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 카지노 하면 제일 첫 번째로 떠올릴 수 있는 이곳은 네바다주의 사막 오아시스에 지어진 거대한 유흥단지입니다. 비록 지금은 마카오에 매출 1인자의 자리를 넘겨주었지만, 호텔의 볼거리와 태양의 서커스와 같은 쇼, UFC와 EVO 등으로 가족 여행으로도 각광받는 관광지죠.
하지만 당신이 라스베이거스를 가서 즐겨야 할 단 한 가지라고 한다면 슬롯머신입니다. 카지노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은 크게 슬롯머신, 딜러와 함께 즐기는 카드 게임이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딜러를 상대하는 것보다 슬롯머신이 훨씬 맘에 더 편하죠. 무엇보다 영어로 즐겨야 하잖아요? 하지만 우리의 슬롯머신은 영어를 몰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죽창과 같은 것이죠.
여기부터는 간단한 역사 훑기 및 상식학습이 진행됩니다. 빽빽한 줄글로 재미없게 진행될 예정이오니 마음 급하신 분들은 스크롤 휠을 두 번 긁어주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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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롯머신은 1887년 뉴욕의 시트맨&피트(Sittman&Pitt)라는 회사에서 처음으로 선보였습니다. 이 때의 이름은 포커머신이었고 돈을 넣으면 5개의 포커카드가 돌아가서 멈췄습니다. 이기계는 5센트(Cent; Nickel)를 넣으면 한 번 돌릴 수 있었는데 내가 승리한다고 딱히 돈이 다시 나오는 건 아니었습니다. 이걸 배치한 가게에 이걸 보여주면 그에 해당하는 가벼운 선물을 받을 수 있었죠.
현재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슬롯의 기본 형태는 1891년에 나온 리버티 벨입니다. 찰스 어거스트 페이(Charles August Fey)란 사람이 슬롯머신의 첫 발명가이지요. 기존의 5드럼을 3릴 형태로 바꾸고 점수가 자동으로 계산되었습니다. 그에 따라 돈이 자동으로 지불되는 형태였지요.
마지막으로 슬롯 하면 떠오르는 777, 체리, BAR 심벌은 1907년의 과일 머신입니다. 이 기계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그 후에 나오는 슬롯머신들도 이 심벌을 그대로 차용한 기계가 많습니다.
현재 나오는 슬롯머신은 물리적인 릴이 없이 큰 화면에 직접 슬롯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이런 슬롯을 비디오 슬롯머신이라고 부릅니다. 앞으로 설명할 슬롯머신들은 이런 비디오 슬롯을 주로 설명할 겁니다. 이런 슬롯머신들은 기본적으로 비디오 게임과 표현 방식이 같기 때문에 실제 라스베이거스에서 즐기는 슬롯은 마찬가지로 페이스북이나 앱스토어에서도 즐길 수 있는 편입니다. 이 글을 읽고 라스베이거스에 갈 마음이 들었다면 그 전에 몇 가지 앱을 다운받아서 먼저 즐겨보기를 추천드립니다. 종사자 아닙니다.
사람은 보통 학습을 할 때 어느 정도 기본 지식이 있고 추가적인 정보를 얻어갈 때 흥미를 제일 느낄 수 있죠.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수업을 듣는다면 뇌는 과부하로부터 사용자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잠에 빠지라는 명령을 할 겁니다. 학교에서 많은 학생이 자는 이유죠. 과학적인 증명도 할 수 있지만 여백이 많지 않아서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슬롯도 하다 보면 지겨울 수 있는데 단기적인 목표가 있다면 좀 더 슬롯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먼저 슬롯이 얼마를 먹는지를 알아봅시다. 카지노에 처음 들어가면 현찰을 넣을 수 있는데 이것이 크레딧(Credit)이라는 형태로 변환되어 나옵니다. 어렵게 변환되는 건 아니고 1센트에 1크레딧입니다. 참 쉽죠? 주의해야 할 점은 하이 롤러(High Roller) 구간을 가면 그게 100배로 뜁니다. 1달러에 1크레딧이죠. 여기는 보통 아주 쾌적하고 한산하니까 주변에 사람이 없다면 여긴 비싼 슬롯이라고 알면 됩니다.
