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 월트 디즈니는 이렇게 말했죠.
“우리는 돈 벌려고 영화를 만드는 게 아니라 영화를 만들려고 돈을 버는 것이다.”
영화가 먼저냐 돈이 먼저냐, 마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것 같은데요. 디즈니는 그의 말처럼 영화가 먼저인 사람이었기에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와 일곱난쟁이>(1937)를 만들 때 있는 돈 없는 돈 몽땅 쏟아부어 완성도에 공을 들였습니다. 당시엔 아무도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돈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던 시기였죠.
그 결과는요? 디즈니가 지금의 디즈니가 된 결정적인 영화가 바로 이 영화입니다. 극장 개봉 이후 TV와 비디오로 수없이 반복 판매돼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역대 최고의 흥행수입이라는 말도 나옵니다.
자, 영화와 돈 얘기를 해봅시다. 영화에 투자하고, 스타를 캐스팅하고, 와이드 개봉하고, 대대로 홍보전략을 짜는 목적 중 하나는 돈을 벌기 위해서잖아요. 가능하면 돈을 적게 들여서 잭팟을 터뜨리고 싶은 심정은 라스베가스에만 있는 게 아닐 겁니다.
그래서 살펴봤습니다. 역사상 최고의 흥행 수익률을 올린 영화들과 그 비결입니다. 먼저 할리우드 영화 중 투자 대비 가성비 ‘갑’ Top 10을 살펴보고, 이후 한국영화도 살펴보겠습니다.
할리우드 영화 가성비 Top 10
영화통계 사이트 The Numbers의 집계를 참조했습니다. 전세계 극장 수입, 비디오 판매 수입, 유통 비용까지 포함한 집계입니다.
10위 멋진 인생 It’s a Wonderful Life (1946)
- 예산: 318만달러
- 매출: 7449만달러
- 수익: 6649만달러
- 수익률: 1991% (매출 기준 2342%)
프랭크 카프라 감독의 유쾌한 클래식으로 미국인들이 ‘내 인생의 영화’를 꼽을 때 자주 거론되는 영화 중 한 편입니다. AFI 선정 100대 미국영화에도 항상 들어갑니다.
<멋진 인생>은 개봉 당시 극장 흥행에선 그다지 큰 재미를 보지 못했습니다. 현재까지도 극장 수입은 900만달러에 불과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수익률 10위에 오른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DVD 판매가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악덕 기업주에 맞서 착한 주인공의 선행이 결국 보상받는다는 권선징악적 스토리, 할리우드 감독으로서 탄탄대로를 마다하고 일본의 진주만 공습 이후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할 정도로 애국심 강했던 카프라의 인생사가 당시 실업과 생활고에 고통받던 미국인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고, 이는 만들어진지 60년이 지난 이 영화를 뒤늦게 흥행 대박으로 연결시켜 주었습니다.
9위 인시디어스 Insidious (2011)
- 예산: 150만달러
- 매출: 1억1432만달러
- 수익: 3475만달러
- 수익률: 2217% (매출 기준 7621%)
가성비 ‘갑’ 하면 역시 호러영화죠.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텍사스 전기톱 살인사건> <이레이저헤드> <블레어 윗치> <쏘우> 같은 공포영화들 역시 아주 적은 예산으로 큰 돈 벌어들인 영화고요.
<인시디어스>는 <쏘우>와 <파라노말 액비티비>의 만남으로 화제가 되었던 영화입니다. 감독은 말레이시아 출신 제임스 완으로 그는 <쏘우> <컨저링> 시리즈로 ‘호러 마스터’으로 등극한 감독이죠. 제작은 <파라노말 액티비티>로 신화가 된 오렌 펠리였고요. 두 호러 킹이 만나 심장을 죄여오는 공포를 선보였습니다.
<인시디어스>는 공포영화를 어지간히 본 마니아들도 “진짜 무서운 영화가 나타났다”며 호들갑을 떨었던 영화죠. 이 영화의 엄청난 흥행성공 이후 3편까지 시리즈가 나왔습니다.
