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반도국처럼 줄기세포에 열광적인 나라가 과연 또 있을까? 이제는 10년이 좀 된 모 사건(…)이나 최근 ‘셀프 마루타’가 되신 높은 어르신 이야기를 굳이 하지 않고도 이 블로그의 최다 방문자를 기록한 글도 바로 그넘의 STAP Cell 관련 글인 것을 봐도 느낄 수 있다.
그러므로 이웃 열도국의 야마나카 신야(山中伸弥)라는 양반과 iPS 세포를 향한 관심도 결코 낮지 않다. 최근에 야마나카 양반이 N모 타임스와 인터뷰한 기사 ‘The Stem-Cell Revolution Is Coming — Slowly’가 있길래 역시 대충 번역해 보았다.
뉴욕 타임스(이하 뉴): 지난 20년 동안 줄기세포가 여러 질병을 치료하는 강력한 새로운 치료법을 가져오리라는 것에 관심도 지대했고, 그렇게 확신했다. 당신이 iPS 세포를 발견한 지도 10년이 지났는데 이를 이용해서 어떤 치료법이 개발되었나?
야마나카 신야(이하 야): 우리는 아직도 초기 단계이다. 2014년 리켄의 발생생물학센터(Riken Center for Developmental Biology)의 다카하시 마사요(高橋政代) 박사팀은 iPS 세포를 이용해서 황반변성(macular degeneration)을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 그들은 70살 먹은 환자의 피부세포로부터 iPS 세포를 수립하고 이를 성체망막세포로 분화시켜 환자의 눈에 이식했다. 치료 자체는 큰 성공이었고 환자는 이제 이전보다 훨씬 시력이 회복되었다.
뉴: 이 방법으로 다른 환자도 치료받았나?
야: 두 번째 환자에 이식수술을 하기 전 우리는 환자의 iPS 세포의 지놈시퀀스를 확인해보았고 여기서 돌연변이가 발견되어 더 이상 진행하지 않았다. 줄기페소는 매우 빨리, 무한히 증식하는 특성이 있다. 그렇지만 이것은 일종의 양날의 검인데, 이렇게 여러 번 세포주기를 거침에 따라서 돌연변이가 발생할 확률도 늘어난다. 이렇게 발생된 돌연변이는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온코젠에 생길 수도 있다.
뉴: 그러면 이 치료방법은 현재 중단된 상태인가?
야: 그렇다. 대신 우리는 기증자로부터 유래된 동종 줄기세포주(allogenic stem cell)를 개발하고 있다. 이 기증자의 줄기세포는 환자 자신에게서 유래된 세포는 아니지만 환자에게 이식할 수 있는 호환 가능한 세포로, 같은 혈액형을 가진 사람에게 수혈할 수 있는 것과 비슷하다.
이렇게 만들어진 동종 줄기세포주의 지놈시퀀싱을 포함한 엄격한 품질검사를 해서 이 세포가 유발하는 돌연변이는 없는지 확인한다. 이 줄기세포에서 생성된 성체 망막세포를 테스트하여 이들이 정상적인 망막 세포로 기능하는지 확인하고, 이 세포를 마우스나 래트에 이식하여 1년 동안 관찰하여 이들이 안전한지를 확인하게 된다.
뉴: 지금 말씀하시는 것은 줄기세포 치료가 원래 대중들에게 알려질 때의 이야기와 많이 다르다. 즉 환자 자신의 줄기세포를 이용해서 이식해도 거부반응이 없는 맞춤형 세포를 만들어서 ‘맞춤형 치료’를 한다고 하지 않았나?
야: 글쎄, 현재로써는 우리는 환자 개개인의 줄기세포를 가지고 돌연변이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시퀀싱하고, 동물실험을 하는 것은 비현실적으로 비싸고 너무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 현재의 판단이다.
뉴: 일본의 전 인구를 커버할 수 있으려면 몇 종류의 기증된 줄기세포 라인이 필요할까?
그리 많이는 필요 없다. 특정한 줄기세포 라인―지금 한가지 라인 이야기인데―만 있으면 일본 인구의 17% 을 커버할 수 있다. 현재의 예측으로는 100종류의 라인만 있으면 일본인 1억 명을 모두 커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뉴: 일본보다 훨씬 다양한 인종이 사는 미국이라면?
