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뉴요커지에 실린 기사 「CASUAL SEX: EVERYONE IS DOING IT」를 번역한 글입니다.
자나 브란갈로바는 곤란한 상황에 봉착했습니다. 어느 바람 부는 이른 봄날, 자신이 심리학 외래교수로 재직중인 뉴욕대 근처의 작은 커피숍에서 그녀는 우리가 만나 대화하기로 한 주제인 자신의 웹사이트에 접속할 수 없었습니다. 그녀의 노트북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바로 그 사이트가 접근금지 처분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굵은 테 안경을 쓰고 다양한 표정을 잘 짓는 서른 네살의 브란갈로바는 지난 십 년을 인간의 성에 대해 연구해 왔습니다. 그녀가 연구한 분야는 바로 정해진 상대방 이외의 사람과 나누게 되는 성적 관계입니다. 그녀가 2014년 만든 웹사이트인 casualsexproject.com은 알음알음으로 커져, 이제 인터넷 검색과 이를 소개하는 기사 및 SNS 를 통해 하루 5천 명이 방문하는 사이트가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남녀 골고루 2,200 개의 글이 올라왔고 그 내용은 성인물 필터에 걸릴만한 내용들입니다.
캐주얼 섹스의 시대
이 웹사이트는 원나잇 스탠드와 다른 비전통적인 성행위를 공개적으로 토론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 가벼운 성관계를 가지게 되는 것일가요? 사람들은 정말 이를 즐기는 것일까요? 가벼운 섹스는 정말 우리에게 이득을 줄까요? 아니면 우리에게 해를 끼칠까요?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우리’란 도대체 어떤 이들일까요?
한 조사는 대학생의 거의 80%가 애인이 아닌 사람과 성관계를 가진 적이 있음을 보였습니다. 이 숫자는 점점 무너져가는 사회적 규범의 한 모습으로, 술로 가득찬 파티 문화의 결과로, 또는 남성중심적 대학 문화가 가진 잠재적 폭력성의 상징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이런 캐주얼 섹스를 비판하는 이들은 이것이 “유행병”이며 사회 전체에 퍼져나갈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들은 하룻밤 문화가 여성의 가치를 낮추며 안정적이고 충만한 관계를 이루는 능력을 망친다고 말합니다.
이런 경고는 처음이 아닙니다. 1957년 작가 노라 존슨은 대학가에 만연한 자유로운 성생활에 불만을 표하며 “아무하고나 자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감정적으로, 육체적으로, 그리고 도덕적으로도”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그 이후, 사회는 적어도 겉으로는 더 진보적으로 변해왔지만, 캐주얼 섹스에 대한 비판은 점점 더 거세어졌습니다. 지난 해 인류학자 피터 우드는 보수적인 잡지 위클리 스탠다드에 기고한 글에서 캐주얼 섹스의 유행을 “인간 본성에 대한 공격”이라 부르며 가장 의미없어 보이는 성행위 조차도 심각한 힘의 불균형을 가져온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이들은 가벼운 성관계의 유행을 사회적 진보의 신호로 받아들였습니다. 인기를 끌었던 2012년 애틀랜틱 기사 “소년 애인들(Boys on the Side)”에서 한나 로진은 여성들에게 자신의 필요와 경력을 위해 심각한 연애를 피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물론 로진은 캐주얼 섹스가 인생의 탐색과 여성주의적 사고의 도구라고 믿었음에도 불구하고, 의미 있는 최종적 목표는 될 수 없다고 결론내린듯 합니다. “남성에게나 여성에게나, 결국 남는 것은 보다 깊은 인간관계를 가지고자 하는 욕망이다”라고 그녀는 썼습니다.
