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 한반도의 여왕 탄생을 축하하며 커피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옛날, 한반도에 만백성이 잘사는 것 같은 나라를 후다닥 만들어낸 임금님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임금님은 아내를 잃고, 자신도 흉악한 모리배들에게 목숨을 잃고 말았지요. 임금님에겐 눈에 넣으면 아픈 공주님이 있었는데 그 공주님은 무럭무럭 자라 얼결에 모리배들을 누르고 다시 왕 위를 차지하게 되었지요. 그렇게 한반도에 최초의 여왕님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 원래는 커피와 여왕님을 섞어 쓸까 했는데, 당최 여왕님과 커피를 유기적으로 엮을 소재를 찾지 못하겠습니다. 고로 ‘커피의 여왕’이라 불리는 예멘 모카에 관해 썰이나마 풀어볼까 합니다. 기승전결은 여야가 잘 합의해서 처리해야 합니다.
승 : 최적의 생산지에서 재배되는 세계 3대 커피
세계에서 커피가 재배되는 나라는 약 50개국입니다. 커피나무는 하루 2시간가량의 일조량, 촉촉하지만 물이 고여서는 안 되는 토지 등 굉장히 까다로운 재배조건이 필요합니다. 해발 600~2,000m, 연간평균기온 섭씨 18~20도, 연간강수량 1,500~1,800mm, 배수가 좋은 산의 경사면이나 고원 등지가 커피의 명산지로 꼽히지요. 이 까다로운 조건을 통과한 명품 커피 3종을 세계 3대 커피로 꼽는데 자메이카 블루마운틴과 예멘 모카, 하와이안 코나가 바로 이것입니다.
딱히 알 필요는 없지만 여자들 앞에서 허세 부리기는 제격입니다. 그리고 재수 없다고 다시는 연락이 오지 않겠죠. 모르고 마신 커피가 맛있다에서 밝힌 것처럼, 문자에 집착하면 되려 즐거움이 사라집니다. 그럼에도 세계 3대 커피라는 이름이 괜히 붙은 건 아닙니다. 특히 아래에서 이야기할 예멘 모카는 말이죠.
전 : 커피의 여왕 예멘 모카의 위용
3대 커피 중 예멘 모카는 ‘커피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교하며 기품이 있는 맛에 흙과 초콜릿 향이 특징이며 특히 원두를 분쇄할 때의 향이 아주 풍부합니다. 예멘 모카의 초콜릿 향을 흉내 내 싸구려 커피에 초콜릿 향을 입혀 ‘모카’라는 이름을 붙여 판매하는 상인들도 있었는데, 이 때문에 ‘모카’라는 단어가 ‘초콜릿이 들어간 커피’를 뜻하게 되었다는 설도 있지요.
또, 예멘의 모카 항은 한때 세계 최대의 커피산지이자 커피 교역항이었습니다. 그야말로 ‘모든 커피는 모카로 통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지요. 커피가 유럽에 알려지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수요가 늘어나자 모카항의 주인들은 주 수입원인 커피가 다른 나라에서 재배되는 것을 염려했습니다. 커피 생산을 독점하기 위하여 모든 커피를 볶거나 뜨거운 물에 담근 뒤 수출하는 방법 등으로 종자나 묘목이 유럽으로 반출되지 않도록 통제하였습니다.
그러나 1616년 네덜란드가 커피 묘목을 빼돌리고야 말았고 당시 그들의 식민지였던 인도네시아 자바섬 등에서 커피가 재배되었습니다. 이후 유럽 열강, 특히 네덜란드는 커피재배가 가능한 식민지마다 고수익원인 커피 묘목을 심어 ‘커피=모카’의 시대는 막을 내리게 되지요.
커피 기원설 중 하나인 ‘오마르의 설’도 모카가 배경입니다. 1200년경 이슬람교 사제였던 오마르가 왕비를 사랑한 벌로 예멘의 모카항 근처 사막으로 쫓겨났을 때, 굶주림과 목마름에 지쳐있던 오마르가 나무에 열린 붉은 열매를 따 먹자 피로가 사라지고 정신이 맑아지는 것을 느꼈다고 합니다. 오마르는 이 열매를 달여서 환자들을 치료하는 데 사용하였고, 이 소문이 이슬람 전역으로 퍼져 오마르가 ‘모카의 성인’으로 알려졌다는 이야기지요.
또 모카커피는 빈센트 반 고흐가 즐겨 마신 것으로 유명합니다. 고흐의 작품인 ‘밤의 테라스’에서 모카커피를 즐겨 마셨다고 하네요. 저도 비싸서 잘 못 마시는 모카커피를 물감 살 돈도 없다던 화가가 뭔 돈으로 마셨는지는 모르지만(…)
결 : 직접 커피를 내려주시는 박근혜 대통령의 은혜.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은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을 아주 좋아했다고 합니다. 우리 여왕님은 무슨 커피를 좋아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은혜로이 내려주시는 커피는 잘 마실 예정입니다. 그럼 기승전결은 여야가 잘 합의해서 처리해야 하는 걸로 하고 이만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