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공유를 부르는 소셜미디어 콘텐츠 제작법)에서 잠시 언급했지만, 페이스북 기준 현시점에서 가장 많이 공유되는 콘텐츠 사업자는 버즈피드 혹은 허핑턴포스트입니다. (약간 엎치락뒤치락하는 분위기. 관련 레포트 참고 1, 참고 2) 그리고 아시다시피, 버즈피드는 허핑턴포스트가 만들었다…고 해도 크게 무리는 없겠죠? 디지털 시대, 미디어의 진화 혹은 미래에 있어 버즈피드, 허핑턴포스트 두 미디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강조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국내 시장으로 들어와 봅시다. ㅍㅍㅅㅅ, 위키트리와 같은 소셜 큐레이션 미디어가 각축을 벌이고 있고, SBS, 조선일보, JTBC 등 전통미디어의 디지털 시장 적응기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그리고 그즈음인 2014년, 허핑턴포스트는 세계에서 11번째로 한국 시장에 안착했습니다. 현시점에서 이들은 디지털 기반 미디어 중 가장 성공적인 케이스를 만들고 있지 않은가 싶습니다.
버즈피드는 어떨까요? 얼마 전 Korea Social Editor 채용 공고를 냈네요. 누구랑 손을 잡았네 어떻네 참 말 많았는데… 드디어 그들도 우리나라에 옵니다.
이 시끌시끌한 미디어의 성공 비결을 분석한 기사들은 많으니, 굳이 여기서도 다룰 필요는 없겠구요, 다만 허핑턴포스트, 버즈피드의 성공적 행보 이후, ‘현시점의’ 접근 방식을 비교·분석해보는 것은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그래서 살펴봤습니다. (* 동등한 비교군을 형성하기 위해, 두 사이트 모두 글로벌(US)을 기준으로 설정했습니다.)
1. 메인 페이지 중심의 UI & UX 비교
- 허핑턴포스트
2005년 세상에 선보인 이후, ‘오프라인 미디어를 대체하는’ 디지털의 구성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오는 듯합니다. 마치 종이신문을 인터넷에 옮겨오듯, 헤더의 큰 미디어 이름과 오늘의 날짜가 인상적입니다. 그 아래 카테고리를 기본 골격으로 스플래시로 불리는 메인 기사와 이미지+텍스트 조합의 기사들을 카드 형태로 배치했습니다.
약 70%만 콘텐츠 영역이고 양옆을 여백으로 둔 것도 그렇지만, 하단의 기나긴 푸터도 전통적 구성의 연장 선상으로 보입니다. 모바일에선 스플래시와 주요 기사가 계속 로딩되는 형태로 구현되는데요, 이러한 기능이 디자인적으로 우수하게 구현된 앱도 제공합니다.
- 버즈피드
허핑턴포스트와는 첫인상부터 다릅니다. 마치 요즈음의 인기 커뮤니티라도 보는 것처럼, 현란한 이미지, 색상을 바탕으로 다양한 정보, 링크를 메인의 (유저 입장에서) 첫 모니터 화면에 꽉 채웠습니다. 이에 따라, 양옆 여백도 적고 푸터도 생략했네요. 대신 스크롤을 내릴 때마다 새로운 기사가 끊임없이 로딩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유저 인터렉션에 따라 배치되는 메인의 기사들은 커뮤니티의 특성을 배가하고 있습니다.
아티클 구성 측면에서 다양한 섹션이 펼쳐지다 보니 내비게이팅 기능이 조금 우려되는데요. 이를 상단 News, Buzz, Life 등 5개의 카테고리로 간략하게 안내합니다. 이에 비하면 허핑턴포스트의 카테고리는 유저 입장에서 다소 산만합니다. 모바일 최적화도 잘 되어 있습니다. 특히 기사, 영상, 콘텐츠를 적절히 큐레이션해 보는 재미와 기사의 강약을 구현합니다. 앱의 경우, 두 미디어 모두 그다지 다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지는 않네요.
2. 기본적인 소재 기획 및 운영 비교
- 허핑턴포스트
최초 기존 미디어와의 차별점으로 부각했던, 전문가 블로그가 핵심으로 기능합니다. 메인부터 이들의 포스트가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고, 뒤에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볼 유저와의 관계 역시 이와 연관됩니다. 에디터들의 큐레이션 콘텐츠는 여기에 뒤를 받칩니다. 특히 메인 기사(스플래시)의 중요성이 눈에 띕니다. 메인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그렇지만, 다양한 관련 기사들로 담론을 형성합니다.
