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옮긴이의 말: 이 글은 ProPublica의 T. Christian Miller와 The Marshall Project의 Ken Armstrong가 공동으로 작업한 탐사 보도를 번역한 글이다. 서로 다른 시기, 그리고 다른 지역에서 일어난 두 건의 강간 사건에 대해 다룬 이 기사는 개인적으로 2015년 한 해 동안 본 글 중 나에게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긴 글이다. 그리고 이 기사는 얼마 전 해설 보도 부문에서 퓰리처 상을 받았다.
상당히 긴 글이다. 아마 내가 쓰고 번역한 글 중에서도 가장 긴 글일 것이다. 요새 시간이 남아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을 번역할 만큼 훌륭한 글이었고, 그만큼 남들에게도 꼭 보여주고 싶었다. 글이 별로라면, 그건 아마 조잡한 번역 탓일거다. 원문을 읽을 수 있다면 꼭 원문을 읽어보는 걸 추천한다.
18살의 소녀가 칼끝으로 위협을 당했다고 말했습니다. 얼마 후 그녀는 자기가 그 얘길 꾸며냈다고 말했죠. 그게 우리 이야기의 시작입니다.
2009년 3월 12일, 워싱턴 주, 린우드
국선 변호사를 제외하면 그날 아무도 그녀와 함께 법원에 오지 않았다.
그녀는 18살이었고, 중경범죄로 기소를 당했다. 최대 1년까지 실형을 살 수 있었다.
경범죄가 시선을 끄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녀의 사건은 2008년 린우드 지방 법원에 제기된 4,859건의 소송 중 하나였다. 판사의 말에 따르면 린우드 지방 법원의 목표는 “린우드를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행동을 교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경범죄는 뉴스가 됐다. 뉴스는 그녀를 호기심의 대상으로 만들었고, 좀 더 나쁘게는, 조롱거리로 만들었다. 그 뉴스는 양부모의 집에서 살며 그녀가 만족스럽게 즐겼던 새로운 독립적 생활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전화벨이 울릴 때마다 친구 관계가 하나씩 깨져 나갔다. 10학년의 친구는 그에게 전화해서 이렇게 말했다: “어떻게 그런 식으로 거짓말을 할 수 있니? 마리 — 마리는 그녀의 미들 네임이다 — 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듣고만 있다 전화를 끊었다. 심지어 그녀의 양부모조차 이젠 그녀를 의심했다. 그녀는 자신이 고쳐야 하는 점이 있는 건 아닌지 스스로를 의심했다.
그녀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그녀를 묶고, 재갈을 물린 남자에게 강간을 당했다고 신고했다. 경찰은 그녀의 이야기에 모순이 있다고 했고, 그녀는 그게 꿈일 수도 있겠다고 시인했다. 그리고 자신이 이야기를 꾸며냈다고 인정했다. 한 TV 뉴스 방송은 “이번 주 초, 강간을 당했다고 신고한 웨스턴 워싱턴의 여성이 자신이 양치기 소년이었다고 고백했다.”고 보도했다. 그녀는 허위 신고를 한 혐의로 기소됐고, 그게 그녀가 오늘 법원에 선 이유였다. 진술을 인정하거나, 부인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녀의 변호사는 그녀가 기소됐다는 데 놀랐다. 그녀의 이야기는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았다 — 용의자로 체포된 사람은 커녕, 용의자로 의심받은 사람도 없었다. 그는 기소가 경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경찰은 자신들의 시간이 낭비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검찰의 제안은 이랬다: 내년에 그녀가 몇 가지 조건을 충족시키면, 기소는 취하될 것이다. 그녀는 거짓말을 치료하기 위해 정신과 카운셀링을 받아야 했다. 또한 보호관찰을 받아야 했다. 더 이상 법을 어기는 일이 있어서도 안됐다. 그리고 500 달러에 달하는 법원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마리는 일을 끝내고 싶었다.
그녀는 합의를 받아들였다.
2011년 1월 5일, 콜로라도 주, 골든
2011년 1월 쌀쌀한 어느 날, 오후 1시가 조금 지났을 때였다. 형사 스테이시 갤브레이스는 덴버 교외의 낮은 언덕에 있는 길고 특색 없는 아파트 단지를 향해 가고 있었다. 여기저기 눈이 내리고 있었다. 눈은 세차게 몰아쳤고, 살을 에일듯이 추웠다. 그녀는 강간 신고를 조사하기 위해 그 곳에 가는 중이었다.
갤브레이스는 아파트 1층 바깥의 옅은 햇빛 속에 서있는 피해자를 발견했다. 그녀는 어렸고, 긴 갈색 코트를 입고 있었다. 그녀는 한 손에 가방을 꽉 쥐고 있었다. 그녀는 침착했고, 허둥대지도 않았다. 갤브레이스는 그녀에게 자신을 소개했다. 아파트는 경찰들로 붐볐다. 갤브레이스는 피해자에게 차가운 바람을 피해 눈에 띄지 않는 근처의 경찰차로 가자고 얘기했다.
여자는 갤브레이스에게 자신이 26살이고, 겨울 방학을 맞은 근처 대학의 공대 학생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전날 밤 아파트에 혼자 있었다. 저녁 식사로 녹두를 요리한 후, 침대에 웅크리고 앉아 잠들기 전까지 “위기의 주부들”과 “빅뱅 이론”을 연달아 봤다. 오전 8시쯤 한 남자가 그녀를 흔들어 깨웠다. 그 남자는 그녀의 등 뒤로 뛰어올라와 그녀가 침대에서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 남자는 검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는데, 그 마스크는 흡사 얼굴 주변으로 스카프를 뒤집어쓴 것처럼 보였다. 그는 은색과 검은색을 띄는 총을 들고 있었다. “소리 지르지 마. 아무도 부르지 말고. 안 그러면 쏠거야.” 그가 그녀에게 말했다.
그는 신중하게 움직였다. 그는 그녀의 뒤에서 그녀의 손을 느슨하게 묶었다. 커다란 검은 가방에서 밴드 스타킹, 핑크색 리본이 달린 투명한 플라스틱 하이힐, 윤활액, 물수건 한 박스, 그리고 물 한 병을 꺼냈다. 그리고 4시간 동안 그는 그녀를 반복해서 강간했다. 그는 디지털 카메라로 성폭행 장면을 찍었고, 그녀가 만약 경찰에 신고를 하면 사진을 온라인에 올려버릴 거라고 협박했다. 그 후, 그는 그녀에게 양치를 하고 스스로 샤워를 하라고 명령했다. 그녀가 욕실에서 나왔을 때 남자는 사라져 있었다. 그는 그녀의 침대 시트와 이불을 가져갔다. 그녀는 한 가지 남자의 신체적인 특징을 확실하게 기억했다: 남자는 왼쪽 장딴지에 계란 크기의 검은 점이 있었다.
갤브레이스는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그녀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 강간은 아주 나빴다; 강간범은 숙련된 자였다. 낭비할 시간이 없었다. 갤브레이스는 그녀의 앞에 가까이 앉아, 긴 면봉을 이용해 조심스럽게 그녀의 얼굴을 닦아냈다. 혹시라도 남아있을지 모를 DNA를 채취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그녀는 여자를 세인트 안토니 노스 병원으로 데려갔다. 더 많은 DNA 증거 수집을 위해서 이 여성은 특별한 법의학적 검사를 받았다. 그녀는 간호사와 함께 검사를 받으러 떠나기 전에 갤브레이스에게 말했다. “제 생각에 그 남자는 이번이 처음이 아닌 것 같아요.”
갤브레이스는 범죄 현장으로 되돌아갔다. 5명의 경찰관과 감식반이 일하는 중이었다. 그들은 이웃집 문을 두들기고 아파트 사진을 찍었다. 쓰레기통을 뒤지고, DNA를 채취하기 위해 벽과 창문, 거의 모든 곳을 면봉으로 닦아냈다. 그들은 눈 속에서 공터를 통해 아파트의 뒤쪽으로 오고 간 발자국들을 찾아냈다. 그들은 발자국을 두드러지게 보이게 하기 위해 오렌지색 형광 스프레이로 색을 칠하고 사진을 찍었다. 대단한 것은 아니었지만, 중요할 수도 있었다. 한 경찰관이 화장실도 갈겸 휴식 시간을 갖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갤브레이스는 “계속 일하세요!”라고 크게 말했다.
갤브레이스가 그날 밤 집으로 돌아갈 때, 그녀는 맹렬하게 생각했다. “도대체 이 놈은 누굴까?” 그녀는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어떻게 내가 그 남자를 찾을 수 있을까?” 갤브레이스는 종종 강간 사건을 담당하겠다고 자원했다. 그녀는 아내이자 엄마였다. 그녀는 피해자와 잘 공감했다. 무엇보다 피해자의 압도적 다수는 여성이었다. 대부분은 남자친구나 옛 연인, 혹은 클럽에서 만난 누군가에게 강간을 당했다. 그런 사건들은 대개 동의의 문제로 귀결이 됐다.
여자가 “좋다(yes)”고 얘기 했는가? 그런 사건은 경찰과 검사 모두에게 어려운 일이었다. 배심원들은 한 사람의 말이 다른 사람의 말과 다를 때, 누군가를 감옥에 집어넣길 주저했다. 낯선 사람에 의한 강간은 흔치 않았다 — 낯선 사람에 의한 강간은 강간 사건의 13% 정도다. 여전히 여자의 진술에 관한 문제도 있었다. 그녀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 걸까? 잘못된 우연한 섹스를 덮기 위해 계략을 세운 건 아닐까?
그런 경우, 강간 사건은 대부분의 다른 범죄와 달라졌다. 피해자의 신뢰도는 종종 피의자의 범죄 사실만큼이나 시험을 받았다. 그리고 범죄 발생과 유죄 판결까지의 길고 힘든 과정 중, 사실을 최초로 시험하는 사람은 경찰이었다. 형사는 피해자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지 알아내야만 했다.
갤브레이스는 단순한 규칙을 가지고 있었다: 듣고 확인하기. “많은 경우 사람들은 ’피해자를 믿으세요. 피해자를 믿어야 합니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 믿는 건 옳은 관점이 아니에요. 저는 피해자의 말을 듣는게 옳은 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일이 진행되는 것을 기반으로 뭐가 맞고 틀린지 확인해야죠.” 갤브레이스의 말이다.
집에 도착하자, 그녀의 남편 데이빗은 설거지를 끝내고 아이들을 재웠다. 그들은 각각 거실의 소파에 앉아 있었다. 갤브레이스는 그날의 일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강간범은 교활한 인간이고, 현장의 DNA 흔적을 지우려고 했다. 강간범은 현장을 떠나기 전, 여학생에게 유리로 만들어진 슬라이딩 도어를 통해 어떻게 집에 들어왔는지 보여줬다. 그는 그녀에게 아래쪽에 맞춤못을 박아 넣으면 침입자를 막을 수 있을 거라고 알려줬다. 갤브레이스는 피해자가 그를 “신사”라고 표현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찾기가 힘들 것 같아”라고 생각했다.
데이빗 갤브레이스는 그런 어려운 사건 이야기에 익숙했다. 무엇보다 그들은 둘 다 경찰이었다. 그는 북동쪽으로 15마일 정도 떨어진 웨스트민스터에서 일했다. 골든과 웨스트민스터는 덴버 시내의 고층빌딩들과 어렴풋이 보이는 로키 산맥 사이를 가르는 중산층의 거주 지역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평소와 뭔가 달랐다. 데이빗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사건의 세부적인 내용이 이상하게 친숙하다는 걸 알게됐다. 그는 아내에게 아침에 출근하면 제일 먼저 자기 경찰서로 전화를 걸라고 얘기했다.
“그거랑 비슷한 사건이 우리한테도 있었어.” 그가 말했다.
워싱턴 주, 린우드
그녀는 유치원에 다녔었는지 알지 못했다.
그녀는 배가 고팠고, 개밥을 먹었던 걸 기억한다.
그녀는 6,7세쯤에 위탁 가정 보호(foster care)를 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마리의 인생에 관한 보고서 — 그녀를 다섯 시간 동안 인터뷰한 정신 건강 전문가가 썼다 — 는 객관적인 시선으로 그녀가 위탁 가정에 들어가기 전의 삶에 대해 묘사했다.
