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2016년 총선준비과정에서 청년정치/청년정책 분야를 한 마디로 평하자면 본전도 못 찾은 지리멸렬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당이 4년 전보다 더 못한 결과를 내고 있는 분야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텐데, 그 과정에 어느 정도 간접적으로 참여한 사람으로서 보다가 답답해서 내가 쓴다.
1.
먼저 2016년 총선 청년정치 부문에서 충격을 선사한 주요 사건들은 다음과 같다. 2016년 3월 19일까지 총선 청년정치 주요 사안을 잘 정리한 글로 김광진도 탈락, 다시 ‘청년’ 없는 국회(오마이뉴스)를 참고하라.
1) 2016년 총선 청년비례대표로 선정된 최유진 후보가 경선과정에서 부정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사퇴, 김규완 후보는 새누리당 보좌관 경력 문제로 사퇴. 훨씬 마이너한 문제지만, 현재 비례대표 최종후보로 남은 정은혜 부대변인은 ‘흙수저 경력 진실’ 논란이 불거졌음(나는 이 논란 자체가 매우 유의미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페이스북 댓글로 문제를 제기한 이들을 삭제 및 차단으로 대응한 건 대중정치인으로서 역량부족이라고 판단한다).
2) 1번에서 언급한 문제에 대해 민주당에서는 청년비례대표 경선과정 자체를 폐기처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 대해 임내현 청년비례대표경선 탈락자가 쓴 글, 내가 겪은 더민주 청년비례 공천, 원칙은 없고 모욕만 남은(허핑턴포스트)을 참고하라.
3) 장하나, 김광진 의원처럼 4년 전 청년비례대표로 당선되어 환경/노동/교육 및 국방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 및 인지도를 쌓은 의원들은 이번에 지역구 경선에 참여하도록 이끌렸고, 결과적으로 지역 내 기반을 이미 쌓은 경쟁자들에게 패배하여 공천 탈락. 정호준 청년위원장은 공천 탈락으로 국민의당에 입당.
요컨대 민주당 내 청년정치는 사실상 소멸했고(만약 현재 청년비례대표 후보들이 당선권 바깥의 번호를 지명받는다면 완전히 끝나는 셈이다), 따라서 이들이 대변해온 각종 분야에 대해 선거 이후 현실적인 개선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매우 줄어들었다. 청년정치가 단지 특정 세대의 이해관계만이 아니라 한국사회가 맞닥트리고 있는 다양한 구조적인 문제들을 어떻게 풀 것인가에 대한 반응이라고 보는 입장에서 – 그런 점에서 “청년정치”는 사실 그것이 다루는 문제에 비해 지나치게 협소한 명명이다 – 이 상황은 매우 우려된다.
2.
청년비례대표 후보자들의 자질논란에서부터 “역시 더민당 클라스 ㅋㅋㅋ”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코멘트가 나오고 있는데, 나는 이 사태를 다음과 같이 좀 더 합리적으로 정리해보고 싶다(각종 정보원들의 신상의 열거하기 힘든 관계로 극단적으로 간략한 설명이 근거제시 없이 나오는 걸 양해해주시길 바란다).
더불어민주당의 청년정치인 양성과정에서 주요한 문제들은 다음과 같다.
1) 현재 한국의 거의 모든 정당이 공유하는 문제로, 더불어민주당 역시 당 내에서 자체적으로 정치인을 육성하는 과정이 전혀 체계화되어 있지 않다. 2000년대 이후 대학 내 학생정치가 사멸하면서 누군가가 자신의 지지기반, 정치적 의사결정을 이끄는 역량 및 전문성 있는 아젠다를 갖춘 한 명의 완성된 정치인이 등장하길 바라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졌다.
그러나 현재 학생정치가 수행하던 기능을 대체할 수 있는, 독자적인 정치인 재생산과정을 수립한 정당은 존재하지 않는다(2000년대 중후반부터 정당의 인력충원이 지역유력자 및 특수직능 전문가에 의존하는 비중이 늘게 되었다는 것은 숙고할 지점이다. 우리는 ‘정치를 위한 정치’를 경멸하곤 하지만, 정치적 의사결정 자체를 효율적으로 이끌고 여러 분야들을 아울러 전략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전문 정치인에 대한 수요는 사라지지 않는다).
2) 체계적인 관리/육성과정이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인스턴트 민심확보’를 위해 급작스럽게 청년정치인 희망자들을 불러모으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사실상 청년정치인의 퀄리티 확보는 실패했다. 독자적인 지지기반을 갖추지 않은 청년정치인에게 필수적인 요소는 자신의 전문적인 의제를 설정하는 능력, 기존에 주어진 각종 제도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 SNS를 포함한 광역여론을 활용하여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능력이다. 그러나 2016년 청년비례대표 경선과정에서 불거진 문제를 볼 때 민주당은 이런 능력을 가진 사람을 필터링하여 선정하는데 사실상 실패했다.
