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계에는 위기라는 단어가 당연한 수식어처럼 쓰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문학을 좁은 시야에서 바라봤기에 그렇게 보이는 것입니다. 문학은 절대 위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성장하고 있는 벤처 산업입니다.
문학이라는 단어는 순수문학이라는 좁은 울타리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문학상을 받은 작가가 쓴 작품들만 문학일까요? 그것은 아닐 것입니다. SM, YG, 로엔에서 음반을 내야만 가수가 아니듯이, 10대 종합 일간지의 기자만 기자인 것은 아니듯이, 문학상은 덤일 뿐 자격이 될 수 없습니다.
세상은 변했습니다. 책이 아니라 모바일이 사용자들의 손에 더 오랫동안 쥐어져 있는 매체가 된 지 오래입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문학도 모바일 속으로 들어와야 합니다.
그동안 문학계는 장르문학이라고 일컬어지는 추리소설, 판타지소설, 무협소설, 로맨스소설 등을 쉽게 무시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런 소설들은 모바일에서 훨씬 더 잘 읽힙니다. 가요계가 CD 판매가 몰락한 이후 음원에서 답을 찾았던 것처럼, 만화계가 만화책 판매사업이 무너진 이후 웹툰에서 답을 찾았던 것처럼, 문학의 대안도 모바일에 있을 것입니다.
요즘 장르문학을 쓰는 인기 웹소설 작가들은 한 달에 1000만 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기도 합니다. 또 웹소설을 연재하는 네이버, 카카오, 문피아, 바로북, 조아라, 북팔 등에 연재하는 작가들은 매체당 최소 월 100만~200만 원의 수입을 얻습니다. 여러 매체에 연재할수록 수입은 더 늘어납니다. 이는 책 판매에 의존해서는 결코 도달하기 힘든 수치입니다.
물론 돈이 전부는 아니고, 장르소설이 문학 전부가 될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독자가 있는 곳에 길이 있습니다. 문학의 독자는 사라진 게 아니라 모바일에서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형식이 바뀐다고 해서 문학의 가치가 변하는 건 아닙니다. 기존의 문학이 책이라는 포맷에 맞춰 쓰였다면 이젠 모바일 화면에 맞춰 쓰면 됩니다. 마음 떠난 독자들에게 다시 책을 찾아달라고 애원하는 것보다 그들이 새롭게 마음을 주고 있는 모바일에서 독자들을 찾아 나선 작가들이 점점 늘고 있는 것은 문학의 외연이 확장되는 좋은 신호입니다.
심상대 작가는 지난해 네이버에서 필명으로 웹소설을 연재했습니다. 많은 언론에서 이를 순수문학에서 웹소설로 옮겨왔다고 표현했는데요. 이런 시도가 더 많아지길 기대합니다.
그래서 여기, 웹소설 베스트셀러 작가들과 전자책 출판사 관계자들이 밝힌 웹소설을 잘 쓰기 위한 10가지 비법을 소개합니다.
- 독자는 모바일 기기로 소설을 본다는 사실을 절대 잊지 말라.
- 문장은 최대한 짧게 써라.
- 문단 개념은 잊어라.
- 한 문장마다 줄을 바꾸고, 한 줄을 띄어 써라.
- 이야기는 서사 대신 대화 형식으로 진행하라.
- 영화 시나리오와 유사하게 써라.
- 독자들은 화면을 내렸다가 다시 위로 올리는 걸 귀찮아한다는 걸 명심하라.
- 스토리는 시간 순으로 전개하고 문장은 이미지가 떠오르게 구성하라.
- 한 회는 5500자면 족하다. 단, 한 회 분량 내에서도 기승전결을 갖춰라.
- 드라마처럼 마지막 부분에는 다음 회가 궁금하도록 끝내라.
웹소설은 보통 주 2~3회 연재합니다. 한 번에 너무 많이 올리면 스크롤의 압박이 있습니다. 한화에 필요한 에피소드를 집약시켜야 합니다. [구르미 그린 달빛]을 쓴 윤이수 작가는 각 화별로 나름의 기승전결을 만든다고 합니다. 마지막엔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도록 복선을 집어넣습니다. 이러한 와중에 전체적인 균형을 잡아야 하니 결코 만만한 작업은 아닙니다.
독자들은 모바일로 봅니다. 단숨에 사로잡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가독성 높은 단문 위주로, 짧고 강렬한 문장을 써야 합니다. 지문으로 설명하기보다는 대화체가 훨씬 쉽게 전달될 것입니다.
웹소설을 서비스하는 곳은 네이버 웹소설, 카카오페이지, 문피아, 바로북, 조아라, 북팔, 레진, 로망띠끄 등이 있습니다. 그중 가장 빅리그는 네이버 웹소설입니다. 네이버에 웹소설을 연재하려면 ‘작품 올리기’ 링크를 클릭하면 됩니다.(!)
챌린지리그에서 인기가 올라가면 베스트리그로 진출하고, 다시 베스트리그에서 인기가 높으면 정식 작가로 승격할 수 있습니다. 그 외 웹소설 공모전을 통해서 혹은 종이책 출간 경험이 있으면 정식 작가가 될 수 있습니다.
요즘 웹소설은 웹툰처럼 드라마로 만들어지는 빈도도 늘고 있습니다. 웹소설 [올드맨]이 MBC 수목드라마 [미스터백]으로, 웹소설 [뱀파이어의 꽃]은 인터넷 드라마 [뱀파이어의 꽃]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장르문학으로 확장하면 유명한 작품은 더 많습니다. 로맨스소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이 KBS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로, 로맨스소설 [커피프린스 1호점]이 MBC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으로, 로맨스소설 [해를 품은 달]이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로 탄생한 예가 있습니다.
문학의 권위는 스스로 지키겠다고 선언한다고 해서 지킬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주위에서 인정해줘야 그것이 비로소 권위입니다. 아무도 지켜봐 주지 않는데 외롭게 서 있는다고 해서 그곳에 권위가 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장르문학은 모바일을 타고 계속 확장 중입니다. 문학은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장르문학을 자양분 삼아 모바일과 함께 나아가야 합니다. 두 문학 사이의 경계가 허물어진다면 문학의 장래는 결코 어둡지 않을 것입니다.
원문: 유창의 창작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