그녀는 생물학적 아버지를 겨우 한 번 만났다.
그녀는 생물학적 어머니에 관해 많은 것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으나, 어머니가 종종 남자친구들과 함께 자신을 두고 나갔다고 말했다.
그녀는 성적으로, 신체적으로 학대 당했다.
… 그리고 이런 얘기도 있다:
성인 양육자와 전문가들이 그녀의 삶에 들어왔다 나가면서, 괴롭거나 학대 받은 경험들을 남겼고, 삶의 일관성이 부족했다.
마리는 인터뷰에서 “제가 더 어렸을 땐 이사를 많이 다녔어요.”라고 말했다. “공립 고아원(group homes)에 있었던 적도 있어요. 두 번 정도가 그랬고, 아마 10번이나 11번은 위탁 가정이었을 거에요.”
“각기 다른 7개의 약을 복용했어요. 그 중 졸로프트는 성인용 약이었죠 — 그 약을 먹을 때 전 8살이었어요.”
마리는 엄마쪽으로 두 명의 오빠와 한 명의 언니가 있었다. 때때로 그녀는 형제 자매들과 함께 위탁 가정에 있기도 했다. 하지만 대개는 따로 떨어져 있었다.
아무도 왜 그녀가 이사를 가야하는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건지 설명해주지 않았다. 그냥 계속 이동하기만 했다.
마리가 10대가 된 후, 혼란스러웠던 그녀의 삶은 끝나가는 것처럼 보였다. 그녀의 위탁 가정 가족은 그녀를 입양하기로 했다. “저는 그 가족을 정말 사랑했고, 거기서 친구들을 많이 만들었어요.” 마리의 말이다.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첫 날은 갈망에 가득찬 많은 학생들로 붐빈다. 마리는 그 날이 간절히 기다려졌다.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모든 수업을 들었다. 또래 친구 집단도 생겼다. 그녀는 소속감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첫째 날이 되자, 서포트 카운셀러가 학교로 찾아와 마리에게 [입양을 하기로 했던] 가족이 위탁 가정 라이센스를 잃었다고 말해왔다. 그녀는 더 이상 그들과 함께 살 수 없었다. 카운셀러는 자세한 얘기를 해주지 않았다.
“저는 정말 엄청나게 울었어요.” 마리의 말이다. “짐을 싸고 떠나기까지 20분이 주어졌을 뿐이었죠.”
좀 더 영구적인 가족을 찾을 때까지 마리는 시애틀 동쪽의 떠오르는 하이테크 교외 지역인 벨뷰에 있는 섀넌 맥쿼리와 그녀의 남편과 함께 살게 됐다. 부동산 중계업자이자 위탁 가정 엄마를 오래도록 한 섀넌은 불우한 과거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과의 미팅에서 마리를 만났고, 자신과 비슷한 성격을 가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섀넌은 자신과 마리가 둘 다 “별스러운 부류”였다고 말한다. “저희는 서로를 보며 웃고, 재미를 찾을 수 있었죠. 우리는 많은 게 비슷했어요.” 섀넌은 마리가 겪은 일들에도 불구하고, “어둡지(bitter) 않았다.”고 말한다. 마리는 이전의 위탁 가정들과 계속 연락을 했다. 그녀는 어른들과 대화를 할 수 있었다. 그녀는 학교에 가라고 문 밖으로 떠밀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섀넌이 마리에게 얼마나 애착을 느끼느냐에 상관없이, 섀넌은 그녀를 계속 데리고 있을 수 없다는 걸 알았다. 왜냐하면 그녀의 집에는 많은 관심이 필요한 또 다른 위탁 아동이 있었기 때문이다. “저희는 마리와 함께 있을 수 없다는 게 대단히 슬펐습니다.” 섀넌의 말이다.
마리는 섀넌의 집을 떠난지 2주 후, 페기 커닝험의 집으로 갔다. 페기는 노숙자 보호소에서 아동 보호 전문가(children’s advocate)로 일하고 있었고, 시애틀에서 북쪽으로 15마일 떨어진 작은 교외 지역인 린우드에 살았다. 마리는 페기의 첫번째 위탁 아동이었다.
“저는 아기가 올 줄 알았어요. 유아용 침대도 준비해놨죠 — 하지만 그들은 16살짜리를 내게 보내왔어요.” 페기가 웃으면서 말했다. “하지만 괜찮았어요. 정신 의학에 대한 배경지식도 가지고 있었고, 저는 정말 오랫동안 아이들과 함께 일해왔으니까요. 그리고 에이전시가 ’그녀라면 가능할거야.”라고 생각했다고 봤어요. 그래서였겠죠.”
처음 마리는 페기와 함께 살길 원하지 않았다. 마리는 보통 다른 아이들과 함께 위탁 가정에 있었다. 하지만 페기의 집엔 아무도 없었다. 마리는 개를 좋아했지만, 페기는 고양이만 두 마리였다. “처음에 우린 성격이 잘 맞지 않았어요.” 마리의 말이다. “친해지기 어려웠죠. 저한테는 저를 제가 스스로를 보는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보는 사람같이 느껴졌어요.”
마리의 지나온 삶에 관한 2,3인치 정도 두께의 파일을 받은 페기는 마리가 얼마나 잘 싸워왔는지를 보고 놀랐다. 마리는 남자 아이들에게 관심이 있었고, 그림 그리기, 음악에 흥미가 있었다. 락이나 컨츄리, 기독교 음악에도 관심이 있었다. “그녀는 정말 명랑했고, 에너지가 넘쳤어요. 하지만 한 곳에 엄청나게 집중할 수도 있었죠.” 페기의 말이다. 대부분의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마리도 주변과 어울리고 싶어했다. 그녀는 털 칼라가 달린 여성스러운 하얀 코트를 집어들었다. 그게 여자들이 입는 옷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걸 깨닫고는 옷장 속에 코트를 넣어뒀다.
마리는 고등학교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 페기는 “좀 파벌이 있었죠.”라고 말했다 — 페기는 잘 맞는 다른 학교를 찾았다. 마리는 그 곳에 정착했다. 그녀는 섀넌과 여전히 가깝게 지냈다. 섀넌은 자신과 페기가 마리를 함께 키우고 있다고 농담을 하곤 한다 — 섀넌은 당근을 주는 사람이었고, 페기는 회초리를 든 사람이었다.
친구의 소개로 마리는 맥도날드에서 일하는 고등학생인 조던 슈바이처를 만났다. 그들은 연인 관계가 됐다. 조던은 “그녀는 함께 지내기 멋진 사람이었어요. 언제나 함께 대화하기 좋은 사람이었죠.”라고 말했다.
마리는 자신이 가장 행복했던 때가 16,17살 때 즈음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가장 행복했던 날은 자신에게 사진 찍기 좋은 장소를 알려준 또다른 가장 친한 고등학교 친구와 함께 한 날이었다고 말한다.
“저는 해변에서 석양을 바라보며 몇 시간을 보냈어요. 그건 제가 제일 좋아하는 거였죠. 친구가 찍은 사진 중에 엄청 좋아하는 사진이 있어요. 우리는 저녁 7시 즈음 바다로 향했죠. 우리가 무슨 생각을 하고 갔었는지 기억나진 않지만, 거기에 도착해서 뛰어다니며 머리를 흔들었어요.”
고등학교를 마치는 대신, 마리는 검정고시를 보기로 했다. 그녀는 17살이었고, 시험 준비가 다소 늦은 시기였다. 페기는 이를 걱정했고, 그 때문에 둘 사이에 긴장 관계가 조성됐다. 2008년 봄, 마리는 18살이 됐다. 그녀는 법에 따라 페기와 계속 함께 있을 수 있었다. 하지만 마리는 독립을 하고 싶어했다.
페기는 인터넷에서 프로젝트 래더(Project Ladder)라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찾았다. 몇 년 전에 시작된 프로그램으로 위탁 가정에서 자란 어린 성인들이 독립해서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프로젝트였다. 케이스 담당자는 신청자들에게 식료품 가게에서 쇼핑할 때 해도 되는 일과 하면 안되는 일, 신용카드를 쓰는 법, 보험에 드는 법 같은 것을 보여줬다. 마리는 그게 “삶의 규칙”이었다고 말한다. 무엇보다도 프로젝트 래더는 각각의 신청자가 하나의 침실이 딸린 아파트를 얻을 수 있도록 주택 보조금을 제공했다.
“신이 내린 선물이었죠.” 페기의 말이다.
자리가 많지는 않았지만, 마리는 자격이 충분했다. 그녀는 조금 걱정됐지만, 불안함은 자부심으로 상쇄됐다. 그녀는 앨더브룩 아파트로 이사했다. 마트에서 가깝고, 캐스캐이트 산맥을 볼 수 있다고 광고하는 복잡한 아파트였다. 그녀는 처음으로 직업도 얻었다. 코스트코에서 시식용 음식들을 손님들에게 제공하는 일이었다. 서서 여섯 시간을 있어야 한다는 건 괴롭지 않았다. 그녀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걸 즐겼고, 물건을 팔아야 한다는 압박도 없었다.
시설에서의 생활이 익숙해진 많은 아이들은 마약을 하거나 감옥에 간다. 마리는 그렇지 않았다.
“스스로의 힘으로 사회에 설 수 있다는 게 멋졌어요. 그리고 위탁 가정에 있을 때 지켜야 했던 규칙들이 없다는 것도 좋았죠.” 마리의 말이다. “그건 마치 자유 같았어요.”
“최고였죠.”
2011년 1월 6일, 콜로라도 주, 골든
골든에서의 강간 사건 다음 날, 갤브레이스는 남편의 말에 따르기 위해 출근을 서둘렀다. 오전 9시 7분, 그녀는 웨스트민스터 경찰서에 이메일을 보냈다. 간청하는 듯한 제목이었다: “비슷한 성폭행 사건이 있었나요?”
웨스트민스터 형사인 에드나 헨더샷은 평소의 아침과 같이 스타벅스를 마시고 있었다: 벤티 사이즈에 순서가 뒤집힌, 스키니 카라멜 마키아토였다. 이메일을 읽은 그녀는 다섯 달 전으로 기억을 되돌렸다.
때는 2010년 8월의 서늘한 화요일이었다. 그녀는 도시의 북서쪽 코너에 있는 노동자들이 사는 아파트에서 신고된 강간 사건을 맡고 있었다. 59살의 피해자는 그녀에게 어떤 남자가 자신의 등 위로 올라왔을 때, 자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검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그는 그녀의 손을 묶었다. 그는 그녀의 핑크색 소니 사이버샷 카메라를 훔쳐서 그녀의 사진을 찍었다. 그 후, 그는 그녀에게 샤워를 하라고 시켰다. 그는 부엌의 타이머를 맞추고, 언제 그녀가 욕실에서 나올 수 있는지를 알려줬다. 남자는 최근 미망인이 된 여자에게 “아마 앞으로는 창문을 열어놓지 않을 것 같군.”이라고 말했다.
얘기는 더 있다. 헨더샷은 자신의 사건을 조사하면서 한 경찰관이 자신에게 2009년 10월, 덴버 반대쪽의 교외 지역인 오로라에서 있었던 사건을 알려줬던 걸 기억해냈다. 그곳에선 65세의 여성이 블랙 스카프로 얼굴을 가린 남성에게 자신의 아파트에서 강간을 당했다고 경찰에게 신고를 했다. 남자는 리본으로 여자의 손을 묶었다. 그는 사진을 찍고, 사진들을 인터넷에 올려버리겠다고 협박했다. 위협을 하는 동안, 그 남자는 그녀의 침실 책상에 있는 노란색 테디 베어를 떨어뜨렸다. “당신은 도움이 필요해요,” 지역 동아리(fraternity)의 하우스 마더인 여성이 남자에게 말했다. 남자는 “너무 늦었어요.”라고 답했다.
경찰은 자신이 맡은 사건을 공개하지 않곤 한다. 정보가 흘러나가서 사건 조사가 위태로워지는 걸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대개 반복 범죄를 하는 범인들을 잡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FBI의 데이터베이스가 수 년 전에 만들어졌다는 걸 모르거나, 사용하지 못하곤 한다. 연구에 따르면, 1/4에서 2/3 정도의 강간범은 연쇄범이다.
