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시대가 영원히 오지 않고, 물 들어올 때 노 젓고 싶은데 영영 물이 들어오지 않으니 그냥 마음대로 진흙탕에서 노를 저어 봅니다. 메갈이 너무 싫은 분들께 추천하는 페미니즘 도서 TOP 3.
이 책들은 적어도 ‘분리주의’라고 딱지 붙을 확률이 있는 종류의 ‘래디컬 페미니즘’에 대해서 비판적인 관점을 유지하고 있는 페미니즘 책들입니다. 제발 읽어주세요. 그리고 의견을 가진 타인을 소리 질러서 배제하지 말고 님들도 논의의 장에 같이 뛰어듭시다. 플리즈.
벨 훅스,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원제는 『Feminism is for Everybody』.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이야기를 합니다. 어떻게 인종, 계급, 성별을 넘어 페미니즘이 모두를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제가 특별히 여러분이 좋아할 거라고 느끼는 부분은 ‘할렘가의 가난한 흑인 여성’을 묘사하는 부분입니다. 벨 훅스는 이 여성들이 남성과 어떻게 ‘폭력적인 공생관계’를 유지하고 있는지를 설명합니다. 벨 훅스는 남성을 비판, 비난하고 분리주의적으로 접근해서는 이런 것이 결코 해결되지 않을 문제라고 서술합니다.
캐롤 타브리스, 『여성과 남성이 다르지도 똑같지도 않은 이유』
스켑틱의 필진인 캐롤 타브리스는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시각에서 ‘여성성’과 ‘남성성’이라는 신화를 타파합니다. 그 대신에 실질적으로 우리에게 가해졌던 억압이 무엇인지를 해부해 나갑니다.
‘남성성=폭력’ ‘여성성=평화’라는 이분법을 깨기 위해서, 캐롤 타브리스는 여성들이 얼마나 폭력적일 수 있는지 얘기합니다. 여성의 문화가 윤리적이라는 주장을 반박하면서, 그럼에도 여성에게 가해진 ‘잘못된 척도’를 말합니다.
엘리자베트 바댕테르, 『잘못된 길』
어떤 커뮤니티에서는 과거에 ‘그런’ 조류는 끝났다고 글 쓰고 그러시던데, 저는 그걸 읽고 ‘시대 표기가 안 되니 더욱 뭔 소린지 모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책을 읽고 좀 더 성실하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얘기합시다. 래디컬 페미니즘의 공과 과가 무엇인지, 우리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진지하게 고찰하는 활동가의 글입니다.
엘리자베스 바댕테르는 ‘피해자화’하는 여성주의가 여성들의 마음의 근육을 소거시켰다고 주장합니다. 여성주의가 검열과 폭력으로 나아가지 않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고민합니다. 진정한 페미니즘 얘기를 그만하고 엘리자베스 바댕테르와 함께 고민해 보면 어떨까요.
저는 요즘 메갈이 싫다는 사람을 모아서 페미니즘 세미나라도 만들고 싶은 심정입니다. 여러분… 진정한 페미니즘 같은 건 없습니다. 모든 운동엔 조류와 투쟁이 있을 뿐입니다. 이제 링 위에 올라오십시오.
원문: 이서영 님의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