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중화요리는 신기하게도 저렴한 이미지에서 고급스러운 이미지까지 다양하게 가지고 있다. 대표 키워드 ‘짜장면’, ‘짬뽕’, ‘탕수육’과 같은 대중적이면서도 저렴한 음식에서부터 전통 중국식 코스요리까지.
짜장면은 본래 중국식 된장을 국수에 비벼 먹는 중국의 ‘작장면’에서 유래한 음식으로, 인천항의 중국 노동자들이 이 작장면에 캐러멜과 물을 더하여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음식으로 탈바꿈시켰다. 이 짜장면은 인천을 필두로 전국으로 퍼졌고, 서민에게 온전히 녹아들게 된다.
‘어머님은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라던 어느 한 노래 구절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짜장면은 지독하게도 궁핍했던 시대의 동경 대상이기도 했고, 이삿날이면 신문지 턱턱 깔고 자장면을 비비는 것이 관례가 될 정도로 대표적인 서민의 음식이기도 했다.
오늘 서울맛집 2탄에서는 서민의, 서민에 의한, 서민을 위한 짜장면과 그의 단짝 짬뽕 맛집을 함께 만나보자.
혼신의 힘을 다해 만든다, 공덕 ‘신성각’
1981년에 오픈한 신성각은 60년대식 수타 짜장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다.
지구촌에 사는 어떤 사람이라도 단 한 그릇 먹어보고 눈물을 흘려 줄 음식을 내 혼신의 힘을 다하여 만들고 싶다. 88년 10月 이문길.
입구에 떡 하니 붙어있는 이 조금은 특별하고 오래된 운영 철학을 읽고, 매장에 들어간다면 중식에 대한 마음가짐이 약간은 달라질 수 있다.
대표 메뉴는 역시 ‘짜장면’. 입구에 진입하면 구수한 볶은 춘장의 냄새와 함께 짜장면만 먹고 있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곳 짜장면의 큰 특징은 일정한 크기로 직접 뽑아내는 부드럽고 쫄깃한 수타면과 자작한 소스다. 소스의 경우 돼지고기, 감자, 양배추, 양파 등을 넣고 물과 전분으로 춘장 맛을 연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일부 마니아들 사이에선 ‘진짜 옛날식 짜장면’ 맛이라는 평과 달지도 짜지도 않는 간으로 오히려 ‘속 편한 짜장면’이라는 애칭이 생길 정도.
재료 소진 시 바로 영업이 종료되므로 조금 늦은 점심시간이라면 방문 전 전화는 필수다. 또한 일요일은 휴무라고 하니 방문 시 참고하길 바란다.
식신의 TIP
- 영업시간: 평일 11:30~16:00, 재료 소진 시 영업 종료 (평균 16:00 마감), 일요일 휴무
- 가격대: 짜장면 5,000원, 간짜장, 우동, 짬뽕 6,000원, 탕수육 15,000원, 만두 4,000원
- 후기(식신 Sunhong Hwang): 화려한 특질이 있는 집은 아니나, 계속 찾게 되는 맛. 채소의 비중이 높아 느끼하기보다는 말끔하고, 거기에 재료를 충실히 넣고 성실하게 흔들어 볶는 정성, 면을 그때그때 볶아 삶아내는 성실함이 합쳐지기 때문이다. 덕분에 속이 안 좋은 날에도 한 그릇을 비워내는 데 느끼함이 없고, 먹고 나서도 가볍게 일어나 산책 한 번을 할 수 있는 깨끗한 음식들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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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칼함과 시원함이 모두 공존한다, 불광 ‘중화원’
중화원은 연신내 부근에서 꽤 오래된 화교 중국집이다. 원래부터 줄 서서 먹는 맛집으로 유명했지만, 백종원의 3대 천왕 ‘짬뽕’ 편 방송 이후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식당이다.
이 집의 대표 메뉴로는 단연 짬뽕. 면발은 가늘고, 부드러워 식감이 좋고, 푸짐한 속 재료와 4가지 고추기름으로 국물 맛을 내 특유의 감칠맛과 불 맛이 더해진다. 짬뽕뿐만 아니라 철판에 제공되는 해물누룽지탕도 인기 메뉴다. 잘 달궈진 불판에서 나는 소리가 입맛을 돋우기 시작해 각종 해산물, 다양한 버섯, 푸짐한 누룽지로 인해 국물의 개운하면서도 걸쭉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원래 술안주로 인기 많은 누룽지탕이지만 이곳만의 특제 해물 누룽지탕은 해장용으로도 추천할 만하다.
그날 재료에 따라 저녁 6시 30분~7시 사이 비교적 이른 시간에 영업이 종료되니 방문 시 참고하길 바란다.
