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의 가이드가 되자
어느날 틈틈이 하던 게임을 삭제하면서 그동안 쏟았던 시간들도 함께 날아가는 것 같은 허무함을 느꼈다. 그래서 뭔가 오래 남으면서도 의미있는 어떤 것이 없을까 찾다가 우연히 ‘구글 지역 가이드’를 발견했다.
구글지도에 있는 ‘지역 가이드’ 기능은, 구글맵에 유저가 참여할 수 있는 기능이다. 특정 장소의 사진을 찍어 올린다든지, 특정 업체의 전화번호나 주소, 리뷰 등을 쓴다든지, 혹은 아예 지도에 없는 곳을 새롭게 등록할 수도 있다. 물론 구글맵 팀의 확인 절차를 거쳐서 적용이 안 될 수도 있다.
어떻게 보면 구글맵을 위한 무료 노동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게임처럼 즐긴다면 재미있는 놀이가 될 수 있다. 이걸 하면서 동네 여기저기 사진을 찍어 올리다가 우리 동네에 땡땡피자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됐으니, 나름 실생활에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참여 방법
지역 가이드로 참여하는 건 쉽다. 일단 스마트폰 앱이나 PC로 접속한 ‘구글맵’에서 ‘메뉴’ → ‘참여’로 들어가자. 바로 참여를 시작할 수 있다. 물론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 돼 있어야 한다.
‘참여’로 들어가면 자기 계정 상황이 나온다. 무엇을 얼마나 등록했는지, 자신이 올린 사진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봤는지 등이 나온다. 여기서 ‘포인트’가 나오는데, 이 포인트를 쌓아서 ‘레벨’을 올릴 수 있다.
사진 하나를 등록하거나, 어떤 장소의 항목 하나를 수정하거나 하면 1 포인트를 얻을 수 있다. 이걸 점점 쌓으면 포인트에 따라 레벨이 올라간다.
– 레벨 1 = 0~4 포인트
– 레벨 2 = 5~49 포인트
– 레벨 3 = 50~199 포인트
– 레벨 4 = 200~499 포인트
– 레벨 5 = 500 포인트 이상
포인트 적립의 자세한 사항은 ‘참여’에서 자신의 포인트를 누르면 나오는 ‘도움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참여’ 메뉴에서 참여를 해도 되지만, 그냥 지도에서 포인트 얻기 활동을 해도 된다.
어떤 장소를 검색해서 상세정보를 보면 위 그림처럼 나온다. 맨 위에 나오는 사진들을 오른쪽 끝까지 넘기면 ‘사진 추가’ 화면이 나와서 사진을 등록할 수 있다. 물론 화면을 아래로 쭉 내려도 사진 추가 메뉴가 나온다.
한 장소의 상세정보 화면을 아래로 내리다보면 ‘누락된 정보 추가’가 나올 수 있다. 여기서 누락된 정보들을 입력해 넣으면 포인트를 얻을 수 있다. 물론 누락된 정보가 없다면 이건 나오지 않는다.
스마트폰에서 새로운 장소를 등록하는 건 약간 까다롭다. 지도 위에 등록할 지점을 손가락으로 꾹 누르고 있으면 ‘핀 고정’이라는 알림이 나오는데, 이걸 올려보면 ‘누락된 장소 추가’ 메뉴가 나온다.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핀 고정’이라고 나오지 않으면 누락된 장소 추가를 할 수가 없다. 그래서 빈 공간에 잘 누르는 게 관건인데, 이게 좀 어려울 때가 있다. 그리고 어떤 장소는 카테고리가 없어서 등록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신해철 노래비도 등록하려 했지만 카테고리에 맞는 게 없어서 등록을 못 했다. 어쨌든 어떻게 잘 하면 ‘장소 추가’ 화면이 나와서 새로운 장소를 등록할 수 있다.
사진 추가는 거의 실시간으로 바로 등록되고, 항목 추가나 수정은 24시간 내에 등록이 되는지 안 되는지 결정이 된다. 새로운 장소 추가는 시간이 좀 더 오래 걸릴 수도 있다.
위 이미지에서 오른쪽은 ‘누락 정보 보기’ 화면인데, 이건 ‘메뉴’ → ‘참여’ → ‘누락 정보 보기’로 들어가면 나오는 화면이다. 이건 레벨 2부터 나오는데, 참여에 게임적 요소를 가미해서 재미있게 해놨다.
이 화면에서 나오는 아이콘들은 모두 누락 정보가 있는 장소들이다. 눌러서 상세화면을 보면 뭔가 조금씩 채워넣을 것들이 있다. 이걸 하나하나 채워넣다보면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물론 사진만 열심히 찍어 올려도 포인트는 금방 많이 얻을 수 있다. 주의할 것은, 똑같은 장소에서 사진을 계속 찍어 올려봤자 포인트는 안 오른다는 것. 새로운 장소를 찾아가야 한다.
웹브라우저에서 접속해서 하는 방법도 거의 비슷하다. 그리고 PC의 웹브라우저에서는 ‘누락된 업체 추가’를 좀 더 쉽게 할 수 있다. ‘메뉴’ → ‘누락된 업체 추가’를 클릭하면 화면에 빨간 포인터가 나온다. 이 포인터를 움직여서 위치 설정을 하고, 나머지 정보들을 적어 넣으면 된다.
지역 가이드에게 주어지는 혜택
이렇게 사진 찍어 올리고 정보를 입력하는 것이 구글지도를 개선하는데 도움을 준다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의미도 있지만, 혜택을 얻기 위한 것도 있다. 혜택 중에서도 가장 끌리는 것은 구글 드라이브 무료 용량이다.
레벨에 따라 이런저런 혜택이 있다고 써놨는데, 대체로 지역 가이드 모임에 불러주겠다 하는 그다지 끌리지 않는 혜택들이다. 하지만 ‘레벨 4’에서 얻을 수 있는 ‘무료 구글 드라이브 스토리지’ 혜택은 꽤 혹하는 아이템이다.
지금 레벨 4를 획득하면 구글 스토리지 용량 100기가를 1년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몇 달 전만해도 1테라를 줬는데 줄어들었다). 1년이라는 제약이 좀 아쉽기는 한데, 그래도 여행 떠나기 직전에 획득해놓고 가면 여러모로 유용하게 쓸 수 있을 테다 (레벨 4에 도달하면 며칠 내에 구글 메일로 드라이브 무료 사용을 할 수 있게 메일을 보내준다).
사실 그것 외에는 그다지 눈에 띄거나 실질적인 혜택이 맞나 싶은 것들이라서, 이 ‘혜택’을 바라고 놀이를 한다는 건 약간 무리가 있다. 그냥 재미로 게임하듯이 즐기는 용도로 사용하면 되겠다.
좀 더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짜내서, 지도에 게임적인 요소를 더 추가한다면 유저들의 노동력을 많이 뽑아낼 수 있을 듯 하다. 게임에 쏟을 노동력을 그래도 조금이나마 건설적인 곳에 쏟고 싶다면 한 번 경험해보자.
원문: 빈꿈 EMPTY D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