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고기의 지방에 대한 오해가 드디어 대중적으로도 풀려가고 있는 분위기에요. 제 SNS 타임라인을 보니 다시 ‘저탄수 고단백 고지방 다이어트’가 인기를 끌더군요. 일명 ‘황제 다이어트’, 앳킨스 다이어트라고도 하죠. 개인적으로는 편식을 통한 다이어트 식단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저는 고기를 다루니까 관심이 갈 수밖에요.
많은 기사와 제가 주워들은 지식을 재구성해서 이야기식으로 써볼게요. 가장 많이 참조한 곳은 최낙언 선생님의 개인 홈페이지를 참조하였습니다. 가히 식품 관련 아카이브나 백과사전쯤 되는 곳이죠.
1. 우리가 살이 찌는 이유
음식을 먹는 것은 영양분을 섭취하기 위해서죠. 우리 몸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음식을 먹게끔 해야 하는데, 우리의 뇌가 그런 역할을 하죠. ‘식욕’, ‘배고픔’이라는 욕망을 프로그래밍 해놓습니다. 그 보상으로 ‘맛있다’는 즐거움을 주죠. 기분이 저기압일 땐 고기 앞으로 가라는 말처럼…
그런데 아주아주 먼 옛날 사람은 원할 때 음식을 먹을 수가 없었죠. 한번 사냥하고 왕창 먹었다가 며칠 버티고 또 사냥하고 뭐 그런 셈이었죠. 주변에 과일도 매번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말이죠. 그러니까 우리 몸은 풍족할 때 많이 먹어두고 저장해 둬야 하는 겁니다. 그때는 같은 중량이라면 효율이 높은 녀석으로 많이 저장해두죠. 바로 지방입니다.
우리가 음식을 많이 먹으면 살이 찌는 이유가 바로 이겁니다. 언제 굶을지 몰라 저장해놓는다는 것. 이 사실은 요요현상이 왜 일어나는지에 대해 설명을 해주죠. 굶으면 오히려 몸이 지방을 더 열심히 저장해야겠다고 느끼게 만듭니다. 능력 없는 주인 몸뚱아리가 계속 굶어대니 어쩔 수 없이 조금이라도 먹었을 때 그 영양분을 있는 대로 다 쥐어짜서 뽕을 뽑아야죠.
그러니 제발 무작정 굶어서 살 빼지 마시길, 점점 살찌는 체질로 바뀌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인지라.
2. 풍요로운 사회
그런데 환경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폭발적인 경제성장으로 먹을 것이 너무 풍요로워진 건데요. 이제 우리는 살기 위해 먹는 게 아니라, 먹는 게 그저 즐거우니까 먹는 시대에 살게 되었죠. 그런데 아직 우리의 몸은 그대로라서 ‘식욕’과 ‘배고픔’ 그리고 먹고 난 후의 ‘맛있다’는 즐거운 보상체계, 게다가 먹어 두면 지방을 저장하는 것까지 그대로 갖고 있죠. 게다가 운동은 부족해지고 살만 쭉쭉 찔 일만 남았죠.
그러다 보니 옛날에는 부족해서 살이 안 찌던 게 살을 빼기 위해 돈을 써야 할 지경에 이르렀죠. 여기저기서 내 말을 따르면 살을 뺄 수 있다고 속삭입니다. 그 사람들은 돈을 원하고, 살을 뺄 수 있다는 ‘희망’을 판매하죠.
지금까지 등장한 다이어트 방법은 약 25,000종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거짓말이 판을 치면서 전체 인구의 비만도는 오히려 증가하였습니다.
3. 황제 다이어트(앳킨스 다이어트)의 등장
방금 기술했듯이, 모든 체중감량 다이어트 방법은 똥 덩어리에 불과합니다. 이건 거의 신앙 장사치와 맞먹는 마법의 장사죠. 잘되면 내 덕, 못하면 니가 게으르고 열심히 하지 않아서인 거니까요. 그러나 통계적으로 유일하게 효과가 있다고 인정되는 것이 등장하였습니다.
바로 앳킨스 다이어트죠. 우리나라에서는 ‘황제 다이어트’라고도 합니다.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대신 지방과 단백질 위주로 섭취하는 방법이죠.
앳킨스 다이어트는 항상 다른 방법에 비해 확실한 효과를 보여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혈당 수치가 순간 증가하는데 결국 그 영양분을 지방으로 바꾸어 저장합니다. 오히려 지방을 먹는 것이 포만감을 오래 지속하여 섭취 음식의 총량을 적게 만들 수 있죠.
자, 그러면 황제 다이어트만 하면 체중도 줄고 모두가 행복할까요?
뭐, 그러면야 저같이 고기를 판매하는 사람은 더더욱 행복해지겠지만 안타깝게도 마냥 그렇기만 한 건 아닌 거 같습니다. 명백히 증명되지는 않았지만, 탄수화물을 극단적으로 줄인 식단은 케톤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그것이 어떻게 증명이 되는지와는 상관없이, 특정 영양소를 제한하는 식단은 어쨌든 굉장히 고통스럽죠. 밥과 면이 얼마나 맛있는 음식인지 깨닫고 싶으시다면 해보시는 것도 나름 신선한 경험일 겁니다. 황제 다이어트를 하신다 하더라도 적당히 한두 달 정도만 하시길 권장합니다.
4. 지방에게 씌워진 누명
황제 다이어트는 단백질만 먹는 게 아닙니다. 분명히 지방도 먹으라고 되어 있죠. 보통 사람들은 지방이 몸에 안 좋다고 생각들 하시더군요. 포화지방산이니 불포화지방산이니 하면서 또 포화지방산은 더 나쁜 거로 받아들이고요. 다들 이렇게 알고 있는데 그것이 거대한 사기극이란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죠.
안셀 키즈라는 사람은 개인의 명성과 부를 위해 심장질환의 주된 원인으로 식이지방을 지목합니다. 본인의 연구와 실험 방식을 교묘히 조작하여 지방 때문에 심장질환이 일어난다는 결론을 짜 맞추어 도출해 냅니다. 제가 아주아주 싫어하는 사람이죠. 지방은 인류, 그리고 모든 동물이 항상 먹어왔던 영양분입니다. 근데 그게 건강에 나쁘다고요? 헛소리도 참…
안셀 키즈의 사기극에 대한 내용은 자세한 건 이 링크를 따라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5. 결론
저는 다이어트에 대해 이야기할 때 최낙언 선생님이 정리한 표현을 아주 좋아합니다. 무엇을 먹든 섭취한 음식의 총량이 중요하지 무엇을 어떻게 먹으면 살이 빠진다는 건 괜히 머리만 아프다는 것을 어떻게 이렇게 간결하게 표현했을까요?
닥치고 적게 먹자.
저는 이번에 이게 다시 주목받는 것이 지방에 대한 오해를 풀 것 같아 그거에 더 의미를 두고 있어요.
원문 : 미트밸리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