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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알싶 세월호 편을 보고

2016년 4월 17일 by 정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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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 16일자 SBS <그것이 알고 싶다> 1027회 ‘세타(Θ)의 경고! 경고! – 세월호와 205호 그리고 비밀문서’ 편 커버(출처: SBS)

어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세월호 편에 방영된 내용은 엄밀히 말하면 새로운 것은 아니었다. 그알싶 제작진이 독자적으로 오랫동안 추적, 탐사한 정보들을 내놓았다기보다는, 그간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해온 여러 사람들의 작업을 재구성하여 ‘지상파 방송화’한 것에 가까웠다.

의 연속보도 페이지에서 남은 기사를 확인할 수 있다.
방송에도 등장했던 정은주 기자와 그녀가 속한 <한겨레21>, ‘진실의 힘’ 팀은 사고 이래 지난 2년간 꾸주히 자료를 모으고 정리해왔고, 우리는 <한겨레21>의 연속보도 페이지와 지난 3월 발간된 『세월호, 그날의 기록』을 통해 <그것을 알고 싶다>에 나온 사실들의 보다 더 자세한 맥락과 정황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기사들을 따라 읽어오지않은 내게는, 새로운 내용이 있었다.

1주기 무렵 세월호 사건의 법정 기록을 정리한 『세월호를 기록하다』를 읽고 몇 가지 잠정적인 결론을 내렸었다. 일단 정말 음모가 있었다고 해도 믿길 정도의 사건이었지만, 실체를 들여다 보면 규제 완화와 관리 부실, 재난 대처 미흡 등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여러 ‘적폐’의 결과로 보인다는 것, 다시 말하면 일부러 수장시켰다는 음모론은 너무나 자연스런 반응이긴 하지만 그게 진실일 수는 없으리라는 것이었다.

저자 오준호는 “상식을 초월하는 이 사고에는 당연히 상식을 초월하는 어떤 거대한 ‘일격’이 있었을 것 같지만, 나는 재판과정을 통해 참사의 배경에 있는 것은 촘촘하게 결합된 비겁하고 이기적이며 무책임하고 무능한 행동들”이었다고 말한다. 믿기지 않아 음모론으로 기울던 마음을『세월호를 기록하다』가 바로잡아 주었으므로, 거기까지 정리하고 이후 새롭게 밝혀진 정보들은 꼼꼼히 업데이트하지 않았었다. 해결 안 된 의문들은 많았지만 일상에 묻혀 살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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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결 안 된 의문들 가운데 가장 큰 것이 ‘대체 해경은 왜 구조하지 않았나’였다.

음모론을 배제하면, 세월호가 침몰하게 된 배경(평형수를 빼고, 화물을 과적하고, 고박도 하지 않고, 선원들은 위급상황에 대한 훈련이 안 되어 있고 등등)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있었다. 이후 진상규명을 백방으로 막는 이유는, 그 내막까지는 자세히 모르지만 짐작은 어렵지 않았다. 얽힌 인사들이 많을 테고, 책임자들이 내빼는 건 한국의 전통적인 문화니까. 하지만 마지막까지 짐작조차 가지 않던 게 있었으니 해경이었다. 해경은 단순히 손발이 맞지 않아 ‘어버버’한 것은 물론, 거의 ‘고의’라고 느껴질 정도로 구조의 의지가 없어 보였는데 그 이유를 도무지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알고 싶다>를 보니 알 것 같았다. 청와대가 상황을 파악한다며 요구한 디테일한 정보들을 제공하느라 해경은 골든타임에 제대로 된 구조를 할 수 없었던 거다.

야이 미친놈아!!!! (출처: 쿠키뉴스)
야이 미친놈아!!!!!!!!!!!!!! (출처: 쿠키뉴스)

박근혜에게 상황을 보고해야 한다는 청와대 인간들은 해경에 계속해서 온갖 잡스러운 정보를 묻는다. 수심, 지형, 배의 크기, 현재의 디테일한 상황, 동영상과 사진… <그것을 알고 싶다> 제작진은 신중한 태도로 이런 청와대의 요구가 “엄밀히 말하면 잘못되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이라 단서를 달았지만, 다시 생각해보자. 이건 분명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 기본적인 사안만 확인한 뒤에는 ‘구조에 총력을 다해달라, 필요한 것이 있으면 요청해라, 최대한 지원하겠다’, 이렇게 말하는 게 정상 아닌가?

이런 너무나 당연한 것이 당연히 이루어지지 않은 이유의 끝에 박근혜가 있다. 청와대 보고라인들이 왜 이랬을까. 박근혜가 평소에 보고를 받을 때 자꾸 그런 것만 묻기 때문일 것이다. 지엽적이고 사소한 것에 대한 디테일하고 정확한 정보를 요구하기 때문에, 지금 보고하는 사안이 어떤 사안인지도 잊고, VIP 타령하며 이 위급한 상황에 해경이나 졸라대고 있었던 것이다.

노무현이 대통령이었다면, 한국사회의 ‘적폐’야 그대로겠지만 청와대가 대통령한테 보고한답시고 현장에 막 도착한 123정 정장에게 사진 찍고 사람 수 세라고 요구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심지어 이명박이 대통령이었더라도 그런 일은 없었을 것 같다. “대통령이 책임지라”는 세월호 시위대의 문구가 과격하다 생각한 적이 있었던 나를 반성한다. 이건 명백히 박근혜가 VIP였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대중들의 직관은 틀리지 않았다. 해경은 그렇게 골든타임을 놓쳤고, 아까운 목숨들은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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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게 다는 아니다. 스스로 판단하여 청와대의 이런 요구를 끊지 않은 해경 지휘부도 잘못이 크다. 현장에서 오판하고 시키는대로 사진 찍고 사람 수 센 정장도 물론 잘못했다. 이 정장이라는 이는 근처 유조선과 어선의 선장, 선원들보다도 구조에 보탠 것이 없었다. 다들 윗선 눈치만 보고 자기 안위만 생각하느라 눈 앞에 벌어진 상황, 배 속에서 사람들이 가라앉고 있는 상황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관료주의의 한 단면이기도 하다. 그러나 청와대가 보고 운운하며 그 난리만 치지 않았다면, 박근혜가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어쩌면 저들은 잘못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것을 알고 싶다> 제작진은 이후 새로 개편된 재난 구조 메뉴얼에서 오히려 이전보다 위로 보고해야 하는 곳이 더 늘어났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잠수부만 늘어나고 진짜 문제는 악화된 것이다. 교사인 오토리 작가는 <교실공략기>에서 세월호 사건 이후 학교에서는 안전에 대한 교육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고 이야기한다. 아이들은 오늘도 방송에 따라 건물을 빠져나가는 법을, 질서를 지키며 다 함께 살 방법을, 그러나 방송이 잘못됐을 때는 또 다시 소용 없을 방법을 배운다. 세월호는 여전히 ‘방지’되지 않았다.

오토리 작가의 중
오토리 작가의 <교실공략기> 중

원문: 정지민님의 페이스북

Filed Under: 사회, 시사, 언론

필자 정지민 twitter facebook

문학을 공부하러 대학원에 들어갔다가 연애만 하고 나왔다. 석사논문이 엎어진 김에 연애칼럼을 쓰고 있다. ㅍㅍㅅㅅ에서 편집도 한다. 2014년에 『내가 연애를 못하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인문학 탓이야』(공저)를 냈다.
http://blog.naver.com/any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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