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네이버’나 ’72초TV’ 혹은 ‘TNGT’에서 제공하는 네이티브 애드가 아닙니다.
콘텐츠 마케팅: 콘텐츠와 광고, 그 미묘한 간극
현 시점의 인터넷 생태계에서 광고가 아닌 콘텐츠, 혹은 광고를 포함하지 않은 콘텐츠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이미 소비자들도 이에 대해 인식한 상태에서 콘텐츠를 접하곤 한다. 그러나 지금은 콘텐츠 제작자들이 광고를 콘텐츠 속에 녹여내는 데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때이기도 하다.
콘텐츠의 완성도가 떨어지거나 ‘광고’라는 그 효과에만 지나치게 집중하다보면 소비자들에게 거부감을 안겨줄 수밖에 없다. 반대로, 콘텐츠 자체에만 너무 신경을 써 브랜드의 가치나 광고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면 그저 재미있는 콘텐츠에서 그칠 가능성이 있다. 이 간극을 섬세하게 조절하는 것이 바로 콘텐츠 마케터들이 해야 할 일이다.
어떻게 하면 뛰어난 콘텐츠도 생산하면서 광고의 효과도 볼 수 있을지, ‘72초 TV’와 ‘네이버 파워블로그 제도’의 사례를 통해서 살펴보자.
콘텐츠 자체로서의 가치를 높이려하는 네이버
네이버 파워 블로그 제도는 ‘광고’나 ‘홍보’에 이용되면서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잃게 된 대표적인 사례다. 2008년 11월 경부터 시작돼 8회 동안 진행된 네이버의 ‘파워 블로거 제도’는 이 제도를 악용(?)하려는 파워블로거들로 인해 수많은 폐해를 낳게 되었다.
‘파워블로거지’라는 말은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파워블로거들이 기업이나 브랜드로부터 의뢰 받은 콘텐츠 마케팅을 기존 콘텐츠의 힘을 유지하면서 제작했다면, 유저들로부터 지금과 같은 큰 반감을 사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많은 파워블로거들이 콘텐츠의 퀄리티에 대한 고려 없이 광고성 글을 제작해왔고, 그러한 글을 제작해주는 조건으로 기업에서 무상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받았다. 심지어는 기업에서 써준 글을, 그동안 제작해왔던 콘텐츠와의 통일성이나 블로그의 분위기 등을 고려하지 않고 그대로 올리는 파워블로거들도 있었다. 말하자면 그들은 ‘콘텐츠 생산자’라기보다는 ‘블로그 관리자’였던 것이다.
브랜드의 네이버 블로그를 대행해주는 많은 회사들이 생겨나고 가격은 점차 저렴해졌다. 이런 가격에 블로그를 운영해주려면 콘텐츠에 제대로 된 가격을 지불하기가 힘들다. 브랜드 블로그 대행이라는 말이, 타겟 오디언스에 맞는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기획과 콘텐츠 제작이 아니라 월 10-20건의 붕어빵 콘텐츠를 저렴한 가격에 채워주는 일쯤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파워블로거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유저들의 불만이 늘어나자, 네이버는 올해에 파워블로그 제도를 폐지했다. 대신에 ‘스타 에디터 발굴 프로젝트’를 전격적으로 밀고 나가기 시작했다.
카카오가 ‘브런치’라는 플랫폼에서 ‘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우며 작가 등록제로 콘텐츠의 퀄리티를 높이는 모습을 보여주자, 네이버도 이에 대응하고자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네이버 포스트’를 키우려는 것이다. 분야마다 각각 에디터를 선별해 독창성과 전문성을 높이고자 하는 의도도 엿보인다.
그러나 파워블로거들이 기존의 수익과 명성을 포기하고 순순히 네이버 포스트로 옮겨갈지는 미지수다. 파워블로거 선정을 폐지하겠다는 말이지, 기존에 선정된 이들을 없애겠다는 이야기는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에디터 선정만 되면 자신의 채널을 무분별한 광고의 장으로 변화시켜버리는 이들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도 문제다.
‘이것은 광고입니다’: 72초TV의 콜라보레이션
작년 5월, 모바일 동영상 업계에는 신흥 세력이 등장했다. 바로 ‘72초 TV’. 이들은 짧은 시간 동안 시청자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드라마를 제작하여 내보내곤 했다. 오픈 첫 날부터 광고 제작 의뢰가 계속해서 쌓였다. 그러나 72초 TV는 곧바로 갈등에 빠졌다. 콘텐츠의 퀄리티는 유지하면서 광고의 효과까지 기대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에 그들은 거절했다. 콘텐츠만 만들어 내기에도 바빴다.
하지만 콘텐츠 뷰를 통해서만 수익을 내려다보니 콘텐츠를 제작할 만한 비용이 점차 부족해져갔다. 72초 TV는 결국 광고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택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이 콜라보레이션은, 아주 깔끔하게 성공을 거뒀다.
72초 TV가 선택한 전략은 콘텐츠 속에 광고를 “숨기기”보다 직접적으로 광고임을 드러내고 그것을 다소 웃긴 방식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었다. 콘텐츠 그 자체에도 힘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을 택했기에 콘텐츠 마케팅으로서 더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도 했다.
말하자면 “소비자들에게 ‘광고’라는 인식을 먼저 심어주면 콘텐츠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느끼기 쉽다”는 통념을 역이용한 것이다. 72초 TV의 콘텐츠를 감상하고자 하는 시청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면서도 시청자들이 예상치 못한 광고에 눈살을 찌푸리거나 당황하지 않도록 사전에 방지한 사례다.
콘텐츠 마케팅, 저널리즘을 위협하다라는 포스트에서 기사와 콘텐츠 마케팅에 대해 썼던 내용은 여기서도 유효하다.
“독자들은 지금 읽고 있는 글이 기사인지 광고인지 쯤은 알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그들이 그걸 얼마나 신경쓰냐는 겁니다. 실제로 그 글이 의미있고 내가 관심있는 주제라면 신문기사이든, 기업의 블로그이든, 기업이 돈을 주고 신문에 게재한 글이든 독자들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점점 더 다양한 경로로 방대한 양의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는 시대에 소비자들이 그 콘텐츠가 객관적 기사인지, 순수 콘텐츠인지, 아니면 돈을 받고 제작한 콘텐츠인지를 알 수 있도록 분명하게 구분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동시에 소비자에게는 그 콘텐츠의 내용이 그만큼 중요하다.
‘광고인 줄 모르게 하자’, ‘진정성 있는 콘텐츠로 보이게 하자’보다는 브랜디드 콘텐츠(스폰서드 콘텐츠)임을 밝히되 소비자가 정말 좋아할 만한 가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일에 신경쓰자.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일은 물론 어려운 일이지만 이제는 브랜드가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 시대이니까.
원문: Contenta 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