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상 미디어 시청 소비에 있어 파레토의 법칙은 통한다
파레토의 법칙은 몰라도 2:8의 법칙은 기억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이탈리아의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가 만든 법칙으로, 전체 결과의 80%가 전체 원인의 20%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가리킵니다.
경제용어로 특히 많이 쓰이는데, 자세한 논리와 별개로 상위 20%가 80%의 결과를 만든다는 이 논리는 상당히 많은 분야에서 맞아 떨어집니다.
영상 미디어를 소비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파레토의 법칙은 적용이 잘되는 편입니다. 최근 닐슨이 발표한 미국 영상 미디어 사용자에 대한 분석 리포트(2016.Q1)를 보면, 상위 20% 사용자가 전체 시청 시간의 80%를 소비함을 알 수 있습니다.
2. 상위 20% 우리는 그들을 헤비 유저라 부른다
이런 상위 20%를 미디어 업계에서는 헤비 유저(Heavy Users)라고 부릅니다. 많은 관리가 필요한 고객들이지요. 업체에서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충성 고객들이라고도 부릅니다.
3. 모바일 영역에서 헤비 유저를 잡으면, 미래를 잡는다
앞으로, 모바일 영상 시청 시간이 계속적으로 는다고 가정했을 때, 전통 미디어는 어떤 영향을 받을까요? 닐슨의 리포트와 eMarketer의 리포트를 분석한 제 가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헤비 유저들이 미디어 시청 시간을 늘리고 있다
2012년 기점으로 미국인의 전통 미디어 시청 시간은 줄고 있지만, 전체 시청 시간은 늘고 있습니다.
2) 밀레니엄 세대(35세 이하)의 세대들이 헤비유저일 가능성이 높다
이 세대는 압도적으로 모바일 비디오 사용 비율이 높습니다. 파레토의 법칙이 해당 안 되는 영역은 실시간 TV 영역으로, 밀레니엄 세대의 관심이 멀어지고 있는 영역과 동일합니다.
3) 20% 헤비유저를 상대로 매출 증대 프로모션을 하는 것이, 일반 80% 유저들 대비, 비용도 적게 들고 매출 효과도 크다
그럼 밀레니엄 세대 타겟 중심의 모바일 헤비 유저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전통 미디어들도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요?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단 콘텐츠가 그들을 위한 것이라면.
4. 미국 지상파 CW, 모바일 헤비 유저를 잡기 위한 행보를 보이다
1) 줄어든 프라임 타임 시간대의 시청자들
최근 밀레니엄 세대를 위한 지상파 TV 채널인 CW 가 시청률이 작년 대비 13%가 줄어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올해 “밀레니엄 이하 세대들은 프라임 타임(미국 지상파 황금 시간대 20~23시)에 TV 앞에 없는 게 아닐까?” 라는 가정하에 CW 모바일 앱을 완전히 개편했습니다.
그 핵심은 전날 방송한 콘텐츠를 다음날까지 무료로 모바일에서 시청할 수 있게 열어준 것입니다. 한국은 방송 다음날 전날 프로그램 VOD 매출이 가장 높이 올라가는 날인데, CW는 아예 다음 날도 모바일로 무료 시청할 수 있게 한 것이죠. (참조 링크)
CW는 시즌 종료 후, 8일 후면 넷플릭스에서 모든 콘텐츠를 볼 수 있는 계약을 했습니다. 하지만 지상파 방영 기간 중 프라임 타임에 고객들이 시청을 하지 않는다면, 버즈도 일으킬 수 없고, 향후 콘텐츠를 팔 때 좋은 가격을 받을 수도 없게 되겠지요.
또한, 모바일 시청자들에게 무료로 시청할 기회를 주면서 Nielsen이 준비하고 있는 통합 시청률(최근 NBC에서 먼저 공개를 했었습니다)에 모바일 시청자 수를 포함하여, 줄어드는 광고 매출을 극복하려 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 전략이 성공해서, 모바일에서 시청시간이 늘게 된다면, CW입장에서는 다른 방송사들 대비 미래에 대한 투자를 제대로 한 것입니다. 헤비 유저를 선점한다면 그들을 통해서, 다른 플랫폼을 사용하는 시간을 빼앗아 오는 레버리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런 전략이 통할 수 있는 것은 CW의 콘텐츠가 철저하게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긴 시간을 봐야 하는 콘텐츠에 소비할 시간이 적은 고객들을 위한 핵심 클립 영상도 열심히 제작하고 있고요
하지만, 영상 미디어에서 헤비유저들의 소비 시간을 엄청나게 묶어두는 곳은 바로 넷플릭스입니다.
5. 헤비 유저 선점 효과 그것을 가능케 하는 것, 넷플릭스의 모바일 대응 미흡
지난 4월, 지인께서 보내주신, GlobalWebIndex 리포트를 보면, 넷플릭스 사용자가 비사용자와 어떤 차이가 있는가에 대한 내용이었는데요. (관련 링크)
결론적으로, 넷플릭스 사용자들이 더 많은 시간을 TV와 영화에 씁니다. 그 이야기는, 대부분의 유저들이 헤비유저 영역에 포함된다는 것입니다.
넷플릭스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건 모바일 측면입니다. 사용자들은 여전히 커넥티드 TV(주: 온라인과 연결되어 있는 TV) 쪽에 집중되어 있고, 모바일로 사용하는 고객들은 많지만 여전히 모바일 친화 전략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이도 올해 안에 해결될 조짐이 보이고 있죠.
전통 미디어들이 최근 모바일에 많은 투자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결. 모바일 미디어의 승자는 결정되지 않았다 (YouTube? 글쎄)
전통 미디어들이 모바일 콘텐츠에 투자하고, 버라이즌이 Go90에 투자하고 DirecTV와 AT&T가 Otter Media를 통해 Fullscreen이라는 서비스를 론칭하면서 모바일 영역을 강화하려는 것은 헤비 유저들을 빨리 확보하여 그들로 하여금 플랫폼이 잘 돌아갈 수 있게 하기 위함이 아닐까요.
Youtube가 Red라는 플랫폼을 런칭하여, 배타적 콘텐츠를 강화하는 것은 모바일에서 이러한 거대한 도전을 막아내려는 전략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강력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또, 이미 미국 케이블 TV 1위 사업자인 컴캐스트가 음성, 실시간/VOD 영역을 강화하여 넷플릭스와의 경쟁을 통해, 가입자 유출을 상당히 막아냈고, 올 초부터 실적으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겟다운, 기묘한 이야기 재밌습니다. 하지만 모바일로 보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아직 모바일 비디오 스트리밍 판도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넷플릭스도, 유투브도 최종 승자는 아닙니다. 최근 실시간 방송 강화를 하고 있는 페이스북이이 될지도 모르는 것이고요,
결국 승자는 사용자로 하여금 자기 플랫폼 내에서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하는 곳입니다. 그런 면에서 볼때, 헤비 유저를 선점하는 것은 미디어 업체가 당면한 중요 목표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