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 S3가 나왔다.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기사들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네티즌들의 기어S3에 대한 의견을 보면, 애플워치보다 훨씬 세련되고 멋지다는 쪽이 주를 이룬다. 덕분에 기어S3가 성공작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아이폰과의 연동이나 기존에 강점을 보였던 삼성페이와의 연동 등까지 생각해 보면, 기어S3가 거둘 성공은 기어S2의 그것을 넘어서 가히 삼성이 만족할 수준까지 이르지 않을까 싶다.
비록 이런 성공에 초를 치고 싶은 마음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세상은 생각보다 스마트워치와 밴드의 생존에 대해서 무척 관대한 입장을 보여왔다는 생각이다. 우리는 무심코 ‘지금은 모바일의 시대이니까’, ‘스마트폰이 폭풍 성장을 하였으니까’ 라는 논리 아래서 스마트워치나 스마트밴드의 미래를 너무 희망적으로 관측하지 않았나 싶다. 나는 좀 더 냉정하게 그 시장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그 근간에는 이런 가정이 있다.
스마트워치는 Stand Alone 형태의 디바이스가 아니라고 판단되며, 기존 스마트폰에 대한 대체재가 되지 못한다(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한 여러 가지 가능성과 추측을 펼쳐보자.
왜 스마트워치는 스마트폰만큼 성장할 수 없을까?
일단 현상을 한 번 살펴보자. 지난 10월 말 경에 나온 이 기사를 보면, 스마트워치 시장은 주요 사업자들의 신제품 출시 일정과 관련되어 48%의 시장이 축소되었다. 그렇다면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고 있는 스마트폰이나 PC, 노트북 등도 특정 몇몇 회사의 신제품 출시에 따라 시장이 반 토막 나는가?
물론 그렇지 않다. 이 현상은 두 가지로 나누어서 분석할 필요가 있다.
- 그렇게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을 단 두 개의 기업이 좌지우지할 수 있는가?
- 반 토막이 날 수 있는가?
첫 번째 현상은 다행히도, 아직 이 시장이 기술적 성숙도가 높지 않아 향후 시장 내 플레이어들이 더 많이 유입될 여지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두 번째 현상을 보면 이 시장이 가지고 있는 잠재적인 수요 혹은 체력이 높지 않다는 쪽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즉 이 시장을 밝게 바라보는 이들은 아직 시장의 선두 그룹이 소수라는 이유로 앞으로 발전해 나갈 미래를 집중하여 볼 것이고, 반대 입장의 이들은 시장이 순간적으로 크게 고꾸라지는 순간을 집중하여 볼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스마트워치 및 스마트밴드의 시장이 왜 그렇게 전도유망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지, 생존을 위한 난제 4가지로 정리하여 설명해 보겠다.
1. 폭발적으로 증가하지 못하는 시장
볼륨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성장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합쳐서 60million, 즉 6천만 대가 판매되었다고 한다. 참고로 2011년에 삼성전자에서 출하한 휴대폰이 3억 대를 돌파했다. 스마트폰의 본격적인 판매 시점을 2009년으로 보았을 때, 2011년도는 스마트폰 판매 3년 차였다.
스마트워치 및 스마트밴드의 시작점을 2014년으로 보았을 때, 3년 차인 2016년 전 세계 판매량이 단일 회사의 3년 차 스마트폰 판매에 비교하여 20%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게다가 스마트폰의 경우는 전체 물량 규모가 엄청나게 방대함에도 불구하고 2009년에서 2015년에 이르는 7년의 구간 동안 평균적으로 2억 대의 shipment가 늘어나는 일종의 갭 상승을 보였다. 상승률 역시 5년 차(2013년)에서 6년 차(2017년)으로 넘어가는 구간까지도 30%의 물량 증가를 보였다.
하지만 위의 차트에 따르면 스마트 밴드는 겨우 2년 차에서 3년 차로 넘어가는 구간임에도 30%의 증가율을 보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위의 차트에 따르면, 만약 스마트폰 수준의 증가율을 보일 경우 2016년 스마트워치의 판매량은 40m 수준이어야 한다) 다행히 스마트워치의 경우 30%가 넘는 증가율을 예측하였지만, 사실 2015년도와 2016년도 간의 실제 스마트워치의 Shipment의 YoY(Year-Over-Year)는 큰 하락세라고 볼 수 있다.
거기에 각 플레이어들의 스마트폰 출고량도 들쭉날쭉하다. 친절한 설명은 생략하겠다.
결론적으로 스마트워치 및 밴드 시장의 폭발력을 스마트폰에 비교하여 이야기하는 것은 억지스러운 생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보다 훨씬 낮은 볼륨과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이 속에서 스마트폰 및 업체의 시장은 고착화될 가능성이 보인다.