캐주얼 섹스 프로젝트
브란갈로바가 캐주얼 섹스 프로젝트(Casual Sex Project)를 시작한 것은 가벼운 성관계에 대해 흔히 말해지는 이야기들이 너무 천편일률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캐주얼 섹스에 대한 논의에는 전혀 다양성이라곤 없었고, 그 점이 나를 답답하게 했죠.” 브란갈로바는 카페에서 내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캐주얼 섹스는 대학생들이나 하는 것으로 묘사되었죠. 그리고 항상 부정적인 시각으로 묘사됩니다. 마치 여성에게 해를 끼치는 무엇으로요.“
브란갈로바는 학부시절 이미 이렇게 사회의 숨겨진 영역을 바깥으로 드러낸 경험이 있습니다. 마케도니아에서 성의 심리학을 배우던 학부생 시절, 그녀는 문화적 금기에 도전하는 일에 끌렸고 졸업 논문으로 레즈비안과 게이의 성행동이 어떻게 변해가는지에 대해 썼습니다.
2000년대 후반에는 코넬대의 발달심리학 프로그램에서 캐주얼 섹스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한 연구에서는 660명의 신입생을 1년 동안 추적하며 다양한 종류의 가벼운 성적 행동을 경험하는 것이 우울, 불안, 만족, 자기존중 등의 정신 건강을 나타내는 지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았습니다. 다른 연구에서는 800명 이상의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캐주얼 섹스를 경험한 이들이 자신이 피해자가 된 기분을 느꼈는지, 그리고 이 경험 때문에 사회적으로 고립되는지를 조사했습니다. (첫 번째 질문의 답은 ‘그렇다’ 였고 두 번째 질문의 답은 ‘그렇지 않다’ 였습니다.)
이 연구들은 학계의 충분한 관심을 끌었고 브란갈로바는 뉴욕대학에서 비전통적인 성행동이 이를 경험한 개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계속 연구할 수 있는 자리를 제안받았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갈수록 브란갈로바는 자신의 지식과 실제 현장 사이에 어떤 간극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캐주얼 섹스는 심리학에서 여러 연구의 주제였지만 그녀의 팀이나 다른 이들의 연구에서 그 대상이 된 이들은 대부분 대학생들이었습니다. (이는 심리학 연구에 늘 존재하는 문제입니다. 대학생들은 연구의 대상으로 편리한 이들이기 때문입니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들도 있었지만 모든 연령대에 걸쳐있는 엄밀한 데이터는 드물었습니다. 전국에서 표집된 14세에서 49세 사이, 6천여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한 미국에서 가장 대규모로 행해진 성 행동에 대한 조사 조차도 그들의 성관계 중 어느 만큼이 “가벼운” 것인지는 묻지 않았습니다.
성 연구의 어려움
성에 대한 연구는 처음부터 사회적 압력이라는 제한을 가지고 시작되었습니다. 이 분야의 선구자인 알프레드 킨제이는 수십 년 동안 사람들에게 그들의 성생활을 물었습니다. 그의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었지만, 그는 객관적인 관점을 유지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마치 그보다 앞서 이 분야를 연구했던 프로이트처럼 그 역시 억압된 성욕이 다른 사회적 행동의 원인이 된다고 믿었으며, 제대로 된 표집대상을 가지지 못했을 때 조차도 자신의 관점이 옳다는 결론을 내리곤 했습니다. 그 역시 죄수들이나 자원자와 같이 자신의 성 경험을 쉽게 밝힐 수 있는 사람들을 연구의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50년대 들어 윌리암 마스터스와 버지니아 존슨은 한 걸음 더 나갔습니다. 그들은 사람들의 성 습관을 공개적으로 물었고, 심지어 실제 성행위 중인 이들을 관찰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가진 데이터에도 사람들은 의문을 가졌습니다. 과연 실험실에서 성행위를 하겠다고 자원한 사람으로부터 나온 결과가 평범한 미국인에 대해 무엇을 말해줄 수 있을까 하는 것이지요. 또한 지금도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마스터스와 존슨이 동성애를 치료할 방법을 찾고 있었고, 그들이 가진 이러한 편견이 그들의 연구결과를 편향되게 만들기 쉬웠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실제로 가벼운 성관계에 대한 연구결과에서 당신이 대학생이 아닌 이들의 숫자에 관심을 가진다면, 당신이 찾아야 할 연구는 대학이 아닌 곳에서 이루어진 연구일 것입니다.
