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와 해양 오염, 인간의 남획 등으로 인해 현재 해양 생태계는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해양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산호초 역시 예외가 아닌데, 호주의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를 비롯한 지구 곳곳의 산호초가 ‘백화 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산호는 식물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동물입니다. 산호 자체는 광합성을 할 수 없지만, 몸 안에 공생 조류를 받아들여 이들이 광합성을 하면 영양분을 나누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산호는 생각보다 온도에 민감한 생물입니다. 너무 춥거나 더운 상황이나 혹은 여러 가지 이유로 상황이 나빠지면 몸 안에 있는 공생 조류를 내보내고 흰색으로 변하게 됩니다. ‘산호 백화 현상’은 산호가 죽을 만큼 상태가 좋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세계 최대의 산호초 가운데 하나인 호주의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Great Barrier Reef, 대보초)는 수온이 비정상적으로 높았던 1998년과 2002년에 대규모 백화 현상을 겪었습니다. 그리고 엘니뇨와 기록적인 고온을 기록한 2016년 역시 광범위한 백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호주의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해양 공원 관리국의 과학자들은 항공 관측 및 수중 연구를 통해서 수천 km 가 넘는 거대한 산호초 군락의 29%가 죽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당초 예상인 22%보다 훨씬 많은 양입니다.
과학자들은 산호초의 다양성과 종 보호를 위해서 산호의 난자와 정자를 채취해 장기 보존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타롱가 보호 협회에서 주관하는 이 프로젝트에서는 최근 1710억 개의 정자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정자는 31개의 산호 콜로니에서 나온 것으로 8종의 경산호(hard coral)을 대표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사실 산호 역시 오래전 등장해서 수많은 대량 멸종을 이겨내고 살아남은 동물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산호가 살아남아 지금까지 후손을 남긴 것은 아닙니다. 매번 살아남은 것은 소수의 생존자들일 것이고 이들이 다시 다양성을 회복하는 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과학자들은 새로운 대멸종을 대비해 이들을 보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냉동 보존이 아니라 대멸종 자체를 막는 일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