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에 반드시 필요한 물질입니다. 따라서 음식으로 섭취하는 것보다 더 많은 콜레스테롤이 체내에서 합성됩니다. 생성된 콜레스테롤은 스테로이드 호르몬 합성이나 비타민 D 전구체, 담즙산 생성에 사용됩니다. 그리고 또 다른 중요한 기능이 바로 세포막의 구성 성분이 된다는 것입니다. 간, 신장, 뇌, 신경 조직에 다량에 콜레스테롤이 포함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이렇게 중요한 콜레스테롤은 최근에는 주로 나쁜 물질처럼 인식되는데 너무 많은 양이 존재할 경우 동맥 경화의 위험도가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역시 콜레스테롤이 반드시 필요한 물질인 점은 분명합니다. 특히 뇌 발달에 있어 콜레스테롤의 중요성은 매우 큽니다.
최근 조슬린 당뇨 센터(Joslin Diabetes Center)의 연구자들은 쥐를 이용한 동물모델에서 콜레스테롤 생성이 억제되는 경우 뇌의 발달 장애는 물론 기능에 심각한 장애가 온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이 연구는 알츠하이머병과 당뇨 같은 대사 질환의 연관성을 설명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과학자들은 알츠하이머 병의 발병 기전에 대해서 오랜 세월 연구해왔습니다. 비록 아직 그 기전이 100% 이해되지 않고 있지만, 콜레스테롤 역시 그 원인 가운데 하나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연구팀의 쥐의 동물 모델에서 뇌의 신경성상세포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SREBP2 유전자를 비활성화시켰습니다. 그 결과 뇌의 크기가 작아지는 것은 물론 행동 및 학습에도 상당한 장애가 관찰되었습니다.
이는 콜레스테롤 합성의 장애가 뇌의 이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실제로 사람에서도 APOE라는 콜레스테롤 운반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알츠하이머 병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것이 협심증이나 당뇨가 있었던 사람에서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것과 연관은 없다는 것입니다. 혈중 콜레스테롤은 뇌에 있는 장벽인 BBB(Brain Blood Barrier)를 그냥 넘지는 않기 때문에 뇌에서 일어나는 콜레스테롤 대사는 다른 장기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띄게 됩니다. 물론 이는 뇌가 그만큼 중요한 장기이기 때문이죠.
콜레스테롤이 뇌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은 놀라울 것이 없는 당연한 사실이지만, 뇌의 콜레스테롤이 알츠하이머 병과 실제로 연관이 있는지는 앞으로 밝혀야 하는 아주 중요한 내용입니다. 앞으로 연구를 통해 이 부분에 규명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