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1.
“김 팀장이 회사에 합류하고 나서 내부 서비스 질이 좋아졌죠. 고객 만족도도 좋고요. 그런데 다른 직원들과 일하는 방식에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어요. 본인 팀원들은 잘 챙기긴 하는데 일하는 과정에서 이슈가 발생하면 말을 너무 심하게 해서 사람들이 상처를 많이 받는다고 합니다.
또 본인 컨디션에 따라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다른 팀원들은 함께 일하는 걸 부담스러워 하죠. 이 문제점에 대해서 김 팀장과 이야기를 나눠 봤지만 “우리 일이 원래 이렇게 해야 하는 거 아닐까요. 강하게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라고 합니다. 김 팀장의 리더십의 문제라기보다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지만, 그의 입장은 단호하더군요. 사장 입장에서 어떻게 해야 하나요?”
사례 2.
“저는 광고홍보 전공을 하고 PR회사에 입사하려고 인터뷰도 많이 봤습니다. 그런데 제가 아주 궁금한 게 있는데요. PR 실무에 있는 분이 강의하는 수업을 듣게 되면, PR 일에 대한 열정을 강조합니다. 그 열정이라는 건 가만히 듣다 보면, 야근이 많으니 견뎌라. 또는 술자리가 많으니 버텨라. 뭐 그런 말 같더군요. 또 막상 PR회사 인터뷰를 보면, 돌아오는 피드백이 ‘희정양은 PR업에 대한 열정이 잘 보이지 않네요’라고 하더군요.
저는 이해가 되지 않거든요. 일에 대한 태도, 열정.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거죠?”
두 개의 사례는 ‘태도(attitude)’라는 개념을 이해하는 데서 풀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일상용어로는 ‘신체적 또는 정신적 양태나 자세’를 의미하죠. 여기서 이야기하는 태도는 그 일반적 의미는 분명 아닙니다. 사회학, 심리학에서 다루는 ‘태도’ 개념입니다. 사람의 행동을 이해하는 기본적인 개념으로 쓰이죠.
좀 길게 기술해보면, “개인이 어떤 사건이나 문제, 물건이나 사람 등에 관해서 어떤 인식과 감정 및 평가를 가지면서 거기에 입각해 그 대상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반응의 준비상태”를 말합니다. 한글이긴 한데 참 어렵습니다.
간단히 풀어보면, 여러분이 어떤 대상에 대해서 보이는 반응은 결국 그 사람이 그 대상에 대해서 생각하고 느끼고 평가하는 시각이 반영되었다는 것입니다. 태도는 그래서 그냥 보이는 ‘자세’가 아니라 기본적인 인식적 기준의 투영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태도에는 인지적 성분, 감정적 성분, 행동적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것들이 균형을 유지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그 중의 어떤 한 가지가 특히 우세하거나 결핍된 경우가 있습니다. 의견과 생각이 행동으로 먼저 보이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대단히 감정이 먼저 드러나는 사람이 있는 이유입니다.
또한 태도는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태도 개념에는 사람에게서 보이는 특정한 반응뿐 아니라 가치 있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수단이 되는 절차나 어떤 대상을 준비하고 적절한 행동의 실제적인 지침까지 내리는 기능을 보여줍니다.
태도의 언어적 표현이 바로 ‘의견’입니다. 우리는 의견을 통해 그 사람의 태도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지요. 그러나 행동적 성분이 결여된 태도에서는 의견에서 현실의 행동을 예측한다는 것은 어렵고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한편 감정적 성분이 강하고 인지적 성분이 부족한 태도는 객관적으로 올바른 지식정보를 줘도 이를 받지 않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많습니다.
프로페셔널 비즈니스 직장인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태도가 바로 서야 하는데, 결국 인지적, 감정적, 행동적 성분이 균형 있게 형성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전문성’을 확보하는 과정은 사실 일정한 경험적 지식과 지속적인 성장 학습이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에 감정적, 행동적 성분의 균형이 깨지기 쉽습니다. 어떤 가치 있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나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고 하는 업무에 대해서 어떤 적절한 행동 지침을 스스로에게 내려야 하는가를 끊임없이 도전받게 됩니다. 결국, 당신의 ‘태도’에 지속적으로 혼란을 야기시킬 겁니다. 내적 갈등이 유난히 많이 발생하는 ‘업’의 특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그래서 ‘전문성’을 확보하는 ‘업’ 종사자들에게 그렇게 ‘태도’가 중요하다는 말을 하는 것입니다. 희정양 경우처럼, 짧은 면접 시간에 그 ‘태도’라는 걸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 생각할 수 있겠지만, 사실 짧은 대화 몇 마디에도 간절함의 모습, 이면에 녹아있는 진정성 뭐 그런 걸 면접관은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긴 합니다. 열정이란 건 태도의 표현입니다. 희정양이 정말로 PR 일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면, 그 열정을 보여줄 수 있는 행동적 반응이나 감정적 반응을 분명하게 어필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태도는 선천적 본능과는 달리 직접적인 경험의 반복, 간접적인 언어적 학습, 단 한 번의 강렬한 체험 등이 바탕이 되어 후천적으로 형성됩니다. 그래서 태도는 경험의 축적이나 사회적 영향으로 변용될 수 있는 신축성을 포함합니다. 반면에 언제나 대상에 관한 가치판단이나 좋고 싫음의 감정이 수반되기 때문에 일단 형성되면 사실 변하기가 너무 어렵고 장기적인 고정성과 지속성을 지니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김 팀장의 경우 조직적 기준에서 판단이 필요합니다. 팀장 스스로 변화의 시도를 통해 개선될 여지가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실제로 형성된 태도가 쉽게 변하지 않을 겁니다. 팀장의 팀원에 대한 반응 정도가 조직의 단합을 저해하고 몰입을 방해한다면 그것만큼 손실은 없을 겁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태도는 결국 의견으로 도출됩니다. 김 팀장이 계속 조직에 머무는 기간 동안 팀원들은 스스로 검열을 할 것이고 업무 과정에서 불편함을 느낄 것입니다. 그 태도를 조직에서 옹호한다면, 더 많은 것을 잃게 될 것입니다.
3년, 5년, 8년, 10년을 일하고 독립해서 아주 작은 무대를 만들어 스스로 막 뛰어 놀 수 있는 전문성의 힘을 확보하는 건, 우선 그에 걸맞은 ‘태도’를 확보하는 것, 그게 중요합니다.
원문 : 강함수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