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사용하는 세계지도는 ‘메르카토르 도법’으로 제작됐다. 구형의 둥근 지도를 평면에 펼치다 보니 극지방으로 갈수록 실제 크기보다 커지는 왜곡 현상이 일어나는 지도다.
학교에서 얼핏 배웠기 때문에 당연히 평면 지도는 왜곡 현상이 있다는 걸 알고는 있다. 그런데 그게 얼마나 되는지 감을 못 잡은 채 그냥 익숙한 평면지도를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익숙한 세계지도를 보면서 “와, 러시아는 정말 엄청나게 넓은 땅덩이를 갖고 있구나!” 하는데, 그게 실제로는 그렇게 엄청난 크기는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사이트가 있다. 바로 ‘The True Size Of’라는 사이트로, 여기서는 한 나라의 땅덩이를 여기저기로 옮겨보면서 실제 크기가 어떻게 되는지 감을 잡을 수 있게 해준다.
사이트는 아주 간단하다. 주소를 치고 들어가면 바로 세계지도가 보이고, 간단한 사용법 안내가 나온다. 사실 영상을 볼 필요도 없이, 조작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검색창에 바로 나라 이름을 영어로 쳐서 넣기만 하면 그 나라가 색칠되어 나오고, 그 색칠된 영역을 여기저기로 옮기면서 다른 곳과 비교해볼 수 있다.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누르면 색칠된 영역을 지울 수 있다.
대한민국은 검색창에 ‘korea’라고 치면 색칠되어 나온다. ‘south korea’라고 하지 않고 그냥 ‘korea’라고 치면 남한이 표시된다는 게 좀 특이하다. 나라 이름을 반복해서 쳐 넣으면 다른 색깔로 영역이 또 표시되어 나오므로 여러 개를 비교해 볼 수 있다.
어쨌든 대한민국 영역 표시를 해서 러시아 쪽과 적도 쪽에 한 번 갖다 놔봤다. 위 그림을 보면, 땅 크기가 위치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 것을 알 수 있다 (워낙 작은 나라라 어디다 갖다놔도 작긴 하지만). 특히 러시아 쪽에 갖다 놓으니 거의 뻥튀기 수준으로 커진 걸 알 수 있다.
그리 큰 변화는 없지만, 삿포로 쪽에 갖다놔 봤다. 삿포로는 대한민국보다 약간 작은 크기이지만 거의 비슷한 면적이다. 사실 일본은 땅덩이가 꽤 큰 나라다.
동남아 쪽에 갖다놓으니 라오스, 캄보디아가 그냥 지도에서 보면 작아 보여도 사실은 대한민국과 비슷하거나 더 큰 땅이라는 걸 알 수 있다 (하아… 어딜 갖다놔도 작아).
한국 땅이 너무 작으므로 금세 흥미를 잃고, 다른 나라들을 한 번 가지고 놀아봤다.
세계지도 볼 때마다 눈에 거슬렸던(?) 그린란드. 와 저렇게 큰 땅이라면 아무리 얼어붙어 있어도 개발하면 좋지 않을까 뭐 그런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그린란드 영역을 적도 쪽으로 끌고 내려오니 거의 인도 크기다.
인도도 넓은 땅덩이이긴 하지만, 약간 충격적이지 않은가. 별생각 없이 지도에서 볼 때는 그린란드는 거의 중국 땅 크기였는데, 실제 크기는 인도 정도라니. 뭔가 속은 느낌이다 (사실 세상은 우릴 늘 속이지).
중국 땅에다가 미국, 러시아를 끌고 와봤다. 러시아가 엄청나게 큰 땅덩이처럼 보여도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물론 큰 땅인 건 맞는데, 일반적인 세계지도에서 보는 것처럼 그렇게 크진 않은 것이다.
미국도 사실은 중국 땅과 비슷한 크기 정도라는 것도 알 수 있고. 위 그림에서 붉은 영역은 중국, 하늘색은 미국, 파란색은 러시아다. 잘 구별이 안 가면 직접 사이트에 들어가서 영역 끌고 다니면서 비교해보면 감이 잘 잡힌다.
이 사이트를 만든 사람들은 ‘The True Size of Africa’ (아프리카의 실제 크기) PDF 문서를 보고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그래서 사이트에 들어가면 맨 먼저 아프리카 대륙에 미국, 인도, 중국 땅이 들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The True Size of Africa’ 문서에 나오는 그림은, 지금의 세계지도가 유럽 중심이라서 아프리카가 너무 작게 그려져 있다는 걸 알려준다. 실제 크기를 보면 아프리카는 일반적인 세계지도에서 보는 것보다 큰 땅이다. 마다가스카르만 해도 거의 영국 크기이고, 아프리카 대륙은 미국, 일본, 중국, 인도, 동유럽 그리고 유럽 국가들을 이리저리 끼워 넣어도 다 안 들어갈 정도다.
‘The True Size Of’ 사이트는 사용자가 스스로 지역을 선택하고 움직여보면서 직관적으로 세계 여러나라 땅덩이 크기를 알 수 있게 해놨기 때문에 교육용으로 사용하기에 좋을 듯하다. 우선 그동안 일반적인 세계지도를 보며 살아온 우리 자신 스스로를 교육하는 것부터 한 번 활용해보자.
원문 : 빈꿈 EMPTYD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