결국 앞서 보았던 스마트워치 시장이 반 토막 나는 수치는 결국 업체의 점유율이 10% 이상씩 오락가락하는 현상을 보여주고, 이 시장이 가지고 있는 기초체력이 좋지 못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일반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Buying Power가 안정적이지 않다는 뜻이다.
2. 용도가 불분명한 존재
그렇다면 왜 스마트워치와 밴드 시장은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커지지 못할까? 사람은 양팔이 비어 있으니 워치를 차기만 하면 되는데 말이다. 워치나 밴드는 스마트폰처럼 구태여 들고 다닐 필요도 없다.
이 부분은 아마도 ‘용도의 불분명’, 즉 ‘그 돈을 주고 살 만한 가치가 없음’에 대한 것부터 이야기되어야 할 것이다.
스마트폰이 지금처럼 보급되게 된 것은 1. 과거의 휴대폰보다 스마트폰이 쓸모 있고 2. 과거의 일반 휴대폰을 스마트폰이 단순 기능 이외 휴대성이나 조작성, 관리 등에서 완벽히 대체할 수 있었다는 사실 덕분이다. 스마트폰은 정말로 기존의 휴대폰들을 멸종시키는 수준으로 대체했다. 그렇다면 스마트워치 역시 그럴까?
나는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다. 더 먼 미래로 나아가면 개선의 여지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직 스마트워치는 원래 손목을 점유하고 있던 시계를 이기지는 못한다.
아직도 많은 사람은 그냥 시계를 차고 있다. ‘손목 위를 누가 차지하는가’라는 단순한 헤게모니의 싸움이라면 영원히 성공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 있을 수도 있다. 생각해 보자.
스마트워치의 경쟁자는 과연 시계인가?
스마트워치나 스마트밴드를 우리는 주로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을까? 대충 따져보자.
- 스마트폰의 일부 통신 기능 이관
- 헬스
가장 중요한 기능은 위의 두 가지이다. 실제로 1번은 예전에 놓쳤던 많은 부재중 전화들을 줄여 주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문자 내용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도록 돕기도 했다. 2번 또한 나의 실제 활동량을 파악할 수 있게 해 주었다. 과거에는 전혀 알 수 없던 정보였기 때문에 나름 유용하다 할 것이다. 여기에 이 기능 또한 꼭 추가되어야 할 것이다.
3. 결제
그런데 스마트워치에서는 실제로 결제가 연동되는 속도도 생각보다 느리다(그렇기 때문에 결제 기능의 향상은 스마트워치가 완성형 디바이스로 거듭나기 위한 첫 번째 선결 과제일 수밖에 없다).
자, 지금까지 스마트워치의 주요 기능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이것 때문에 40만 원의 비용을 지불할 사람의 비율은 얼마나 될까? 일단 앞의 2가지 핵심 기능이 스마트 워치의 형태로 꼭 필요한 사람은 아마 스마트폰을 필요로 하는 사람의 수에 비해 턱없이 적을 것이다. 게다가 중요한 1번 기능 또한 우리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듯이 스마트워치의 화면을 보고 누르고 확인하는 과정을 동반한다. 그래서 스마트워치는 휴대성에서는 훌륭할지 몰라도 정보의 전달력에서는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스마트워치는 스마트폰의 부분적 대체재일 뿐이다.
A. 시각적 정보, B. 터치 형식의 인터랙션, C. 작은 화면. 이 3가지 요소가 해결되지 못하면 스마트워치의 기능 확장성은 계속 지적받을 수밖에 없다. 이미 애플워치나 기어 시리즈는 그 화면 안에서 보여 줄 수 있는 굉장히 높은 수준의 UI와 UX를 보여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A, B, C의 제약 조건을 부숴 버리지 못한다면 혁신적인 발전은 어려울 것이다.
결국 스마트워치, 밴드는 시계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다. 스마트폰으로부터의 독립이 먼저다. 스마트워치가 별도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꼭 그래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스마트워치와 밴드는 블루투스 연동의 형태를 벗어나야 한다.
이 말을 정리하면 곧, 스마트워치나 밴드가 스마트폰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블루투스가 아니라 모바일 네트워크를 자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디바이스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며, 사람들이 요금제를 따로 지불하는 스마트워치를 구매해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이럴 경우 스마트워치는 구매비용도 올라갈 뿐 아니라 월별 납입 금액까지 발생하게 된다. 이는 요즘 같은 불경기게 큰 약점이 될 것이다.
(※ 실제 LTE 버전의 스마트워치 판매 비중을 확인해 보려 했으나, 정확한 수치 데이터는 찾을 수 없었다)
3. Eco System의 일부 붕괴
업체가 무너지고 있다.