3) 더 큰 문제는 현재의 사실상 “고심 끝에 청년비례대표 해체한다”는 식의 해법이 보여주듯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시스템을 어떻게 개선할지에 대해 어떠한 유의미한 플랜 따위도 없다는 것이다. 대충 만들었고 당연히 결과가 안 좋으니 대충 폐기한다. 시스템에 대한 반성능력이 없는 멍청한 조직의 전형적인 사례다.
4) 민주당의 전략적 판단에서 조롱받아 마땅한 점으로, 김광진이나 장하나처럼 지난 4년간 당내에서 상당한 인지도 및 전문성을 확보한 의원들을 전혀 활용하지 못했다 – 국방문제에서 김광진보다 전문성을 갖춘 의원이 어디에 있나? 환경노동문제를 다룰 때 장하나 급으로 활약한 의원이 몇이나 있나? – 두 명 정도의 급이면 기존 청년정치인을 대하는 ‘초선비례대표 → 재선 지역구’식의 비효율적 컨베이어벨트에 배치하는 대신 국방, 노동 같은 분야의 전문가로 간주하고 비례대표에 별도 포션을 넣는 게 맞다.
그러나 민주당 공천지도부는 이들을 기계적으로 청년분야에 집어넣는 식의 빈곤한 사고밖에 할 수 없었고, 결과적으로 지역구에서의 예정된 패배를 통해 전문성과 인지도를 갖춘 의원 둘을 4년 간 볼 수 없게 만들었다(장하나 의원실에서 단평했듯, 6개월 전에 갑자기 지역구가 정해져서 준비한 후보와 지역에서 10여년 간 터를 닦은 사람을 붙이는 건 사실상 전자를 제도적으로 제거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요약하면, 더불어민주당은 적어도 청년정치 문제를 다룸에 있어서 제대로 된 청사진을 만든 적이 없고, 트러블 발생 시 제대로 된 해결책도 없고, 개선을 어떻게 할지도 생각해본 적이 없고, 기껏 그 악조건을 뚫고 나온 유능한 인물들은 폐기처분했다.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육성해서 미래의 대표로 삼는다는 목표의식도,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도 만든 게 없다. 한 마디로 말해 선거에서 어떤 결과를 거두든 이 당이 스스로의 조직을 구축하는 방식은 (헬조선식의 표현을 빌리자면) “미개”하다.
물론 민주당은 스스로의 미개함에 좌절하지 않을 수 있는 한 가지 이유가 있는데, 그건 다른 정당들도 청년정치인 육성과정에서 마찬가지로 미개한 수준이라는 사실이다. 지금으로부터 10년 뒤 주요 정당이 정치인 재생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두고 보자.
현재 상태가 지속된다는 가정 하에서 나는 그다지 밝은 전망을 예상하지 않는다. 청년정치인을 키우는 최선의 방도가 기껏해야 새누리당의 이준석처럼 그때그때 인기있는 정치-연예인을 끌어오는 거라면(냉정하게 말해 현재로서는 그가 조금 더 재미있는 말을 한다는 점을 제외하고 안철수 같은 정치 아마추어와 뭐가 다른지 잘 모르겠다), 한국 정당정치의 질은 계속해서 하락할 것이다.
3.
청년정치인 육성만이 문제가 아니다. 카드를 공개하고 시작하자. 나는 올해 1-2월 동안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실에서 연 청년정책연석회의 테이블에 고등교육분야 전문가로 초청받았고, 대학원 인권 및 고등교육 연구환경 개선문제와 관련해 총선용 공약 및 장기적 관점에서의 전략설정 관련해 압축된 보고서를 썼다(*나는 민주당에 별다른 이해관계가 없으며, 새누리당을 포함해 어느 정당이라도 고등교육 문제를 진지하게 다룬다면 기꺼이 자료 및 조언을 제공할 의사가 있다).
