 이는 중국의 산업 생태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에 본 연구소는 연재를 통해 중국의 온라인 플랫폼 현황과 파생된 산업 그리고 미래 방향을 기술하고자 한다.
중국 온라인 플랫폼 3강 체제
중국 온라인 플랫폼은 그 유형에 따라 종합 플랫폼, 소셜 플랫폼, 신선품 플랫폼, 친즈 플랫폼, 해외직구 플랫폼 등으로 구분한다.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종합 플랫폼이고, 종합 플랫폼 중에서도 패션 위주로 중국 온라인 플랫폼 현황을 보고자 한다.
중국 종합 플랫폼은 지난 몇 년간 깨지지 않는 알리바바의 티엔마오, 징동, 웨이핀후이로 이들의 매출 비중이 85%에 달한다. 전통적으로 수닝이 강자로 떠오르고 최근 신소매 영역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지만 패션 카테고리에서는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한다.
티엔마오는 마윈의 후계자 장용 회장에 의해 2012년에 타오바오샹청에서 분리돼 현재 5억명의 유효고객을 보유한 초대형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혹자는 티엔마오가 운이 좋아 급성장했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지난 10년간 직간접적으로 티엔마오에 입점해 함께 협업한 필자의 입장에서는 그들의 뼈를 깎는 노력과 끊임없는 도전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다음 연재에 자세하게 설명하겠지만 온라인 시장의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며 소비자를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유입하는 데 큰 역할을 감당했을 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고객 관점에서 편리성, 오락성, 서비스 향상 등을 이끌어 왔다. 무엇보다 스스로 이벤트를 만들어내며 소비를 창출한 것과 매년 화두를 던지며 이커머스 플랫폼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는 측면에서 단순히 외형보다는 중국 온라인 플랫폼의 철학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장 큰 이벤트는 자타가 인정하듯 슈앙쓰이. 이제는 전 온라인 플랫폼의 행사라고 할 수 있다. 알리바바뿐 아니라 모든 브랜드도 이날을 위해 1년 동안 상품, MKT, 웹 디자인, 물류, 관련 인프라를 준비한다. 사람마다 보이는 화면의 레이아웃 및 상품이 다른 천인천면(千人千面) 화면을 새롭게 준비해 연초에 서비스를 시작하고, 몇 개월 동안 시행하면서 피드백을 받아 솔로데이 때 폭발시키는 형태인 것이다.
작년에는 신소매가 큰 주제였다. 해당 주제로 오프라인과 연계해 소비자가 즐길 수 있는 여러 행사를 기획하며 말 그대로 축제로 행사를 변모시켜 발전해 간다. 그리고 매년 예약 판매부터 시작해 예열, 당일 판매까지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게임과 상호 활동할 수 있는 이벤트를 기획해 소비자가 지속적으로 매력을 느낄만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하지만 항상 성공만 거두는 것은 아니다. 아울렛 시장 그리고 웨이핀후이의 성장을 보면서 티엔마오도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관련된 플랫폼을 준비해 진행하였으나 기존에 진행했던 행사와 큰 차별이 없었고, 브랜드들도 상품 운영 및 가격 정책에 대해 모호해 이름만 몇 번을 바꾸면서 지속적으로 시도하다 결국은 접은 사례가 적지 않다.
최근에는 모든 플랫폼들의 고민이 신규 고객 유입이고, 티엔마오도 더 이상 자체적으로 신규 유입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농촌 시장, 3~5선 도시 시장, 동남아 시장, 해외 화교 시장 등으로 확대해가며 지속적인 성장을 꾀하나 여전히 고비용의 저효율이라는 오명으로 큰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
신소매 또한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물고 고객들에게 온오프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여러 변화를 모색하나 현재까지는 이렇다 할 모델이 나왔다고 볼 수 없고 브랜드도 일부분은 시도하면서도 지켜보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신소매, 소비자 운영, 데이터 운영이라는 큰 방향 아래 온라인 플랫폼의 선두에서 시장을 이끄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징동은 본래 자체가 1998년 3C(Computer, Communication, Consumer Electronics) 제품을 오프라인 점포로 시작했으며, 2004년 사스를 계기로 온라인 플랫폼으로 시작한 만큼 해당 3C 카테고리에서는 절대적인 강자다. 모든 플랫폼이 그렇듯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품목, 새로운 고객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징동도 가장 큰 약점인 패션 카테고리에 대해 지속적으로 도전한다.