하지만 헨더샷은 사용 가능한 모든 도구를 쓴다는 측면에서 협력 수사의 잠재력을 바로 알아챘다. “한 명보다는 두 명, 두 명보다는 세 명, 세 명보다는 네 명, 때론 한 명보다 여럿인 게 더 낫죠, 그렇지 않나요?” 그녀의 말이다. 갤브레이스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녀가 있는 경찰서는 작은 곳이었다 — 2만 명 규모의 마을을 40명이 조금 넘는 경찰관들이 담당하고 있었다. 힘을 합치는 건 당연했다. “도움을 청하는 데 거리낄 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갤브레이스의 말이다. “그 놈을 잡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합시다.”
일주일 후, 갤브레이스와 헨더샷, 그리고 오로라의 형사 스캇 버지스가 웨스트민스터 경찰서의 컨퍼런스 테이블 주변에 함께 모였다. 그들은 자신들이 조사한 것을 비교했다. 가해자에 대한 묘사가 비슷했다. 범행 방법도 그랬다. 특히 결정적인 요인이 있었다: 갤브레이스가 맡은 사건의 피해 여성은 자신의 힘든 경험을 사소한 것까지 기억해내는 데 가능한 집중할 수 있었다. 그녀는 가해자가 그녀를 사진 찍을 때 사용한 카메라를 기억해냈다. 그건 핑크색 소니 디지털 카메라였다 — 웨스트민스터의 피해자 아파트에서 가해자가 훔친 모델과 똑같았다.
갤브레이스와 헨더샷은 미팅 이전엔 서로를 알지 못했다. 하지만 강간범을 잡아야 한다는 공동의 목표가 그들을 하나로 만들었다. 그들은 여성 경찰로, 남자들의 집단에 속한 여성 집단이었다. 미국의 평균적인 사법 당국은 13 퍼센트가 여성이다. 경찰은 여전히 압도적으로 남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종종 계급적이고, 군대 같다. 하지만 이 여성들은 둘 다 그곳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았다. 그들은 좀 더 높은 위치를 차지한 이들이었다.
그 둘은 자연스럽게 유대감을 형성했다. 둘 다 외향적인 성격이었다. 그들은 서로 농담을 던지고 함께 웃었다. 갤브레이스가 좀 더 어렸다. 그녀는 에너지로 가득 차 있었다. 동료는 그녀가 “한 방향으로 한 시간 내내 100 마일”을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헨더샷은 좀 더 노련했다. 그녀는 커리어 내내 100건이 넘는 강간 사건을 경험했다. 신중하고, 성실했으며, 정확했다 — 그녀는 갤브레이스를 보완했다. “때때로 한 시간 내내 100 마일을 가다 보면, 빵 부스러기 일부를 놓치게 됩니다. [헨더샷이 갤브레이스를 보완해줄 거에요.]” 같은 동료가 한 말이다.
그들의 첫 시도는 머뭇거리는 가해자를 확인해내는 일이었다. 골든의 경찰은 피해자가 공격 받은 아파트의 입구에서 감시 카메라 테잎을 입수했다. 갤브레이스가 맡은 사건이었다. 동료 형사는 자리에 앉아서 12시간 이상 흐릿한 영상을 살펴봤다. 그는 사건이 있던 날 밤, 261개의 자동차와 사람들이 오고가는 것을 힘들게 세어냈다. 실마리가 하나 있었다. 동트기 전 몇 시간 동안, 하얀 마쯔다 픽업 트럽이 10번 넘게 나타난 것이다. 혹시 가해자가 여성이 잠들길 기다리고 있었던 건 아닐까? 하지만 트럭의 주인을 확인하는 노력은 실패로 돌아갔다. 번호판을 읽을 수가 없었다.
몇 주가 지나는 동안, 지지부진한 수사가 계속됐다. 헨더샷은 서로 다른 관할지역에서 발생한 사건들을 연결해서 연쇄 강간범을 잡아내려고 데이터베이스를 뒤졌다. 하지만 큰 도움이 되지 않는 단서들 뿐이었다. 좌절은 커져갔다. “다른 누군가가 또 피해를 당하게 될 겁니다.” 갤브레이스는 걱정했다.
1월 말, 형사들은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헨더샷은 자신의 경찰서에 있는 범죄 분석가에게 근처의 기관에서 비슷한 범죄를 찾아달라고 요청했다. 분석가는 레이크우드에서 있었던 사건을 찾아냈다. 레이크우드는 덴버의 또다른 교외 지역으로, 사건은 웨스트민스터에서 있었던 강간 사건보다 약 한 달 전에 일어난 것이었다. 그 당시, 경찰은 그 사건을 강도로 분류해놨었다. 하지만 사건을 새롭게 조명해보니, 실패한 강간 시도에 더 가까운 것으로 보였다. 사건의 가해자가 문제의 강간범과 매우 비슷했기 때문이다. 분석가는 헨더샷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지금 당장 나한테 와서 얘기를 좀 나눠봐야 할 것 같아요.”
보고서에에는 46세의 예술가가 그녀의 집에서 칼을 든 남자에게 어떻게 위협을 당했는지 자세히 쓰여있었다. 남자는 검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그는 그녀의 손목을 묶으려고 했다. 하지만 남자가 잠시 한 눈을 판 사이, 이 여성은 침실 창문으로 뛰어내렸다. 그녀는 2.1미터 높이에서 땅으로 떨어지면서 갈비뼈 세 개가 부러지고, 폐에 구멍이 뚫렸지만, 가까스로 탈출할 수 있었다.
범죄 현장에서 수사관들은 매우 적은, 빈약한 증거만을 발견해냈다. 범행이 있기 전, 그 지역엔 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렸다. 경찰은 여성의 침실 밖에서 부드럽고 습기찬 흙에 신발 자국이 찍힐 걸 발견했다. 창문에선 벌집 모양의 자국을 발견했다.
헨더샷은 벌집 모양의 자국에 집중했다. 웨스트민스터의 범죄 현장에서도 수사관들은 피해자의 아파트 창문에 찍힌 비슷한 자국을 발견했었다. 두 범죄 현장의 자국은 동일한 것이었다. 레이크우드 수사관들은 직감적으로 그 자국들이 딕의 스포츠 상점(Dick’s Sporting Goods)에서 발견한 언더 아머 장갑의 자국과 똑같은 것이라는 걸 알아챘다.
갤브레이스는 레이크우드 범죄 현장에 남겨진 발자국을 확인했다. 그것들은 골든의 사건에서 피해자 아파트 밖, 눈 위에 찍힌 발자국과 일치했다. 그녀는 그 발자국의 이미지를 crimeshoe.com으로 보냈다. 그 웹사이트는 “확인되지 않은 범죄 현장의 신발자국을 단순한 하나의 절차만으로 자세한 신발 정보로 바꿔”준다고 약속하는 사이트였다. 지금은 없어진 그 사이트는 신발자국이 2005년 3월부터 팔린, 아디다스 ZX 700 메쉬 운동화라고 확인해 줬다.
2011년 1월 말, 형사들은 덴버의 교외에서 15개월에 걸쳐 발생한 4건의 강간 사건을 연결해냈다. 흔적은 덴버의 동부인 오로라에서 2009년 10월 4일 65세의 여성을 대상으로 시작됐다. 흔적은 9개월 후 22마일 서쪽으로 떨어진 곳으로 이어졌다. 그곳에서 강간범은 예술가를 공격했다. 한 달 후, 10마일 쯤 북쪽으로 떨어진 웨스트민스터에서 59세의 미망인이 강간을 당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2011년 1월, 웨스트민스터의 남서쪽 15마일 거리의 골든에서 26세의 여성이 공격을 당했다. 지도를 그린다면 덴버의 교외 지역으로 강간범이 원을 그리고 있는 것 같았다.
갤브레이스와 헨더샷은 연쇄 강간범을 특정짓기 위해 DNA로 눈을 돌렸다. 그들은 범죄 현장을 샅샅이 검사했다. 테크니션들은 창틀, 문고리, 심지어 화장실 손잡이까지 면봉으로 닦아냈다 — 가해자가 손을 댔을 법한 것은 모든지 확인했다. 하지만 이 남자는 심지어 경찰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사법 기관의 수사 방식에 익숙한 것 같았다. 그는 범죄 현장에 DNA를 남기지 않는 방법을 알았다. 그는 자신의 정액을 닦아내기 위해 젖은 수건을 사용했다. 그는 여성에게 샤워를 하라고 명령했다. 그는 여성들의 옷과 침구를 자신이 떠날 때 함께 가지고 나갔다.
그는 꼼꼼했다. 하지만 완벽하진 않았다. 가해자는 그를 쫓을 수 있는 아주 작은 흔적을 남겼다. 테크니션들은 터치 DNA라 불리는 샘플 3개를 복구해냈다. 터치 DNA는 현대의 실험실 기술로 분석될 수 있는 7,8개의 피부 세포를 뜻한다.
샘플 중 하나는 웨스트민스터의 부엌 타이머에서 수집됐다. 두번째 것은 골든의 피해자에게서 나왔다. 그리고 마지막 것은 오로라에 있는 테디 베어에서 나왔다.
2008년 8월 11일, 워싱턴 주, 린우드
월요일 아침 9시가 되기 조금 전, 두 명의 린우드 경찰 형사는 앨더브룩 아파트에서 발생한 강간 사건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두 명의 다른 경찰관이 이미 그곳에 도착해 범죄 현장을 보호하고 있었다. 경찰견 담당 경찰은 밖에 있었고, 경찰견은 냄새를 포착하려 하고 있었다.
담당 형사인 제프리 메이슨 경사와 제리 리트가른은 피해자인 마리를 찾았다. 그녀는 담요를 덮고 쇼파에 앉아 울음을 그쳤다 흘리다를 반복했다. 그녀는 위탁가정 엄마인 페기 커니험과 프로젝트 래더의 담당자인 웨인 내쉬와 함께 있었다.
3달 전에 18살이 된 마리는 친구인 조던과 함께 밤새도록 전화를 했다고 경찰에게 진술했다. 마침내 잠이 들었는데, 얼마 후 칼을 든 남자가 그녀를 깨웠다 — 그리고 그녀를 묶고, 눈을 가린 후, 재갈을 물리고 강간을 했다. 그녀는 남자가 콘돔을 썼다고 믿었다. 가해자가 어떻게 생겼는지 질문을 받자, 마리는 겨우 몇 가지만 답할 수 있었다. 회색 스웨터를 입은 백인 남성이었다. 마리는 가해자가 오래 머문 것 같았지만, 확신은 못하겠다고 말했다. 모든 게 흐릿했다.
마리는 강간범이 그녀가 가까스로 발을 이용해 캐비넷의 아래쪽 서랍에서 가위를 꺼낼 수 있게 해 둔채 떠났다고 말했다; 그녀는 스스로 풀려났고, 조던에게 전화를 했다. 조던이 전화를 받지 않자, 마리는 그녀의 양엄마에게 전화를 하고, 윗층에 사는 이웃에게도 연락을 했다. 이웃은 마리의 집으로 내려와 911에 신고를 했다.
당시 39세였던 메이슨은 그의 경력 대부분을 순찰과 마약 단속으로 보냈다. 그가 가장 오래 시간을 보낸 곳은 오레곤의 작은 경찰서였다. 그는 그 곳에서 9년을 보냈고, 무공훈장을 받았다. 그는 2003년 린우드에 고용됐고, 마약 단속 업무를 맡았다. 그는 마리의 사건을 맡기 6주 전에 경사로 진급했다 — 그리고 범죄 수사 부서로 전출됐다. 그가 이전에 맡았던 강간 사건은 겨우 한두건 정도였다. 하지만 이번 수사는 그가 맡아서 해야 했다.
리트가른은 11년간 경찰서에서 있었고, 지난 4년 간은 형사로 있었다. 그는 이전에 항공 업계에서 기술자로 일했다. 그 이전엔 미국 해병대에서 헬리콥터 조종을 전문으로 했었다.
