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창업가는 ‘Risk Taker’라고 이야기한다. 창업가의 이미지는 무모한 도전을 즐기고 위험천만한 도박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다. 방송을 비롯한 미디어가 만들어낸 창업가의 이미지는 무모해 보이는 도전을 하고 드라마틱한 성공을 만들어 내는 이미지로 그려진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정말 창업가들은 ‘Risk Taker’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창업가들은 ‘Risk Taker’가 아니라 ‘Risk Manager’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술 혹은 서비스의 혁신을 주도하는 스타트업은 반드시 불확실성을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그 불확실성은 수많은 리스크를 만들어낸다. R&D Risk, Team Risk, Market Risk, Competition Risk 기타 등등 이미 기반을 가지고 있는 대기업은 겪지 않을 수많은 리스크를 무릅쓰고 사업을 성공시켜야 한다. 이것은 스타트업과 스타트업을 이끄는 창업가가 반드시 겪어야 할 숙명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여기서 내 모교인 Darden MBA의 Saras Saravathy 교수에 의해 소개된 ‘Affordable Loss’라는 개념을 소개하고 싶다. 쉽게 설명하면 창업가는 자신이 받게 될 기회의 크기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Downside를 보고 의사결정을 해야 하고, 그 Downside를 최소화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즉 스타트업과 창업가는 숙명적으로 수많은 리스크를 만나게 되고, 그 불확실성 속에서 성공하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반복하게 되며, 그 시행착오를 최대한 많이 할 수 있도록 한 번의 시도에 들어가는 비용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내가 이 교수님의 수업을 들었을 때 나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내가 기존에 가졌던 창업과 스타트업에 대한 선입견이 깨졌다. 왜 실리콘 밸리의 많은 창업가가 자신의 차고 혹은 집에서 출발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초기 스타트업에게 왜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창의적인 시도들이 필요하고, 또한 비즈니스 모델이 완전히 검증되기 전에 왜 많은 자원을 쓰지 않아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Lean Start-up’과도 일맥상통하는 개념이다.
창업가는 한 번의 스타트업을 통해서 성공할 수도 있다. 혹은 몇 번의 스타트업 시도를 통해서 성공할 수 있다. 그때까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원을 최대한 절약해서 지속적인 도전을 할 수 있어야 하고, 한 번 스타트업의 시도 안에서도 지속적인 시행착오를 통해서 성공의 기회를 찾아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실패의 가능성이 성공의 가능성보다 크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실패로 인한 타격을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창업가는 ‘Risk Taker’가 아닌 ‘Risk Manager’가 되어야 한다.
이런 말이 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
원문 : 반호영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