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빙(CoLiving), 코하우징(CoHousing) 쉐어하우스(Shared House)… 참 한국이나 외국이나 글로벌하게 다들 단어 만들어 내는 것을 좋아하는 듯하다. 뭐 이렇게 단어가 많은 것은 아마도 그만큼 관심이 많기 때문이겠지. 그냥 한 단어로 통일하면 안 될까? 하…
결국 “옹기종기 모여서 잘살아 보세”인 코리빙에 대해서 다들 떠들어대고 있다. 위워크(WeWork)라는 거대한 코워킹스페이스 회사가 ‘위리브(WeLive)’라는 코리빙 서비스를 시작했고, 영국 런던에는 ‘올드오크(Old Oak)’라는 거대한 코리빙 하우스가 지어졌고, 발리에는 롬(Roam)이라는 럭셔리 코리빙 공간이 생겼다고 한다. 그러니까 엄청나게 많이 생기고 있다. 그뿐인가, Forbes, Wall Street Journal, Times, Guardian… 알아주는 신문과 잡지들이 연속으로 기획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외로운 밀레니얼이 원하는 집,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코워킹 그다음은 코리빙! 뭐 여러 수식어가 있지만 결론은 그냥 그거다. 요즘 사람들이 이걸 좋아함. 매우 좋아함. 왜냐? 따지고 보면 이런 단어 나오기 전부터 인간은 원래 모여서 살았다. 근데 도시화되면서 혼자 살고 인터넷은 더 발달하고, 그래서 더 혼자가 되고, 그러다 보니 더 외롭고, 결국 원점으로 돌아오기 마련, 같이 살자. 원래 그리 살았다. 끝.
그러나 인간은 설명이 필요한 존재. 그래서 베를린의 유명한 코워킹 스페이스 ‘베타 하우스(betahaus)’의 창업자가 길게 설명을 해놨다. 이제는 바야흐로 코워킹에서 코리빙의 시대! 빠밤! 근데 다양한 인간의 군상만큼이나 다양한 종류의 ‘모여 사는’ 형태가 보이기 시작하더라. 그래서 그 다양한 형태를 한번 정리를 해봤다. 나랑 비슷한 생각을 한 외국인이 한번 정리를 하셔서 쓰셨더라.
나의 기존 생각과 실제로 집을 운영하면서 사골 끓듯이 우러나온 경험을 토대로 한번 전 세계에 우후죽순(정말이다, 엄청난 속도로 마구 여기저기) 생기고 있는 코리빙(이든 뭐든)을 정리해보았다.
1. 도시에 함께 모여 사는 공동 주거 Urban Coliving
주로 뉴욕, 런던, 암스테르담, 바르셀로나 등 미국, 유럽 유명 도시에 저렴한 가격으로 함께 모여 살기 원하는 코리빙하우스가 바로 여기에 속한다. 가장 유명한 사례는 바로 위리브. 143억 달러를 투자받았다고 한다.
이렇게 부동산 업자들이 관심을 보일 화려한 종류만 있는 건 아니다. 함께 모여서 합리적 비용을 제시하고 ‘옹기종기 재미나게 살아요~’ 하는 소박한 집들도 있다. 아마도 한국의 많은 셰어하우스가 여기에 해당하지 않나 싶다.
캘리포니아의 ‘오픈도어(Open Door)’ 같은 경우는 코리빙의 원칙과 철학을 중요하게 여겨서 매니페스토를 만드는 등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 보인다.
- Open Door / 캘리포니아 / 그리 비싸지 않음(affordable price), 비공개
2. 장소 중심의 공동 주거 Destination-Driven Coliving
‘어디’에 같이 사는지가 중요한 형태. 이 형태의 경우 장소가 중심이기 때문에, 여행하면서 같이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리모트이어(Remote Year)’나 ‘해커스파라다이스(Hackers Paradise)’처럼 1년, 한 달 한 도시를 방문하는 세계여행을 함께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롬처럼 발리, 부에노스아이레스, 마드리드 중 일종의 핫한 도시에 집이 있고 이를 멤버십처럼 방문하는 형태가 되겠다. 혹은 ‘노마드크루즈(Nomad Cruise)’ ‘코보트(Coboat)’처럼 배를 타거나 버스를 타고 여행을 하면서 같이 살 수도 있다. 오홋홋.
- Remote Year / 1년 12개 도시 80명이 함께 여행하면서 코리빙
- Hackers Paradise / 1년 12개 도시 80명이 함께 여행하면서 코리빙
- Nomad Cruise / 배를 타고 여행하면서 코리빙
- Coboat / 배를 타고 여행하면서 코리빙
- Kantoorkaravaan / 버스를 타고 여행하면서 코리빙
3. 이유 중심의 공동 주거 Purpose-Driven Coliving
이 경우는 같이 모여 사는 명확한 ‘왜’라는 이유가 필요하다. 그것이 자기계발(mastermind)일 수도 있고, 코딩 부트캠프(coding bootcamp)일 수도 있으며, 자아를 발견하려는 쉼표(retreat)일 수도 있다.
- Outsite / 자기계발
- Coconat / 자기계발
- Amstermind / 마스터마인드, 창업
- Tribe Wanted / off-grid, 퍼머컬쳐
그렇다면, 현재 내가 운영하고 있는 코리빙하우스/쉐어하우스인 치앙마이 마테하우스는 어디에 속하는가? 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아마도… 1번에 속하는데 요즘 3번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아마 그쪽으로 슬금슬금 이사를 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1번에 해당하는 공동주거를 선택하려면 아무래도 부동산 지식이 필요하고, 자산이 있어야 수월하게 더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제공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원하는 것이 커뮤니티라면? like-minded people과 함께 사는 것이 중심이라면? 좀 더 3번에 방점을 찍어야 경쟁력 있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달리 말하면 운영하는 나도 좋고 방문한 사람도 좋고 우리 모두 행복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 아닐까? 흠… 아무래도 3번의 사례들을 좀 더 연구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