린우드 경찰서에는 79명의 경찰이 있었고, 이들은 약 34,000명의 시민을 보호했다. 2008년, 마리의 사건은 경찰서가 처리한 10건의 강간 사건 중 하나였다; 이는 정말 적은 숫자로, 범죄 수사 부서에는 별도의 성범죄 담당팀이 없었다.
마리가 폭행 당했다고 신고했을 때, 성범죄 전문가들은 강간 사건 수사의 어려움과 민감성을 고려하는 프로토콜을 개발해낸 상태였다. 이 가이드라인은 모든 경찰서에 배포되어 있었고, 일반적인 잘못들을 자세히 기술하고 있었다.
가이드의 조언에 따르면, 수사관들은 실제 피해자가 침착하기보다 흥분 상태일 거라고 가정해서는 안된다; 신체적 상해를 명백하게 보일거라고 가정해서도 안된다; 그리고 모든 세부적 사항을 가정해서는 안된다. 어떤 피해자들은 복잡한 부분을 혼동하기도 하고, 심한 경우엔 했던 말을 부인하기도 한다. 경찰들은 고정관념에 사로잡혀서도 안된다 — 예를 들어, 청소년에 비해 성인 피해자가 더 믿을만하다고 생각해선 안된다.
경찰은 피해자를 심문해서도 안되고, 거짓말 탐지기를 쓰겠다고 협박해서도 안된다. 거짓말 탐지기 테스트는 특히 정신적 충격을 받은 사람에게는 신뢰할만하게 작동하지 않고, 사법 기관에서 피해자의 신뢰를 깎아내릴 수가 있다. 많은 주들은 경찰이 강간 피해자들에게 거짓말 탐지기를 쓰는 걸 금지하고 있다.
마리의 아파트 근처를 돌아다니던 경찰은 뒤쪽의 슬라이딩 유리문이 잠겨 있지 않다는 것과 약간 열려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 문은 진흙으로 뒤덮인 나무 난간이 있는 집의 뒤쪽으로 이어져 있었다 — 1미터 정도 넓이의 한 부분만 제외하고 말이다. 그 부분은 흡사 누군가가 난간을 넘어오면서 표면을 닦아낸 것 같았다. 침대에서 경찰관은 신발끈을 찾아냈다 — 명백하게 마리를 묶는데 사용된 것이었다.
컴퓨터 모니터 위에선 두번째 신발끈을 찾아냈다. 그 신발끈은 속옷 두 개를 묶은 것으로 눈을 가리거나 재갈을 물리는 데 사용된 것이었다. 두 개의 신발끈 모두 거실에 있는 마리의 검은색 테니스화에서 나온 것이었다. 침대 옆에는 검은색 손잡이가 달린 칼이 있었다. 마리는 그 칼이 자기 것이라고 말했다 — 부엌에 있던 것이고, 강간범이 그녀를 위협할 때 사용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침실 바닥에서 마리의 핸드백을 찾아냈다. 침대에는 그녀의 지갑이 있었고, 어떤 이유인가로 그녀의 지갑에서 나온 그녀의 운전 교육생 자격증은 침실의 창 밑틀에 있었다.
메이슨은 마리에게 병원에 가서 성폭행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얘기했다. 마리가 양엄마, 담당자와 함께 떠나고 형사들은 범죄 현장 조사를 도왔다. 콘돔이나 콘돔 포장지를 찾기 위해, 리트가른은 욕실과 휴지통, 근처의 비탈을 확인했지만, 아무 것도 찾을 수 없었다. 밖에 있던 경찰견은 남쪽에 있는 사무실 건물 쪽으로 흔적을 찾아갔지만, 강간범을 특정지을만한 것으로 경찰관을 이끌고 가지는 못했다.
병원에서 의료 스태프들은 마리에게서 10개가 넘는 스왑을 수집했다. 간염, 클라미디아, HIV를 검사하기 위한 것들이었다. 마리는 있을지 모를 성병에 대한 위험 때문에 지스로맥스와 슈프락스, 그리고 응급 피임약을 받았다.
의료 기록에는 마리의 손목과 질에 찰과상이 있다고 쓰여있다. 그녀의 오른쪽 손목에는 6.5 센티미터 정도의 타박상이 있었고, 왼쪽에는 7 센티미터 정도의 상처가 있었다.
의료 기록은, 마리가 검사를 받는 동안 “경계 상태로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고, 심한 고통을 겪지는 않았다”고 썼다.
마리가 강간을 신고한 날, 그녀는 병원에서 돌아온 후 그녀의 이전 양엄마인 섀넌에게 전화를 걸었다. 섀넌은 “마리는 저에게 전화를 걸어 ‘저 강간 당했어요’”라고 말했어요. 아무 감정이 없었죠. 꼭 자기가 샌드위치를 만들었다고 말하는 것 같았어요.”라고 말했다. 마리는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지 않은 것 같았고, 심지어 심란한 것 같지도 않았다. 그리고 그 점은 섀넌으로 하여금 마리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지 의심하게 만들었다.
다음 날, 섀넌이 아파트로 마리를 만나러 갔을 때, 그녀의 의심은 강해졌다. 부엌으로 섀넌이 걸어 들어갔을 때, 마리는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그건 정말 이상했어요” 섀넌의 말이다. “우리는 언제나 포옹을 했고, 눈을 바라봤어요.” 침실에서 마리는 평상시와 같아 보였고, 끔찍한 일이 그 곳에서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행동했다. 섀넌은 마리가 밖에서 “잔디 위를 구르며 킥킥 대거나 크게 웃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둘이 새로운 침구를 사러 갔을 때 — 마리의 예전 침구는 증거로 제출됐다 — 마리는 같은 세트를 찾지 못해 화를 냈다. 섀넌은 “매일 볼 때마다 강간 당한 생각이 날텐데, 왜 똑같은 침대 시트와 침대보를 원하는 걸까?”라고 생각했다.
페기도 마리의 행동으로 인해 어리둥절해졌다. 마리가 첫 날 그녀에게 전화를 걸고, 경찰이 도착하기 전이었다. 페기는 “마리는 울고 있었지만, 저는 울음소리를 거의 들을 수 없었어요.”라고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가 너무나 작아서, 뭐라 할 말이 없었어요. 저한텐 어쩐지 진짜 같이 들리지 않았습니다. … 어떤 면에서는 매우 드라마처럼 들리기도 했어요.”
그 당시 페기는 새로운 위탁 아동을 데리고 있었다 — 둘 다 여자아이였고, 십대였다. 얼마 전, 마리는 페기와 새로 온 여자아이들, 그리고 페기의 남자친구와 함께 소풍을 갔었다. 페기가 생각하기에, 마리는 그 날 오후 내내 관심을 끌려고 노력했다 — 페기는 그 때만큼이나 이번이 비슷한 경우가 아닌지, 단지 좀 더 극단적인 경우가 아닌지 의심스러웠다.
그 날 아침 아파트로 급하게 들어선 후, 페기는 마리가 바닥에서 울고 있는 걸 발견했다. “하지만 엄청 이상했어요. 제가 마리의 옆에 앉아서 그녀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얘기하는 걸 듣고나니 그런 생각이 들었죠 — 저는 엄청난 로 앤 오더[옮긴이: NBC에서 방영된 범죄, 법률 드라마]의 팬이었고, 매우 이상한 느낌을 받았어요.” 페기의 말이다.
“그건 마치, 마리가 로 앤 오더의 대본을 저에게 말해주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일부는 마리가 말한 내용 때문이었다. 왜 강간범이 마리를 묶기 위해 신발끈을 사용했을까? 그리도 또 다른 일부는 마리가 말하는 방식 때문이었다: “그녀는 어쩐지 초연해보였고, 감정적으로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어요.”
마리를 키운 두 명의 여성은 전화로 대화를 나눴다. 페기는 섀넌에게 의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섀넌 또한 자신이 그렇다고 말했다. 둘 모두 마리가 거짓말쟁이라고 알고 있지는 않았다 — 조금 과장한다면, 관심을 원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둘 모두 마리가 이 일을 꾸며낸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하는 게 혼자만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8월 12일, 마리가 강간을 신고한 다음 날, 메이슨 경사의 전화가 울렸다. 전화를 건 사람은 “[마리와] 관련이 있는 사람으로 그녀가 과거 관심을 끌려고 했던 적이 있으며, ’강간’이 실제 있었던 일인지 의심스러워했다.”고 후일 메이슨은 적었다.
메이슨의 보고서에는 발신인이 누군지 적혀 있지 않았다 — 하지만 그 발신인은 페기였다.
그녀는 경찰에게 자신의 걱정을 전했다. 그러자 메이슨은 그녀의 집으로 가서 직접 그녀를 인터뷰했다. 그녀가 경찰에게 자신의 회의적인 생각을 말할 때, 그녀는 익명으로 처리해줬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저는 그 이야기를 마리가 듣질 않길 바랐어요.” 페기의 말이다. “저는 좋은 시민이 되고자 했죠. 저는 경찰들이 개인의 드라마일 수 있는 문제에 리소스를 낭비하길 바라지 않았어요.”
게다가 메이슨은 마리가 자신의 아파트에 만족하지 않았다는 얘길 들었다. 아마 그녀가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가기 위해 이야기를 꾸며냈을지도 모를 일이다.
8월 13일, 마리는 린우드 경찰서에서 메이슨을 만나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설명하는 서면 진술을 했다. 진술은 달랑 한 장뿐이었다. 하지만 메이슨에겐 한 가지 중요한 단락이 있었다. 가해자가 마리에게 자신이 떠나고 나면, 스스로 줄을 풀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는 단락이었다:
남자가 떠나고 나서, 저는 (제 머리 바로 옆에 있었던) 폰을 입으로 집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조던에게 다시 전화를 걸려고 했죠. 조던은 전화를 받지 않았고, 그래서 양엄마에게 전화를 걸었어요. … 양엄마는 즉각 왔어요. 저는 양엄마와 전화를 끊고, 스스로 줄을 풀려고 시도했습니다.
이 부분은 마리가 이전에 메이슨에게 말한 것과 일치하지 않았다. 이전에 그녀는 형사에게 신발끈을 자른 후 조던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말했다. 이 서면 진술에서 그녀는 묶여 있는 상태로 조던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설명했다.
그 날 늦게, 메이슨은 자신의 동료 형사인 리트가른에게 — 마리의 모순된 진술이나 페기와 조던에게 들은 바를 기반으로 볼 때 — 마리가 이야기를 꾸며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간을 거짓으로 신고하는 일에 대한 두려움은 사법 체계에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1600년대에 잉글랜드의 판사장인 매튜 헤일은 강간이 “쉽게 꾸며질 수 있고 증명하기 어렵지만, 피고인 측에선 방어하기 힘든 고소”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판사들은 1980년대까지 배심원들에게 이른바 헤일의 경고를 읽어줬다. 하지만 최근 대부분의 연구들은 거짓 신고가 상대적으로 흔치 않은 일이라고 말한다. FBI의 수치는 경찰이 매년 강간 사건의 5 퍼센트 정도를 근거가 없는 것으로 본다는 걸 나타낸다. 경찰 기록을 좀 더 자세하게, 엄격한 방법으로 검사한 사회 과학자들은 비슷한 한 자리 숫자 비율을 인용한다.
다음 날 아침, 메이슨은 조던을 인터뷰하기 위해 그의 집으로 갔다. 조던은 형사에게 자신과 마리가 두 달 전 쯤부터 데이트를 하지 않았지만 좋은 친구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메이슨이 작성한 요약에 따르면, 그는 마리의 이야기를 의심할만한 것은 아무것도 얘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마리가 한 얘기는 말했다: 마리가 그 날 아침 자신에게 전화를 했을 때, 묶여 있었던 탓에 발가락을 이용했다는 얘기 말이다.
그 날 늦게 — 마리가 강간을 신고한지 3일이 지난 8월 14일이었다 — 메이슨은 마리에게 만날 수 있는지 묻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 그는 경찰서로 그녀를 데리고 오기 위해 자신이 직접 집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저한테 무슨 문제가 생겼나요?” 마리가 형사에게 한 질문이다.
