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Atlantic에 게재된 Julie Beck의 “Why Stress Makes Your Hair Fall Out“를 번역한 글입니다.
샤워 중에 종종 한 움큼씩 머리카락이 빠질 때가 있습니다. 보통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하지만, 문제는 스트레스를 별로 받지 않을 때 그렇게 머리카락이 빠진다는 것이죠. 그래서 매번 나는 어머니 쪽의 숱 없는 특성이 뒤늦게서야 내게 나타나는 것인지 걱정합니다. 그리고 이 두려운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나는 재미난 가발을 쓸 수 있다는 상상을 하곤 했지요. 산다는 건 늘 그런 식이지요.
하지만 이러한 문제는 사실 머리카락의 삶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기본적으로 머리카락은 계속 자랍니다. 그리고 적절한 시점에 성장을 멈추고, 빠지게 됩니다. (무슨 말인지 아시겠죠, 하지만 들어보세요.)
머리카락의 생장기(anagen)는 2년에서 6년에 이릅니다. 그래서 머리에 나는 털은 그렇게 길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다른 부위의 털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눈썹은 30일 정도 자라나지요. 생장기 이후, 머리카락은 퇴행기(catagen)를 겪습니다. 이는 며칠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모낭이 축소되는 시기입니다. 그리고 휴지기(telogen)가 되면, 머리카락은 그저 그 자리에 가만히 있게 됩니다. 그러다 탈모기(exogen)가 되어 빠지게 되지요.
모든 머리카락은 이 과정을 겪습니다. 따라서 한 사람이 하루에 50~100개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화장실 수챗구멍을 늘 막기는 하지만, 9만~15만 개에 이르는 보통 사람의 머리카락 수에 비하면 이는 새 발의 피에 불과한 양입니다.
스트레스는 이 과정을 방해한다고, 즉 생장기의 머리카락이 덜 자란 상태에서 빠지게 한다고 알려졌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생장기를 멈추고 바로 퇴행기로 접어든 후 한 번에 빠지게 만든다는 것이지요. “머리카락의 역사(Hair: A Human History)”를 쓴 피부과 의사 커트 스텐은 평소보다 약 10배까지 많은 머리카락이 빠지게 된다고 말합니다. 쥐에게 시끄러운 소리를 들려주었을 때 피부의 털이 퇴행기로 바뀐다는 것은 실험으로 증명되었습니다.
“스트레스는 머리카락의 모낭에 영향을 줍니다. 그리고 우리는 쥐에서 일어난 현상이 인간에게도 일어난다고 생각하지요.”
정확히 어떤 원리에 의해 머리카락이 퇴행기로 바뀌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한 연구는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s) 또는 호르몬을 그 원인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마카크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스트레스 호르몬이 피부 털의 손실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발견되었습니다.
즉, 머리카락이 빠질 때와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수술이나 트라우마 같은 육체적인 것, 혹은 이혼이나 실직 같은 감정적인 것일 수 있습니다) 사이의 간격은 바로 머리카락이 퇴행기로 바뀐 뒤, 이들이 빠지기까지의 시간이라는 것입니다.
머리카락의 경우, 이 기간은 대체로 3개월 정도입니다. 즉, 퇴행기와 휴지기를 더한 기간입니다. 그러고 보니 샤워 중에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빠졌던 때를 돌아보면, 늘 그로부터 석 달 정도 전에 실연을 겪었거나, 가까운 이가 세상을 떠났던 것 같습니다. (나는 스텐에게 신체 다른 부위의 털들도 그렇게 한꺼번에 빠지는지를 물었습니다. 그는 신기한 질문이며, 자신은 답을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어쨌든 다른 털들의 주기는 머리카락과는 다릅니다.)
때로 출산을 겪은 여성들도 이런 스트레스성 탈모를 겪습니다. 거의 출산 후 3개월이 지난 시점이지요. 이는 호르몬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임신 중에는 호르몬 수치가 높지만, 출산 뒤에는 그 수치가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물론 출산 역시 큰 스트레스를 주는 사건이기도 합니다.
이런 출산 후 탈모가 다른 스트레스성 탈모와 같은 메커니즘을 가졌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사실은 분명합니다. 스텐은 갑작스러운 탈모 때문에 자신의 병원을 방문하는 모든 환자에게 가장 먼저 이렇게 묻는다고 합니다.
“석 달 전에 무슨 일이 있었나요?”
원문: 뉴스페퍼민트
특성 이미지 출처: ONE의 『원펀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