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tlantic의 How to Start a Conspiracy Theory on Facebook를 번역한 글입니다.
2013년 세계경제포럼의 한 보고서는 “대량의 잘못된 디지털 정보”가 “현대 사회의 주요 리스크 가운데 하나”라고 주장했습니다. 소셜네트워크는 구조적으로 공유에 최적화되어 있지만, 그 구조 자체가 좋은 정보와 나쁜 정보를 구분하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페이스북은 친구들의 소식을 듣고 강아지 사진을 올리기에도 좋은 공간이지만, 루머와 거짓말, 음모론을 만들어내기에도 적합한 공간이라는 말입니다.
노스웨스턴대학 월터 콰트로시오치(Walter Quattrociocchi)의 연구팀은 이 점에 착안해, 사람들이 페이스북에서 퍼지는 진짜 정보와 거짓 정보에 다르게 반응하는지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이와 같은 연구를 하기에 페이스북이 적합했던 것은 데이터 자체도 많지만, 정형 데이터(structured datat)가 많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이탈리아 페이스북 사용자 230만 명에게서 나타나는 패턴을 연구했습니다.
이들이 가짜 정보에 얼마나 잘 속아넘어가는지를 보기 위해 우선 2013년 선거 기간 중 페이스북에 올라온 정치 관련 정보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분석했죠. 뉴스는 크게 주류 미디어, 과학과 주류 미디어가 외면하는 소식을 다룬다고 자처하는 “대안” 미디어, 그리고 정치 칼럼을 싣는 미디어로 나누었습니다.
이후 이들은 의도적으로 페이스북 상에 거짓 뉴스를 흘려보낸 뒤, 첫 댓글이 달린 시간과 마지막 댓글이 달린 시간을 보고 해당 포스팅이 관심을 받는 기간을 파악했죠. 그리고 진짜 뉴스가 관심을 받는 기간과 가짜 뉴스가 관심을 받는 기간을 비교했습니다.
그러자 페이스북의 두서없는 특성을 아는 사용자들에게는 놀랍지 않을 결과가 드러났습니다. 콘텐츠의 내용이 진실인지 거짓인지는 게시물이 관심을 받는 기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것이죠. 즉, 정보의 질적인 면이 달라도 집중도 패턴은 달라지지 않으며, 음모론과 같은 근거없는 주장 역시 다른 정보들과 차이 없이 사람들의 관심 속에 머무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거짓 콘텐츠에 대해 사용자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댓글을 달고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까지는 파악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말도 안 되는 게시물이라며 반박하고 공격한 댓글이 많이 달렸을 수도 있죠. 하지만 중요한 점은 어쨌든 거짓 게시물들도 똑같이 관심을 받았다는 받았다는 점입니다.
잘못된 정보와 헛소문, 거짓말에도 우리가 똑같이 시간과 정신을 쏟고 있다는 뜻이죠. 음모론자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환경인 것입니다. 음모론을 퍼트리는 일, 어려울 게 하나도 없습니다. 그냥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페이스북에 풀어놓으세요. 그리고 앉아서 반응을 기다리면 됩니다. (아틀란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