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처럼 사라질 고민에서 벗어나 홀가분한 인생을 사는 법
삶을 살다 보면 종종 ‘아, 사는 게 가장 힘들어!’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모두 뚜벅뚜벅 발걸음을 빠르게 옮기는 거리를 걷고 있으려면, 나 혼자 어디를 가야 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서 있는 것 같아 두려울 때가 있다. 우리에게 삶은 늘 목표가 있어야 하고, 행복해야 하고, 즐거워야 했다.
그런 까닭에 우리는 삶을 가장 힘들어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하늘을 올려다보는 일을 할 수 없어서 우리는 ‘멍 때리기 대회’까지 만들었다. 때때로 모든 일을 멈추고, ‘~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잠시 내 마음에 자유를 주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서 특별한 예를 만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우리는 작은 일을 무심코 지나치면서 삶의 무게를 덜지 못한다. 내 주변의 일에 하나하나 다 반응하려고 한다.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타임라인에 ‘좋아요’ 버튼을 누르고, 댓글을 달고,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수다를 떨고, 그것도 모자라 현실에서 갖은 모임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한 행동을 통해서 ‘지금 나는 여기에 있다.’고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러한 행동들은 우리를 피곤하게 만드는 것들이고, 우리는 스스로 짊어지고 삶을 무겁게 하는 행동들이다. 잠시 스마트폰의 전원을 끄고, 굳이 참석할 필요가 없는 모임에 참여하지 않으면 피곤이 덜할 텐데….
얼마 전부터 <나를 피곤하게 만드는 것들에 반응하지 않는 연습>이라는 책을 아침마다 읽고 있다. 이 책은 불교의 마음 수행을 기초로 하여 우리가 살면서 짊어지는 마음의 무게를 덜어낼 수 있는 이야기를 하는 책으로, 책을 읽으면서 나를 피곤하게 하는 삶의 짐을 조금씩 덜어낼 수 있었다.
내가 무리하게 지금도 짊어지고 있는 짐은 걱정이다. 2학기 대학 등록금에 대한 걱정, 글을 쓰면서 만족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자책, 분명히 하겠다고 한 1인 1책 쓰기의 제자리걸음, 7월 말에 있을 일본 홈스테이 적응에 대한 걱정 등 스스로 부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하면서 많은 걱정을 하고 있었다.
오래전부터 나는 반드시 내가 세운 계획은 실천하려고 했고, 오늘을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을 했었다. 하지만 어느 사이에 그것은 나를 스스로 짓누르는 짐이 되어 있었고, 반복하는 일상 속에서 따분함을 느끼며 삶의 피로를 무겁게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최근에는 웃는 일이 다소 줄어들었다.
그때 <나를 피곤하게 만드는 것들에 반응하지 않는 연습>이라는 책을 만나 아침마다 읽으면서 하루의 시작을 조금씩 가볍게 할 수 있었다. 책을 읽어보면 “마음이란 계속해서 뭔가를 바라며, 그렇기 때문에 목이 마른 법이다.”이라는 글을 읽을 수 있는데, 딱, 지금 내가 느끼는 갈증이 그렇다고 생각한다.
대학이 방학에 들어가면서 나는 ‘이제는 힘들게 학교까지 왔다 갔다 하지 않아도 된다!’라면서 좋아했다. 하지만 막상 다시 옛날처럼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니 ‘2학기 등록금’에 대한 걱정과 함께 생각을 비우고 학교의 일상에 집중할 수 있었던 때와 달리 ‘뭘 해야 하지?’라는 질문을 맞닥뜨렸다.
대학에 가는 이유로 시간을 별로 투자하지 못했던 아침마다 했던 피아노 연습을 하고, 쌓여있는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충실히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해도 허전한 마음이 가시지 않았다. 다시금 생각해보면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보내더라도 ‘대학에 간다’는 변명 거리가 있던 때는 편했던 것 같다.
지금은 온전히 나에게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에 ‘시간 낭비를 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 집착으로까지 자리 잡고 있는 듯했다. ‘뭘 해야 하지?’라는 질문에 대답할 답은 일일 계획을 기록하는 플래너에 순서대로 적혀 있지만, 순서대로 실천하다가도 따분한 마음이 느닷없이 찾아와 괴로움을 주었다.