8위 파라노말 액티비티 2 Paranormal Activity 2 (2010)
- 예산: 300만달러
- 매출: 1억9755만달러
- 수익: 7714만달러
- 수익률: 2471% (매출 기준 6585%)
CCTV로 미스터리한 일상의 공포를 포착한 ‘파운드 푸티지’ 형식의 가짜 다큐멘터리 영화 <파라노말 액티비티>의 속편 역시 전편 못지않은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파운드 푸티지란 마치 아마추어가 실제 찍은 동영상인 것처럼 속이는 영화 장르죠. 도둑을 잡기 위해 집에 설치해 놓은 CCTV에 미스터리한 현상이 포착되면서 영화는 이것이 실제상황인 것처럼 관객의 심리를 자극합니다.
<파라노말 액티비티 2>는 전편에 비해 예산이 6배 늘었고, 전편을 발굴한 스티븐 스필버그의 드림웍스가 제작단계부터 참여했습니다. 전편의 성공요인을 잘 조합해 기획한 영화로 심지어 IMAX 버전으로도 만들어졌습니다.
대박 조짐은 예고편이 나올 때부터 감지됐습니다. 예고편마저 너무 무섭다는 관객들의 항의가 극장마다 빗발쳤던 것이죠. 결국 영화는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를 점령하며 호러영화 사상 최고 흥행수입을 올립니다.
하지만 영화에 대한 평가는 그저 그래서 전편에 별 넷 만점 중 별 셋 반을 줬던 평론가 로저 이버트는 속편에 한개 반만 줬습니다.
7위 스타워즈 에피소드 4: 새로운 희망 Star Wars Episode IV: A New Hope (1977)
- 예산: 1100만달러
- 매출: 8억1471만달러
- 수익: 3억2304만달러
- 수익률: 2837% (매출 기준 7406%)
조지 루카스 감독은 원래 조셉 콘래드의 [어둠의 심장], 그러니까 <지옥의 묵시록>을 만들고 싶어했습니다. 하지만 당시엔 베트남 전쟁 중이어서 정치적 반대가 심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결심합니다.
‘나는 영화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 따지고 보면 결국 소집단의 사람들이 신념으로 거대한 권력을 쳐부수는 이야기 아닌가? 그래, 지금 시대에 정치적 논란이 너무 심하다면, 스토리의 정수만 가져다가 우주로 배경을 옮겨서 옛날 옛적 은하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로 만들어보는 거야.’
이렇게 <스타워즈>의 전설이 시작됩니다. 반란군은 북베트남군이고 제국은 미국을 빗댄 거였죠. 하지만 당시 감독의 기획의도야 어쨌건 지금 이 영화를 그렇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스타워즈>는 그리스 로마 신화 같은 미국의 신화로 남아 있으니까요.
하지만 <스타워즈>가 개봉하기 전까지, 이 영화가 이처럼 흥행할 거라고 예측한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흥행이 안 될 거라고 예상한 20세기폭스가 조지 루카스에게 연출료를 깎는 조건으로 저작권을 넘긴 뒤 나중에 땅을 치고 후회했다는 일화는 너무나 유명하죠. 그렇게 판권을 돌려받은 루카스조차도 사실 흥행은 실패라고 예단하고 개봉 전에 영화를 잊기 위해 하와이에서 칩거에 들어갈 정도였습니다.
역사적인 첫 개봉은 소규모로 32개 극장에서만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첫날 영화를 본 관객들이 입소문을 퍼뜨렸고 20세기폭스는 개봉관 수를 늘려갑니다. 당시 20세기폭스는 시드니 셸던의 베스트셀러를 영화로 만든 <깊은 밤 깊은 곳에>를 그해 여름 블록버스터로 준비하고 있었는데 <스타워즈>의 인기에 급히 전략을 수정합니다. 결과는 지금 <깊은 밤 깊은 곳에>는 그런 영화가 있는 줄도 모르는 사람이 더 많죠. <스타워즈>의 성공으로 20세기폭스의 주가는 2배로 뛰어올랐습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하나 더 있는데요. 루카스는 개봉 전 스필버그의 <미지와의 조우>가 <스타워즈>를 가볍게 누를 거라고 예상하고 ‘폭망’에 대비해 스필버그에게 수익의 2.5%를 교환하자고 제안합니다. 스필버그는 당연히 이 제안을 받아들였고 그래서 40년이 지난 지금도 <스타워즈> 수익의 2.5%를 가져가고 있습니다. 흥행 마술사 스필버그의 혜안(?)은 자기 영화가 아닌 친구의 영화를 볼 때도 탁월했네요.