식신의 TIP
- 영업시간: 매일 11:00~19:00 (월요일 휴무)
- 가격: 해물 누룽지탕 23,000원, 짬뽕 5,000원, 짜장면 4,000원, 볶음밥 6,000원
- 후기(식신 하얀고래): 원래 저만 알고 있던 맛집인데 방송 나오고 너무 유명해졌어요ㅠㅠ 그래도 여전히 변함없는 맛! 삼선 짬뽕하고 해물 누룽지탕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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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뒷길엔 변치 않는 짜장면 맛집이 있다, 광화문 ‘동성각’
동성각은 1968년에 개업하여 2대째 내려오는 중식당이다. 광화문역 세종문화회관 맞은편에 자리 잡아 오랫동안 터줏대감 역할을 하고 있다.
대표 메뉴는 ‘짜장면’이다. 고기 야채가 푸짐하게 들어가 씹는 식감을 살렸고, 반면에 면발은 가늘고, 부드러워 조화가 잘 어우러진다. 이곳에서 직접 빚는 다소 투박한 군만두와 함께 먹으면 금상첨화다.
짜장면과 기본요리 외에도 다양한 재료를 활용한 이곳만의 특별메뉴가 많다. 가장 이색적인 메뉴는 ‘멘보샤’, 멘보샤는 네모난 조각으로 자른 식빵 안에 다진 새우 완자를 넣어 튀긴 중국식 짭짤한 러스크라고 생각하면 된다. 기본음식과 술안주로 먹길 추천한다.
이 외에도 중국식 돼지 족발이나 메뉴판에 없는 특별메뉴들이 많다. 방문 전 사전문의를 통해 사장님께 자세한 설명과 함께 메뉴 추천을 받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
식신의 TIP
- 영업시간: 매일 11:00~22:00
- 가격: 탕수육 20,000원, 짜장면 5,000원, 짬뽕 5,000원, 멘보샤 60,000원, 중국식 돼지족발 35,000원
- 후기(식신 나는귀염둥이): 50년이 넘은 집이라네요~! 아는 사람만 아는 특별메뉴! 멘보샤에 대해 사장님 설명을 듣다 보면 어느새 바삭하면서도 짭짤한 멘보샤가 눈앞에 턱 하니 놓여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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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의 세월이 깊은 소스의 맛을 말해준다, 명동 ‘개화’
개화는 명동역과 회현역 사이 중국 대사관 근처에 있는 전통 있는 화교 중식당이다. 오픈한지 6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캐주얼한 분위기에 그렇다고 허름하진 않아서 언제든지 부담 없이 한 그릇 하기 좋은 곳이다.
대표 메뉴로는 ‘간짜장’과 ‘유니짜장면’이다. 일반 짜장면도 맛있지만 간짜장은 소스 자체에 물보단 전분 느낌으로 수분기가 없지만 퍽퍽 하진 않아 인기가 많은 편이다. 큼직한 고기와 양파가 함께 어우러져 비벼서 한 입 먹으면 이곳 소스만의 진득함이 느껴진다. 반대로 유니 짜장면은 잘게 다진 고기 외엔 건더기가 없어 면과 본연의 소스 맛에 집중하기 좋다.
이 외에도 건고추와 마늘로 약간 알싸하게 어우러진 깐풍기를 추천한다. 처음엔 고추 향으로 침샘을 먼저 자극시키고, 한 입 베어 물면 바삭하면서도 딱딱하지 않은 튀김 옷과 고기가 어우러진다. 매콤한 소스 덕분인지 쉽게 물리지 않아 좋다.
식신의 TIP
- 영업시간: 매일 11:30~23:00, (Last Order : 21:25, 명절휴무)
- 가격: 간짜장 6,000원, 유니짜장 6,000원, 삼선 간짜장 8,000원, 삼선짬뽕 8,000원 깐풍육 28,000원
- 후기(식신 권매력): 개인적으로 유니짜장면은 이 집이 최고인 거 같음. 명동 갈 때마다 자주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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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큰함과 개운함이 조화된 겨울철 굴짬뽕, 을지로3가 ‘안동장’
안동장은 1948년에 개업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중식당이다. 그래서인지 이곳에 진입하면 벽에 걸려있는 옛 간판, 단골로 보이는 어르신들, 일부 손 글씨 메뉴 곳곳에서 세월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대표 메뉴는 ‘굴짬뽕’ 겨울의 별미라고 할 수 있는 굴짬뽕을 처음으로 만들어 낸 곳이며 입맛에 따라 시원한 맛과 매운맛을 골라 먹을 수 있다. 다른 중식당의 굴짬뽕이 진득하고, 진한 맛이 조화롭다면 안동장의 굴짬뽕은 개운한 맛이 특징이다. 닭 육수에 얼갈이배추가 굴의 비릿함을 잡아주고, 시원한 맛을 낸다.
1~3층의 비교적 큰 규모로 빠른 음식 회전이 특징. 평일엔 긴 웨이팅 없이 무난히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식신의 TIP
- 영업시간: 11:30 – 21:30 (연중무휴, Last Order : 21:00)
- 가격대: 굴짬뽕/매운 굴짬뽕 9,000원, 짜장면 5,000원, 간짜장 7,000원
- 후기(식신 복근그까이꺼): 술 마시고 난 다음 날엔 어김없이 이곳 굴짬뽕이 생각남. 의외로 여기 오래된 집인 줄 모르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근처에 있다면 방문할만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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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식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