크레딧 용어를 아는 당신? 오락실을 가 본 경험이 있으시군요. 여기서 크레딧은 오락실의 것과는 다르게 한 판을 지칭하는 용어는 아닙니다. 위에 설명한 고전 슬롯은 릴이 3개가 있고 보이는 심벌은 한 번에 3개지요. 이는 매우 옛날 것이고 요새는 아무리 적어도 3×3, 많게는 6×5까지 보이기도 합니다.
5×4 슬롯의 예를 들어봅시다. 릴이 멈추고 심벌 5개를 열당 하나씩 가져올 건데요, 열마다 4개의 심벌 중 하나만 택하는 것을 라인(Line)이라고 합니다. 아래 도표를 보면 좀 더 이해가 쉬울 겁니다.
모든 경우의 수를 따진 건 아니고 이 라인은 게임마다 다르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한 번 돌릴 때 이 하나의 라인마다 족보를 맞췄을 경우 배당이 떨어지는 겁니다. 옛날에는 이 라인 개수를 정할 수 있었는데 요새는 맥스 배트(MAX BET)라고 기계가 제공하는 모든 라인에 크레딧을 소모하는 것만 제공합니다.
아마 누군가가 1센트씩만 돌린다면 수지가 안 맞겠죠. 위의 경우 40가지의 라인을 제공하고 이 라인 하나당 걸 수 있는 크레딧이 1부터 시작합니다. 즉 라인마다 1크레딧을 걸었다면 한 번 돌릴 때 내는 돈은 40센트인 것이죠. 보통은 기계는 5가지 옵션을 제공하고 제일 큰 배당은 5크레딧에서 10크레딧을 소모합니다.
실습해봅시다. 위의 경우 한 번 돌리는데 50라인에 베팅할 것이며 맨 왼쪽 버튼의 50크레딧은 각 라인마다 1크레딧을, 맨 오른쪽 버튼의 250크레딧은 각 라인마다 5크레딧을 거는 겁니다. 그 옆의 리피트 배트(Repeat Bet)는 아까 건 돈 그대로 거는 거고, 컬렉트(Collect)는 현재 있는 돈을 인출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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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에서 공통으로 사용하는 용어
여기까지 수고 많으셨습니다. 다음 장으로 넘어가도록 하죠. 이제 여태 설명한 점수 계산하는 방법은 싹 다 잊으시면 됩니다. 실제로 릴 돌아가는 시간은 1-2초이고 알아서 계산해줍니다. 굳이 이걸 직접 계산할 필요는 없어요. 보통 설명은 길고 빽빽한 줄로 나온 도움 화면을 찍어야만 나옵니다. 초반에는 궁금할 수 있지만 사실 여기서 나오는 돈도 크게 의미 있는 건 아닙니다. 이제 좀 더 중요한 것을 이야기해보죠.
슬롯머신은 종류가 매우 많지만 사실 만드는 회사는 몇 없습니다. 그래서 슬롯을 몇 번 해보시면 “어 뭔가 비슷한데?”라는 걸 느낄 수 있고, 좀 더 눈치가 좋은 분들은 같은 회사 슬롯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가장 큰 특징은 재탕 사운드입니다. 효과음이 비슷하면 보통 같은 회사에서 나온 겁니다. 회사 별 슬롯 특징은 뒤에서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은 이런 몇 안 되는 회사들이 공통으로 사용하는 용어에 대해서 알아보죠.
와일드 Wild
우리에게 익숙한 표현으로 조커입니다. 와일드는 거의 모든 심벌로 변경될 수 있습니다. 그중 제일 비싼 심벌로 자동으로 택해줘요. 근데 전에 말했다시피 어떻게 당첨되는가는 다 잊으시면 됩니다. 그냥 와일드가 눈에 보이면 뭔가 간절히 바라면 누군가 나서서 이뤄줄 것만 같은 기분 같은 느낌을 받으면 됩니다. 여담이지만, 저기 원시인이 더 와일드하게 생기긴 하셨네요.
변종으로 와일드 릴(Wild Reel)이 있습니다. 세로 전체를 한 가지 심벌이 차지하는 것으로 보통 와일드가 주로 차지합니다만, 다른 심벌이 세로 전체를 차지하기도 합니다. 와일드 릴은 일반적으로는 잘 나오지 않고 후술할 프리 스핀(Free Spins) 상태에서 주로 뜹니다. 좀 더 크고 훌륭한 느낌이지만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경우는 흔치 않아요.
