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늘 더하기 1과 함께한다.
1+1, 하나를 사면 하나를 더 주는 유통전략이다. 보통 이벤트를 할 때 자주 사용하며 잘 팔리지 않거나, 더 많은 재고를 처리해야 할 때 주로 사용되는 전략이기도 하다.
하지만 1+1이라는 행사를 한다고 해서 소비자들이 무턱대고 1+1이 기대하는 효과대로 행동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소비자들도 어느 정도, 1+1이라는 정책에 대해 고려를 하기 때문이다.
즉, 가격이 싸다고, 하나를 더 준다고 물건을 사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최소한의 품질이나 상황을 고려한 후 물건을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기업은 1+1행사를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다양한 선택설계 전략(넛지)을 구사하여 사람들이 1+1 제품에 호감을 느끼도록 하고, 그 물건을 소비하도록 유도한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들은 우리가 잘 놓치는 것이라 어떤 부분에서 전략이 적용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오늘은 1+1 전략을 파헤치면서 이 전략에는 어떤 숨겨진 비밀이 있는지 알아보기로 한다.
1+1은 인센티브 전략이다
사실 1+1 전략을 통해 물건을 구매하는 사람들은, 2개가 필요해서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1개의 가격으로 2개를 살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끌려 구매하는 경향이 강하다. 즉, 무의식적으로 가성비를 따지는 성향으로 인해 1개보다는 2개가 더 끌리는 것은 사실이다.
예를 들어, 1+1행사를 하지 않은 것과 1+1행사를 하고 있는 것을 비교할 때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만약 A라는 제품이 2,000원의 가격을 가지고 있다면,
A : 1개 2,000원
B : 1+1개 2,000원 → 1개당 1,000원
결국 우리는 1+1 전략이 적용되어 있는 제품을 볼 때, 제품의 효용성이나 필요한 개수가 아니라, ‘개당 얼마’라는 것을 적용하여 상대적으로 개당 가격이 더 저렴한 쪽의 선택지를 선택하는 것이다.
똑같은 것을 제공하는 인센티브를 제시했을 뿐인데 말이다. 정리하면, 1+1 전략은 ‘+1’이라는 인센티브를 적용하여 사람들이 인센티브에 더 적극적으로 반응할 수 있도록 하는 기업의 마케팅 전략이다.
그렇다면 +1의 인센티브가 효과적으로 적용되기 위해서 기업은 어떤 넛지 전략을 구사할까?
맥락(Context): 양 옆 가격표 보기
1+1 제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라. 대부분의 제품을 진열할 때, 1+1 제품은 비슷한 제품이나 가격이 똑같은 제품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그 이유는 사람들은 ‘효용’ 이 아닌 특정한 ‘맥락’에 따라 소비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당신이 만약 1,000원짜리의 물건을 산다고 했을 때 1,000원짜리와 똑같은 형식의 제품의 가격이 다음과 같다고 가정해 보자.
A : 200원 / 500원 / 1,000원
B : 2,000원 / 5,000원 / 1,000원
당신이 구매해야 하는 것은 1,000원짜리의 물건이지만 실제로 두 개의 선택지를 비교했을 때 A에서의 소비만족도는 떨어지고, B에서의 소비만족도는 높아진다. 똑같은 제품과 기능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의 만족도가 달라지는 이유는 바로 1,000원과 비슷하게 제시되었던 상대적인 가격 때문이다.
결국, 우리는 제품의 객관적인 효용 가치에 따라 물건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상황에 따라 제품을 소비한다. 1+1 제품도 마찬가지이다. 1+1 제품이 A에 놓였을 때 1+1 제품을 선택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B처럼 똑같은 가격이나, 혹은 더 높은 가격이 있을 때 그 옆에 1+1 제품을 놓는다면, 상대적으로 구매의 만족도는 올라갈 것이며, 더 싸게 샀다는 인식을 소비자들에게 주도록 하여 합리적인 소비를 했다고 생각하게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비슷한 가격대나 더 높은 가격대의 제품을 양옆에 배치하도록 유도하여 선택을 유도할 수 있다.