2011년 2월 9일, 콜로라도 주, 웨스트민스터
2011년 2월 9일, FBI와 콜로라도 수사국에서 온 10명이 넘는 경찰과 요원들이 웨스트민스터 경찰서의 브리핑실에 수사 현황을 논의하기 위해 모였다.
뉴스는 좋지 않았다. 5주 동안 노력했지만, 단서는 거의 없었고, 용의자도 없었다. 터치 DNA 분석은 뒤섞인 결과를 보여줬다. 검사 샘플은 용의자의 범위를 같은 부계 가족 내의 남성으로 좁혀줬다. 하지만 한 사람으로 특정 짓기에는 유전 물질이 부족했다. 그래서 결과를 FBI의 국가 DNA 데이터베이스에 넣고 용의자와 일치하는지 확인해볼 수 없었다.
갤브레이스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적어도 이젠 구체적이었다. “그건 큰 진전이죠.” 그녀의 말이다. “하지만 충분하진 않았어요.”
회의가 끝나갈 때 쯤, 레이크우드 경찰청에서 온 젊은 범죄 분석가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지난 6달 동안 레이크우드 피해자의 집 근처 400 미터 내에서 의심스러운 자동차나 행인에 대한 신고가 있었는지 찾는 일을 했다. 그녀는 무언가를 발견했지만, 그게 중요한지는 알지 못했다.
레이크우드에서 강간 시도가 있기 3주 전, 한 여성이 밤늦게 남자가 안에 타고 있는 의심스러운 픽업 트럭이 길가에 주차되어있다고 경찰에 신고를 했다. 경찰은 확인을 하기는 했지만, 남자를 그냥 보내줬다. 경찰관은 그 차량에 대한 간략한 보고서를 썼다. 분석가의 관심을 끈 것은 그 트럭이 있었던 위치였다. 그 트럭은 레이크우드 피해자의 집에서 반 블록 떨어진, 피해자의 뒷마당과 인접한 빈 공간 옆에 세워져 있었다.
그 픽업 트럭은 1993년식 흰색 마쯔다였다.
그 차는 레이크우드에 사는 마크 패트릭 오리어리라는 남자의 이름으로 등록되어 있었다.
수사가 갑작스럽게 급하게 돌아갔다. 형사들이 오리어리의 마쯔다 트럭을 골든에서 감시 카메라에 흐릿하게 찍힌 흰색 마쯔다 트럭 사진과 연결할 수 있지는 않을까? 레이크우드 사건의 형사인 아론 하셀은 자신의 사무실로 급하게 돌아갔다. 레이크우드의 순찰차들은 자동으로 지나친 모든 차량의 번호판을 사진으로 찍었다. 덕분에 시간과 장소로 목록화된 수천 개의 번호판을, 검색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로 저장해둘 수 있었다.
하셀은 레이크우드 보고서에 적힌 차량의 번호를 타이핑했다: 935VHX. 그는 딱 맞는 것을 찾아냈다. 레이크우드의 순찰차는 자신의 집 앞 도로에 흰색 마쯔다를 세워놓고, 그 옆에 오리어리가 서 있는 사진을 찍어 놨었다 — 8월에 웨스트민스터에서 미망인을 습격한지 겨우 2시간 후에 찍힌 사진이었다.
하셀은 그 사진을 갤브레이스에게 전송했다. 그녀는 신중하게 오리어리의 흰색 마쯔다를 감시 카메라에 찍힌 영상과 비교했다. 정지 영상 하나가 촬영된 흰색 마쯔다의 사이드 미러 하나가 부서졌다는 걸 보여줬다. 오리어리의 트럭도 그랬다. 두 트럭 모두 뒤쪽에 둥근 트레일러를 달고 있었다. 또한 뒤쪽 똑같은 위치에 얼룩이 있었다 — 범퍼 스티커를 떼어난 자국 같았다.
“우리가 찾던 놈입니다.” 갤브레이스가 말했다.
헨더샷은 레이크우드의 순찰차가 찍은 사진이, 오리어리가 근처의 콜로라도 교통관리국 지부로 향하는 길에 찍힌 거라는 것을 알아냈다. 교통관리국의 기록은 오리어리가 웨스트민스터 습격을 하고 대략 4시간쯤 후에 운전면허증 사진을 찍으려 했다는 것을 보여줬다. 사진을 보니 185cm의 적갈색 눈을 가진 남자였다. 그는 32살로 100kg의 거구였다. 그는 하얀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남자의 외양은 피해자들이 진술한 내용과 거의 일치했다. 그리고 웨스트민스터의 미망인은 헨더샷에게 자신을 공격한 사람이 강간을 하는 동안 하얀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고 말했었다.
헨더샷은 너무 서두르지 않으려 했다. “힘이 났고, 흥분됐죠.” 그녀가 말했다. 하지만 “우리가 그 놈을 잡은 게 맞는지 확정을 짓진 않았어요.”라고도 말했다.
다음 24시간 동안, 10명이 넘는 수사관들이 힘과 경험을 합쳐 오리어리에 관한 가능한 모든 것을 찾아냈다. 오리어리는 전과 기록이 없었다. 등록된 성범죄자도 아니었다. 그는 군대에 복무한 기록이 있었다.
갤브레이스와 그녀의 남편 데이빗은 다시 한번 거실의 쇼파에서 서로를 마주봤다. 그들은 노트북으로 각자 다른 검색 엔진을 이용해 오리어리와 관련된 것이 있는지 검색했다. 머지 않아 데이빗이 무언가를 발견했다. 오리어리는 2008년 9월 포르노 사이트를 구입했다. 그들은 그 사이트에 피해자들의 사진이 있지는 않은지 궁금해했다.
수사관들은 오리어리의 DNA 샘플을 구해보기로 결정했다. 비록 범죄 현장에서 찾아낸 부족한 DNA가 오리어리의 DNA와 정확하게 일치하지는 않겠지만, 같은 혈연에 속한 남성이라면 범죄를 저지른 사람일 가능성이 높을터였다. 만약 형사들이 오리어리의 남성 친척들을 배제해낼 수 있다면, 높은 확신을 갖고 범죄 현장에 오리어리가 있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헨더샷은 “우리는 여전히 최종적인 확인을 해야만 했어요.”라고 말했다.
2월 11일 금요일 아침, FBI 요원들이 오리어리의 집을 감시했다. 그 집은 주유소에서 반 블록 떨어져 있었고, 회색 판자로 만들어진, 작은 단층 주택이었다. 근처엔 자동차 정비소와 정육점이 있었다. 낮은 체인링크 울타리로 둘러싸인 곳이었다. 겨울이라 벌거벗은 커다란 나무가 지붕 위로 높이 솟아있었다. 정오가 지나자마자, FBI 요원들은 오리어리로 보이는 한 남자와 여자가 집을 떠나는 것을 봤다. 그들은 근처의 식당까지 그 둘을 미행해고, 그들이 식사를 하는 것을 봤다. 그들이 식사를 끝났을 때, 요원들은 서둘러 식당으로 들어갔다. 그들은 식탁 위의 컵을 집었다. 컵의 테두리에는 남자의 DNA가 묻어 있을 터였다.
요원들이 마크 오리어리라고 추측되는 남자를 따라간 동안, 다른 FBI 요원은 그 집의 문을 두들겼다. 그는 근처에 감시 카메라를 설치할 계획이었고, 근처에 아무도 없다는 걸 확실하게 하고 싶었다. 헌데 예상치 못하게, 집 안에서 남자가 나왔다. 마크 오리어리처럼 생긴 남자였다. 혼란스러웠지만, 요원은 훈련된 계획대로 물러났다. 그는 남자에게 주변을 돌아다니며 이 지역에 출몰한다는 강도를 조심하라고 주의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 남자는 스스로를 소개했다. 그가 마크 오리어리였고, 막 나간 사람은 동생인 마이클 오리어리와 그의 여자친구였다. 오리어리는 요원에게 알려주셔서 감사하다고 얘기하고, 문을 닫았다.
마이클의 모습은 혼동을 줄만했다. 수사관들은 마이클이 자신의 형과 함께 살고 있는지는 알지 못했다. 둘이 그렇게 닮았다는 것도 몰랐다. 그들은 일단 식당에서 채취한 마이클 오리어리의 DNA를 검사하기로 결정했다. 콜로라도 수사국의 분석가가 샘플을 가져갔다. 보통 DNA 분석은 수개월이 걸렸다. 하지만 이번 경우에는 그들이 밤샘 근무를 했다. 토요일 오후 2시가 되자,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컵에서 채취한 DNA는 피해자에게서 채취한 DNA와 일치했다. 오리어리라는 성을 가진 남자의 범행이 맞았다. 하지만 둘 중에 누구란 말인가?
갤브레이스는 형제의 아버지는 제외했다 — 그는 나이가 너무 많았고, 다른 주에 살고 있었다. 하지만 수사관들은 용의자에서 마이클을 아직 배제할 수 없었다. 마이클이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도 있었다. 혹은 마이클과 마크가 공범일 수도 있었다. 그들은 더 많은 정보가 필요했다.
갤브레이스는 형제의 집에 들어가기 위해 급하게 수색 영장을 타이핑했다. 그녀가 일을 끝냈을 때는 이미 밖이 어두워져 있었다. 그녀는 주말에 일을 하는 판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판사는 팩스로 보내달라고 말했다. 갤브레이스는 영장을 보내기 위해 자신의 집 근처에 있는 세이프웨이[옮긴이: 잡화점]로 급하게 갔다. 판사는 토요일 오후 10시에 서명을 했다.
그녀는 자신이 찾고 있는 걸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녀는 피해자의 기억을 믿었다. 남자의 다리에 있는 검은 점 말이다.
그녀는 다른 경찰청에 있는 범죄 분석가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이 남자의 다리가 너무 보고 싶어요! 엄청나게요.”
2008년 8월 4일, 워싱턴주 린우드
메이슨 경사의 경험으론, 누군가 자신에게 문제가 있지 않냐고 묻을 때면, 거의 항상 실제로 문제가 있었다.
메이슨은 리트가른 형사와 함께 오후 3시 30분쯤 마리를 데리러 갔다. 그들은 아파트 밖 잔디밭에 앉아 있는 그녀를 발견했다. 셋은 함께 린우드 경찰서로 향했고, 그 곳에서 형사들은 마리를 회의실로 데리고 갔다.
메이슨이 나중에 쓴 것을 보면, 그는 마리에게 그녀의 진술과 다른 증인의 진술에 서로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말하는데, 오랜 시간을 쓰지 않았다. 마리는 차이가 있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이야기를 다시 해야했다 — 이번엔 강간이 확실하게 있었다고 말하는 대신 강간이 일어났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녀는 울면서 자신의 과거를 얘기했다 — 모든 양부모님들에 대해서 말하고, 7살 때 강간을 당했던 것도 말했다. 자신만의 공간을 갖고 외로움을 느꼈다는 것도 말했다.
리트가른은 마리에게 그녀의 이야기와 증거가 일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마리가 이야기를 꾸며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사전에 계획된 것이 아니라, 충동적으로 꺼낸 얘기였다. 그는 경찰이 찾아야만 하는 강간범이 정말로 이웃들 사이를 돌아다니고 있냐고 물었다. 마리는 결국 “아니요.”라고 대답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약했고, 눈은 아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의 대답과 바디 랭귀지를 볼 때, 마리가 강간에 대해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은 명백했다.” 후일 리트가른이 쓴 것이다.
마리에게 그녀의 권리를 알려주지 않은채 — ’당신은 변호사를 선임할 권리가 있으며, 묵비권을 행사할 권리가 있습니다’라는 권리 — 형사들은 마리에게 진짜 있었던 일을 쓰라고 말했다. 거짓말을 했고, 그것이 범죄라는 것을 인정하라면서 말이다. 그녀는 알겠다고 했고, 그래서 그들은 그녀를 몇 분 간 홀로 내버려 뒀다. 그녀가 자신의 이름을 적고, 주소, 사회보장번호를 적어넣은 후 쓴 내용의 일부는 이렇다:
저는 조던과 그날 밤 전화로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비롯해 이런저런 얘기들을 했습니다. 그와 전화를 마친 후, 저는 저를 압박하는 모든 것들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고, 혼자 살아야 한다는 것에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제가 잠들었을 때, 저는 누군가 집으로 들어와 저를 강간하는 꿈을 꿨습니다.
