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iOS/안드로이드 플랫폼으로 돈을 벌고 있을까?
대답하자면, 그렇다. 오늘의 주제는 애플과 구글이다. 그들이 플랫폼에서 앱/콘텐츠 유통으로 돈을 어떻게 벌고 있는지, 어떻게 노력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필자가 생각하기엔, 애플, 구글 둘의 사업 방향성은 물론 다르다.
애플의 iOS 경우 플랫폼의 완성도를 통해 독자 하드웨어를 더 많이 팔려고 하는 것이고, 구글 안드로이드의 경우 플랫폼을 오픈하여 검색, 광고의 기회를 더 얻으려는 것이다. (물론 최근 메이드 바이 구글 전략을 통해서 구글도 하드웨어를 직접 디자인하고 만들어 팔기 시작하였다)
둘 사이의 공통점은 고객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최고의 UX(User Experience, 고객 경험)를 제공하는 것과 함께 앱을 유통시킬 수 있는 앱스토어(애플의 경우 앱스토어, 구글의 경우 플레이스토어)를 보유하고, 유료 결제를 통제할 수 있는 빌링 시스템을 독자적으로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참고로 삼성이나 화웨이가 아무리 하드웨어를 많이 팔아도, 사실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돈을 버는 것은 구글이지 그들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다만, 구글은 중국에서는 자신의 앱스토어인 플레이스토어를 공식적으로 론칭하지 못하고 있다. 작년 말부터 소문은 있지만, 현실화되지는 않았다. 물론 구글의 검색, 유튜브, 지메일 와 같은 서비스도 공식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 사용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망을 우회하는 VPN 망을 사용해야 한다. 중국의 10억이 넘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구글은 돈을 못 벌고 있다. 대신 애플은 벌고 있다.
화웨이(해외 판매 시)나 삼성과 같은 하드웨어 사업자들이 독자 오에스 플랫폼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결국 매출 공유(Revenue Sharing, 오늘 이야기에 가장 큰 핵심이다) 때문이다. 자신들이 기기를 팔고 그 이후의 돈은 구글이 벌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의 주제가 바로 이 매출 공유가 핵심이 될 것이다. 해외 미디어에서는 비디오/뮤직 서비스에 대해서 매출 공유를 받는 것을 ‘애플세’, 혹은 ‘구글세’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하였다.
2. 그럼, 애플세가 뭐길래 그런 표현을 쓰기 시작한 것일까?
애플과 구글은 자신들의 플랫폼에서 개발자들이 앱을 등록하고 사용자들이 쉽게 설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준다. 그것이 바로 스토어이다. 그리고, 유료 앱의 경우 고객이 결제한 금액을 개발자들에게 안전하게 제공하는 역할도 한다.
하지만 스토어를 운영하려면 많은 비용이 들게 마련이다. 몇백 메가, 몇 기가의 게임을 다운로드한다고 가정해 보자. 서버를 통해서 고객에게 전달되는 트래픽은 모두 스토어 운영사의 몫이 된다. 그게 구글, 애플이 될 것이다. 그래서 스토어를 운영하는 비용을 모두에게 받는 것이 아닌, 유료 매출이 발생하는 퍼블리셔들에게 매출의 일부를 가져간다. 그 부분이 30%가 된다.
아시겠지만 스토어의 시장은 점점 커져가고 있다. 여러분들도 스마트폰에 무료 게임이라는 것을 설치하고 한 번쯤은 유료 아이템을 구매해본 경험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게 프리미움(Freemium, Free와 Premium을 합친 말로 무료로 제공하지만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서는 유료 모델이 포함되어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In App Purchase 모델이라고도 한다) 모델이다. 애플의 앱스토어는 안드로이드와 다르게 사업자들이 별도의 스토어를 운영할 수가 없기 때문에, 게임 개발자들의 경우는 수용하는 편이라고 한다. 앱 에니에 따르면 앱 스토어의 매출의 75%는 여전히 게임이다.
