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분기 애플 실적
애플이 실적을 발표하였습니다.
- 아이폰 7,480만 대 판매(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 / 2007년 아이폰 출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의 판매
- 매출 759억 달러(91조 1천억 원) / 전년 동기 1.7% 증가
- 순이익 184억 달러(22조 1천억 원) / 전년 동기 2.2% 증가
애플은 사상 최대 분기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성장률이 급격히 감소하였습니다. 이때문에 또다시 애플의 위기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애플의 성장률이 감소한 이유는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 둔화와 강달러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런 요인이 없었다면 애플의 지난 분기 매출은 8% 정도 올랐으리라고 전망이 나올 정도입니다.
분명 애플의 미래가 밝은 것만은 아닙니다. 선진국에서는 스마트폰의 신제품 수요가 더뎌지고 있으며 중국이나 신흥국에서는 중국산 스마트폰과 저가형 안드로이드폰의 공세가 거셉니다. 아울러 노트북 시장도 침체입니다. 하지만 이런 애플의 모습을 바라보는 대한민국 언론들의 모습은 참으로 어이가 없습니다. 어찌나 애플을 끔찍하게 아끼고 걱정하는지.
분명 우려는 미국 언론도 제기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정도는 아닙니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애플 걱정은 이번에 갑자기 나온 것도 아닙니다. 조금만 애플이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 너도나도 기사를 쏟아냅니다.
애플이 조금만 부진하면 쏟아져 나오는 대한민국 언론의 기사 타이틀
- 애플 신화 끝나나?
- 애플의 한계인가, 아이폰의 한계인가?
- 애플의 추락
- 애플의 굴욕
- 아이폰 신화 막 내리나?
- 애플, 분기 최대 실적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
무슨 기사만 보면 당장 내일이라도 애플이 망할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애플이 망할 일은 조만간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주가가 많이 내려갔고 시가총액도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시가총액 1위 기업입니다.
현재 시가총액 순위
- 애플 – 5550억 달러(666조 2775억 원)
- 알파벳(구글의 지주회사) – 4989억 달러(598조 9295억 원)
- 마이크로소프트 – 4517억 달러(542조 2658억 원)
- 버크셔 해서웨이 – 3297억 달러(395조 9697억 원)
- 엑손모빌 – 3295억 달러(395조 7295억 원)
애플은 2011년 미국의 석유업체인 엑손모빌을 제치고 시가총액 1위에 오른 뒤 줄곧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최근 구글의 성장과 미래전망이 매우 밝아지면서 알파벳이 시가총액 1위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그렇다고 애플이 그렇게 쉽게 추락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은 어느 정도일까요? 지난 28일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매출액 53조 3200억 원, 영업이익 6조 1400억 원입니다. 이 매출은 지난해 3분기에 비해서 영업이익은 17%가 빠진 것이고, 시장 전문가들이 전망한 수치보다도 7% 낮은 수치입니다.
더욱이 애플이 시가총액이 많이 빠지고 있고, 1위 자리를 알파벳에 내줄 수도 있지만, 애플의 시가총액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에 비해서 훨씬 높습니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173조 767억 원입니다. 그러면 삼성전자의 주가는 계속 오르고 있느냐? 삼성전자의 주가도 내려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언론은 애플의 미래를 걱정하면서 전세계 경기침체를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기침체는 애플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삼성전자에도 동일하게 적용이 되고, 미국의 수많은 기업들에도 똑같이 영향을 줍니다.
아울러 애플의 신제품이 시장에 반응하지 못하고 있고 새로운 먹을거리를 못찾고 있다고도 말합니다. 그런데 이런 의문을 그대로 삼성전자에 적용을 해보겠습니다. 현재 삼성전자가 전 세계 IT기업보다 리드하는 분야가 있나요? 구글은 전기자동차에 페이스북은 가상현실, 애플도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 전기자동차 등에 활발하게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삼성전자는 여전히 세계시장을 리드하는 분야가 없습니다. 아직도 후발주자의 이미지가 강한 것이 삼성전자입니다.
애플의 더딘 신성장동력을 보면서 애플의 장래를 어둡게 보는 우리나라 언론들은 왜 삼성전자의 미래에 대해서는 호의적으로 생각할까요?
누구나 애플을 걱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기사를 작성하려면 우리나라의 기업에도 똑같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여전히 애플은 삼성전자보다 경쟁력이 뛰어난 기업입니다. 똑같은 휴대폰을 팔아도 남는 이익은 더 많고, 고객충성도에서도 삼성전자에 비해서 훨씬 앞서 있습니다. 이런 애플을 두고 신화가 꺼진다느니, 굴욕이라느니.
누가 누구를 걱정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애플을 걱정하기 전에 우리나라 기업이나 국가 경제를 걱정하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전교 1등을 하는 학생이 10개 과목에서 1등을 하다가 9개 과목으로 하나가 줄었다고 걱정하는 꼴이고, 평균 98점을 받다가 평균 97점으로 떨어졌다고 걱정하는 꼴과 같으니까요.
원문: 뻔뻔한 지성들의 르네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