야: 아마 200종?
뉴: 줄기세포에 대한 기대가 너무 부풀려졌던 것일까?
야: 어떤 관점에서 보면 확실히 너무 부풀려져 있다. 예를 들어 세포치료의 대상이 되는 질병 자체가 그다지 많은 게 아니다. 10종 되려나? 파킨슨병, 망막, 각막질병, 심부전, 간부전, 당뇨, 그리고 척수 손상, 관절 질환, 그리고 몇 가지 혈액이상 정도. 아마 이게 다일 것이다. 그렇지만 인간의 질병은 얼마나 많나? 우리는 고작 이 중의 극히 일부 환자들에게 세포치료를 적용할 수 있을 뿐이다.
뉴: 왜 그렇게 적은가?
야:우리 몸에는 약 200종의 세포가 있다. 그러나 지금 세포치료의 대상이 되는 질병은 단지 한 종류의 세포의 이상에 의해서 유발되는 질병이다. 가령 파킨슨병은 도파민을 생산하는 특이적인 뇌 속의 세포가 잘못 되어서 생긴다. 심부전은 심근세포의 기능이상에 의해서 유발된다. 여기서 핵심은 이렇다. 우리는 줄기세포로부터 한 종류의 세포를 많이 만들고 이식해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다른 질병은 여러 종류의 세포가 잘못되어서 생기고, 이런 질병은 세포치료로 어쩔 수 없다.
뉴: 그럼 지금 줄기세포로 치료 가능한 그 나머지 9개 정도의 질병에 대한 전망은 어떻게 될까?
야: 아마 이들 질병에 대해서는 향후 10년 안에 임상실험이 진행될 것 같다.
뉴: 결국 당신의 발견은 이런 치료법에서 배아줄기세포를 완전히 대치하지 못한 셈이다.
야:다른 상황에서는 다른 방법이 더 잘 작동한다.
질:성체세포를 리프로그래밍하는 새로운 전략, 즉 줄기세포까지 완전히 돌리지 않고 세포가 유래된 기관에 특이한 상태로 돌리는 기술은 얼마나 중요할까?
야: 그건 다이렉트 리프로그래밍(direct cellular reprogramming)이라고 하는데, 이 방법은 가령 고령자의 모든 연골을 교체해야 하는 경우에는 iPS 세포보다 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만약 무릎에 작은 상처가 있는 청년을 치료할 떄는 iPS 세포가 더 나을 것이다. 우리는 이미 iPS 세포로부터 연골을 만들어서 이런 작은 상처에는 이식할 수 있다.
뉴: 당신이 생각하기에, 앞으로 줄기세포 치료의 가장 큰 난관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야: 과학이 윤리문제보다 훨씬 앞서서 발달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iPS 세포를 만들었을 때는 “와, 이제 우리는 배아를 이용해서 줄기세포를 만드는 것에 관련된 윤리문제를 극복했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머지않아 우리 스스로 새로운 윤리문제를 만들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인간의 iPS 세포를 돼지 배아에 집어넣으면 돼지에서 사람 신장이나 췌장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이걸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런 것은 윤리적으로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킨다. 만약 이런 치료가 가능하다면 수천 명 이상의 사람에게 적용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연구를 하기 이전에 윤리적으로 합의점을 도출하는 것 자체가 엄청나게 중요해진다.
뉴: 당신이 말한 10개 정도의 질병에 걸린, 즉 앞으로 줄기세포 치료가 가능할 듯한 환자의 치료가 가능하려면 뭐가 필요할까?
야: 시간과 돈이다.
아는지 모르겠는데 우리 아버지는 작은 공장을 운영했다. 내가 중학생일 때 아버지는 공장에서 다리를 다쳤고, 수혈받다가 C형 간염에 걸려 1989년에 돌아가셨다. 그리고 25년 후, 그러니까 바로 2년 전인데, 과학자들은 C형 간염의 특효약을 만들었다. 이제 알약으로 나와서 이 알약을 3개월만 먹으면 바이러스는 없어진다. 정말 놀라운 일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되는 데 25년이나 걸렸다.
iPS 세포는 나온 지 고작 10년 되었을 뿐이다. 연구에는 시간이 걸린다. 사람들은 이걸 이해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