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리타 패션. 롤리타 패션의 등장은 요즘 우리가 알고 있는 “메이드복”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롤리타, 고스로리 패션: 메이드와는 다르다! 메이드와는!
의외로 많은 분들이 롤리타 패션이나 고스로리 패션(롤리타 패션에서 파생된 고딕 + 롤리타 패션)을 메이드복 붐이 일어난 계기라고 보거나 더 나아가 고스로리 = 메이드복이라고 보는 경향이 강한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일단, 일본에서 메이드복이 일종의 보여주기 위한 성격의 의복, 즉 코스플레이적 성향 + 호객용 복장으로 시작이 된 것이라고 한다면, 롤리타 패션과 고스로리 패션은 조금 취향이 독특한 사람들의 평상복으로 등장한 것이기 때문이다.
롤리타 패션은 순정만화적 소녀감성을 추구하는 패션잡지들, 그리고 서양 인형 붐이 일어나면서 발생한 것이고, 여기에서 파생된 고스로리 패션은 로코코 양식에 대한 동경 + 빅토리아 시대의 암울함에 대한 묘한 동경이 결합된, 아주 Deep한 설정에서 기인한다. 양쪽 다 본질적으로는 바로크-로코코 시대의 귀족여성들의 복식에 대한 동경에서 비롯된 것이고 일반적인 스트리트 패션이기 때문에, 로리복을 메이드복과 한데 묶어 생각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감이 있다.
코스프레에서 일상복으로 진화하는 메이드 패션
코스프레 사진으로 보이겠지만 위 사진은 롤리타 패션 잡지에 실린 것으로, 모델이 착용한 것이지만 코스프레 용품이 아니다. 롤리타 패션은 하라주쿠나 이케부쿠로, 메구로 등지에선 이미 2-30 여년 전부터 하나의 패션코드로 정착한, 엄연한 일상복이다. 주로 순정만화 잡지나 MILK같은 패션 잡지들의 주도에 의하여 소개되었으며, 현재는 상당히 많은 수의 롤리타 패션 잡지들이 발행되고 있다.
롤리타 패션의 한 서브 장르에 속하는 고딕 롤리타(Gothic Lolita, 일본에서는 줄여서 고스로리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는 같은 롤리타 패션을 추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보다 “음산한” 분위기를 연출하고자 하여 탄생한 케이스이다. 일반적인 롤리타 패션이 너무 “화사”한 것에 반발심리를 가진 이들에 의하여 탄생된 장르이고, 또 일본에서 창백한 이미지의 구체관절 인형이 큰 붐을 일으키면서 등장한 장르이기도 하다. 일부에서는 버블이 붕괴하면서 사회 전체에 암울한 분위기가 퍼져 나가면서 고딕 롤리타 패션이 탄생했다고 보는 경향도 있다.
물론, 롤리타 패션이나 코스프레의 정의를 알지 못하는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전혀 분간이 안 된다(편집자-저도 전혀 분간을 못 하겠군요). 그보다도 서구에서는 이러한 패션을 페티쉬 소품으로 쓸 뿐 일상복으로 입는 경우가 극히 드물기 때문에, 롤리타 패션이나 고스로리 패션은 일본의 독자적인 패션 트렌드로 이해하는 경향이 더 많은 편이라는 점만 알아 두시길. 서양에서는 지극히 포르노그라피에 가까운 이미지의 메이드복을 “프렌치 메이드”로, 메이드 복에 프렌치 메이드, 롤리타, 고스로리 요소가 섞인 옷을 Japanese Maid Costume이라고 분류하는 경향이 강하다. 최근에 출간되는 영영사전에 아예 Japanese Maid Costume이라는 항목이 나올 정도.
롤리타 패션, 역으로 메이드복에 영향을 주다
롤리타 패션은 태생부터가 상당히 마이너하고 매니악해 자기네들 사이에서만 통용되는 일종의 에티켓이 존재한다. 따라서 이 분야에 대한 접근성도 다른 일상복에 비해서 그다지 대중적이지는 않다. 결론적으로, 롤리타 패션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이것이 “일상복”이지만, 남들이 보기에는 “코스프레”와 별반 차이가 없다.
반대로 메이드의 이야기를 다루는 소설이나 만화, 애니메이션이 점차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역사적으로 잘 알려진 수수한 메이드복과는 달리 보다 자극적인 형태를 지닌 메이드복의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장르를 개척한 작가들이 처음 주목한 것이 바로 페티쉬적 요소를 가진 “프렌치 메이드”였는데, 이것이 가진 경박한 이미지를 완화시키는 요소로써 바로 “일상복”인 롤리타 패션이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20세기 후반의 “메이드” 장르의 붐과 함께 탄생한 “메이드 카페” 붐이 일어나면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게 되었다. 아무도 안 읽을 글 엄청 열심히 썼는데 메이드 덕후들의 호응이 크다면, 다음에는 메이드 카페에 대해서도 다뤄보도록 하겠다.
관련 글: 메이드, 메이드복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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