오케이큐피드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10.3% 에서 15.5% 에 이르는 사용자들이 배우자가 아닌 다른 이와 관계를 찾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2014년 가디언이 주관한 영국 성연구에서 응답자 중 거의 절반(남자 중 55%, 여자 중 43%)이 원나잇 스탠드를 가져보았다고 답했으며, 동성애자들은 66%로 이성애자의 48%에 비해 그 비율이 더 높았습니다. 또한 응답자 다섯 명 중 한 명은 이름을 모르는 상대방과 잔 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캐주얼 섹스 프로젝트를 통해 브란갈로바는 언젠가 학계에 발표할 데이터가 될 수 있는 사용자 층을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그저 사람들로 하여금 자유롭게 글을 올리도록 만들었습니다. 웹사이트를 방문하게 하고, 질문에 답하게 하고, 댓글을 남기게 합니다. 코넬에서 브란갈로바를 지도한 리치 사빈-윌리암스는 내게 “개인이 정직하고 신중한 답을 하게 만드는 객관적인 방법으로 전통적인 개념과 연구방식에 도전하는” 브란갈로바의 태도에 특별히 감명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브란갈로바의 성취와 한계
브란갈로바가 만든 사이트는 아마 전 세계에서 가벼운 성관계에 관한 정보를 가장 많이 보유한 사이트일 겁니다. 물론 이 분야에 경쟁자가 많은 것도 아닙니다. 이 사이트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 놓은 이들은
- 십대에서 은퇴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가장 나이 많은 이는 70대 입니다)
- 도시인과 교외 거주자가 모두 있으며
- 대학원 수준의 교육을 받은 전문가들이 1/4을 차지하고, 고등학교도 마치지 못한 이들이 다른 1/4을 차지합니다.
- 대부분은 특별한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1/3보다 조금 못 되는 수의 사람들은 자신이 “어느 정도” 종교적이라고 답했습니다.
- 다수가 백인이지만 흑인, 라티노, 그리고 다른 인종 혹은 민족들이 있습니다.
- 초기에는 글을 쓰는 이들의 60%가 여성이었지만 이제 70%가 남성입니다. (이 사실은 상식과 들어맞습니다. 보통 남자들이 자신의 성 경험에 대해 여성보다 더 자랑하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누구나 자신의 인구지정학적 특성, 감정, 성격, 사회성, 음주 습관과 같은 행동 양식 등의 자신에 대한 정보와 함께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습니다. 자료는 드롭-다운 메뉴와 정해진 등급을 매기는 방식으로 표준화되어 수집됩니다.
하지만 그 웹사이트는 별로 학문적인 사이트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홈페이지는 각각의 색깔이 성적 경험의 종류를 의미하는 다양한 색깔의 사각형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푸른 색은 “원 나잇 스탠드”, 보라색은 “그룹 섹스”, 회색은 그 뜻을 궁금하게 만드는 “첫 경험” 등을 의미합니다.)
마우스를 올리면 그 글의 중요한 한 문장이 소개됩니다. (“아직 젊고 섹시한 라티노 애인을 만들지 못했다면 당장 만드세요!”). 많은 글들이 자신의 경험을 자랑하거나 다른 이를 자극하거나 미사여구를 동원해 과장하는 내용입니다. 사이트를 읽는 동안 나는 내가 어떤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기 보다는 성적 흥분을 위한 비밀 모임의 일원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브란갈로바 역시 이 캐주얼 섹스 프로젝트가 데이터를 모으기 위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접근은 아니라는 사실을 바로 인정했습니다. 사람들을 임의로 배정하지도 않으며, 대조군과 실험군이 존재하지도 않습니다. 데이터가 모든 사람들을 대표한다고 보기도 힘듭니다. 이들은 스스로 참여한 이들이며, 따라서 결과에는 편향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시간을 들여 그 경험을 남긴다는 것은 그 경험이 즐거운 일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입니다. 또한 자신의 일탈을 다른 이에게 세세하게 공개하기를 원하는 성격을 가진 사람들의 비율이 더 높을 것입니다.