2014년도에는 명품 카테고리를 출범시키며 명품 특화를 통해 패션 시장에 진입하려 했으나, 큰 매출 성장을 못 하고 결국 해당 사업부도 폐쇄했다. 최근에 다시 패션 시장의 반등과 함께 명품 사업부를 다시 가동하며 재도약을 준비한다.
패션에서는 여성복을 잡지 못하면 승부수를 띄우기 어렵기 때문에 패션사업부를 강화하면서 여성복 입점 노력을 열심히 펼친다. 하지만 티엔마오(天猫)의 두 플랫폼 중 한 개를 선택해서 운영해야 한다는 암묵적인 요청인 2선1(2选1)정책으로 대부분의 탑 브랜드는 징동 입점을 주저하면서 입점이 지연되자 패션 사업에 있어서도 성장은 하나 질적인 성장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런데 최근에 티엔마오의 유입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브랜드 성장 고민이 시작되었고, 징동은 이 기회를 활용해 재도약의 기회로 삼고 다시 공격적인 영입을 진행한다. 남성복에서는 기존 징동의 강점인 주 고객층이 남성이라는 요소로 인해 여러 성공사례들이 발표되고, 남성복에서는 이미 티엔마오의 매출액에 근접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기존 남성고객 강점에 여성 고객의 빠른 성장, 물류인프라 강점 등으로 티엔마오의 아성에 대한 징동의 도전은 멈추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반면 여전히 외부적으로는 슈닝이 신소매를 강점으로 3C 영역에 대해 급성장하며 징동의 위치를 위협하고, 내부적으로 CEO 이슈와 구조조정 소문 등으로 징동의 미래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웨이핀후이는 2008년 12월에 중국 경제성장 속에서 아울렛과 특판판매의 기회를 보며 시작해 급성장한 특판 전문 플랫폼. 오프라인 출신을 대거 영입하며 패션/뷰티 브랜드들의 입점에 집중하며, 2~3일 정해진 시간 최저가로 특판식 판매 방식으로 매년 30% 이상 고성장하며 주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또 2017년에 새로운 부총재를 영입하면서 종합 플랫폼으로 변모하고자 시도했다. 그러나 지난 1년 동안 여전히 고객의 머릿속에서는 특판 채널이란 인식을 벗어나지 못했고, 그 정체성을 잃는 순간 오히려 더 큰 것을 잃을 수도 있다는 판단하에 다시 글로벌 특판 채널을 주창하며 해당 영역에 집중한다.
고객에게 좀 더 질 좋은 상품을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려다 보니 브랜딩과 이익을 중시하는 브랜드는 선뜻 웨이핀후이를 주저한다. 그래도 패션 브랜드 입장에서는 티엔마오 다음으로 가장 많은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채널이기에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채널이다.
웨이핀후이는 최근 외부적으로는 재고소진 채널의 급부상으로 그동안 웨이핀후이가 가진 시장을 파고들고, 내부적으로는 반품, 할인율 등 입점업체의 고민에 대안을 던져주지 않는 한 장기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지난해부터 이들 빅3의 성장이 정체되고, 신규 고객의 유입 어려움과 UV당 비용이 상승하면서 3강 체제에도 변화가 일어난다.
티엔마오은 여전히 절대적인 점유율 바탕 위에 소비자 운영, 데이터 운영, 신소매 등을 화두로 변화하는 시대에 대응하고자 하고, 그뿐 아니라 다른 채널들이 만든 성공요소나 비어 있는 시장을 공략해 성공한 요소가 있다면 해당 서비스를 출시하며 견제한다.
티엔마오에 대응하기 위한 징동은 텅쉰과 함께 17년 12월에 웨이핀후이 지분 12.5%를 인수하며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나갔다. 징동은 부족한 의류/뷰티 영역과 20~30대 여성 고객군을 강화하고, 웨이핀후이는 텅쉰의 엄청난 고객 데이터를 활용 모바일 시장 확산과 MKT을 기대했고, 텅쉰은 소셜미디어를 넘어 소셜커머스로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자 하였다.
하지만 최근 징동과 텅쉰도 웨이핀후이를 구하지 못했다는 기사가 나올 정도로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티엔마오뿐 아니라 새롭게 등장하는 플랫폼들의 위협까지 받으며 사면초가의 입장이 되었다. 신규 고객의 추가 유입 및 새로운 이윤의 창출을 원하는 브랜드들의 차가운 시선까지 받는 입장이 됐다.
원문: 패션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