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에 온통 고양이가 가득하다
나와 함께 사는 고양이들은 아니다. 아직 냥님을 모실 영예는 얻지 못했다. 고양이를 좋아해서냐고?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고양이 때문에 팔로우한 계정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부분 고양이와 함께 사는 친구들이 올린 사진이다. 한 친구가 고양이와 함께 살기 시작한 이후 자취하는 친구들이 하나둘씩 반려묘를 모시고 살기 시작했다.
고양이는 함께 삶을 살아가기 더할 나위 없는 동물이라고, 그 친구는 그랬다. 독립적인 개체고, 스스로 그루밍을 한다. 어쩌면 집사보다 더 말이다. 모래만 있다면 대소변을 정리하는 일도 그리 어렵지는 않다. 게다가 강아지처럼 낯선 손님이 온다고 짖을 리도 없다. 게다가 집사의 마음을 잘 이해하기에 집사가 바쁠 때나 마음이 좋지 않을 때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지 잘 안다.
오늘 소개할 명민호 작가님도 그렇다
일러스트레이터 명민호 작가님은 그런 냥님들을 두 분이나 모시고 사는 집사다. 달달한 그림을 그리는 일을 업으로 삼은 그이지만, 최근 그가 모시는 고양이 도림 님과의 애정전선에 문제가 생겼다.
고양이는 자신의 ‘영역’에 매우 애착을 갖는, 대표적인 영역 동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냥님 두 분과 집사 하나가 살기에 그의 집은 너무 좁았던 것이다. 무던한 편인 도도와 달리 도림이는 날로 예민해졌다. 좁은 집에 있다 보니 집안 곳곳, 혹은 손목에는 스크래치 자국이 잔뜩 남았고, 도림이와 조금이라도 놀아보려는 날에도 도림이는 새초롬하기 일쑤였다.
아아, 하지만 넓은 집을 구하기 쉬울 리 없다. ‘내 집 마련’이 남 일인 청년 층에게 ‘넓은 집 마련’은 그림의 떡이다. 보증금은 200만 원 내외의 월급으로는 감당이 어려운 수준이고, 월세와 관리비, 공과금은 또 얼마나 나오는지. 보증금은 어찌 마련한다 쳐도, 월세와 관리비, 공과금만으로 월급의 반을 써버린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서울시의 정책인 ‘청년의 사랑에 투자하는 서울’ 정책이란 것이 있기 때문이다. 이 정책은, 청년들에게 더욱 더 안정적이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우선 청년층의 주거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청년임차보증금제’가 그렇다. 만 19세에서 39세의 청년들이 최대 2,500만 원까지 보증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사회초년생, 취업준비생과 대학교, 대학원 재학생이라면 누구든 신청할 수 있다. 꼭 냥님을 모시고 사는 이가 아니어도 신청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지난 2월 종합주거 정보를 제공하는 청년주거 포털사이트(http://housing.seoul.kr)를 오픈했는데, 포털을 통해 주거 정책과 연관해 공공주택 및 맞춤형 직거래 정보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청년임차보증금 지원에 대한 자가진단부터 신청까지 한 번에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다.
집이 없어 결혼을 망설였다고요?
결혼을 망설이는 이들에게도 서울시의 주거 정책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주거 부담으로 인해 결혼을 망설이는 이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예비 신혼부부거나, 결혼 5년 이내인 신혼부부라면 ‘신혼부부 임차보증금’을 한번 눈여겨볼 만하다. 임차보증금은 최대 2억 원 혹은 임차보증금의 90% 중 적은 금액 이내로 융자해준다고 한다. 이번 정책은 서울에서 거주하는 사회초년생에서 신혼부부까지 다양한 청년층의 주거난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명민호 작가와 고양이들 역시 서울시의 ‘임차보증금’ 지원 덕분에 주거난을 해소해 더 넓은 집에서 새로운 보금자리를 꾸밀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명민호 작가에게는 도림이의 냥냥펀치를 맞는 일 대신 편안한 골골송을 들을 일만 남았다.
집사도, 대학생도, 사랑을 가꾸어 나가는 신혼부부도, 취업 준비생도, 사회 초년생도 서울시의 임차보증금 지원 제도를 잊지 말자. 냥이들의 영역도, 우리들의 영역도 언제나 좁은 반지하 방에만 가둬 둘 수는 없을 테니 말이다.
명민호 작가의 냥냥하우스 살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