요컨대 캐주얼 섹스 프로젝트는 모든 사회과학이 가진 공통적인 문제 역시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제 3자의 검증이 없다는 것입니다. 즉, 이들이 그저 자신이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은 이야기 또는 사람들이 원하는 이야기가 아닌 실제 있었던 일을 말하고 있는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 모든 단점에도 불구하고 캐주얼 섹스 프로젝트는 특정한 집단의 성적 행동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창구입니다. 이 웹사이트 만으로 어떤 새로운 결론을 내릴 수는 없을지 몰라도, 이 사이트의 내용들은 우리가 이미 가졌던 가정들에 뉘앙스를 더해줄 뿐 아니라, 어떤 이들이 캐주얼 섹스에 참여하며 또 섹스가 끝난 후에는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와 같은, 더 풍부한 정보를 우리에게 제공합니다.
브란갈로바와의 미팅 후 이 사이트를 둘러보던 나는 70대가 되어 캐주얼 섹스 후에 자신의 성적 특징에 대해 알게된 한 남자의 글을 읽었습니다. “나는 늘 누구도 구강성교로 나를 사정시킬 수 없다고 말해왔습니다. 하지만 아니었습니다.” 캐주얼 섹스 프로젝트에 올라오는 연령대와 인구구성을 볼 때 이런 가벼운 성관계가 젊은 이들 사이에만 유행한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닌 듯해 보입니다. 만약 그 주장이 사실이라면, 오늘날 자유로운 성문화 이전 세대인 나이든 이들이 이런 가벼운 성관계를 가질 때에는 이를 불편해 하는 마음이 드러나야 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젊은 세대에 한정되지 않는 캐주얼 섹스가 의미하는 것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이 가벼운 성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로부터 우리는 다음의 세 가지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1) 캐주얼 섹스는 그다지 새롭지 않다
우선, 우리가 오늘날 대두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 원나잇 문화는 사실 새로운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즉 60년대의 자유로운 사랑과 연애의 사회 분위기가 한 번도 후퇴한 적이 없으며 따라서 지금 70대의 노인들이 가벼운 성관계를 가지는 것은 그들 역시 그런 원나잇 문화의 사람들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리고 이와는 정반대의 설명도 가능합니다. 가벼운 성관계는 유행이 아니며 과거에도 그렇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저 어떤 세대에도 남들보다 더욱 성적인 만족을 추구하며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개인들이 존재한다는 것도 가능한 설명입니다.
2) 캐주얼 섹스의 이유는 다양하다
사람들은 각각 다른 이유로 원나잇을 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젊은 이들은 장기간의 관계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가벼운 성관계를 맺으며 또 어떤 젊은이들은 젊은이는 의례 그래야 한다는 문화에 속해 있기 때문에 가벼운 성관계를 가집니다. (브란갈로바는 웹사이트를 일부 분석해 나이 든 이들보다 젊은 이들에게 캐주얼 섹스에서 술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한편 나이 든 이들은 더 이상 사회의 시선을 개의치 않습니다. 어떤 이들에게는 이런 생각이 30대에 들기 시작하고, 40대나 50대에 이런 태도를 가지게 되는 이도 있으며, 어떤 이들은 영원히 이렇게 행동하지 않습니다.
3) 캐주얼 섹스의 경험이 언제나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마지막 설명은 또한 브란갈로바의 또 다른 발견과도 일치합니다. 그 발견은 그녀도 처음 마주쳤을 때 매우 놀란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그녀의 웹사이트에 올라온 모든 캐주얼 섹스 경험이 긍정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 웹사이트가 충분히 편향된 경험들을 모으고 있는 것이 분명했음에도 말이지요.
