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양이를 기르지 않지만, 고양이는 개와 함께 너무나 나에게 익숙한 동물이다. 익숙한 동물이라고 말하는 게 조금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로 우리 주변에는 늘 고양이가 있다. 주변에서 어슬렁거리는 고양이는 길 고양이는 사람에 익숙한 듯 낯선 듯한 태도로 ‘야옹~’ 하는 모습은 참 재미있다.
더욱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보면 자주 고양이를 기르는 사람들이 고양이 사진을 올리기도 하고, 세간에서 화제가 되는 고양이 동영상을 열심히 퍼나르기도 한다. 그렇게 고양이는 직접 고양이를 부양하는 집사만 아니라 흔히 말하는 랜선 집사 사이에서도 본의 아니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번에 읽은 『고양이 여덟 마리와 살았다』라는 에세이는 시골집에서 고양이와 함께 지내는 저자의 이야기가 그려진 만화 에세이다. 저자는 시골집으로 이사온 날에 만난 ‘미미’라는 고양이와 의도치 않은 동거 생활을 하게 되었는데, 그 미미가 새끼 고양이 7마리를 낳으면서 고양이 8마리와 같이 사는 모습을 그렸다.
어미 고양이 미미가 어떻게 새끼 고양이를 가르치고, 새끼 고양이들이 어떻게 주인공 가족과 익숙해지고, 어미 고양이 미미가 새끼 고양이를 두고 떠나는 에피소드와 새끼 고양이들이 완연한 어른 고양이로 자라는 에피소드가 애정 어린 시선으로 본 저자의 손길을 통해 정겹게 잘 그려져 있었다.
참, 새끼 고양이의 모습을 그림과 사진으로 보니 괜스레 웃음이 지어졌다. 실제로는 고양이를 기르지 않더라도, 마치 옆에서 그 고양이가 자라는 모습을 보며 괜스레 뿌듯해지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어머니 지인 분도 저자와 마찬가지로 농사를 짓는 진영 과수원에서 고양이를 저런 식으로 기르고 계신다. 아니, 기른다기보다 이 책처럼 그냥 고양이 한 마리가 자리를 잡고 그 고양이가 새끼를 낳으면서 고양이 가족과 함께 사는 것이라 신기하게 바라본 적이 있다.
걔네들은 사람을 낯설어 하거나 어려워 하는 것 같지 않았지만, 또 막상 다가가서 만지려고 하면 도망치기 바빴다. 『고양이 여덟 마리와 살았다』의 고양이들도 비슷했는데, 저자와 친한 고양이 세 마리는 완전히 마당에서 자리를 잡았고, 나머지 고양이는 자유롭게 마을을 배회하며 살았다.
고양이와 함께 지내는 저자의 이야기를 만화 에세이로 가볍게 읽었을 뿐인데, 왠지 모르게 고양이들의 일대기를 천천히 감상한 기분이다. 책을 읽다보면 고양이를 기르고 싶을 때도 있고 ‘역시 그냥 이렇게 보는 게 최고인 것 같다’ 싶을 때도 있다.
당신은 고양이와 어떤 사이로 지내고 있는가? 현실에서 고양이를 기르지 못하지만,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 책 『고양이 여덟 마리와 살았다』를 추천해주고 싶다.
원문: 노지의 소박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