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아나 허핑턴이 쓴 『수면혁명』이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요즘 고민하는 부분에 대해서 잘 나와 있다. 오늘날은 모두가 수면부족으로 피로한 시대이고 잘 자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것. 당연한 명제이지만 모두가 못 지키고 있는 이 이야기를 풍부한 연구 결과를 통해 잘 설명해주고 있다.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경쟁적이고 여유가 없이 사는 우리 문화에서 잠은 사치적인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이제 그 우선순위를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일과의 1순위를 수면(최소 7시간 이상), 2순위를 건강(운동과 식생활 포함), 3순위를 일로 두어야 한다. 나도 새삼 다시 결심했다.
연구에 따르면 하루 6시간씩 일주일간 있으면(사실 6시간도 안자는 사람이 허다하다) 48시간 동안 조금도 자지 않은 상태와 같아진다고 한다. 이러한 만성 수면부족사회에서 각종 사고 및 재해는 물론이고 우울증, 만성피로 등의 질환과 막대한 생산성 하락은 당연한 일이다.
사회적 차원에서는 막대한 손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쉴 것 안 쉬고 잘 것 안자고 일만 하는 것은 미련한 일이다.
나는 수면을 포함하여, 여유가 없는 삶이 우리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비극이라고 생각한다. 학창시절에는 일단 대학만 가고 보자는 생각으로 10대를 통째로 포기하고 수능만 준비한다. 그렇게 대학에 입학해도 1학년 때부터 취업을 준비해야 좋은 회사에 간다고 4년을 통으로 반납하고 공부만 해야 한다. 아니면 학교에 붙어있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시간을 소비한다. 그렇게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도 취업 준비를 하느라 남은 20대를 소비하거나, 아니면 회사에 취업해도 여가 없는 신입 시절을 보낸다. 그 와중에 결혼이라도 하면 출산과 육아의 문제로 사생활의 영역이 사라진다. 애들이 커도 자녀 교육비와 승진에 저당 잡혀 남들보다 더 많이 일해야지만 돈을 벌어올 수 있다.
이게 정상적인 사회인가? 뭔가 혁명적인 전환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삶과 사회를 보는 관점 자체가 180도로 바뀌어야 한다. 교육이 그 역할을 해야 하지만 정책과 문화도 중요한 책무를 가지고 있다. 이런 문화를 바꿀 책임과 권한이 있는 사람도 좀비처럼 과로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행복한 사회가 만들어질 리 만무하다. 유럽국가들이 노동시간이 적다고 우리보다 생산성이 낮다거나 자살률이 높다거나 하는가?
학교는 학생들에게 정답을 잘 찾는 것보다 다양한 삶의 경험을 해볼 수 있게 하는 것이 더 나은 교육임을 알아야 한다. 기업은 일찍 퇴근하여 휴식을 하는 것이 업무의 생산성을 더 높이는 길임을 깨달아야 한다. 그러려면 조직의 평가방식와 KPI의 관점이 송두리째 바뀌어야 한다.
이건 리더만이 할 수 있는 결단이다. 그래서 리더가 올바르게 바뀌어야 한다.
새해를 맞아 모두에게 추천하는 삶의 우선순위:
- 수면
- 건강
- 업무
원문: 최효석의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