형사들이 돌아왔을 때, 그들은 마리가 강간이 꿈이었다고 쓴 새로운 진술서를 봤다. 마리는 거짓말이 아니라 꿈이라고 썼다.
리트가른은 왜 이야기를 꾸며냈다고 쓰지 않았는지 물었다.
마리는 울면서 강간이 실제 있었던 일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녀는 책상을 두드리며 자신이 “매우 확신”한다고 말했다.
리트가른은 매우 확신하는지, 아니면 실제 확실한 일인지 물었다.
마리는 강간이 있었지만, 자신이 기억을 잃은 것 같다고 말했다.
리트가른은 마리에게 이런 걸 거짓말 한 사람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고 있냐고 물었다.
“카운셀링을 받아야겠죠.” 마리가 답했다.
메이슨은 다시 증거로 돌아갔다. 그는 마리에게 그녀가 조던에게 전화를 했다는 진술이 조던이 말한 내용과 다르다고 얘기했다.
마리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쥐며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그녀의 눈이 대답할 내용을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빠르게 움직였다.”
형사들은 그녀가 이전에 한 얘기로 다시 되돌아갔다 — 스트레스를 받았고, 외로움을 느꼈다는 것 말이다. 잠시 후 마리는 안정이 된 것처럼 보였다. 그녀는 우는 걸 멈췄다. 그녀는 심지어 약간 웃기도 했다. 그녀는 사과를 했다 — 그리고 다른 진술서를 쓰기로 동의했다. 그게 거짓말이었다는 데 의심의 여지를 남기지 않는 진술서 말이다.
저는 스트레스 받는 것들이 많았고, 누군가와 어울리고 싶었지만 아무와도 그럴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야기를 꾸며냈는데, 그게 이렇게 일이 커질 줄은 몰랐습니다. … 왜 이런 짓을 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런 일은 일어나지 말았어야 해요.
이 진술서는 형사들을 만족시킨 것 같았다. 리트가른은 후일, “마리와의 인터뷰와 메이슨 경사가 다른 진술에서 찾아낸 불일치점을 토대로 볼 때, 우리는 마리가 강간 당하지 않았다는 진실을 이제서야 말하고 있다고 자신했다.”라고 썼다.
마리가 느끼기에 질문은 수시간 계속된 것 같았다. 그녀는 압박을 받을 때 언제나 하던 것을 그대로 했다. 그녀는 그런 행동을 스위치를 껐다고 부른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모든 감정들을 억눌러 버리는 것 말이다. 이야기를 꾸며냈다고 고백하기 전에, 그녀는 두 명의 형사, 그러니까 두 남자의 눈을 쳐다보지 못했다. 고백한 후에야 눈을 볼 수 있었다. 웃을 수도 있었다. 그녀는 화장실에 가서 얼굴을 씻었다. 스위치를 끄는 건 안심이 됐다 — 그리고 그녀가 [경찰서를] 떠날 수 있게 해주었다.
다음 날, 마리는 프로젝트 래더의 케이스 담당자인 웨인 내쉬에게 경찰이 자신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녀는 자신이 처한 위험을 인식하고, 변호사를 원한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래더의 매니저들은 [변호사 대신] 메이슨 경사에게 연락을 취했다. 경사는 그들에게 증거가 마리의 이야기와 맞지 않는다고 얘기했고, 그녀가 자신의 이야기를 부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 마리는 타협하지 않았다. 그녀가 강간을 신고한지 일주일이 지난 8월 18일, 그녀는 두 명의 프로젝트 래더 매니저를 만났고, 협박을 당하면서 진술 철회에 사인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 후, 그 셋은 마리가 진술 철회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함께 경찰서로 향했다 — 즉, 그녀가 형사들에게 처음 한 얘기가 진실이라고 말하려는 것이었다.
프로그램 매니저가 밖에서 기다리는 동안, 마리는 리트가른과 다른 경찰관을 함께 만났다.
리트가른은 마리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마리는 자신이 진짜 강간을 당했다고 말했다 — 그리고 울면서 자신의 위에 올라탄 남자의 환영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그녀는 거짓말 탐지기 테스트를 받고자 했다. 리트가른은 마리에게 만약 테스트를 받았는데, 거짓말을 한 것으로 나오면, 감옥에 가게 될 거라고 말했다. 거기에 더해서, 그는 프로젝트 래더에 말해서 주택 보조금을 주지 말라고 얘기할거라고 말했다.
마리는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경찰관은 그녀를 프로젝트 래더 대표자가 있는 아래층으로 데리고 내려갔다. 프로젝트 래더의 매니저는 그녀가 정말 강간을 당했냐고 물어봤다. 마리는 아니라고 대답했다.
경찰서를 떠난 후, 마리는 일이 그냥 끝나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 그녀가 해야할 다른 일이 있었다. 프로젝트 래더의 매니저는 마리에게 계속 프로그램에 남아있고 싶다면 — 아파트의 보조금 지원을 계속 받고 싶다면 — 다른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고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날 늦게 모임이 소집됐다. 마리의 또래들이 원을 그리며 모여 앉았다. 마리는 지시받은대로, 프로젝트 래더의 다른 참여자들에게 강간을 당했다고 거짓말을 했다는 얘길 했다. 그러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도 말했다. 밖에는 자신을 다치게 한 사람이 없으며, 또 다른 누군가가 앞으로 다칠 일도 없을 거라고 했다.
방 안에서 어떤 동정이 있었다면, 마리는 그게 딱 한 명뿐이었다고 느꼈다. 그녀의 오른쪽에 있는 젊은 여자였다. 나머지는 불쾌해하면서 극도의 침묵을 지켰다.
모임 이후, 마리는 친구의 집으로 걸어갔다. 가는 길에 그녀는 다리를 건넜다. 그녀는 뛰어내릴지를 고민했다. “아마 제 생애 유일하게 죽고 싶었던 순간이었을 거에요.” 그녀의 말이다. 그녀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멍청한 짓을 하기 전에 나 좀 데리러 와줘.”라고 말했다. 그리고 마리는 자신의 폰을 집어던져버렸다.
그 달 말, 마지막으로 또 놀랄 일이 있었다. 마리는 법원에 출석하라는 편지를 받았다. 그녀는 허위 신고로 기소를 당했고, 최대 1년까지 징역을 살 수도 있었다. 기소장엔 메이슨 경사의 서명이 있었다. 그 후, 서류 작업은 린우드 시가 경범죄를 고소하기 위해 고용한 작은 법률 회사로 넘어갔다.
기소를 하기로 한 메이슨의 결정엔 복잡한 계산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는 마리가 거짓말을 했다고 확신했다. 경찰은 거짓말을 쫓기 위해 많은 자원을 소모했다. 법은 그녀의 거짓말이 범죄라고 말한다. 정말로, 그렇게 단순한 논리였다.
경찰이 거짓으로 강간 신고를 한 여성을 체포한 경우가 얼마나 있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인 통계가 없다. 그런 케이스를 검사가 고소하는 경우가 얼마나 있는지도 수치가 없는 건 마찬가지다. 아무도 그런 데이터를 수집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모범적인 사법 기관들은 그런 식의 고소를 할 때는 주의를 해야한다고 말한다. 국제경찰본부장협회와 FBI는 강간 신고를 의심하기 전에 철저한 수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경찰은 진실을 증명하는 데 쏟는 노력만큼이나 거짓을 증명하는 데도 반드시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실제로, 많은 경찰들이 극단적인 경우에만 여성을 상대로 고소를 하려 할 것이다 — 예컨대, 매우 공적인 사안으로 용의자의 평판에 큰 문제가 생겼을 경우나, 경찰이 상당한 수사 자원을 소모했을 경우에 그렇다. 고소를 꺼리는 이유는 강간 사건의 경우, 가장 큰 문제는 거짓 신고가 아니라 신고 자체가 없는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국가적 조사를 보면, 겨우 1/5에서 1/3 정도의 강간 사건만이 경찰에 신고된다. 여성들이 신고하지 않는 한 가지 이유는 경찰이 믿어주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강간을 신고한지 며칠 지나지 않아, 마리는 코스트코에서 일을 그만뒀다. 그 곳에서 서있을 수도 없었고, 사람들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감정을 통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 그녀가 잃는 것은 점점 늘어갔다.
프로젝트 래더는 그녀에게 저녁 9시 통금을 내렸고, 스태프를 만나는 횟수를 두 배로 늘렸다.
언론은 마리가 기소당했다는 기사를 썼다. 그녀를 특정하지는 않았다. (시애틀 포스트-인텔리젠서의 제목은 “경찰: 린우드 강간 신고는 짖궂은 장난이었다.”였다.) 마리가 고등학교에서 가장 친했던 친구는 — 그녀에게 사진을 가르쳐 주고, 그녀가 파도 위로 떠오르는 사진을 찍어준 친구였다 — 거짓말쟁이 마리라는 웹페이지를 만들었다. 웹페이지에는 마리의 마이스페이스에 있던 사진이 올라왔고, 경찰 보고서와 마리의 풀네임이 적혀 있었다. 그 사이트를 알아채고, 마리는 광분해서 자신의 집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다.
마리는 교회에 다니는 것도 그만뒀다, “저는 신을 화나게 했어요” 그녀가 말했다. 그녀는 사진에 대한 흥미도 잃었다. 그녀는 외출을 두려워했다. “어떤 날 밤엔 가게에 스스로 들어가보려했지만, 누군가 나를 쫓아오고 있다는 환각에 시달려야했어요.” 그녀의 말이다. “그건 저를 겁나게 했어요. 저는 심지어 집에서 반 마일도 멀리 갈 수 없었어요. 바로 집으로 도망갔죠.” 집에선 침실에 들어가지 않았다. 대신 불을 켜고, 소파에서 자는 걸 선택했다.
그녀는 “어두운 동굴로 들어갔죠.”라고 말했다.
자존감은 강한 자기 혐오로 변했다. 그녀는 담배를 피기 시작했고, 술을 마시면서 살이 쪘다.
마리에게 있어서 이건 익숙한 도피법이었다. 그녀가 어릴 적 학대를 당할 때도 그랬고, 위탁 가정에서 위탁 가정으로, 학교에서 또 다른 학교로 옮겨다니는 동안 해온 도피법이었다. 모든 걸 닫아버리고, 웅크리고 있는 것이다. 그 어떤 나쁜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행동하고, 아무것도 그녀에게 영향을 끼치지 못한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그녀는 정상을 갈구했기 때문에, 상처 받은 일들은 묻어버렸다.
페기와 섀넌은 둘 다 그녀를 포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예전과 같지는 않았다. 마리는 둘 모두가, 심지어 겅찰이 의심하기도 전부터 자신의 이야기를 의심했다는 걸 알았다.
마리에게 섀넌의 집은 오랫동안 도피처이자 휴식처였다. 마리와 섀넌은 함께 숲을 걸었고, 보트를 탔다. 하루가 끝날 때 쯤엔 섀넌의 집에서 지쳐 잠들었다. [하지만] 이제 섀넌의 남편은 자신이 잘못된 혐의를 뒤집어 쓸까 두려웠고, 그는 마리가 더이상 밤에 자고 가지 않는 것이 최선일 것 같다고 결정했다. “위탁 가정 부모가 되면, 그런 걸 피할 수가 없습니다.” 섀넌의 말이다.
그 소식을 전하는 건 섀넌의 몫이었다. 그녀는 소식을 전하면서 무너져내리는 것 같았다. 소식을 듣는 마리도 무너져내렸다.
10월 초, 마리가 허위 신고로 고소를 당한지 두 달이 되지 않았을 때, 시애틀의 동쪽에 있는 커클랜드의 콘도에서 63세의 여성이 강간을 당했다고 신고했다. 강간범은 장갑을 끼고 있었다. 칼도 들고 있었다. 남자는 여자를 묶었다 — 여자의 신발끈을 이용했다. 그는 사진을 찍었고, 그걸 인터넷에 올려버리겠다고 협박했다. 지난 두세달 동안, 그 여성은 경찰에게 누군가 자신을 쫓아다니는 것 같다고 말했었다.
