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 활동을 하다 보니 우연히 눈에 들어온 글. 재작년 이맘때, 동생들 & 제부와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에 다녀왔다. 물론 해리포터 존도 다녀왔다. 실제 영화 속 소품을 볼 수 있는, 영국 런던 근교의 해리 포터 스튜디오보다 더 잘 꾸며져 있었던 이곳. 무엇보다 어트랙션이 있고, 야외에 충실하게 해리 포터의 세계관을 구현해 놓아서 더 낫다고 생각했던 곳.
그 성공의 주역인 유니버셜 스튜디오 재팬의 모리오카 츠요시 CMO의 취준생을 위한 조언을 소개한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USJ)의 대히트를 일군 이의 구직활동론 “회사와 결혼하지 마라!”
모리오카 츠요시(森岡 毅)
1972년생. 고베대학 경영학부를 졸업한 후, 프록터앤드갬블에 입사. 2010년에 USJ로 이직했다. 2012년부터 Chief Marketing Officer(CMO)로 일하고 있다.
최신 저서로는 『USJ를 극적으로 변화시킨, 단 하나의 사고방식 – 성공을 불러오는 마케팅 입문』, 『확률 사고의 전략론 – USJ에서도 검증된 숫자 마케팅의 힘』이 있다.
구직 중인 그대에게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USJ)을 운영하는 회사인 USJ의 모리오카 츠요시 집행 위원은 기업의 전략을 생각하는 마케터로서, 영화 <해리 포터>를 테마로 한 구역 등을 담당하며, 입장객 수를 V자로 회복시킨 주요 인물입니다. 취준생들에게 ‘회사와 결혼하지 말라. 직능(스킬)을 갈고 닦을 수 있는 곳으로 가라’며 뜨겁게 응원했습니다.
‘자신이 강해질 수 있는 곳’을 고르라!
최근 학생들의 취직 활동에도 도움이 되는 마케팅 입문서를 출판하셨습니다. 학생뿐만 아니라, 일본 전체에 ‘대기업에 들어가서 안정된 삶을 살고 싶다’는 성향이 아직 강한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애초에 저는 대단한 회사에 들어가서 거기에서 안정된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없습니다. 안정을 추구하며 유명 기업에 들어간다는 것은 부모가 굉장히 유명하고 우수하여, ‘제가 그분의 자식입니다’라고 기대어서 사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진짜 가족이었다면 자식이 부모를 고를 수 없는 게 안타깝지만, 부모의 후광을 내세우며 사는 건 볼품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어느 회사에 다니고 있나요?’가 아닌, ‘당신은 무엇을 할 수 있나요’라는 물음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자신이 강해질 수 있는 곳, 자신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장소는 세상의 척도로 봤을 때 반드시 우량기업인 것만은 아닙니다.
어째서인가요?
대기업에 들어가서 작은 영역밖에 보지 못하는 것보다, 무엇이든 경험을 하게 하고 힘을 실어주는 직장이 제게 더 나은 선택이었습니다. 20~30대에는 스킬을 익히는 사람이 승리합니다. 그것만 있다면 어느 회사에서든 일할 수 있습니다. 안정된 생활도 할 수 있고요. 회사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시대에 스킬이 없으면 생활은 안정되지 않습니다.
회사와 결혼하지 말고, 직능과 결혼하세요. 영업 스킬을 익히고, 파이낸싱 실력을 높이고, 엔지니어링 실력을 갈고닦으세요. 이는 자신이 직접 정하면 됩니다. 학생 때부터 인턴십으로 실제 업무와 가까운 것을 진지하게 경험해 보세요. 재미있다고 생각하면 그 직능을 노리세요.
그러지 않고 부모님이 이름을 아는 회사라는 이유로 회사를 고르고, 그곳에서 맞지 않는 일을 하는 게 불행의 시작입니다.
밀도 높은 시간을 추구하라
모리오카 씨가 취직했던 1996년 전후는 버블이 붕괴한 후인 ‘취업 빙하기’라고도 불렸습니다. 그때, 거대 종합 상사의 내정을 거절하고, 일본에서는 당시 거의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던 외국계 가정용품 회사인 프록터앤드갬블(P&G)에 입사하셨습니다. 그 이유를 듣고 싶습니다.
솔직히 주위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이 더 많았고, 부모님은 종합상사에 들어가길 원하셨습니다. 저도 굉장히 고민했습니다. 그것도 에이스 부문의 수산부에서 참치 계약을 하게 해준다고 했었고, 면접을 본 분께도 인간적으로 끌렸습니다. 거절하기가 괴롭디괴로워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상사에 가지 않으셨지요. 왜였나요?