프리 스핀 Free Spins
내가 돈을 넣지 않아도 공짜로 슬롯을 몇 번 더 돌리게 해 줍니다. 보통은 심벌 중에 프리 스핀이라고 표현이 되어 있고, 화면 전체에 3개의 프리 스핀 심벌이 뜨면 여러분들을 아침에 깨우는 원시적인 종소리가 들립니다. 그리고 그 전에 도는 스핀이 2개가 뜨면 뒤의 스핀은 뭔가 효과가 나오면서 좀 느리게 떠요. 긴장감을 유발하는 거죠. 실제로는 돈 넣었을 때 모든 결과가 다 나온 거지만 알면서 속아주는 거죠. 다들 알잖아요? 가챠 뽑으면 괜히 줄 것도 아니면서 이상한 효과 넣는 거.
이 공짜 스핀은 말 그대로의 의미보다 좀 더 강력합니다. 위에서 말했던 와일드 릴을 주기도 하고 멈추기 전에 와일드가 몇 개 박히기도 하고 합니다. 그래서 내가 돈을 그냥 넣었을 때보다 좀 더 높은 확률로 족보를 완성할 가능성이 더 큽니다. 돈을 많이 얻고 적게 얻고를 떠나서 종소리가 울리고 꽤 긴 시간 동안 진행되기 때문에 긴장감이 순식간에 고조됩니다. 물론 대박 같은 거는 우리한테는 있을 수가 없겠지만.
피처 Feature
릴이 돌던 중에 갑자기 멈추지 않고 갑자기 성우가 뭔가 이상한 말을 하거나 이상한 효과음이 들린다면 기뻐하십시오. 그것은 왠지 좋은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그런 징조입니다. 뭔가 일어나긴 하는데 꼭 그게 그렇게 좋은 일인 건 아닐 가능성이 크지만 어쨌든 즐거운 긴장감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보통 아까 말했던 라인당 크레딧을 지불하는 것 외에 특정 기계들은 기기 본연의 피처를 액티베이트(Activate)시킬 수 있는데요. 이 경우 릴이 멈추기 전에 와일드 릴이 등장하거나 주변에 와일드를 뿌려주거나 혹은 릴의 심벌을 좋은걸로 교체해주거나 합니다. 엔간해서는 좋은 일이 일어납니다. 다만, 이거 발생 확률이 꽤 높지 않아서 이렇게 좋은 조짐을 받고 아무것도 맞추지 못하면 허탈감이 장난 아니죠.
이 피처야말로 각 슬롯머신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장치입니다. 각종 화려한 이펙트가 난무해서 보는 맛이 있지요. 나중에는 이 피처를 보고 싶어서 새로운 슬롯을 구경하러 가기도 했습니다. 이 기능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슬롯이 있다면 꼭 활성화하고 하세요. 활성화하지 않는다면 그 슬롯은 엄청난 극악의 확률을 자랑하는 겁니다. 뭐 그러나저러나 당신이 돈을 잃는 건 정해졌지만요.
보너스 게임 Bonus Game
최근의 게임에서 주로 볼 수 있는 형태인데요. 좀 더 색다른 형태의 슬롯 혹은 무언가 선택, 아니면 전혀 새로운 형태의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건 보너스 게임이라고 뭉뚱그려 놨지만 피처처럼 각 기기의 특성을 흠씬 느낄 수 있는 형태입니다. 물론 이것의 입장 조건은 보통 보너스 심벌 3개가 끄는 것이기에 매우 어려운 확률이라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지요. 제가 했던 빅뱅 이론에서는 카드를 선택해서 몬스터를 물리치는 형태의 게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게임의 모든 형태의 보너스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많은, 아주 많은 돈이 필요하죠.
조금 더 악랄한 형태로 보너스 게임에 들어가서 스테이지를 하나씩 격파해서 최종 스테이지를 돌파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내가 스테이지를 중간쯤 돌파 중이라면 쌓아둔 게 있어서 자리를 뜨기 안타깝게 만들죠. 하지만 항상 명심하십시오. 언제나 새로운 잭폿은 환영이야. 너만 빼고.
이 보너스 게임도 프리 스핀과 마찬가지로 종이 울립니다. 나는 뭔가 슬롯을 계속하는데 종소리가 여기저기서 울린다면 ‘아, 나만 빼고 다 잘 되는구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근데 이 슬롯머신이 설레발도 엄청 많아서 희박하지만 아무것도 안 나올 수도 있어요. 저 같은 경우엔 한 5분 동안 보너스 게임을 진행하고 결과로 4달러가 최종 결과인 적도 있었습니다. 한 번 돌리는데 1달러였는데 말이죠. 그러니까 염려 마세요. 원래 그런 거니까요.