최근 핏빗이 경쟁사인 조본에 대한 소송을 철회하였다. 조본이 경쟁사로서의 힘을 잃었기 때문이기 떄문이다. 실제로 조본은 여러 가지 부분에서 흔들리고 있다. 스마트밴드의 영역 뿐 아니라, 기존에 강점을 가지고 있던 블루투스 스피커 쪽도 위기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E잉크를 이용한 디스플레이로 좀 더 간편한 스마트밴드를 지향했던 페블 역시 핏빗에게 넘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도 LG가 어베인 시리즈를 열심히 만들었지만 그 결과가 신통치 않아 지속적인 차기작에 대한 확신을 가지기 어렵지 않나 싶다.
이런 현상의 결론은 간단하다. 앞으로 우리가 스마트워치와 스마트밴드 시장에서 다양성이나 다채로움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지속적이고 치열한 경쟁의 결과라기보다는, 피어보지도 못한 꽃과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페블과 조본의 레이스 탈락은 노키아나 모토로라, 혹은 블랙베리의 몰락과는 다르게 보인다. 이들의 경우 가능한 모든 수를 두어 본 뒤 열 집 차이의 패배를 당한 것이라면, 페블과 조본은 열 수 혹은 스무 수 남짓의 바둑알을 놓다가 돌을 던진 것과 같다. 물론 이 시장이 애초부터 다양성이 필요 없던 시장이었을까 고민해 볼 필요는 있겠지만, 어쨌든 플레이어들이 나자빠지는 시장을 좋게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4. 향후 구매 유발 가능성 및 요인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떤 특별한 방법을 통해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의 구매를 유도할 수 있을까? 일단 가격을 살펴보자.
스마트밴드의 경우는 이미 가격이 바닥권이다. 샤오미를 시작으로 대부분의 스마트밴드들은 한자릿수 만 원대의 저렴한 가격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워치는 다르다. 그들은 지나가다 쿨하게 살 수 있는 가격의 선을 넘고 있다. 그렇다면 스마트워치의 공급가격을 낮출 수 있을까? 아마 어려울 것이다.
그 이유로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일단 첫째로, 스마트워치에 들어가는 IT 부품들의 형태상 부품을 공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스마트워치는 원형 또는 둥근 사각형의 폼팩터 안에 형태에 맞게 개발된 디스플레이와 보드가 들어가는 형태이다. 이렇게 특별하게 제작되었기 때문에, 타제품과 호환되거나 공유하는 형태로 만들기 어려워 보인다. 즉 스마트워치나 밴드의 부품들은 오로지 하나의 특정 제품만을 위해 발주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렇다면 발주의 양이 커지기 어렵다. 이는 곧 원가 절감의 한계로 이어진다.
둘째로, 손목에 차는 시계나 밴드의 형태로 소비되기 때문에 마감의 품질이 필수적으로 좋아야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스마트폰과는 달리, 이 제품들은 항상 눈에 보이는 데다 24시간 몸에 붙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마감 품질을 높이는 것은 결국 돈이 투여되는 부분이다. 그래서 파격적으로 저렴해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비싸면 결국 사람들이 사지 않는다. (프로모션 등을 통한 구매비용 절감은 논의하지 않겠다)
화면 크기에 대한 다른 가정을 해 보자. 화면이 넓어지고 정보 전달력이 좋아져서 사람들이 이런 디바이스를 구매할 확률 말이다.
사실 과거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손에 딱 맞는 폰이 적당하고 잘 판매될 것이라는 가정이 있었다. 그게 얼마나 강력한 가정이었는지 보자면, 당시 발매되었떤 아이폰5를 보면 될 것이다. 다른 제조사들이 모두 화면을 키우고 있을 때, 아이폰은 스티브 잡스의 신념에 기대어 화면을 키우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상황을 보자. 이제는 아이폰을 포함한 모든 스마트폰의 화면이 커져 버렸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이제는 5인치 수준의 화면이 있는 폰을 가지고 다닌다.
이런 흐름이 스마트워치나 밴드에도 적용될 수 있을까? 글쎄, 난 아니라고 본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스마트워치는 24시간 손목에 올려져 있어야 하는 제품이다. 내가 필요로 할 때 꺼내 쓰는 스마트폰은 좀 크더라도 불편을 감내할 수 있다. 하지만 내 몸에 딱 붙어서 떨어지지 않는 스마트워치는 그러기 힘들다. 실제로 사람들은 새롭게 출시된 기어S3는 직경이 커서 남성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이라고 이야기하고, 이전에 출시된 기어S2는 직경이 작아 여성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이라고 이야기한다. 실제로 일반 시계도 39mm 이상은 대부분 남성이 착용하고, 30~33mm 수준의 시계는 대부분 여성이 착용한다고 본다. 그런데 겨우 정보를 좀 더 보여주겠다고 45mm, 혹은 그보다 더 큰 스마트워치를 만들게 되면 사람들이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을까? 아마 대부분 버거워할 것이다.
