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촛불집회는 그 성격이 무엇일까? <함께 가자 우리 이 길로> 라는 노래가 말해주듯 ‘연대의 과정’이다. 매주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함께 어깨동무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이야기다. 심지어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를 찍었던 사람들도 연대하는 것, 그것이 연대이다.
연대란 앞서가는 사람이 뒤늦게 오는 사람을 기다려주는 것이다. 그래서 연대의 개념에는 ‘무임승차’가 존재하지 않는다. 블랙리스트에 올라 변방으로 쫓겨난 예술가들과 방송에 나오며 대중의 인기를 얻는 인기 가수, 예를 들어 DJ DOC 같은 사람들을 구분하지 않는다. 하물며 DJ DOC는 이명박 정권 하에서 저항의 방식을 보여주지 않았던가.
연대에 대해서 노무현에게 다시 배워 보자. <진보의 미래>에서 발췌하였다.
공산주의 혁명이론이 뭐냐면 버스 딱 세워 놓고 몽둥이 들고 올라가서 ‘차주 내려와’ 하면서 패고(일동 웃음) ‘기사 내려’ 하면서 패고, 확 끌어내 버리고, ‘우리가 몰고 가자’ 하고 빵 가버리는 거거든요.(웃음)
진보라는 건 그게 아니고 ‘차가 좀 비좁나? 그래도 뭐 다 같이 가야 되는 사람들인데 타야 될 거 아이가? 우리도 좀 타자’ 근데 못 타게 하니까 ‘왜 못 타 인마, 김해 사람은 손님 아니야?’(일동 웃음) 이러면서 올라타거든요.
‘김해 사람은 손님 아니야?’ 그렇게 하고 막 밀고 가는 게 진보죠. 우리 진보. 요새 진보는 그 정도 얘기거든요. ‘나도 좀 타고 가자’ 이거죠. 그럼 나중에 뭐 운전평의회 할 때 ‘나도 운전평의회에 한 자리 끼자. 왜 니들끼리 코스를 마음대로 정하고 그래?’ 이 얘기거든. 진보는 그거고, 보수는 ‘야 비좁다 태우지 마라. 늦는다. 태우지 마라’ 이거죠. 내가 어릴 때 부산서 출발해서 김해에 오면 김해 정류장에서 늘 요 싸움하거든요.
그럼 이제 진보의 가치는 뭐냐? 연대, 함께 살자. 이거는 엄밀한 의미에서 하느님의 교리하고도 맞는 거 아니냐? 이런 생각입니다. 그리고 논리적으로 따지면 공존의 지혜이고, 종교적 교리로 따진다면 그건 하늘과 신의 뜻이다. ‘더불어 서로 사랑하고’ 이게 연대정신이잖아요. 그리고 다 같이 하느님의 자식들로 평등하게 태어나서 서로를 존중해라, 그런 거 아니겠어요? 그러니까 자유 평등 평화 박애 행복 이게 고스란히 진보의 가치 속에 있는 것이거든요. ‘쟤들도 태워 줘라’ 이거 아닙니까? 그 차에서 ‘차장, 오늘 어렵더라도 같이 타고 가야지. 그 사람들도 가서 제사 지내야 되는데’ 이렇게 말해 주는 손님이 진보주의자예요.
사람들이 버스 뒤로 좀 들어가면 얼마든지 더 탈 수 있는데, 앞에 딱 버티고 서서 안 비켜 주는경우도 많지요. 근데 ‘뒤로 좀 갑시다. 뒤로 갑시다’ 하고 앞에서 사람들 헤치고 들어가서 사람 타게 열어 주는 사람, 이 사람은 그래도 괜찮은 진보주의자예요.
<진보의 미래> p213~214
이 글을 읽는 사람들도 연대의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면 좋겠다.
원문 : Soon Wook Kwon의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