섀넌은 텔레비전에서 그 강간 사건의 뉴스를 보고, 크게 당황했다. 그녀의 아버지는 시애틀의 남쪽에 있는 켄트의 경찰서장이었다. 그녀는 경찰과 함께 자랐고, 경찰을 신뢰했으며, 경찰이 일하는 방식을 알았다. 그녀는 즉각 컴퓨터로 다가가, 번호를 확인하고 전화를 걸었다 — 커클랜드의 경찰들에게 마리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마리의 이야기와 커클랜드의 사건에 공통점이 있다는 걸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섀넌은 마리에게 전화를 걸고, 마리 또한 커클랜드의 경찰에게 연락을 해보라고 제안했다. 마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저는 그냥 너무나 겁이 났어요.” 마리의 말이다. 그녀는 이미 대단히 많은 것을 경험했다. 그녀는 스스로 다시 경찰을 만나서 무언가를 더 말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인터넷을 열어봤고, 커클랜드의 여성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살폈다. 이야기를 읽고, 그녀는 울어버렸다.
커클랜드의 형사는 결국 섀넌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섀넌이 해준 이야기를 기반으로 커클랜드의 수사관들은 린우드 경찰청에 연락을 했고, 이야기가 꾸며졌다는 얘기와 함께 린우드의 피해자는 피해자가 아니라는 아니라는 얘기를 들었다.
오드라 웨버는 커클랜드의 사건을 담당한 형사 중 한 명이었다. 그녀는 린우드의 형사에게 전화를 두 번 걸었고, 그들이 마리의 설명을 믿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기억했다. “그건 그들의 사건이었고,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그들의 판단을 믿어야 하지 않나 싶었어요. 그들은 자세한 내용을 알고, 저는 모르니까요.” 웨버의 말이다. 그러나 그녀는 그들이 마리를 고소했다는 걸 알고는 “충격을 받았다”고 기억했다. 그녀는 아무 말 없이 전화를 끊으며, “뭐, 그 사람들이 그걸로 됐다고 생각한다면요”라고 생각했다.
2011년 2월 13일, 콜로라도 주, 레이크우드
오전 8시 15분 갤브레이스는 오리어리의 집 문을 두들겼다.
“경찰입니다. 수색 영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 여세요.” 그녀는 반복해서 소리쳤다. 7명의 경찰이 그녀의 뒤편에 서있었고, 총을 꺼낸 채 그 집을 마주하고 있었다.
잠시 후, 오리어리가 문을 열었다. 그는 혼란스러워 보였고, 마치 밝은 겨울 햇살을 본 것처럼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두 마리의 작은 핏불과 샤페이가 그의 앞으로 급하게 나왔다. 그는 회색 후드와 헐렁한 회색 츄리닝 바지를 입고, 회색 슬립온 실내화를 신고 있었다. 그는 혼자였다.
갤브레이스는 그를 옆으로 세워놓고, 몸을 수색했다. 수색이 그의 다리에 다다랐을 때, 그녀는 바지를 걷어올렸다.
바로 거기 있었다. 오리어리의 왼쪽 장딴지에 말이다: 커다란 달걀 정도 크기의 검은색 점이 있었다.
그가 범인이었다. 그가 강간범이었다. 갤브레이스는 빠르게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FBI 요원이 그를 대면하자, 오리어리는 바로 변호사를 선임할 권리를 주장했다. 갤브레이스는 오리어리의 뒷편으로 움직여 섰다. 오전 8시 35분, 그녀는 그에게 수갑을 채웠다. “당신은 2011년 1월 5일 골든 시에서 일어난 성폭행과 강도죄로 체포되었습니다.” 그녀가 그에게 말했다. 오리어리는 경찰차에 태워져 제퍼슨 카운티 구치소로 이송됐다.
그녀는 그 날 새로운 부츠를 신고 있었다. 언제든 나중에 그 부츠를 봤을 때, 오리어리를 잡은 걸 기억하기 위해서였다. 갤브레이스에게 체포를 하는 사람이 된다는 건 중요한 것이었다. 그녀는 “[그 땐] 아마 범인의 얼굴을 보고 싶어했던 것 같네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우리가 널 찾아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
집을 수색하자 형사들의 수사를 입증해주는 증거가 나왔다. 수사관들은 아디다스 ZX 700 운동화를 오리어리의 신발장에서 찾았다. 운동화의 발자국은 골든의 눈 위에 찍힌 것, 그리고 레이크우드의 창문 밖에 찍힌 것과 일치했다. 그들은 벌집 패턴이 있는 언더 아머 장갑도 찾아냈다. 욕실에는 검은색 두건이 마스크로 쓸 수 있게 묶여 있었다.
“그는 군인이었어요 — 정리를 매우 잘했죠.” 갤브레이스가 말했다. “그 집은 제가 수색한 집 중 가장 깨끗한 집이었어요. 우리가 모두 ’오 신이시여, 감사합니다.’라고 생각할 정도로 정리가 잘 되어 있었죠.”
피해자들의 설명이 실증됐다. 피해자들 대부분은 녹색, 혹은 적갈색의 눈을 가진 180cm 정도 키의 90kg 정도 되는 백인 남성이라고 설명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묶였다는 얘길 했다. 또한 범인이 속옷을 훔쳐갔다고도 했다. 수사관들은 오리어리의 집에서 .380 구경의 검은색 루거 권총과 핑크색 소니 사이버샷 카메라, 커다란 백팩, 그리고 젖은 수건과 윤활액을 발견했다. 형사들은 옷장의 스트레오 장비들 속에 숨겨진 여성의 속옷들도 발견했다. 전리품처럼 가져간 속옷이었다.
그날 밤, 헨더샷은 그녀가 맡은 사건의 피해자인 웨스트민스터의 59세 미망인에게 소식을 전하기 위해 차를 몰고 갔다. 그 여성은 전년도에 남편을 암으로 잃었고, 근처에 가족은 아무도 없었다. 그녀는 여전히 정신적, 육체적인 고통을 겪고 있었다. 헨더샷은 그녀를 데니스 레스토랑에서 만났다. 그녀는 뒷쪽 코너에서 홀로 저녁 식사를 하고 있었다.
“제가 걸어들어가자, 그녀가 저를 보고 대단히 반가워했습니다. 저는 그녀에게 소식을 전했어요. 그 때 생각만 하면, 지금도 몸이 떨릴 정도로 기분이 좋네요.” 헨더샷의 말이다. “저는 그녀에게 말했어요. ’이제 다 끝났어요. 완전히 끝났습니다. 우리가 그 놈을 잡았어요.’라고 말이죠.”
3월 초, 범죄과학 컴퓨터 전문가는 오리어리가 자신의 하드 드라이브에 저장해둔 파일을 열어봤다. 그는 “여자들(girls)”라는 폴더를 찾아냈다 — 그 폴더에는 오리어리가 골든과 웨스트민스터에서 찍은 피해자들의 사진이 있었다. 갤브레이스는 그들을 한 눈에 알아봤다.
하지만 자신이 알아채지 못하는 여성의 사진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 어린 여성이었다 — 콜로라도의 피해자보다 훨씬 더 어렸으며, 아마도 십대인듯 싶었다. 사진은 겁먹은 채 침대에 묶여서 재갈이 물린 여성의 모습을 보여줬다. 갤브레이스는 현기증이 났다. 어떻게 사진 속 여자가 누구인지 알 것인가? 어떻게 그녀에게 정의를 되찾아줄 것인가?
사진들을 살펴보다가 그녀는 답을 찾아냈다. 가슴 위에 운전 교육생 자격증을 올려놓고 찍은 사진이 있었다. 거기엔 사진 속 여자의 이름이 있었다. 그리고 주소도 있었다.
워싱턴 주, 린우드였다.
2008년 8월 11일, 워싱턴 주, 린우드
그는 동트기 전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녀의 침실 밖, 아파트 밖에서 그녀가 전화 하는 소리를 들으며 기다렸다. 그는 그녀가 잠들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 날 밤은 비가 오지 않았고, 그래서 그가 자리를 잡을 수 있게 해줬다. 벽은 얇았고, 덕분에 그는 그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자리에서 꾸물거리다가 발각되는게 두려워 두 번 정도 잠시 자리를 떠나기도 했다.
그는 나무를 좋아했다. 나무가 숨을만한 장소를 제공해주기 때문이었는데, 앨더브룩 아파트에는 나무가 아주 많았다. 아파트가 집의 프라이버시를 보장하진 않는 건 그에게 좋지 않았지만, 장점이 있기는 했다. 창문들은 그런 장점 중 하나였다. 그리고 모든 슬라이딩 유리문도 그랬다 — 슬라이딩 유리문은 잠겨 있지 않을 때는 우스울정도로 쉽게 표적이 됐고, 매우 자주 잠겨있지 않았다.
그녀는 실제론 남자의 타입이 아니었다. 그는 그녀의 침실을 엿볼 때 그걸 알아챘다. 하지만 남자는 사냥(사냥은 남자의 표현이다)을 하기 위해 너무 많은 시간을 썼다. 그는 어리든 나이가 있든 상관없이, 가능한 많은 여성을 자신의 판타지에 포함시키기 위해 수백시간, 심지어 1천시간 정도일지도 모를 시간을 썼다.
그래서 자신의 수고가 헛되이 낭비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는 이전에도 근처를 배회했었고, 여자의 집에 들어가기도 했지만, 계획을 실행에 옮기는 건 또 다른 문제였다. 그는 과거의 실패에서 배운 게 있었다 — 한 번은, 강간을 하려고 했던 여성의 침실 문 바깥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는 데, 어떤 남자가 자신이 서 있는 곳으로 걸어 오기도 했다 — 그래서 이제는 공들여서 감시를 했다: 창문으로 엿보고, 사전에 집에 들어가보고, 정보를 모았다.
몇 년 후, 형사들은 남자의 휴대폰에서 메모를 찾았다. 그 메모에는 또다른 타겟(그의 표현이다)에 대한 그의 감시 내용이 기록되어 있었다. 어떤 방에 그녀가 들어가는지, 언제, 어떤 불이 켜지고 꺼지는지, 어떤 창문과 블라인드가 열리거나 닫히는지, 여자의 남자친구가 집에 있는지 없는지 같은 내용이었다. 그는 어떤 날 밤의 메모에 “남자친구가 파자마를 입고 있다. 게임 오버.”라고 적기도 했다.
그는 타겟의 개인 정보를 샅샅이 뒤졌다. 그는 그녀의 생일과 차량 번호판을 확인했다. 그는 여자가 TV를 보는 걸 살폈다. 그리고 사냥이 끝나갈 때, 그러니까 범행을 저지르기 전에는 마지막 확인을 거쳤다. 그는 그걸 “전투전 조사”라고 불렀는데, 타겟의 손이 닿는 곳에 무기가 없다는 걸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해가 뜨기 조금 전에 전화 통화가 끝나는 소리를 들었다. 그는 정적이 좀 더 길어질 때까지 조금 더 기다리다가 난간을 타고 올라가, 열려있는 슬라이딩 유리문을 통해 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녀가 잠들어 있는 30분 동안, 그는 정해진 계획대로 범행을 저지를 수 있게 준비를 마쳤다.
그는 2주 전, 그녀의 아파트 근처에 잠복해 있을 때 창문을 통해 처음으로 그녀를 발견했다. 그는 그 이후, 집에 몰래 두 번이나 들어갔고, 두 번 다 똑같은 유리문을 통해서 들어갔다.
그에겐 자신이 하려는 일을 통칭하는 단어가 있었다: “강간 극장.” 비정상적인 판타지는 그를 어릴 적부터 사로잡아 왔다. 자바 더 헛이 레아 공주를 쇠사슬로 묶고, 노예로 만드는 걸[옮긴이: 스타워즈의 한 장면] 본 때부터였다. 5살이고, 이미 수갑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다면 어디로 가야 할까? 그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그가 처음으로 남의 집에 몰래 들어간 것은 겨우 8살 때였다. 그 정도로 충동적인 일이었다. 그는 그 이후로 10곳이 넘는 집을 몰래 드나들었다.
이제 그는 30살의 퇴역 군인 — 보병대에 있었고, 두 번이나 한국도 갔다왔다 — 이고, 예비군에 등록되어 있다. 그는 수개월 간 병역을 하는 동안에만 활동하지 않았다.