해당 자리에는 나와 분야는 다를지언정 청년정책 관련해 오랜 경험과 전문성을 갖고 있는 분들이 참여했고, 우리는 두 달에 걸친 준비의 산물이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공약에 어느 정도나마 반영될 수 있기를 희망했다. 그러므로 이하의 이야기에서 중립성은 다소 부족할 수 있다. (참고: 최종 토론회 자료집)
그리고 2016년 3월 18일 민주당 총선정책공약단에서 발표한 “청년안전망 구축을 위한 더불어민주당 10대 공약” 보도자료를 보자. 대략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 청년 일자리 4대 공약: 청년 일자리 70만개 창출 / 취업활동 지원금 제공 및 “원스톱 패키지형 공공고용서비스” 제공 / 비정규직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전환 * ‘비정규직 사용부담금제’ 와 3同 원칙 입법화 / 모태 펀드에 청년 계정 신설 등 청년 창업 활성화 지원
- 청년복지 3대 공약: 성년 축하와 취업 장려를 위한 국민연금지원 제도 도입 / 쉐어하우스 임대주택 5만호 공급으로 주거 환경 개선 / 사병월급 月 30만원까지 인상 추진
- 청년 교육 3대 공약: 저소득층 대학등록금에 대해 최대 200만원까지 세액공제 및 환급 / 지방 고졸생과 저소득계층 우대를 위한 대학 균형선발 의무화 추진 / 지방 고졸생과 저소득계층 우대를 위한 취업 균형선발 의무화 추진
물론 여기에 분명 유효한 이야기들이 있다. 분명 가장 많은 힘을 쏟아부은 청년일자리 공약의 경우, 기본적으로 공공부문 고용 및 민간분야 청년고용을 의무화하해서 70만개를 만들겠다는 건 그다지 창의적이지도 않고 특히 후자는 사실상 무리수라고 생각하지만, 실노동시간을 언급한 건 나쁘지 않은 포인트라고 본다.
비정규직 동일임금이나, 최저임금 인상도 (그 실현의지가 얼마나 되든 간에) 중요한 이슈다. 그러나 취업활동지원처럼 정부가 이미 비슷한 정책을 수행 중인 업무의 경우 이 보도자료만 보고 실제 민주당 총선정책공약단에서 어느 정도로 고민을 하고 있는지 알기 어렵다.
복지공약으로 가면 약간 갸우뚱하게 된다. 청년층의 국민연급 가입 장려를 위해 정부가 3개월치를 대납하고, 쉐어하우스 임대주택 5만호를 추가로 짓고, 사병월급 30만원 인상하겠다는 공약은 이미 여기저기서 굴러다니던 이야기들을 적당히 모아놓은 것에 불과하고, 이것도 결국엔 정부투자를 더 늘리겠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난 이렇게 늘어난 복지비용과 관련해 민주당이 추가예산을 어디에서 끌어오겠다고 말할지 궁금하다). 청년일자리 공약에 비하면 확실히 관성적인 공약으로, 창의성은 논외로 하더라도 이게 얼마나 설득력 있는 이야기들인지는 잘 모르겠다.
교육공약은 재앙적 수준이다. 저소득층 대학등록금 세액공제 및 환급은 기존 반값등록금 이슈를 어떻게든 연장활용하기 위해 짜낸 느낌이며, “신입사원 채용시 일정비율 이상을 계층할당 선발 의무화, 수도권 출신 편중 방지를 위한 지역인재 균형 선발 의무화”는 공무원 채용 시에야 그렇다치더라도 이걸 기업에 강요하는 것도 어이없을 뿐더러 수도권VS.저발전 지역이라는 구도를 아무런 고민 없이 억지로 끼워넣은 티가 너무 난다.
저발전 지역 이야기할거면 대입 쿼터라는 쉬운 편법으로 만족하는 대신 지역 중등교육 환경의 저발전 문제부터 제대로 파야하는데, 그런 고민은 물론 없다. 이건 지방을 살리는 게 아니라 지방출신 몇몇에게 지방을 좀 더 손쉽게 떠날 수 있게 해주자는 이야기 아닌가.
물론 하이라이트는 다음 대목인데, “기회균형선발”에서 가장 실소를 터트리게 하는 건 “저소득계층과 지방 고졸생들에게 지방대 의대․한의과대․치과대․약학대 의무 할당제 실시 및 장학금 확대”(강조는 내가 했다)
나는 여기서 폭소를 터트렸다. 공약을 만들 때 무슨 생각을 하는 건가? 정말 이런 걸 보고 끄덕거릴 정도로 청년집단을 멍청이 취급하는 건가? 도대체 누가 제안한 공약인지 모르겠지만, 대충 인기 있는 전문직에 지방 애들 꽂아준다고 하면 좋아하겠지, 수준으로 결론을 내버린, 지적으로 태만하고 감수성에서도 ‘아재스러운’ 공약이다.
나는 청년정책연석회의에서 제시한 의제들이 모두 인기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고(유감스럽지만 고등교육이 그 중요성에 비해 사람들의 이해도나 관심사가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게 전부 반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런 자료들을 전적으로 무시하고 공약을 제시한다면 그만한 퀄리티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요구가 부당하진 않을 거다.
그래서 보도자료를 읽고 실망을 감추기 어렵다. 청년정책을 할 거면 이거보단 전문성을 갖추려고 고민해야 되는 거 아닌가? 총선정책공약단에 자문을 해주는 전문가들은, 만약 있다면, 어떤 사람들인가? 보도자료 말미에 본인의 이름을 박아넣은 이용섭 단장의 경우 민주당 내에서는 (자칭) “전략통, 혁신통”이라고 한다는데, 나는 여기에 도대체 무슨 전략과 혁신이 있는지 모르겠다.
