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부의 한 명문 공대에서 한국계 미국 학생이 살인을 당했다. 3학년 마이클 장(21) 씨는 그의 고향에서는 잘 알려진 수재로 고등학교를 1등으로 졸업하고 이 대학교 기계공학과에 다니고 있었다. 가해자는 제이크 제너(Jake Jenner, 22). 같은 학교 화학과 3학년이고 마이클 장 씨 옆 기숙사의 학생이었다. 이 대학의 미식축구 팀의 에이스이기도 하다.
“중국 새끼들이 지 나라도 아닌데 깝치고 다니잖아요.”
그의 이유였다. 마이클 장 씨는 중국인이 아니었고, 미국에서 태어난 미국인이었다. 그렇지만 이 공대에는 최근 아시아계 학생들의 비율이 많이 늘어나면서 백인 학생들과의 충돌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 12개월 동안 백인 학생에게 폭행들 당한 아시아계 학생수는 35명. 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당한 이는 열 명이다. 보복이 두려워 신고되지 않는 폭행도 많다.
학교 캠퍼스의 분위기를 취재했다.
“이번 일로 또 피해자 코스프레 하는 일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그건 동양계 남자애들이 덩치가 작아서 당하는 거지 인종차별이라고 하는 건 오바죠, 오바.” (학생1)
“아니 뭐, 좀 반감이 생길 만은 하잖아요. 이 동네 인구에서 동양계 비율이 5% 미만인데 이 캠퍼스 보세요. 반이 중국, 인도애들이에요. 그리고 주정부 예산에서 나오는 장학금 이런 걸 부모님은 세금도 안 내는 외국 애들이 다 가져가니까 열 안 받겠어요?” (학생2)
이 대학의 27% 가 아시아계 학생이지만 그 중 50% 이상은 미국 시민이다. 그리고 국제 학생들은 학비를 몇 배로 더 낸다. 장학금 지원도 받지 못한다. 그러나 반 아시아계 학생 정서에 사로잡힌 백인 학생들은 통계를 믿지 않는다.
아시아계 학생이라고 뭉뚱그려지는 이들은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 인도인, 베트남인, 인도네시아인, 필리핀인 등으로 15개 국적을 망라한다.
학생3: 대학에 아시아계 교수들이 더 들어오면서 심해진 것 같아요. 피해자가 아시아계다 하면 다 들고 일어서니까, 정말 걔네들이 당하고 있는 것처럼 분위기가 그렇게 조성되고…
기자: 아시아계 학생들이 폭행당하는 퍼센티지가 아주 높습니다. 한 번이라도 백인에게 신체 위협을 느꼈다는 숫자가 95%죠.
학생3: 그건 의미 없죠. 저도 백인으로서 백인에게 당연히 위협 느껴봤는데요.
기자: 위협 느꼈다는 백인 학생들의 퍼센티지는 15%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학생3: 그러니까 그게 아시아계 애들 피해자 코스프레라니까요. 통계를 보세요. 폭행 사건에는 백인 피해자가 훨씬 많아요.
기자: 백인 학생 만 명 중에 쌍방 폭행 포함해서 130 명이고요, 아시아계 학생은 거의 백퍼센트 일방적 피해자로 35명입니다.
학생3: 그 봐요. 백인 학생이 훨씬 많이 당하잖아요.
기자: 아시아계 학생에게 폭행당했다는 백인 학생은 단 2명이었습니다. 그 외 백인 폭행은 쌍방 폭행이 대부분이고요.
학생3: 편파적인 언론이 문제에요. 정말 다 짜고 백인 남자 나쁜 놈 만들기에 동참하는 것 같아요.
마이클 장 씨는 왜 살해당했을까? 스포츠 특기생으로 들어와서 성적 관리에 소홀했다가 제적 위기에 처했었던 제이크 제너의 변명을 들어보자.
“같은 학우끼리 숙제도 좀 도와주고 그러면 좋은 거 아닌가요? 저도 스포츠로 이 학교 명예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고요. 그런데 같은 반 중국 쥐새끼들이 지 숙제 할 때 내 것도 좀 해달라는데 거절하잖아요. 그냥 거절도 아니에요. 사람을 막 비참하게 만들어요. 공부도 못 하는 니가 이 학교에 있을 자격이 있냐 뭐 이런 식으로요. 그래서 빡쳐 있는 중에 또 아시아 새끼가 보이길래…”
우발적인 범죄였다고 그는 주장하고 있다. 그렇지만 CCTV 에 잡힌 바는 달랐다. 밤 열두시 쯤 그는 공대 도서관 앞에서 인적이 드물어질 때까지 기다리다가, 시험 전 밤 늦게까지 공부하던 마이클 장 씨가 나오자 덤벼들어 목을 네 번 찔러 살해했다. 키 195에 몸무게 120인 제이크 제너와 키 172, 몸무게 57인 마이클 장 씨는 게임이 되지 않았다.
학교에서는 제이크 제너 씨 옹호 분위기가 조심스럽게 퍼지고 있다. 대학교 익명 게시판에 올라오는 내용만 봐도 그렇다.
“이 정도가 되기까지 학교가 너무 아시아계 학생들 끼고 돌았죠. 장학금도 퍼주고, 백인 학생들을 범죄자 취급하고. 덩치 좀 크다는 거 하나로 싸웠다 하면 무조건 저희는 가해자가 되죠. 아시아 남자들이 덩치 작은 게 저희 잘못인가요? 덩치 작다고 무조건 피해자, 이건 아니죠.” (익게이1)
“수학 성적 조금 좋은 거 하나가지고 지 나라도 아닌 데서 너무 깝치죠.” (익게이2)
“진짜 피해자는 백인 학생들이라고 봅니다.” (익게이3)
“이런 일 하나 있었다고 또 껀수 잡았다 의기양양할 아시아 새끼들 꼴 보기 싫어서 학교 못 올 것 같습니다.” (익게이4)
여기에서는 30%에 달하는 아시아계 학생들의 목소리는 없었다. 누구라도 글을 쓰면 백인 학생들의 득달 같은 반박과 협박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아시아계 학생들의 피해 사례와 통계를 들어가며 익명 게시판에서 토론을 벌였던 비제이 씨가 그랬다. 익명 게시판이라고 했으나 대학교 서버 관리자가 비제이 씨의 신상을 흘렸고, 비제이 씨는 그 다음날 기숙사에서 심한 폭행을 당하고 몇 달을 병원에서 보내다 결국 학교를 떠났다. 대학교에서는 서버 관리자 누가 흘렸는지 확실하지 않다는 이유로 아무 처벌도 가하지 않았다.
“그래도 (제이크 제너는) 우리 학교 에이스인데, 이런 일로 더 이상 미식축구를 못하게 된다니 안타깝습니다.”
캠퍼스의 백인 학생들은 죽은 마이클 장 씨보다는 제이크 제너를 잃을 미식축구를 더 걱정했다. 이번 해에 NASA 인턴으로 가게 되어 들떠 있던 마이클 장 씨에 대해 안타까워하는 분위기는 없었다.
“분위기 안 좋은 거 알면 좀 알아서 일찍일찍 다니지 또 무슨 잘난 척한다고 도서관에서 그 시간까지 있습니까? 그 정도 눈치가 없으면 당하는 거죠.” (학생4)
“한 사람의 행동 때문에 백인들은 수학 못한다, 폭력적이다, 이런 식의 일반화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학생5)
“이번 일로 아시아계 놈들 겁 좀 먹고 알아서 기었으면 좋겠습니다.” (학생6)
물론 픽션입니다. 미국에 이런 대학 없습니다.
원문: 양파님의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