규정하기: 개당 가격을 명시하는 이유
편의점의 행사상품에는 총 가격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 대신, 개당 가격이 명시되어 있다. 왜 개당 가격을 명시하여 총 가격을 모르게 하는 것일까? 이는 사람들이 동일한 상황이라도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어떻게 선택을 해야 할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신이 만약 365만원의 보험을 1년 동안 든다고 생각해 보자. 여기 두 가지 메세지가 있다.
A : 1년 365만원의 가격으로 자신을 보호해 보세요.
B : 하루 10,000원의 가격으로 당신을 보호해 보세요.
사실 두 가지 선택지는 모두 365만 원의 보험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즉, 두 개의 기능적인 부분에는 별다른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들은 가격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선택을 다르게 한다.
실제로 익명 어플 ‘MOCI’를 통해 조사한 결과 A를 선택한 사람은 19%(19명)에 불과했지만 B를 선택한 사람은 81%(81명)이었다. 결국, 가격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는 것을 선택하여 이야기하는 것이 더 많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1+1 제품도 마찬가지이다. 1개에 2,000원 하는 제품을 2+1로 했을 때, 우리는 두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A : 총 4,000원의 가격으로 3개를 살 수 있습니다.
B : 개당 2,000원의 가격이지만, 두 개를 사면 하나를 더 드립니다.
상대적으로 A보다 B에서 사람들에게 부담되는 금액은 적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A라는 선택지보다 B라는 선택지를 선택할 확률이 더 높아진다. 결국, 개당 가격을 명시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가격에 대해 부담을 줄이도록 하여 선택을 유도하는 넛지 전략인 것이다.
인지시키기: ‘행사 상품입니다’ 의 비밀
당신이 만약 2+1행사를 인지시키지 못하여 물건을 하나만 가지고 가서 결제할 때, 아주 친절하게도 계산대의 경쾌한 알림음은 당신에게 똑같은 물건을 가져오라고 유도한다. 이는 왜 그러는 것일까?
어? 뜻밖의 횡재네?
행사상품을 가지고 올 경우, 소비자들은 행사 상품을 당연한 것이 아닌 ‘인센티브’ 로 인식할 수 있다. 따라서 인센티브를 받는 순간 소비의 만족도는 올라갈 것이며, 지속적으로 제품을 소비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다. 고정고객 확보는 편의점이든 어디든 굉장히 중요한 가치 중 하나이기도 하다.
다른 것을 또 구매하도록 만든다
행사상품은 보통 구매자 본인이 가는 경우가 많다. 보통 음료 코너는 편의점의 벽면 쪽, 즉 구석 쪽에 있는 경우가 많은데, 행사상품으로 인하여 매장을 한 번 더 돌 수 있으며 모든 사람이 그러는 것은 아니지만 또 다른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확률이 있다. 따라서 굳이 말하지 않아도 친절하게 우리에게 행사를 하고 있다고 얘기하는 것이다.
결국, 행사상품을 가져가라는 안내음은 당신에게 행사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친절한 기능이라기보단, 소비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다시 한번 당신에게 인센티브를 인지시키는 넛지 전략이다.
결론: 인센티브의 효과를 극대화시키자
1+1, 혹은 2+1 행사상품에 적용되어 있는 넛지 전략은, 인센티브의 효과를 극대화하여 사람들이 진짜 제품의 본질보다 인센티브 자체에 더 집중하도록 유도하여 인센티브가 딸린 것을 더 구매하도록 만드는 편의점의 전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1+1 제품을 샀을 때 우리는 수지맞았다. 합리적으로 구매했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다시 되돌아보자. 우리는 물건의 본질이 아닌 가격을 보고 구매한 것은 아닐까?
원문: 고석균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