6위 신은 죽지 않았다 God’s Not Dead (2014)
- 예산: 115만달러 (200만달러라는 집계도 있음)
- 매출: 6260만달러
- 수익: 3470만달러
- 수익률: 2918% (매출 기준 3130%)
약간 어설픈 기독교 영화가 가성비 순위 6위입니다. 흥행 대박으로 올해 속편까지 나왔지요.
영화의 줄거리는 기독교 대학의 한 신입생이 니체의 ‘신은 죽었다’라는 문장을 이해할 수 없어 신이 아직 살아 있다는 증거를 찾으러 다닌다는 것입니다. 옴니버스 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과학의 증거들을 부정하고 신의 존재를 설파하는 논리가 치밀하지 못해 로튼 토마토에서 평점 15%로 ‘재앙’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은 영화입니다.
그러나 영화는 개봉 첫 주말 860만달러를 벌어들이며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에 따르면 “역사상 최대 이변”을 연출합니다.
영화 흥행은 기독교 단체들의 후원을 등에 업었습니다. 미국의 비영리 기독교 단체인 ‘자유 수호 연합’은 이런 성명을 내며 관람을 독려했습니다. “모든 크리스찬은 이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가라. 이 영화는 믿음을 강화하도록 도와줄 것이다.”
종교적인 선동이 통한 덕분인지 영화는 4주간 박스오피스 Top 10을 유지하는 등 총 20주 동안 극장에서 상영하며 웬만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못지 않은 6260만달러를 벌어들였습니다.
5위 그리스 Grease (1978)
- 예산: 600만달러
- 매출: 4억1155만달러
- 수익: 1억8547만달러
- 수익률: 2991% (매출 기준 6859%)
<토요일 밤의 열기>의 존 트라볼타, 당대 최고의 가수였던 올리비아 뉴튼 존이 출연한 영화 <그리스>는 당시 유행했던 댄스 영화들 중에서도 단연 최고의 흥행 수입을 올린 영화입니다.
워렌 케이시와 짐 자콥이 1971년 선보인 뒤 현재까지 롱런 중인 동명의 뮤지컬을 영화화했는데요. 뮤지컬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 중 최고의 흥행작입니다. 전세계 극장 수입 3억9천만달러라는 기록은 현재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습니다.
‘Summer Nights’ ‘You’re the One That I Want’ 등이 수록된 영화의 사운드트랙 역시 인기여서 1978년 음반판매 순위 2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4위 피터 팬 Peter Pan (1953)
- 예산: 400만달러
- 매출: 2억580만달러
- 수익: 1억3975만달러
- 수익률: 3402% (매출 기준 5145%)
월트 디즈니의 14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J.M.배리의 유명한 동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입니다.
디즈니가 자신만의 왕국을 세우기 전 RKO를 통해 배급한 마지막 영화로 1937년 <백설공주와 일곱난쟁이>부터 함께해온 디즈니의 초기 핵심 멤버 9명이 공동작업한 마지막 영화이기도 합니다.
피터 팬 하면 떠오르는 사람 중 한 명은 마이클 잭슨인데요. 피터 팬처럼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았던 그는 이 영화를 정말 좋아해서 자신의 산타 바버라 저택을 ‘네버랜드 목장’이라고 부르기도 했죠.
영화는 1953년 첫 개봉 때 7백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그해 최고 흥행 수입을 올렸고, 이후 1958년, 1969년, 1976년, 1982년, 1989년에 잊을 만하면 계속 재개봉해 현재까지 극장에서만 총 8770만달러를 벌어들였습니다.
월트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은 항상 ‘원소스 멀티유즈’의 대표적인 사례로 가장 먼저 언급되곤 하죠. <피터 팬> 역시 극장 수입을 능가하는 다른 수입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홈비디오와 DVD 판매로 무려 1억1840만달러에 달합니다. 여기에 디즈니랜드의 피터 팬 놀이기구, 비디오게임, 보드게임 등의 수입까지 합하면 실질적인 수입은 거의 집계가 불가능합니다.