사람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보여주기 위해 화면을 키우고 판매를 늘리는 전략은 스마트폰에서는 유효했다. 하지만 스마트워치에서는 어려워 보인다.
마지막 가정은 배터리에 대한 부분이다. 배터리 지속 시간을 크게 늘리면 구매자가 늘어날 것인가 하는 부분에 대한 것이다. 다행히도 개중 가장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가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역시 지난 2년간 큰 혁신이 이루어지지 못한 부분이기도 하다. 한 가지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지난 세월 동안 스마트폰의 배터리 시간이 늘어난 게 배터리 혁신 때문은 아니라는 것이다. 배터리 크기 자체가 커지면서 용량이 커졌기 때문이다.
추가적인 예측들
그렇다면, 스마트워치와 스마트밴드의 시장은 망한 것일까?
당연히 그렇지는 않다. 불안정한 시장 상황을 유지하면서 출고량이 서서히 늘어나다가 빠르게 정체기에 접어들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정체기의 출구, 즉 스마트워치와 밴드의 빅뱅은 AI가 완벽하게 적용되고 Voice Command의 인식률이 증가하면서 화면을 마주 보는 디바이스 면대면(面對面) 커뮤니케이션의 형태가 획기적으로 뒤바뀌는 시점이 아닐까 싶다. 그 이전에는 위에서 이야기했던 수많은 문제들이 미래를 가로막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우리는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및 밴드의 상호관계에 대해서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관련 산업의 관계자라면 알 것이다. 어느 정도 시점까지 스마트워치와 밴드는 시각적 소통의 중요도가 떨어지는 미취학 아동 층이나 운동 매니아, 그리고 제조사 브랜드의 광적인 팬들에게 한정되어 있다. 그러니 이 두 디바이스가 완전히 혁신되기 전에는 스마트폰의 역할을 빼앗을 일이 없을 것이다.
또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다. 스마트워치와 밴드는 영원히 그렇게 다른 제품군으로 분류될까 하는 것이다. 나는 이 두 제품의 미래를 예측해보기 위해 비슷해 보이는 두 가지 유형의 대조군을 생각해 보았다.
하나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이다. 이 둘은 과거 독립된 제품군으로 분류되었으며, 지금도 그렇다. 이 둘은 동일한 부품 호환이 된다. 운영체제도 동이랗다. 하지만 화면 크기라는 단 하나의 요소가 둘의 UX를 갈라놓았다. 요즘 들어서 태블릿의 용도는 점점 줄어들고 있고 판매량도 감소세인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태블릿은 기본적으로 넓은 스크린의 환경을 지향하기 때문에 교육 시장 등으로 특화되고 있다.
또 다른 하나는 휴대폰과 PCS/시티폰이다. 이 둘은 제품 크기가 유사했고 사용 목적도 동일하였다. 가격이나 기술적으로 일부 차이가 있을 따름이었다. 결국 휴대폰은 나머지 두 제품을 집어삼켰다.
이렇게 비교해 보면 스마트밴드와 워치의 미래를 좀 더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이 둘은 휴대폰과 PCS/시티폰의 관계에 더 가까워 보인다. 제품의 설계적 특성이 유사하고 부품 호환이 가능한 것은 중요하지 않다. 제품의 외관적 특징과 사용 목적이 비슷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스마트밴드는 스마트워치에게 통합될 것이다. 하지만 조건이 있다. 가격이 하향 평준화되어 스마트워치를 구매하는 허들이 낮아져야 한다.
시티폰이나 PCS 모두 처음의 강점은 운영비가 저렴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휴대폰이 보조금 등으로 그 부분을 상쇄하여 버렸다. 그런 요소들이 유사하게 동작한다면, 스마트워치와 밴드는 하나의 시장으로 합쳐질 것이다.
마무리하며
스마트워치와 밴드의 미래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자 나름 많은 자료를 찾아보고 논리적 근거를 만들어 보았다. 하지만 이것이 그들의 미래를 예단하고자 한 것은 아니다. 다만 이전에 논의되지 못했던 부분들을 이야기함으로 인해서 미래 IT 생태계의 중심이 될지도 모르는 디바이스의 미래를 논의해보고 싶었다.
어쨌든, 그 미래에는 국내의 제조 및 서비스 업체들이 세계의 중심에 서 있기를 바란다.
원문 : Jaeseung Mun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