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록음악을 좋아하던 팬들, 특히 Nirvana의 음악에 한번에 ‘훅 가버린’ 사람들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은 말로는 설명하지 못할지라도 이 거대한 흐름을 피부로, 가슴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보면 제가 Nirvana라는 밴드의 전성기를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었다는 것은, 서태지와 아이들을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었던 것과 더불어 정말 큰 행운 중 하나가 아닌가 싶어요.
그리고 저 개인적으로 Nirvana는 ‘록음악’ 자체를 전혀 듣지 않았던 록음악의 매력을 알려준 밴드입니다. George Michael이 저를 ‘영미권 팝음악’의 세계로 인도했다면, Nirvana는 한단계 더 넘어 저를 록음악의 세계로 인도해준 뮤지션이지요. 그리고 일단 록의 세계로 들어온 다음부터 저의 음악적인 취향은 종잡을 수 없이 변하기 시작했지요. 그리고 제가 하고 싶은 일까지도 변했구요.
Nirvana, 80년대 록의 숨통을 끊다
저는 Nirvana라는 밴드에 대해서 상당히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지 저 혼자 뿐만이 아니라 현재 록음악을 좋아하는 많은 분들, 특히 그 중에서도 Nirvana의 전성기인 90년대 초반에 음악에 심취하셨던 분들의 경우에는 Nirvana에 대한 특별한 감정이 있으신 분들이 꽤나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 좋은 감정이겠지만 안 좋은 감정을 가지신 분들도 의외로 많더군요. 특히 80년대 말 전성기를 누렸던 Thrash Metal이나 Heavy Metal 등을 좋아하셨던 분들 가운데 그런 분들이 많습니다.
그 이유는, Nirvana라는 밴드, 특히 그들의 두번째 정규 앨범 ‘Nevermind’ (1991)이 몰고왔던 폭풍과도 같던 영향력 때문일 것 같습니다. Nirvana의 이 앨범은 이전까지 유행하던 80년대 주류 록 음악의 숨통을 거의 완전히 끊어 놓다시피 했고, 그 장르에 있던 수많은 인기 밴드들의 지위를 박탈하고 쫄딱 망하게 만들어 놓았죠.
많은 밴드들은 자신이 하던 음악을 고집 부리면서 하다가 완전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거나 오랫동안 활동을 중단할 수 밖에 없었고, 나머지 밴드들은 살아 남기 위해서 Nirvana가 일으킨 Grunge 음악의 물결을 자신의 음악 속에 흡수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역사상 최고의 임팩트, Nirvana
반면, 또한 그 음반은 수많은 새로운 밴드와 뮤지션들을 세상의 전면으로 등장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야말로 앨범 한 장으로 음악 흐름의 교체를 해버린 셈입니다. 사실 어떤 뮤지션도, 어떤 그룹도 앨범 단 한장으로 이렇게 커다란 변화를 일으키지 못했습니다.
Elvis Presley? 제 생각엔 짧은 시기의 폭풍 같은 영향력에 있어서 유일하게 Nirvana와 비견될 만한 뮤지션이지만 안타깝게도 이 시절은 ‘음반’의 시절은 아니라서 음반 딱 하나를 꼽을 수가 없지요. Beatles? 훨씬 더 위대하고 훨씬 더 대단한 그룹이지만, 단기간의 임팩트와 영향력으로는 Nirvana 만큼은 아닙니다. Rolling Stones나 Led Zeppelin? 음악적으로 뛰어날 지는 모르겠지만 이들이 Nirvana처럼 단번에 선배들을 쓸어버리진 못했지요.
Sex Pistols? ‘충격의 강도’야 Nirvana만큼 대단했지만 수많은 선배 뮤지션들이 ‘살아 남기 위해서’ Sex Pistols의 punk를 따라하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힘과 영향에 있어서는 70년대 말의 Disco 음악이 대단했죠. 록 뮤지션들 뿐만 아니라 팝, 알엔비, 재즈 등 모든 장르의 유명하고 대단한 뮤지션들이 ‘살아 남기 위해’ 자신들의 음악에 디스코를 도입해야만 했으니까요. 하지만 디스코라는 장르 역시 음반 한 장으로 그런 거대한 힘을 갖게 된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대중음악史적으로, 특히 록음악의 역사에서 Nirvana가 가지는 위상은 엄청납니다. 소위 ‘전문가’나 ‘평론가’라고 불리는 집단들이 괜히 Nirvana의 ‘Nevermind’ 음반을 1위로 올려놓고 하는 건 아니지요.
최고의, 하지만 비극의 뮤지션 Nirvana
사실, 음악의 측면에서 보면 동시대 Grunge 밴드들 중에서도 Nirvana보다 뛰어나고 매력적인 음악을 들려준 밴드가 제법 많습니다. 우선 음반 판매량과 꾸준함은 Pearl Jam에게 밀리고, 범 대중적인 인기는 Stone Temple Pilots에 밀리죠.
또한 음악적인 깊이와 화려함에 있어서는 Smashing Pumpkins에 밀리고, 복고적인 분위기와 묵직함에 있어서는 Soundgarden에 밀리며, 퇴폐적이고 치명적인 매력에 있어서는 Alice In Chains에게 밀립니다.
하지만 이 모든 밴드들이 Nirvana, 그리고 ‘Nevermind’가 만들어 낸 거대한 물결의 수혜를 입은 뮤지션들임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거기다가 리더의 요절이라고 하는 비극의 요소까지 같춘 Nirvana는, 결국 전설이 될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던 것이죠.
Nirvana의 명반들: 데뷔에서 코베인 사후까지로 이어집니다.
원문: KT의 delicate한 음악 세상 / 편집: 리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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