잭폿 Jackpot
모두에게 익숙한 단어죠. 하지만 그 확률은 루리웹 관련자가 두 번 연속으로 이벤트에 당첨될 확률보다 낮죠. 그래서 잭폿을 쪼갰습니다. 보통 미니(Mini), 마이너(Minor), 메이저(Major), 슈퍼/그랜드(Super/Grand)로 나눕니다. 이 잭폿은 먼저 잭폿을 위한 게임에 당첨이 된 뒤 다시 그 잭폿이 어떤 잭폿인가를 굴리게 됩니다. 그리고 항상 근소한 차이로 나에겐 이상한 금액이 떨어지죠. 이상한 건 아닙니다. 너니까 떨어진 거예요. 내가 전생에 나라를 구한 것은 아니니까 그런 거에 당첨이 되지는 않죠.
보통은 이런 휠이 돌게 됩니다. 저기 절대로 당첨될 리 없는 점보(Jumbo)와 그랜드(Grand)가 보이는군요. 여러분도 알다시피 확률은 이미 정해졌고 저 면적만큼의 확률을 지닌 건 당연히 절대 아닙니다. 이건 마치 3성과 5성이 뽑기 일러스트엔 비슷한 수로 그려져 있어도 내게 오는 건 항상 3성인 것과 같죠. 그랜드를 달성했다 해도, 그 일은 없는 겁니다. 그 누군가 이제 당신의 네트워크에서 사라져서 전화번호조차 찾을 수 없는 어둠의 다크니스가 되었거든요.
그리고 조금 덧붙이자면 거의 모든 잭폿은 프로그레시브 잭폿(Progressive Jackpot)입니다. 사람들이 슬롯에 돈을 넣으면 넣을수록 누군가의 당첨금이 커지는 거예요. 로또랑 같은 시스템이죠. 그래서 가만히 있다 보면 당첨금이 계속 올라가는 게 보입니다. 그리고 누군가가 잭폿이 터지면 그 당첨금은 초기 금액으로 돌아가죠. 여러분의 티끌을 모아서 누군가 태산으로 가져갑니다. 물론 당신은 아니죠.
참고로 보통 최고 배당을 선택해야 이 프로그레시브 잭폿 당첨금을 타갈 수 있고, 그 외의 배당으로는 정해진 당첨금을 타게 됩니다. 사실 마이너한 잭폿들은 자주자주 터지기 때문에 해봐야 얼마 차이도 없어요. 그러니까 항상 자기 예산을 중심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주요 전략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자, 이젠 좀 더 진화된 슬롯머신을 봅시다. 여기서 진화란 면도기 삼중날이 십중날이 된 것과 비슷합니다. 이제는 똑같은 슬롯을 동시에 4개씩 돌려봅시다. 물론 거는 돈도 4배입니다. 그렇다고 물론 따는 돈이 4배라는 건 아니죠. 다만, 이 경우에는 기기를 따로 4개를 돌리는 것과 달리 보너스 게임이나 프리 슬롯이 뜨면 뭔가 좀 더 크고 아름다운 게임이 돌아갑니다.
위 화면의 경우 슬롯 2개를 더 추가해줬군요. 슬롯이 많은 만큼 터지는 효과도 아주 화끈합니다. 물론 돈도 4배씩 잡아먹지만, 그렇다고 더 이런 게임이 자주 뜨는 건 아닙니다. 그래도 해볼만한 가치는 있어요. 멋지잖아요.
1부 끝
여기까지 쉬지 않고 달려오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이제 절반 왔네요. 조금 자신이 생기셨다면 간단하게 게임을 다운로드 받아서 돌려보시면 이해가 편합니다. 결제할 필요는 따로 없고 그냥 깔아서 하면 됩니다. 종사자 아닙니다. 물론 깔라는 광고를 엄청나게 하긴 합니다만, 그런 거는 익숙하시잖아요.
그럼 다음에는 슬롯머신을 즐기는 법에 대해 썰을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때까지 숙제를 잘해놓으시길 바랍니다. 숙제를 끝마치신 분께는 어떠한 돈과도 바꿀 수 없는, 보람이라는 상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당신이 라스베이거스에서 단 하나만 즐길 수 있다면 2」과 「당신이 라스베이거스에서 단 하나만 즐길 수 있다면 3」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