시간 때문이었습니다. 30세가 되었을 때 어떤 업무를 하고 있을지 말이죠. 지금은 많이 바뀌었지만, 당시의 P&G는 샴푸/세제 브랜드의 상품 개발부터 영업 전략까지…모든 책임을 갖고 있는 ‘사장’ 역할을 해야 했습니다. 4~5년 만에 경영자가 되죠. 그런 높은 업무 밀도가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거대 종합 상사에는 더 시간을 들여서 인재를 키웁니다. 그것도 정답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P&G에 들어가는 편이 자신의 성장을 가속화하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성장 마조히스트가 향하는 곳
2010년에, 이번엔 실적이 침체하여 있던 USJ로 이직하셨습니다. 이유가 무엇인가요?
저는 ‘성장 마조히스트’입니다. 부쩍부쩍 성장하기 위해 계속 배울 필요가 있지만, P&G에 있을수록 배우는 게 줄었습니다. 마케팅을 배우는 곳으로는 멋진 곳이었지만, 큰 회사이기에 배울 수 없는 것도 많았습니다. 시스템과 인재가 갖추어져 있기에, 조직이 지켜주지 않으면 일을 할 수 없었습니다.
예를 들어 룰이 정해져 있는 복싱을 익히기에는 좋았지만, 룰이 없는 황야에서 치고받으며 이길 수 있을지 어떨지는… 자신이 진정 강해지기 위해서는 보호받는 세계에서 한 번, 밖으로 나오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느꼈습니다.
생활용품과 엔터테인먼트는 업계가 완전 다른데요, 자신 있으셨나요?
업계 특유의 지식은 금방 익힐 수 있겠지요. 소비자가 물건을 산다는 본질은 같으니까요. 정부의 규제가 아닌, 소비자가 자유롭게 선택하는 상황이라면 물이든 공기든 무엇이든 팔 수 있습니다. 자동차든 신문, TV 방송국이든, 비즈니스는 같은 수식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저는 수학과 마케팅을 도킹시킨 수식을 증명해서 노벨상을 받으려 하고 있으니까요. 농담 반, 진심 반입니다. (웃음)
회사를 선택할 때 결정타는 무엇이었나요?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 위한 플랫폼이 존재하는지의 여부였습니다. 액션 플랜을 세워도 실현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으므로, 권한과 의사 결정의 여백을 주는 회사인지 어떤지를 파악했습니다. USJ로 오라고 권유한 사람은 USJ의 전 사장인 글렌 검펠(Glenn Gumpel) 씨였습니다. 자신의 오른팔이 될 마케팅 전문가를 찾고 있었습니다. 그와 대화하면서, 저를 전폭적으로 신뢰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글렌 자신의 매력이랄까요, 영화 <대부> 속에 나올법한 사람입니다. 위협적이랄까, 후광이 나와서, ‘룰이 없는 황야에서 이기면 강한 거겠지’라고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마케팅은 전혀 몰라도, 비즈니스에 무엇이 중요한지를 굉장히 잘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P&G에는 없던 유형이었습니다.
실패하면, 타코야키 가게 창업에 도전하라!
실패해서 회사가 망하거나, 일자리를 잃는 건 두렵지 않으셨나요?
제 인생은 안정된 회사에서 일하고, 안정된 수입을 얻고, 안정적으로 끝났습니다… 제 이야기의 마지막에 그렇게 쓰여 있다면 실망할 겁니다. 저는 그런 멘탈을 가진 사람입니다. 세상의 사람들이 왜 안정을 지향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리스크가 없는 건 아닙니다. USJ의 <해리 포터> 어트랙션에는 연간 매출의 반 이상에 육박하는 450억 엔을 투자한다는 결단을 내렸었습니다. 이게 만약 실패한다 해도 절 죽이러 올 사람은 없겠지요. 그야 저와 글렌이 회사에서 잘리고 벌점이 부과되겠죠. 그렇게 되면 타코야키 가게라도 경영하면서 크게 번창시켜서, 반경 5km 이내의 라이벌을 모두 깨부수겠습니다. (웃음) 그 외에도 얼마든지 일은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본디 인간은 자유롭습니다. 진짜 자신이 익히고 싶은 것, 그것 단 하나를 쥐어짜면서 성실하게 열심히 하면 그 누군가는 될 수 있습니다. 먹고 살 수는 있으니까요. 돈이나 대우는 나중에 따라옵니다. 첫 번째 회사에서 실패해도, 두 번째 회사를 고르면 되는 겁니다.
원문 : Inspired by Mik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