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의 메커니즘?
비만은 간단히 말해 섭취하는 열량이 사용하는 열량보다 더 많아서 생기게 됩니다. 따라서 적게 먹고 운동을 많이하면 살이 빠지겠지만, 실제로 체중 감량은 그렇게 생각보다 쉽게 되지 않습니다.
우리 몸 자체가 필요한 것 이상의 열량을 섭취하고 저장해서 어려운 시기에 살아남을 수 있도록 진화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진화 생리학적 배경은 생존에 매우 유리한 특징이었으나 먹을 것이 매우 풍부해진 현대 사회에는 반대로 여러 가지 질환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동시에 모두가 비만해진 것이 아니라 일부 사람이 특히 더 비만해진 것도 사실입니다. 과학자들은 그 이유를 밝히는 한편 비만의 메커니즘을 규명해서 더 효과적인 치료 방법 개발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구리가 부족하면 더 많은 지방이 축적된다
캘리포니아대학과 로렌스 버클리 국립 연구소(Lawrence Berkeley National Laboratory)의 과학자들은 저널 《Nature Chemical Biology》에 구리(copper)가 지방 세포와 대사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구리는 인체에서 미량 원소로 철분 흡수, 적혈구 생성, 결합 조직 생성, 면역 시스템 등에 활용되는 원소입니다. 그리고 연구팀에 의하면 지방 대사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이를 증명하기 위해 구리 대사에 이상이 있는 쥐를 이용한 동물 모델을 사용했습니다.
그 쥐는 구리를 간에 축적하는 이상이 있었습니다. 사람의 윌슨 병(Wilson’s disease)와 같은 것입니다. 연구팀은 로렌스 버클리 국립 연구소의 Inductively Coupled Plasma Mass Spectroscopy(ICP-MS) 장치를 통해 이 쥐들에게 구리가 간에 축적되는 대신 지방 세포에는 적게 분포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연구팀에 의하면 구리는 PDE 3(phosphodiesterase 3)에 결합한 후 다시 cAMP와 결합해서 지방 분해(lipolysis)를 촉진합니다. 따라서 구리가 부족한 경우 지방 분해 과정이 적게 일어나 더 많은 지방이 축적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비만을 막기 위해
일반적으로 권장되는 하루 구리 섭취량은 700 마이크로그램으로 매우 소량이지만, 미국인의 경우 구리 성분이 풍부한 견과류나 채소를 적게 먹고 25% 정도만이 필요한 양을 섭취하고 있습니다. 연구팀의 가설이 옳다면 미국인에서 특히 비만이 더 많은 이유 중 하나를 설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비만의 기전을 이해하는 일은 아직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정확한 기전에 대한 연구는 비만이 잘 생기게 만드는 요인을 피하고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돌파구를 마련할 것입니다. 아직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비만 정복을 위해서 계속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참고
- Lakshmi Krishnamoorthy et al, Copper regulates cyclic-AMP-dependent lipolysis, Nature Chemical Biology (2016). DOI: 10.1038/nchembio.2098
- Copper is key in burning fat: Scientist says results could provide new target for obesity resea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