재밌는 것은 외부로 빠져나가는 기사나 콘텐츠도 중간중간 배치되어 있다는 것. 아마 어떻게든 연결고리가 있지 않을까 싶긴 합니다만. 더불어 창업자 허핑턴의 이력이 그러했고, 진보를 지향하는 초기 이념을 뒷받침하듯 Politics가 주요 논점인 것도 특이점입니다.
- 버즈피드
허핑턴포스트의 ‘블로그’를 버즈피드는 커뮤니티의 관점으로 풀었습니다. 메인에서 핵심으로 기능한 콘텐츠 역시 커뮤니티 성격의 글입니다. 이를테면 유저들이 직접 올린 글이 다른 유저들의 추천을 받아 뉴스로서 인정받고 메인에 뜨게 되는 것인데요. 커뮤니티의 특성상 누구나 포스팅이 가능합니다.
선택된 소수 블로거에 의해 운영되는 허핑턴과의 차이점입니다. 여기에 에디터들의 ‘뉴스’가 더해지는데요. 커뮤니티 글과는 톤 앤 매너에 차이가 있습니다. 이러한 버즈피드 의 커뮤니티 관점은 많은 사람들이 함께 만들고 즐길 수 있는 순환 구조를 만들었다고 평가됩니다.
3. 핵심 콘텐츠 및 형태 비교
- 허핑턴포스트
지난 5월 AOL에 인수된 이후, 블로거 중심의 운영론에 회의론적 시각이 대두되고 있겠습니다. 말하자면 허핑턴포스트는 블로거들에게 수익을 돌려주지 않는데요, 인수 이후 얼마간 상업화된 채널에 대한 블로거들의 반감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죠.
또 눈에 띄는 것은 ‘Huffpost Live’입니다. 그 시점의 화제가 되는 이슈에 대한 토론을 중심으로 실시간의 스트리밍 방송을 하는 형태인데요. 결과도 나쁘지 않은 듯합니다. (짧은 동영상 + SNS 참여 ‘허핑턴 라이브’ 4억 4천만 건 시청) 이에 더해 TV쇼나 영화제작 등의 사업을 지속 추진한다고 하네요.
이미 글로벌 단의 14여 개 지사를 설립한 만큼, 이에 따른 현지화된 콘텐츠 역시 주목할 만합니다. 현지의 수준 높은 콘텐츠를 각 로컬에서 번역해서 공유하는 것이죠. 그러다 보니 한국의 경우 다른 큐레이션 미디어와 비교할 때 미국색이 강한 편이기도 합니다. 그 외 기본적으로 큐레이션을 통해 SEO가 적용된 기사들은 현재진행형입니다. 이 분야를 선도한 미디어가 허핑턴포스트죠. 다만 형태 측면에서 poll을 제외하면 눈에 띄는 방식은 없는 편입니다.
- 버즈피드
버즈피드는 위에서 살짝 살펴봤듯, ‘News’와 다른 카테고리의 콘텐츠가 사뭇 다릅니다. 전자가 SNS, 검색포털 등에 최적화된 큐레이션을 지향한다면, 다른 카테고리를 통해, 짤방, 퀴즈, 영상, 게임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만들어냅니다. 특히, 영상의 경우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기도 하죠. (‘버즈피드’ 동영상, 월 1억 5천만 뷰 올리는 비결) 버즈피드의 형태적인 특성은 많은 미디어에서 조명한 바 있는 만큼, 이 글에서는 생략합니다.
4. 유저 기반 인터렉션 및 커뮤니케이션 비교
- 허핑턴포스트
‘Huffpost Social News’를 통해 로그인 기반의 다양한 기능들을 제공합니다. 행동에 기반한 기사 추천은 물론이고, 마음에 드는 블로거를 follow할 수도 있습니다. 배지 시스템도 재미있습니다. 활동에 기반해 포스퀘어처럼 배지를 수여받게 되는데요, 이에 따라 댓글 참여, 관리 등 기능상의 추가가 주어진다고 하네요. 다만 국내에 한정했을 때 커뮤니티, 카페 문화가 발달한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특성이 제대로 현지화될지는 의문이 좀 듭니다.
어쨌든 허핑턴포스트는 전체적으로 (배지를 제외하면) follow하고 알림을 받고, 추천을 받는 정도의 인터렉션 기능이 있는데요, 현시점에서는 이러한 기능들이 다른 미디어들도 흔히 제공하거나 설정한 기능이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버즈피드
버즈피드는 이 항목에서 가장 강력한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단순화된 Reaction 아이콘을 바탕으로 이를 poll로 제공해주고 있고요. 여기에 참여하려면 간단한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을 하면 유저들의 데이터가 취합되고 이를 바탕으로 다시 기사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죠. 이렇게 반응한 값은 메인에 시각적으로 한눈에 들어오게 배치가 됩니다.