하지만 불평하고 있는 쪽은 오히려 비디오/뮤직 서비스를 하는 사실 돈을 못 벌고 있는 글로벌 업체들이었다. 특히 세계적인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스포티파이(Spotfiy, 스웨덴에서 2006년 4월부터 설립한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로 전 세계 4천만 명의 유료 가입자와 6천만 명의 광고를 듣는 무료 가입자로 이루어져 있다. 중국의 QQ Music과 같은 중국 내 서비스하고 있는 뮤직 서비스를 제외한다면 최대 규모이다)는 애플 뮤직이 론칭된 작년 7월부터 고객들에게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한 앱에서 구독하지 말고, PC에서 결제를 해달라는 메일들을 고객들에게 보내기도 하였다. 기존 구독 서비스는 월 $9.99 (원화 1만 2천 원)인데 애플이 월 30%씩 가져간다고 하면 $12.99 (원화 1만 6천 원) 정도로 인상이 되기 때문에, $9.99를 받고 있으며 30%의 애플세를 가져가지 않을 애플 뮤직과 경쟁이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애플세는 서비스 업체가 이윤이 나든 안 나든 상관없이 가져간다. 여전히 적자인 스포티파이는 애플의 이런 행보가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하였다. 구글도 이 논란에서 자유롭지는 않지만, 애플처럼 업데이트에 불이익을 준다던지 하는 (스포티파이가 주장한) 그런 부분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뒷일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물론 이 이슈가 논란이 되면서 지난 9월 애플은 월 구독형 서비스에 대한 수수료를 고객이 가입한 지 1년이 지나면 30%에서 15%만 가져가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재미나게도 구글도 같은 발표를 같은 시기에 했다)
스포티파이나 다른 서비스 업체들은 첫 달만 애플세를 가져가는 것이 맞지 않냐라는 주장도 하고 있지만, 애플과 구글 입장에서 이런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포기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스포티파이가 이메일로 웹에서 결제해달라고 한 것처럼, 자신들의 플랫폼에서 결제를 한 번이라도 하지 않는다면, 사실 돈을 받을 방법이 없다. 예를 들면, 필자가 넷플릭스를 PC로 가입하면 애플과 구글은 한 푼도 가져갈 수 없다. 자신들의 빌링(결제)을 이용해야만 그들이 가져갈 명분이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들의 플랫폼에서 이런 비즈니스를 너무나도 더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한 노력들을 하기 시작했다. 어찌 보면 돈이 될지 모르는 넷플릭스의 대항마를 만드는 것보다, 넷플릭스를 더 잘 쓸 수 있게 만드는 것이 그들에겐 더 좋은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3. 결국은 콘텐츠 디스커버리 플랫폼이 답이다
1) 구글은 구글 홈과 자신들의 구글 검색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구글이 왜 크롬 캐스트라는 동영상/음악을 쉽게 TV에서 재생할 수 있는 기기를 만들게 되었을까? 그것은 바로 자신들의 플랫폼에서 미디어 서비스의 소비를 더 많이 하게끔 하여 자신들의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함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거기엔 애플과 구글은 각자의 대여/구매형 비디어 서비스를 각자 하나씩 가지고 있다)
구글 홈페이지에 소개하고 있는 크롬캐스트 울트라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들은 대부분 월마다 일부 금액을 지급하는 구독형 서비스이거나, 단품으로 구매해야 하는 콘텐츠 서비스들이다. 결제할 때마다 마법의 30% 매출이 그들의 손에 들어오게 된다. 심지어 ‘구글 홈’이라는 기기도 만들었지만, 이번에 크롬 캐스트 앱을 구글 홈으로 명명시켜 더욱더 한 곳에서 다양한 서비스 업체들의 콘텐츠를 쉽게 탐색하고 앱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콘텐츠 디스커버리 플랫폼(Content Discovery Platfrom, 서비스 중심이 아닌 콘텐츠 중심으로 탐색하는 플랫폼을 말함)으로 탈바꿈 시켰다.
