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과는 많이 달라진 CES 2016의 분위기
지난 1월 미국 시각으로 5일부터 8일까지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렸던 CES(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 2016은 이래저래 기존의 IT 산업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었던 자리였다. PC, 모바일, TV 등의 전통적인 단말기 중심에서 자동차, 가상현실, 드론 등, IT는 IT지만 뭔가 좀 다른 분야로 바뀌는 듯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직접 라스베가스에서 CES 2016을 참관한 것은 아니지만, 현지를 방문한 많은 주변 지인들이 전해오는 이런저런 소식들과 국내 언론과 해외 언론이 쏟아낸 CES 관련 뉴스들을 종합해보면 올해를 비롯한 올해 이후의 IT 산업 분위기는 PC, 모바일, TV 등 어떻게 보면 IT의 기반이 되는 기술들보다 그 기반 기술을 활용하는 기술 쪽으로 좀 더 진화하기 시작했다는 느낌이 든다.
모바일 쪽은 곧 있을 MWC 2016에서 세계 모바일 산업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것이기 때문에 CES에서는 그렇게 많이 언급되지는 않는 듯싶다. 하지만 TV나 그 외의 가전에 대해서는 CES에서 많이 언급이 되는 것이 보통인데, 이번에는 그 주도권이 자동차, 즉 스마트카와 그 관련 분야, 그리고 가상현실과 그 관련 분야, 드론과 로봇 및 그 관련 분야에 밀리는 경향이 나타났다.
그렇다고 TV나 그 외의 가전 분야에 혁신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특히 윈도 10이 탑재된 삼성의 갤럭시 탭 프로 S나 LG의 TV가 CES의 가젯상을 받기도 하는 등 국내 기업들도 선전했다. 다만 이번 CES 2016의 메인스트림이라 불릴 수 있는 스마트카와 가상현실, 드론 및 로봇 등의 분야에서 국내 기업들이 그렇게 많이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가상현실과 스마트카 기술이 메인스트림으로 부상한 CES 2016
본격적인 컨텐츠 싸움이 시작될 가상현실 시장
CES를 참관한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했던 내용은 이번 CES는 VR, 즉 가상현실이 메인이 되었다는 것이다. 가상현실과 관련된 제품과 서비스, 솔루션들이 많이 등장함으로써 조만간 VR의 시대가 열릴 것임을 보여주었다. 삼성은 기어VR을, 오큘러스는 오큘러스 리프트를 내놓았다. HTC와 소니도 HTC Vive와 플레이스테이션 VR을 내놓는 등 다양한 VR 단말기들이 등장하였다.
하지만 이전에 쓴 글에서도 언급했듯, VR 시장의 핵심은 단말기보다는 컨텐츠가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어떤 컨텐츠들이 VR 시장을 이끌고 나갈 것인가가 핵심이 될 듯싶은데, 마찬가지로 이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 별로 없는 듯해 조금 아쉬웠다.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 기술이 이끌 스마트카 시장
스마트카 산업은 예전에는 인포테인먼트(정보 전달에 오락성을 가미하는 것)가 주류를 이뤘지만, 이제는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이 메인이 되었다. 이는 이미 예상되었던 부분이기도 한데, 디젤·가솔린 엔진에서 전기 모터로 가는 자동차가 머지않아 대중화될 것이고(이미 테슬러를 비롯해 많은 기업들이 전기차를 내놓고 있는 상황인지라, 더 이상 기존 자동차 기업들이 전기차에 대해 아직은 대중화되지 못하는 기술이라고 무시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그 전기차 기반에 자율주행 기술이 얹어지며 SF 영화 속에서나 보던 장면들을 실제로 볼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물론 BMW나 벤츠 등의 기존의 전통적인 자동차 기업들도 자사의 자동차에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해 이번 CES에 나왔었다. 그러나 기존 자동차 구조 기반의 자율주행 기술과 전기자동차 기반의 자율주행 기술을 비교한다면 아무래도 전자보다는 후자 쪽에 더 관심을 줄 수 밖에 없는 것이, 기반이 바뀐 것 자체도 혁신인데, 자율주행 기술 역시 혁신이기 때문일 듯하다. 조만간 국내에도 제주도에 테슬라가 들어온다고 하니 제대로 된 전기자동차를 국내에서도 맛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해본다.
드러나지는 않지만 기반이 되는 인공지능 기술
이전에 쓴 글에는 자동차와 VR과 함께 인공지능, 머신러닝이 이번 CES의 한 축을 이룰 것이라고 봤었는데, 엄밀히 따지면 자율주행 기술에 인공지능 기술이 들어있기는 하지만 어떤 특화된 인공지능 기술 자체에 대해서는 이번 CES에서 많이 언급되지는 않았다. 여러 뉴스나 소식들을 찾아봐도 인공지능에 대한 뉴스의 양이 자동차나 VR, 드론, 로봇 등에 비해서, 심지어 모바일이나 PC, TV 등의 기존 가전에 대한 뉴스보다도 좀 적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앞서 얘기한 모든 산업의 기반이 되는 기술이기 때문에 특별히 인공지능만을 위한 세션이 따로 있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올해 IT 시장의 분위기는 전통보다는 응용으로?
앞서 이야기했듯, 이번 CES에서는 기존에 강세를 보였던 TV나 PC, 모바일, 냉장고나 세탁기 등의 백색가전들보다는 자동차, 가상현실, 드론, 로봇 등의 좀 다른 분야가 더 강세를 보였다. 물론 앞서 얘기한 기존 백색가전들이 나오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메인스트림에서는 밀린 것이다.
자동차 관련 IoT 산업의 발전이 올해 IT 산업을 이끌고 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드론의 이용 방향이 더 넓어질 것이라는 예측과 가상현실에 관련된 컨텐츠가 앞으로 어떻게 나와서 디스플레이 시장과 영상 컨텐츠 시장을 바꿀 것인지에 대한 기대가 이번 CES 2016이 우리에게 전해준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원문: 학주니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