2002년엔 50년만에 속편 <피터 팬 2 – 리턴 투 네버랜드>가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3위 데블 인사이드 The Devil Inside (2012)
- 예산: 100만달러
- 매출: 1억584만달러
- 수익: 3731만달러
- 수익률: 3632% (매출 기준 1만584%)
또하나의 공포영화가 대박을 쳤습니다. 이번엔 모큐멘터리(가짜 다큐멘터리) 스타일로 찍은 엑소시즘 호러입니다. <파라노말 액티비티>의 엑소시즘 버전이라고 보면 될 듯합니다.
<파라노말 액티비티>를 사들여 재미를 본 파라마운트가 11억원짜리 작은 인디영화로 1164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다시 한 번 대박을 쳤습니다. 파라마운트는 확실히 공포영화로 돈을 버는데 일가견이 있나봅니다.
영화는 악령에 사로잡혀 이탈리아의 정신병원에 감금된 엄마를 구하려는 딸의 이야기입니다. 엄마는 4개의 강력한 악령에 홀려 있습니다. 바티칸, 부카레스트 등 유럽에서 촬영하며 나름대로 공을 들였습니다.
2012년 1월 6일 개봉한 영화는 박스오피스에서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을 밀어내고 1위를 차지해 모두를 놀라게 했습니다. 순위 뿐만 아니라 매출 자체도 대단해서 주말 동안 3373만달러를 벌어들였는데 이는 1월 주말 흥행성적으로는 <클로버필드>와 <스타워즈 에피소드 4: 새로운 희망>에 이어 세번째로 높은 기록입니다.
2위 갤로우즈 The Gallows (2015)
- 예산: 10만달러
- 매출: 4295만달러
- 수익: 679만달러
- 수익률: 6693% (매출 기준 4만2950%)
이번에도 파운드 푸티지 공포영화입니다. 배경이 학교라는 점만 다릅니다. 작년 7월 개봉했는데 가성비 순위 2위까지 오를 정도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예산은 고작 10만 달러, 한국 돈으로 1억1000만원 정도밖에 안 됩니다. 한국 저예산 독립영화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제작비에 내용도 딱 ‘학교괴담’ 수준입니다. 20년 전 죽은 학생 귀신이 학교를 떠돌고 있는데 그 이름을 부르면 그 사람도 죽는다는 것이 스토리의 전부거든요.
한국인에겐 <여고괴담> <학교괴담> 등 이제 지겨워진 이야기가 미국인들에겐 흥미로웠나봅니다. 배우들도 다 무명이고 만듦새도 로튼 토마토 평점 15%로 졸작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렇게 흥행 대박을 친 것을 보면요.
개봉 첫 주말에 <미니언즈>에 밀려 박스오피스 5위에 랭크됐습니다. 하지만 워낙 제작비가 적게 들어서 이때 벌어들인 980만달러는 이미 제작비 대비 98배 남는 장사였습니다.
이번엔 파라마운트가 아닌 워너브라더스가 판권을 사갔지만 비용을 많이 들여서인지 매출액(4295만달러) 대비 순수익(679만달러)은 그리 높지 않은 편입니다.
자, 드디어 대망의 1위입니다. 어떤 영화일까요? 그 전에 Top 10에서 밀린 영화들을 살펴볼게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아바타> <죠스> <미녀와 야수> <저수지의 개들> <엘 마리아치> <슬럼독 밀리어네어> <원스> <슈퍼 사이즈 미> <이지 라이더> <블랙 스완> <슈퍼배드> <매드맥스>…
모두 가성비가 뛰어난 영화들이었습니다만 1위는 따로 있습니다. 그 영화는 바로…
1위 파라노말 액티비티 Paranormal Activity (2007)
- 예산: 45만달러
- 매출: 2억1567만달러
- 수익: 8933만달러
- 수익률: 1만9752% (매출 기준 47만9266%)
역시 가성비 ‘갑 중의 갑’은 단연 <파라노말 액티비티>입니다. Top 10 중 공포영화가 5편, 그중 파운드 푸티지 장르가 4편이나 됩니다. 적은 돈으로 대박을 치려면 이처럼 가짜 다큐멘터리 스타일이 ‘갑’인가 봅니다.