하지만, 구글은 검색 서비스로 이름을 날린 업체여서 그런지, 하나 더 나아갔다. 구글 검색에서 듣고 싶은 가수의 이름을 검색해 보자. 필자는 빅뱅의 이름을 검색하였다.
간단한 위키 설명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곳이라는 항목이 존재한다. 그들의 가장 중요한 미디어 플랫폼인 유튜브뿐만 아니라 멜론, 벅스, 소리바다, 지니의 링크를 제공한다.
PC에서 링크를 타게 되면, Referer를 제공하여 광고료를 구글과 셰어 하게 되며, 자신들의 강점인 모바일에서 검색해도 같은 링크를 제공하며, 앱을 다운로드하지 않았다면 바로 플레이스토어에 연결을 시켜준다. 이 점은 앞서 이야기한 구글과 애플의 매출 공유를 통해 돈을 버는 방법의 매우 능동적인 형태라고 볼 수 있겠다.
고객이 유튜브를 통해 빅뱅의 노래를 듣는다면, 광고료를 벌 것이고 멜론과 같은 음악 서비스를 가입해서 감상한다면 수수료를 벌게 될 것이다. 검색 서비스에 ‘감상할 수 있는 곳’이라는 항목을 제공하여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이다.
2) 앱 중심에서 콘텐츠 중심으로 소비로
애플도 구글과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애플 TV가 있다. 그리고 그들의 전략 방향도 구글과 정말 비슷하다. 예전 애플 TV도 편한 인터페이스는 아니었다. 앱 중심의 서비스였다.
최근 애플은 10월 말 애플 TV에 새로운 기능들을 발표했다. 그중에서 자신 있게 밀었던 기능이 Watch Now이다.
한 번이라도 보았던 다양한 서비스의 콘텐츠를 중심으로 계속 소비할 수 있게 모아주는 기능이다. 일단 한 번이라도 시청한 콘텐츠는 Watch Now에 추가가 된다. 넷플릭스의 ‘시청 중인 동영상’과 흡사하지만, 시즌이 통으로 업데이트되는 넷플릭스와는 달리 매주 에피소드 단위로 업데이트되는 HBO Now, 쇼타임(Showtime) 등은 에피가 추가될 때마다 다음 에피가 추가된다는 알림을 해주기 때문에 의미는 있다.
구글에서도 이미 하는 것이지만 애플 계정으로 로그인이 되어 있는 앱들은 애플 TV에서 추가로 로그인할 필요가 없어진다. 애플의 iOS 내에서 설치만 하면, 자동으로 TV 앱 라이브러리에 콘텐츠가 추가된다.
사실 로그인은 TV 업체들의 가장 큰 페인 포인트였다. 그런 문제점을 극복하면서 고객들이 애플의 콘텐츠 디스커버리 플랫폼이 구글보다 편리하다는 것을 어필하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시리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풋볼 경기 틀어줘”(어떤 앱으로 틀지 이야기할 필요가 없음) 라든지 “뉴스 보여줘”라고 하면, 일단 사용자가 보던 방송에 가장 적합한 라이브 앱을 구동시켜서 바로 실시간 방송을 볼 수 있게 해준다.
결론적으로 구글과 애플은 다른 미디어 서비스 업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보다 더 편하게 만들려고 할 것이다. (구글의 유튜브 레드는 예외가 될 것 같다) 고객들이 자신들의 플랫폼에 만족하고 많은 미디어 서비스를 가입하고 구독을 하게 된다면, 플랫폼 사업자인 애플과 구글이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구독형 서비스를 운영하는 대부분의 사업자는 큰 이윤을 내지 못하고 있다. 넷플릭스, 스포티파이도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애플과 구글의 향후 전략 방향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말을 끝으로 글을 마치겠다.
많이 소비해라, 그럼 우리도 돈을 벌 지어니.
원문 : 김조한의 미디어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