‘Community on Buzzfeed’로 명명된 개인화된 기능 역시 재미있습니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커뮤니티 기반이기 때문에, 나의 활동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내가 올린 글의 상세한 정보가 담긴 대시보드까지 제공합니다. 이건 정말 멋지네요.
5. 콘텐츠 확산 및 SNS 운영 비교
두 미디어 모두 어마어마한 SNS 확산 능력을 보여주는 만큼, 콘텐츠 확산 측면에서 두 채널을 비교 & 분석할 정도의 잉여력이 제게는 부족합니다(…) 다만 페이스북을 기준으로 보자면, 둘 다 참 잘합니다. 각 카테고리별로 특화된 채널을 운영하는 것도 특기할만한 점이고요. 이들 미디어와 KPI가 비슷한 콘텐츠나 채널이라면 참고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재밌는 점이 있습니다. 위에서 소개드렸던, 2015년 7월과 9월의 지표들을 살펴보면, 버즈피드는 허핑턴포스트의 약 1/3~1/4의 포스트로 허핑턴을 압도하는 인터렉션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지요. 이는 페이스북만을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만, 페이스북이 현 시점에서 가장 많은 인터렉션과 확산이 일어나는 SNS임을 감안했을 때, 어느 정도는 전체값으로 봐도 좋을 듯합니다.
또 재밌는 것은 7월 기준으로 허핑턴포스트의 좋아요와 공유는 버즈피드를 압도하지만, 댓글은 버즈피드가 더 많다는 점입니다. 더 적은 콘텐츠로 더 많은 추가 담론을 만들어낸다는 측면에서 이들의 콘텐츠와 SNS 운영을 살펴보면 좋겠죠.
여기까지. 소위 미디어의 진화 혹은 미래로 불리는 버즈피드와 허핑턴포스트를 비교분석해봤습니다. 분야별로 살펴봤는데요, 전체적으로 허핑턴포스트는 블로그를 중심으로 한 전통(?)의 디지털 미디어, 버즈피드는 커뮤니티 측면의 트렌디한 디지털 미디어 정도의 느낌으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허핑턴포스트는 얼마간 새로운 흐름이 필요할 듯하네요.
다만 두 미디어 모두 한국 시장에 국한했을 때, 노출 측면의 이점을 제외하면 강조할 수 있는 포인트가 일정 부분 상쇄되지 않나 싶습니다. 어쨌거나 버즈피드건 허핑턴포스트건, 인사이트, 위키트리건, 대부분 SNS상의 feed에서 접하지 메인 페이지를 통해 기사를 살펴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은 거죠. 관련해서, 이 글(미투데이는 왜 실패했는가? 한국형 소셜미디어의 대안)에서도 언급했습니다만, 우리나라에는 커뮤니티, 카페라는 독자적인 문화가 튼튼하게 존재하는데, 이들이 제시하는 방법론(댓글 배지 시스템이나 커뮤니티 형태 등)이 먹혀들는지도 사실 의문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글쓴이 조종완 님과 함께하는 어벤져스쿨 특강!
성과가 나오는 소셜미디어 운영법: 실전에서 통하는 소셜미디어 활용
왜 이 강연을 만들었나요?
소셜미디어 채널은 이미 포화상태입니다. 상업화가 당연시된 후 고객은 기업과 브랜드의 소셜미디어 메시지를 신뢰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메시지를 노출해도 먹히지 않는 지금, 그저 과거와 같은 운영을 답습한다면 ROI(투자수익)가 전혀 나오지 않는 셈입니다. 이를 체계적으로 극복할 방안을 알아봅니다.
이 강연을 들으면 뭘 알 수 있나요?
어떻게 소셜미디어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소셜미디어 운영에 관한 모든 엑기스를 배울 수 있습니다. 최근 소셜미디어 패러다임의 변화부터, 실무에서 참고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전략, 운영, 콘텐츠, 이벤트/프로모션의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왜 조종완 선생님이지요?
조종완 선생님은 소셜미디어 업계에서 8년간 노오오오오력을 했습니다. 위에서 명령만 내리는 것이 아니라 직접 고객을 설득하고, 프로세스를 만들어가며 실무에서 뛰었으며, 소셜미디어 전문 미디어 짬봉닷컴을 운영한 현업 전문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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