<파라노말 액티비티>가 처음 나왔을 땐 <블레어 윗치>의 전략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가짜 다큐멘터리 장르에 대본 없이 배우들의 즉흥 대사를 통한 스토리 전개, 인터넷 중심 바이럴 마케팅 등 <블레어 윗치>와 거의 판박이거든요.
그런데 결과는 <블레어 윗치>를 뛰어넘는 대박이었습니다. <블레어 윗치> 역시 성공한 영화입니다만 이 Top 10 리스트에서 밀렸을 정도로 <파라노말 액티비티>의 광풍은 엄청났습니다. 일상에서 자주 쓰이는 CCTV를 소재로 택해 관객이 즉각적으로 공포를 느끼도록 한 것이 성공 요인으로 꼽힙니다. 이처럼 때로는 모조품이 원본을 능가하기도 합니다.
<파라노말 액티비티>는 2007년 단돈 1.5만달러에 만들어져 여러 호러영화제를 순회한 뒤 2009년이 되어서야 파라마운트를 통해 미국에 정식 공개됩니다. 파라마운트는 판권을 35만 달러에 구입한 뒤 엔딩 보충 촬영을 하느라 제작비를 조금 더 투입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벌어들일 수입에 비하면 얼마나 푼돈이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파라마운트 자회사 드림웍스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집에서 이 영화를 보다가 경기를 일으켰다고 하는데 이런 에피소드마저 영화 홍보에 큰 도움이 됐죠. 처음엔 전국 13개관에서만 소규모 개봉했는데 이후 관객들의 요구가 빗발쳐 한 달만에 와이드 릴리즈 개봉합니다.
이것저것 비용 다 뺀 수익률 집계는 고작(?) 1만9752%지만, 제작비 대비 전세계 매출로만 따지면 무려 47만9266%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남긴 영화입니다.
<파라노말 액티비티>는 이후 사골 국물처럼 계속 우려내 작년 6번째 시리즈인 <파라노말 액티비티: 고스트 디멘션>까지 나왔습니다. 갈수록 흥행세가 주춤해지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손해본 영화는 한 편도 없으니 언제까지 계속될지 기대 반 우려 반입니다.
한국영화 가성비 Top 10
지금까지 할리우드의 가성비 최고 영화들을 살펴봤는데요. 그렇다면 한국영화 중 가성비 ‘갑’은 어떤 영화가 있을까요?
따로 집계가 없어서 제가 직접 순위를 매겨봤습니다.
한국영화 가성비 순위는 영화진흥위원회 집계가 시작된 2004년 이후 한국영화들의 ‘국내 극장매출/총제작비’로 계산했으며 이 순위는 공식 집계가 아니라 필자가 영화진흥위원회 자료를 바탕으로 수작업으로 집계한 것이라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10위 국제시장 (2014)
총제작비: 180억원 (순제작비 138억원)
매출: 1109억원 (관객 1426만명)
수익률: 616%
9위 도둑들 (2012)
총제작비: 145억원 (순제작비 115억원)
매출: 937억원 (관객 1298만명)
수익률: 646%
8위 명량 (2014)
총제작비: 180억원 (순제작비 148억원)
매출: 1357억원 (관객 1761만명)
수익률: 754%
7위 완득이 (2011)
총제작비: 47억원 (순제작비 29억원)
매출: 385억원 (관객 531만명)
수익률: 819%
6위 과속스캔들 (2008)
총제작비: 47억원 (순제작비 25억원)
매출: 538억원 (관객 822만명)
수익률: 1145%
5위 변호인 (2013)
총제작비: 70억원 (순제작비 45억원)
매출: 828억원 (관객 1137만명)
수익률: 1183%
4위 7번방의 선물 (2013)
총제작비: 58억원 (순제작비 35억원)
매출: 914억원 (관객 1281만명)
수익률: 1576%
3위 부러진 화살 (2012)
총제작비: 15억원 (순제작비 5억원)
매출: 258억원 (관객 346만명)
수익률: 1720%
2위 워낭소리 (2009)
총제작비: 2억원 (순제작비 1억원)
매출: 190억원 (관객 293만명)
수익률: 9500%
1위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2014)
총제작비: 3억원 (순제작비 1억2천만원)
매출: 373억원 (관객 480만명)
수익률: 1만2433%
원문: 유창의 무비믹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