그는 부엌에서 칼이 꽂혀 있는 곳으로 향했고, 칼블럭의 좌상단에서 검은색 손잡이를 가진 칼을 꺼냈다.
거실에선 여자의 검은색 테니스 운동화의 신발끈을 빼내고, 신발은 다시 원위치에 돌려놨다. 한 형사는 나중에 보고서에서 “그 운동화는 두켤레가 쇼파 끝과 침실 문 근처에 위치한 상태로 바로 딱 붙어 있었다. (어지럽혀진 게 아니라) 원래 그 자리에 있는 것 같았다.”라고 썼다.
그는 깔끔하고 정돈된 사람이었다. 그는 모든 일에 있어서 그랬다.
그는 속옷 두 장을 신발끈 하나로 묶었다.
그리고 침실로 걸어들어갔다.
오전 7시 쯤, 그는 그녀의 침실 문간에서 왼손에 어깨 높이로 칼을 든 채 서 있었다.
그는 그녀가 깨어나는 것을 바라봤다.
그는 마리에게 돌아누우라고 말했다 — 그녀는 그렇게 했다. 그는 다시, 배를 깔고 엎드려,라고 말했다. 그녀는 그렇게 했다 — 그리고 그는 그녀의 등 위에 올라앉았고, 칼을 그녀의 얼굴에 가져다댔다.
손을 등 뒤로 올리라고 그가 말했다. 그녀는 그렇게 했다. 그는 그녀의 손목을 묶고, 눈을 가렸다. 그는 그녀의 입에 천을 쑤셔넣고, 아무런 소리가 새나가지 않게 했다.
그는 “꽤 재밌는 대화를 하더군”이라고 말하며 자신이 계속 근처에 있었고, 소리를 들으며 기다리고 있다는 걸 그녀가 알게 했다.
문을 잠궈야 한다는 걸 모르지는 않았을텐데 말이지, 라고도 말했다.
그는 그녀에게 다시 돌아누우라고 말했다 — 그녀는 그렇게 했다. 그리고 그는 그를 강간했고, 강간을 하는 동안 글로브를 낀 손으로 그녀를 쓰다듬었다.
그는 운전 교육생 자격증을 그녀의 가슴 위에 올려놓고 사진을 찍었다.
그가 일을 마쳤을 때, 그는 경찰에게 신고하면 사진을 온라인에 올려버리겠다고 협박했다. 만약 아이가 있다면 아이들이 그 사진을 볼 거라면서 말이다.
그는 재갈을 풀고, 눈을 가린 것도 풀었다. 그리고 자신을 쳐다보지 말라며, 베개에 계속 얼굴을 박고 있으라고 말했다.
그가 마지막에 한 말은 미안하다는 말이었다. 그는 자신이 바보같이 느껴지지만, 그래도 머릿 속에선 합리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방을 떠났고, 앞문으로 걸어나갔다. 그는 사라졌다.
에필로그
오리어리는 콜로라도에서 28건의 강간과, 관련된 흉악범죄로 유죄를 선고 받았다. 2011년 12월 9일, 그가 체포된지 거의 1년이 지나서, 오리어리는 콜로라도에서의 범죄로 327년 6개월의 형을 선고 받았다 — 이는 법이 허용하는 최대치다. 그는 현재 콜로라도의 북동쪽 먼 모퉁이에 있는 불모지의 스털링 교정 시설에 수감되어 있다. 그는 결코 그 곳을 나오지 못할 것이다.
유죄 판결 이후 경찰과의 인터뷰에서 오리어리는 자신의 범행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한 나이든 피해자를 강간하고 난 후의 기분을 이렇게 묘사했다. “그건 마치 추수감사절에 저녁 식사를 먹는 것과 같았습니다.”
그는 사법 기관들에게 교훈도 남겼다. 그는 잡히지 않기 위해 자신이 했던 일들을 뽐내듯 자랑했다. 그는 군대에 자신의 DNA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그는 어떤 유전 물질도 흔적으로 남기지 않으려 조심했다. 그는 또한 경찰청들끼리 대개 소통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았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서로 다른 관할권에서 각각의 강간을 저질렀다.
다른 다섯 번의 범행은 — 하나는 워싱턴이었고, 다른 네 개는 콜로라도였다 — 마리를 공격한 이후에 행해졌다.
“만약 워싱턴에서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였다면, 좀 더 빨리 용의선상에 올랐을지도 모르겠다.” 오리어리의 말이다.
콜로라도에서의 수사로, 갤브레이스는 오리어리와 워싱턴, 린우드에서의 강간을 연결지었을 뿐만 아니라, 근처 커클랜드에서의 강간도 오리어리의 짓이라는 걸 밝혀냈다. 그녀는 워싱턴 주 범죄 분석가와 함께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해 오리어리의 범죄와 비슷한 미결 사건을 찾았고, 그것들을 오리어리와 연관지을 수 있었다. 그녀는 오리어리의 컴퓨터에서 암호화된 파일에 첨부된 커클랜드 피해자의 이름도 발견해냈다.
오리어리는 워싱턴 사건들에서도 유죄를 선고 받았다. 2012년 6월, 그는 커클랜드에서의 강간으로 40년을, 린우드에서 마리를 강간한 범행으로 28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오리어리가 마리를 강간했다는 게 알려진 이후, 린우드 경찰서장 스티븐 젠슨은 린우드 경찰서가 수사를 어떻게 다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외부 감사를 요청했다. 이전에는 공개되지 않았던 보고서에서, 스노호미시 카운티 보안관 사무소와 성범죄 감독관인 그렉 린타 경사는 “피해자가 강간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고 인정하라는 강요를 당한게 분명하다”고 썼다.
린타는, 마리가 당한 “괴롭힘”과 “몰아가기”를 생각한다면 그녀가 진술을 철회한 게 놀랄 일이 아니라고 썼다. 형사는 “사소한 불일치” — 피해자들에겐 흔한 일이다 — 를 모순으로 격상시켰고, 동시에 범죄가 일어났다는 강력한 증거를 무시했다. 감옥을 들먹거리며 위협을 하고, 마리가 거짓말 탐지기를 통과하지 못하면 주택 보조금을 뺄 수도 있다고 얘기한 것에 대해선 이렇게 썼다: “이런 말들을 강압적이며, 잔인하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프로답지 못하다.” 린타가 쓴 것이다. “나는 이런 말들을 합리화 할 수 있는 건 그 무엇도 떠올릴 수가 없다.”
젠슨은 내부 감사도 명령했는데, 내부 감사의 결과도 비슷한 평가였다. 메이슨의 판단은 지나치게 페기의 전화에 휘둘렸다. 형사들이 마리와 한 두번째 인터뷰는 “허위로 신고했다는 자백을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었다. 허위 신고를 고소한 것은 “자기 만족”에 의한 것이었다.
감사의 통렬한 단어들에도 불구하고, 린우드 경찰청의 그 누구도 처벌을 받지 않았다.
최근의 인터뷰에서 현재 린우드 범죄수사국의 국장인 스티브 라이더는 마리의 사건을 범죄수사국의 사람들이 매우 후회하고 있는 “커다란 실패”라고 칭했다: “그녀가 잔인한 공격을 당했다는 걸 아는데, 그녀에게 거짓말 한 거라고 말하라고 했다니요. 끔찍한 일입니다. 우리는 사람을 돕기 위해 이 일을 하고 있지, 다치게 하기 위해 하는 게 아닙니다.” 린우드의 로드니 콘하임 경사는 마리에 관해 “우리가 그녀를 두 번이나 피해자로 만들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메이슨 경사는 다시 마약수사 기동 부대로 돌아갔다. 그가 7년 전 마리를 마주봤던 똑같은 방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저를 확신시키는 건 그녀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일의 진상을 알아내는 건 저의 일이었죠 — 그리고 저는 그렇게 못했습니다.”
라이더는 마리의 사건이 관행과 문화를 바꿔놨다고 말했다. 형사들은 강간 피해자들에 대한 추가적인 교육을 받았다. 이제 강간 피해자들은 즉각적으로 지역 병원에서 도움을 받았다. 형사들은 강간 신고를 의심하기 전에 거짓말의 “확실한 증거”를 가지고 있어야 했고, 허위 신고를 기소하는 일은 이제 반드시 더 고위직들의 승인을 받아야 했다. “우리는 이 일에서 훌륭한 교훈을 얻었습니다. 우리는 그 누구에게도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질 않길 바랍니다.” 라이더의 말이다.
오리어리가 체포되기 전에 린우드 경찰청을 떠난 리트가른은 이 기사에 관한 인터뷰를 거절했다. 린우드를 대신해서 기소를 담당했던 자코 & 토마스 법률회사도 그렇다.
FBI에 보고된 통계에 따르면, 2008년, 마리의 사건은 린우드 경찰이 해결하지 못한 4건의 사건 중 하나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린우드 경찰에게 신고된 47건의 강간 사건 중 10건이 미해결 된 것으로 나타났다 — 비율은 21.3 퍼센트였다. 이는 같은 기간 비슷한 인구 수의 도시를 토대로 본 국가 평균인 4.3 퍼센트보다 다섯 배나 높은 수치다. 라이더는 린우드 경찰이 마리 이후로 사건을 미결로 두는 데 좀 더 신중해졌다고 말했다. “감히 말하자면, 저는 다른 곳에서 하는 것보다 우리가 사건을 더 필사적으로 수사한다고 하겠습니다.” 그의 말이다. “이제 우리는 올바른 마무리를 짓기 위해 더욱 조심합니다.”
마리가 거짓말쟁이로 낙인찍힌 후 2년 반이 지나고, 린우드 경찰은 시애틀 남쪽에서 그녀를 찾아내 소식을 전했다: 강간범이 콜로라도에서 잡혔다는 소식이었다. 그들은 강간 피해자를 위한 카운셀링 정보가 담긴 봉투를 그녀에게 건네줬다. 그들은 그녀에게 그녀의 전과 기록이 삭제될 거라고 얘기했다. 그리고 500달러를 건네줬다. 법원 비용을 돌려주는 것이었다. 마리는 충격, 위안, 분노를 동시에 느끼면서 주저앉았다.
그 이후, 섀넌은 마리와 함께 숲길을 걷다가 그녀에게 말을 꺼냈다. “널 의심하다니 너무 미안하구나.” 마리는 바로 용서했다. 페기도 사과했다. 그녀는 이제 자신의 의심을 경찰에겐 절대 얘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왜냐하면 제가 아무말 않고 있었으면, 그들이 제대로 수사를 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그녀의 말이다.
마리는 시를 고소했고, 150,000 달러에 합의를 봤다. 린우드의 변호사는 워싱턴의 헤럴드 인 에버렛에 “위험 관리 결정에 따른 것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마리는 워싱턴 주를 떠났고, 상업용 운전 면허증을 땄다. 그녀는 원거리 수송 트럭 기사 직업을 가졌다. 결혼을 했고, 10월에 그녀와 그녀의 남편은 두 번째 아이를 얻었다. 그녀는 현재 살고 있는 곳이 공개되길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삶을 재시작하기 위해 워싱턴을 떠나기 전, 마리는 린우드 경찰서를 방문하는 약속을 잡았다. 그녀는 회의실에서 기다렸다. 리트가른은 이미 경찰서를 떠났고, 메이슨이 회의실로 들어왔다. 마리는 메이슨이 꼭 “길 잃은 강아지 같은”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머리를 긁적이며 말 그대로, 자신들이 한 일을 부끄러워하는 것 같았어요.” 마리는 그가 자신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고 얘기했다 — “대단히 죄송합니다.” 마리에겐 그가 진심으로 미안해 하는 것으로 보였다.
최근 마리는 강간 신고를 하지 않는 것을 고려해본 적이 있냐는 질문을 받았다.
“아니요,” 그녀가 말했다. [그 당시] 그녀는 솔직하고자 했다. 그녀는 자신이 기억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기억하고자 했다. 그녀는 경찰을 돕고 싶었다.
“그래야 다른 누군가가 다치지 않겠죠.” 그녀의 말이다. “그래야 경찰들이 저에게 이런 짓을 한 범인을 찾으러 나갈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