아무래도 마음이 고장이 난 듯한 느낌이었다. 열심히 보낸다는 충실감으로 마음의 목마름을 해소하려고 했지만, 마음의 갈증은 쉽게 채워지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계속 먹을 것을 손에 쥐고 먹으려고 했지만, 막상 먹을 것을 구매할 돈도 없어서 쉽게 갈증을 잊을 수 있는 온라인 게임을 다시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일을 반복하면 다시금 자책감이 밀려왔다. 이렇게 허튼 시간을 보내서는 안 된다는 자책과 함께하고 싶은 일과 바라는 일이 있어도 해보지 못하는 나에 대해 스스로 힐난을 할 때도 있었다. 때때로 즐겁게 웃는 일이 있으면, 때때로 다시 괴로워하며 삶에 지쳐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아마 나만 아니라 이 글을 읽는 사람도 대개 채워지지 않는 마음의 갈증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스스로 짜증을 낸 적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는 사람과 어울리면서 그곳에서 갈증을 풀고, 사람이 없으면 유흥업소에 가서 거짓된 향락에 몸을 기대기도 하면서 인정과 존재의 갈증을 해소한다.
그러나 작위적인 그런 해소법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그런 행동을 한 자식을 자책하게 되고, 자신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비관하며 우울증에 걸리기도 한다. 우리가 이렇게 괴로워하는 이유는 항상 우리가 어떤 일을 가치 있게 해야 한다는 판단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우리가 판단하는 이유를 ‘기분 좋음’과 인정 욕구를 채우기 위해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행동에서 얻어지는 쾌락에 열중하는 탓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모두 자신이 정답이길 바라고, 우리는 모두 자신이 옳다고 믿고 싶어 하고, 그 탓에 나와 상대방에 향한 기대와 요구가 커져 어긋나버린다.
저자는 아래와 같이 해결책을 제시한다.
만약 진정으로 더는 고민이 늘어나지 않기를 바란다면 판단에서 손을 떼는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매사에 이것저것 판단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더는 괴롭고 싶지 않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것입니다.
‘세상에는 그런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고 타인과 나 사이에 확실하게 선을 긋는 것이 중요합니다.
‘남은 남이고 나는 나다’라고 명백한 경계선을 긋습니다. 이 마음가짐만큼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분명 세상에는 판단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나도 똑같이 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의 마음은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것입니다. 항상 자유롭게 독립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사람만이 헛된 반응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 본문 70p
우리가 스스로 해야 할 판단에서 손을 떼는 일은 조금 무책임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히 이렇게 선을 긋고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면, 마음이 한결 더 편해질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가 괴로워하는 이유는 나도 모르게 남의 판단과 비교하기 때문이고, 항상 부족하다는 부정적인 판단 때문이니까.
이 책의 뒷면에 적힌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 중에서 ‘마치 정신과 상담을 받는 것처럼 마음이 편안해지고, 내 감정의 주인으로서 힘든 감정을 버텨내게 하는 책이다.’이라는 글을 읽을 수 있었다. 나 또한 그런 느낌으로 아침 독서 30분으로 책을 읽어가면서 마음의 짐을 조금씩 덜어내고 있다.
매일 아침 뒷산에서 들려오는 새소리와 선선히 부는 바람을 느끼며 책을 읽고 있으면, 저절로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는 느낌이다. 매일 이런 느낌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면 좋겠지만, 항상 아직 닥치지 않은 일을 고민하다 보면 다시금 마음이 괴로워진다. 역시 이것은 삶을 살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책을 읽으면서 나를 피곤하게 만드는 것들에 반응하지 않는 연습을 하면서 짐을 덜어낼 수 있어서 좋았다. 하루아침에 마음이 비워지는 건 아니지만, 천천히 책을 읽으면서 불안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싶다. 하늘 위에서 천천히 흐르는 구름을 동경한 마음처럼, 내 마음도 천천히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늘날 내 마음이 아닌, 바깥만 바라보면서 나를 피곤하게 만드는 것들에 반응하는 당신에게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나를 피곤하게 만드는 것들에 반응하지 않는 연습>은 미니멀 라이프로 연결되고, 우리는 삶을 단순하고 경쟁과 타인의 판단에서 벗어나 자유를 구가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눈을 감아보면 거기에는 이기고 싶은 욕심이 만들어낸 망상밖에 없습니다. 망상을 알아차리고 우선 빠져나오는 것이, 경쟁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한 첫걸음입니다. – 본문 166p
원문 : 노지의 소박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