여성들과 젊은이들이 특히 수치심을 많이 표현했습니다. (“나는 어떤 순간, 그의 위에 올라갔고 그는 더 이상 나를 강요할 수 없었죠. 그래서 나는 동의할 수밖에 없었어요… 잘 모르겠네요.” 18세 여성은 그날의 원나잇이 만족스럽지 않았으며 다음 날 “스트레스를 받았고, 불안했으며. 죄책감과 혐오”를 느꼈다고 썼습니다.) 불편하거나 감정적인 이야기들을 포함한 “노 오르가즘”이라는 태그를 단 여러 글들이 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가벼운 성관계에 대해 보다 균형잡힌 시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브란갈로바는 말합니다. “나는 처음에는 이 현상을 아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었지요. 성적 모험과 경험을 통해 삶을 즐기는 이들이 대부분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이제 나는 동전의 양면을 모두 보고 있습니다.”
프로젝트의 숨은 목표: 수치심의 해소
물론 부정적 감정의 일부는 매우 합당한 이유에서 기인합니다. 가벼운 성관계는 임신과 성병의 위험이 있으며 진지한 연애에 비해 육체적 강압이 존재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그러나 많은 가벼운 성관계 경험에 따르는 부정적인 감정은 사회적 기준에서 기인합니다. “우리는 남녀 모두 자신이 가벼운 성관계 때문에 차별받는다고 느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남자들은 가벼운 성관계를 가지지 않을 때 다른 남자들로부터 부정적 시선을 느끼며 이런 사회적 기대가 그들을 더 가벼운 성관계로 내몰게 됩니다. 반면 여자들은 가벼운 관계를 가질 때 사회의 부정적 시선을 느끼며, 이때문에 여성들은 즐거움을 덜 추구하게 됩니다.
어쨌든 이런 시선이 존재하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닙니다. 브란갈로바와 다른 이들이 가벼운 성관계에 대한 설명을 찾는다는 그 사실 자체가 우리 사회가 이 현상이 무언가 설명이 필요한, 그런 비정상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의미하니까요. 누구도 왜 사람들이 물을 마시고 화장실에 가는지, 왜 친구들과 저녁을 먹는 것이 중요한지, 그리고 왜 스터디 그룹이 유행하는지 묻지 않습니다.
브란갈로바가 결국 자신의 프로젝트를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수치심입니다. 이 프로젝트에 글을 쓴 한 명은 이렇게 썼습니다. “이 사이트는 가벼운 섹스를 원하는 나 자신이 문제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줬어요. 그리고 그 사실을 부끄러워 할 필요가 없으며, 내 행동이 잘못이 아니라는 것도요.”
심리학자 제임스 펜베이커는 수십 년동안의 연구를 통해 감정적 경험에 대해 쓰는 것은 그 경험을 말하는 것과 다른 방식으로 효과적인 치료가 된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이 사이트를 자신의 경험을 자랑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이들 역시 이를 통해 심리적인 도움을 받을지는 확신할 수 없군요.) “자신의 블로그를 시작하지 않으면 털어놓을 수 없는 일들이 있지요.” 브란갈로바는 말합니다. “나는 사람들에게 그런 일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아마 그 사실이 캐주얼 섹스 프로젝트의 진정한 기여일 것입니다. 우리가 몰랐거나 적어도 추측하지 못했던 어떤 사실을 알게된 것을 넘어, 서로를 판단하지 않으면서 친밀한 대화가 가능한 그런 공간을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오늘날의 캐주얼 섹스에 대한 자랑스럽지만은 않은 조그마한 비밀은, 바로 우리가 가벼운 성관계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경험을 최선의 방법으로 나누고 있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원문: 뉴스페퍼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