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회사’라는 걸 신념으로 회사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여러 의미겠지요. 기본적으로는 광고주에게 모르면 모른다고 하고 돈 안 돼도 이슈는 보고하고, 마케터로서 데이터의 해석에 솔직해야 하고, 협력사들에 삥 안뜯고. 사람 먹고사는 일에 매 순간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하루에 단 10분이라도 일관된 무엇을 지향하느냐가 결국 큰 차이를 가져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가끔 사방에서 흘러들어온 SEO 사기꾼들 때문에 깊은 빡침이 몰려올 때가 있습니다. 대행사의 실력이 아니라, 프로젝트와 광고주에 대한 태도와 철학의 문제입니다. 그런 애들이 설치게 다니게 내버려두면 언젠가 “너 이런 거 한다고? 너 같은 애들 많이 봤는데 사실 그거 별거 없더만”이라는 말이 언젠가 자신에게 날아오게 됩니다.
어디 가서 “나 이거 하는 사람이오”라는 말에 기쁨과 자부심을 느끼는 분들은 함께 고민해볼 문제입니다.
그래서 최근 다른 분야들에서 있었던 사례들을 몇 가지 까 보고자 합니다. 참고로 아래 사례들은 모두 여기저기 이름 던지면 꽤 아는 대행사들입니다. 대행사들이 했던 병짓은 병), 저의 빡침의 근거는 빡)으로 구분합니다.
사례 1 – 네이버 브랜드검색
병) 네이버 브랜드검색에 키워드 4개씩만 운영
빡) 네이버 브랜드검색은 최대 30개의 키워드를 구매, 이전 30일간 해당 키워드 검색량의 총합에 따라 단가가 매겨집니다. 최소 비용은 검색량 0~8천에 50만 원입니다. 즉, 키워드를 하나만 쓰던 30개를 쓰던 총합이 8천만 안 넘기면 50만 원으로 동일합니다. 브랜드 검색은 단일 검색 행동(키워드)에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 검색량이 적어도 가급적 많은 키워드를 걸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4개만 걸었다? 이거 그냥 일하기 싫다는 거죠.
여기서 좋은 네이버 브랜드 검색의 예시를 보겠습니다.
사례 2 – 페이스북
병) 광고주 브랜드 공식 계정을 대행사 비즈니스 관리자 계정 ‘소유’로 운영.
빡) 대행사 계정이 광고주 계정의 관리자로 지정된 게 아니라, 대행사 계정이 아예 소유자예요.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건지…
사례 3 – 페이스북
병) 광고주 페이지가 최초 담당자 개인 계정으로 생성되어 페이스북 알고리즘상 도달에 페널티를 받고 있으며 해결을 위해 새로운 계정 생성 제안
빡) 이 개새끼가 진짜… 이건 프로필과 페이지를 구분 못 한다는 얘기입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개인 프로필을 회사/브랜드 대표 계정으로 운영하는 것입니다. 페이스북 프로필은 실제의 그 개인이 운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이 경우에는 정책 위반으로 계정 차단까지 가능합니다. 개인 프로필로 회사/브랜드 대표 홍보 채널로 운영하는 경우에는 페이지로의 전환이 페이스북에서 권장됩니다.
그 놈의 알고리즘 알고리즘. ‘알고리즘’이라는 말을 무슨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하는데요,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그냥 알고리즘을 언급하는 것은 “나도 어떡해야 할지 모른단 말이에요”의 의미입니다. 이건 광고주와 프로젝트에 대한 태도와 철학을 대변하는 것으로, 그다지 좋은 Sign은 아닙니다. 그리고 계정을 새로 파면 그동안의 컨텐츠와 팬은 도대체 어쩌란 말입니까?
제안하려면 최소한 정말 우리가 도달률이 낮은 것인지, 낮다면 왜 낮은 것인지, 광고주의 목표가 지나친 욕심인 것은 아닌지, 합당한 목표의 조정이나 목표 달성을 위한 전제 조건은 무엇인지 등등이 나와야죠. 대부분의 ‘최적화’는 현재 상태에서의 개선을 전제로 하는 겁니다.
사례 4 – 블로그
병) 브랜드 블로그가 저품질 블로그로 판명되어 활성화가 제한되니 최적화 블로그를 구매, 블로그 이전 제안
빡) 저품질 블로그라고 낙인찍어주는 서비스 있습니까? ‘저품질인가보다’가 아니고 ‘저품질이다’라고 단언할 수 있는 근거와 방법이 존재합니까? 없습니다. 검색엔진에 의한 페널티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트래픽으로 판단합니다. 정확히 어느 기점부터 트래픽이 급감했으며 플랫폼의 이슈는 없었다면 페널티를 의심할 수 있습니다.
사례의 블로그를 살펴보니 그냥 한 번도 활성화된 적이 없습니다. 컨텐츠가 너무 검색 친화적이지 않습니다. 사람들에게는 좋은 글이지만 검색엔진에는 별로 좋지 않은 컨텐츠에요. 아니 그 글에 타겟 키워드가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는데 무슨 재주로 네이버랑 구글이 그 블로그 글을 검색 상단에 보여줘요… ㅠㅠ 그리고 최적화 블로그를 구매한다는게 무슨 소리야. 플랫폼의 최적화 여부와 그 말 많은 네이버 저품질 블로그라는 것의 요소 자체가 컨텐츠인데, 지금 트래픽 높은 블로그를 사서 다 지우고 지금 블로그 컨텐츠 이전한다고 뭐가 나아지는데?
브랜드 공식 블로그라는 건 블로그 주소까지도 신경을 쓰는데, 최적화 블로그라고 blog.naver.com/1818444 이런 거 살 수도 없는 거잖아요. Redirect도 지원 안 되는 상황에서 블로그 이전은 말처럼 간단하게 판단할 게 아닙니다.