전부 본인이 만든 공약이 아니라고 해도 본인 이름이 박혀 나가는 자료면 이것보다는 정성을 기울였어야 했다. 일자리 관련 몇몇 지점들을 제외하고 더불어민주당 총선정책공약단이 제시한 청년공약은 신문지를 오려붙인 수준 이상도 이하도 아니며, 청년들이 이걸 유의미하게 다뤄줄 가능성도 높지 않아 보인다.
4.
짧게 결론을 내자. 적어도 청년정치/정책분야에 있어, 더불어민주당의 최대 문제는 전략적 판단능력 및 체계화된 업무처리 프로세스가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다. 청년정치인 육성시스템은 없으며, 겨우 긁어모은 선발과정은 관리가 전혀 안 될 뿐더러 문제를 개선하기보다는 폐기하고 보자는 태도에, 기껏 만들어놓은 유망주는 아무렇게나 버린다.
정책과정의 경우 전문성을 갖추려는 노력도 없고, 기껏 전문가 집단을 만들어 놔도 활용도 못하며, 그냥 그때그때 공약을 짜는 몇몇의 생각에 대충 인기있을 것 같아 보이는 이야기들로 채워버린다. 솔직히 이건 조직의 질이라는 측면에서 민주당이 지난 4년간 얼마나 황당한 곳이었는지를 집약해서 보여주는 귀감이다.
정당의 질을 평가하는 여러 가지 요소 중에서, (재생산을 포함해) 그 자체로 얼마나 효율성을 갖춘 조직인지, 그리고 정책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전문가 집단과 네트워크를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는지 등을 두고 볼 때, 총선대비로 내놓은 결과물로 판단할 때 민주당은 질이 떨어지는 조직이다. 현 대통령 하에서 새누리당이 사실상 마리오네트/식물정당으로 전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유의미한 견제를 하지 못해온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나는 국개론을 외치는 대신 민주당이 얼마나 질적으로 개선된 조직인가를 묻는 게 좀 더 유의미한 문제의식이라고 믿는다.
지난 겨울부터의 탈당소동 이후 민주당의 미래를 걱정하는 수많은 언론보도 및 논평이 쏟아졌다. 그러나 그 압도적 다수는 “이기려면 야권이 연대해야 하는데 이렇게 싸우면 어떡하니”라는 프레임을 정해두고 거기에 사태를 끼워맞추는 식이었다. 흥미롭게도 문재인 당시 당 대표가 제시한 시스템 공천이 실제로 얼마나 합리적이었는지, 거기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공천 시스템을 적용할 때 민주당이 얼마나 더 좋은/나쁜 정당이 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거의 드물었고 주목받지도 못했다.
오늘날 청년정치에 대한 논의를 포함해서, 우리가 정치를 접근하는 방식은 여전히 “누가 이기고” “어느 계파가 앞섰고” 수준에 머물러 있다. 물론 선거는 상대평가고, 오늘날의 맥락에서 저널리스트들이 지금과 같이 정당정치를 이해하는 건 일견 당연하다.
그러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느 당이 우리편인가를 떠나 그 당이 절대적인 기준에서 얼마나 좋은, 효율적인, 합리적인 정당인지, 당의 행보와 정책이 얼마나 유의미한지를 분석하고 촉구하는 시선이다. “야권연대 무너지면 안 돼에에에에ㅠㅠㅠㅠㅠ” 따위의 기사가 도대체 무슨 소용인가?
노무현 정권 중반부 잠시 수권했던 열린우리당의 전철을 되새겨보면, 설령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승리한다고 하더라도 전문성과 높은 수준의 조직화, 전략적 판단능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는 곧바로 더 기나긴 패배로 이어질 뿐임을 예측할 수 있다. 오늘날 우리의 삶을 취약하게 만드는 것이 좋은 정치의 부재라면, 좋은 정치는 좋은 정당에서 출발한다. 지금 모든 당에서 불거지고 있는 청년정치/정책 문제는 우리의 정당들이 아직 ‘근대화’가 필요한 정당임을, 좀 더 괜찮은 조직이 되어야만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 청년정치 관련 최근의 주목할 기획으로 <경향신문>의 매우 훌륭한 기획 “부들부들 청년”의 해당 기사들을 권한다.
1) [3부⑤ 한국 정치에 청년은 없다] 정당들, 평소엔 외면 선거 땐 ‘표몰이’ 이용…“청년 정치인은 ‘삐끼’다”
2) [3부⑤ 한국 정치에 청년은 없다] ‘청년 마케팅’ 그 후 4년…청년 살리기 근본 처방 ‘법’ 없었다
3) 표류하던 양질의 청년 관련 법안들 결국 ‘자동 폐기 신세’
원문: BeGr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