사례 5 – 블로그
병) 티스토리 블로그는 네이버 노출에서 불리하니 네이버 블로그로 이전 제안
빡) 아 울고싶… 제가 지금까지 공식/비공식 브랜드 블로그 8개 돌려봤는데 다 티스토리였고 검색 상위 빵빵 쳤습니다. 오히려 네이버/다음/구글 3개 검색엔진에 모두 잘 먹히면서 트래픽 잘 나왔습니다.
네이버에서 검색했을 때 네이버 블로그가 상위에 많이 보이는 이유는 딱 두개입니다. 첫째는, 네이버 블로그 컨텐츠가 많으니까. 서울에서 돌 던졌을때 김씨 이씨 박씨가 많이 맞는 건 김씨 이씨 박씨가 많아서이지 김씨 이씨 박씨가 돌을 잘 맞는 성씨라서가 아니잖아요.
둘째는 더 간단합니다. 우리가 별로 하위 페이지까지는 안 보니까. 어차피 블로그 검색영역 2~3페이지까지만 검색해보면서 “역시 네이버 블로그가 네이버 검색 상위에 많이 나오는군” 이렇게 결론 내리면… 네이버 검색 하위에는 네이버 블로그 더 많은데.
사례 6 – 키워드 검색광고
병) 키워드의 74%가 Generic Term
빡) Generic Term(또는 일반 키워드)이란 어떤 키워드 카테고리에서 가장 범용의 키워드를 말합니다. 위에 언급된 아디다스 머큐리팩 축구화에서 Generic Term은 ‘축구화’, 더 끌고 나가면 ‘신발’이 되겠지요.
Generic Term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많은 사람이 검색하고 많은 경쟁자들이 노출을 원하는 만큼 광고비용이 상당히 비쌉니다. 장담하건대 키워드 한개만으로 월 1억 쓰게 만들어드릴 수 있음. 반면 Generic Term은 Decision Making Process에서 상당히 초기 단계이므로 전환력은 낮습니다. 그냥 비싼데 판매는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물론 업계에 따라 다릅니다. 어떤 경우는 Generic Term의 전환력이 좋은 경우도 있어요.
실제 문제가 된 계정을 깔 수는 없으니, 최근 제안 들어간 다른 예를 말씀드릴게요. 교육기관입니다. ‘실용음악’을 검색하는 사람 대부분은 관련 교육기관을 검색합니다. 따라서 ‘실용음악과’ 관련 Generic Term인 ‘실용음악’을 우리에게 의미가 있는 키워드입니다. 하지만 ‘애완동물’을 검색하는 사람들은 분양이나 훈련, 관련 용품, 종류 정보 획득 등의 검색 목적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키워드는 교육기관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키워드입니다.
Generic Term으로 대부분 구성된 계정은 비용/노출/클릭은 높지만, 전환은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전환이 일어난다고 해도 전환 효율성은 매우 나쁩니다. 검색광고는 최고의 Performance Media인데, 매체의 목적에 맞지 않는 사용을 하는 것입니다. 또한 이렇게 운영되는 경우 대부분 대행사는 “네이버 상단에 노출시키는 의미가 있다”고 광고주에게 해명합니다. 실제로는 일 안 하고 수수료나 뻥튀기하고 싶은 거면서 뻥치고 있어 진짜… 니들이 그러고 다니니까 “저희는 유명해서 검색광고는 생각 안 해요”라는 소리가 나오는 거 아냐. 지들 발등 찍는 건지도 모르고 쯧쯧
흔한 검색광고 돈지랄의 예 1
대출 필요할 때 ‘돈’이라고 검색하는 사람은 없다. ‘돈’ 키워드의 1위 노출 CPC는 데스크탑 6,230원, 모바일 12,420원이다. 모바일에서 러시앤캐시 10번만 살포시 클릭하면 광고비 12만 원이 사라진다. 이 돈이면 아프리카 아이들을…
흔한 검색광고 돈지랄의 예 2
‘차’를 검색한 사람중에 도대체 몇명이나 자동차 검색 의도를 갖고 있는지 모르겠다.
흔한 검색광고 돈지랄의 예 3
* 와 당황스럽고 신기하고 재미지다. 이런 키워드에 광고가 걸린다는 것도 신기한데 저런 애들이 하고 있다니. 누가 나 저기 좀 꽂아줘라. 원래 나 같은 애들이 나쁜 맘 먹으면 진짜 잘 나쁘거든.
사례 7 – 디스플레이 네트워크
병) 월평균 방문자 1천 명 이하의 웹사이트에 첫 달 리마케팅 캠페인 예산 3천만 원 제안
빡) 죽어 그냥. 리마케팅 스펠링은 쓸 줄 아냐?
아 좀… 모르면 모른다고, 열심히 알아보고 회신 드린다고 하고 전화 한 통이면 드러날 거짓말 하지 말자 제발. 토요일 아침 5시에 일어나서 광고주한테 “그 대행사 거짓말한 거예요” 메일 쓰게 만들지 말고. 아오 내가 디지털 업계 사람으로 쪽팔려서 그냥 확 마 확 아오 확… 제목처럼 진짜 일부고 유달리 내 주변에서만 자꾸 일어나는 일이길 바란다.
여기까지 이야기했는데 뭔가 스스로 떳떳하지 못한 것 같은 SEO 대행사 담당자, 혹은 글로벌 마케팅 전략에 대해 고민하는 브랜드 및 대행사, 진행 및 개발 중인 SEO의 합리성을 판단하고 싶은 담당자는 이 강의를 들으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