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쓰레기는 21세기의 새로운 공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구 궤도를 도는 위성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버려지는 위성 역시 많아졌습니다. 이들은 오랜 시간이 지나면 결국 지구 대기에서 불타 사라지긴 하겠지만, 그전까지는 지구 주위 궤도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위성이나 우주선에 큰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우주 쓰레기를 처리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입니다. 레이저로 태우거나 그물로 잡거나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경제적으로 작은 우주 쓰레기를 제거할 방법은 마땅치 않은 상태입니다. 더구나 버려진 위성이 충돌해서 수많은 작은 파편이 된 경우 이를 하나씩 제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중국 베이징의 칭화대 연구팀이 이 문제를 해결할지도 모르는 독특한 아이디어를 제시했습니다. 이들이 제시한 방법은 10cm 미만의 우주 쓰레기를 갈아서 우주 연료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원리는 이렇습니다. 일단 위성의 충돌 등으로 인해서 생긴 작은 파편들은 일정한 궤도를 돌고 있습니다. 이 궤도로 이동한 우주선 앞에는 작은 조각을 모을 수 있는 그물 등이 있습니다. 일단 우주 쓰레기를 수집하면 이를 다시 지구 대기권으로 가져오는 대신 그 자리에서 바로 갈아서 미세한 금속의 가루로 만듭니다.
이렇게 갈린 작은 입자는 엔진에 들어가기 전에 양이온과 음이온으로 분리되어 음이온은 그냥 버리고 양이온은 가속 장치에 들어가 우주선의 추진력을 내는 연료로 사용됩니다. 이런 방식으로 궤도를 이동하면서 작은 쓰레기를 아예 먼지처럼 미세하게 갈아서 없애는 것입니다. 이렇게 작아진 입자는 충돌 시에도 큰 위험은 없기 때문에 우주 쓰레기를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동력원은 태양 전지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 방식이 가능하다면 우주 쓰레기 처리에서 가장 큰 딜레마 하나를 없앨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작은 쓰레기일수록 더 처리가 곤란하다는 것이죠. 10cm 보다 작은 우주 쓰레기라도 충돌 시에는 총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충돌하기 때문에 인공위성이나 우주선에 치명적인 구멍을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작은 쓰레기를 찾아서 처리하기 위해 다른 위성을 사용한다면 그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우주 쓰레기 엔진 방식은 작은 우주 쓰레기를 처리하는 데 매우 유용하고 경제적인 접근책이 될 수 있습니다. 또 하나의 우주선으로 여러 개의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으며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입니다.
다만 실제로 가능하게 하려면 매우 효율적인 수집 장치와 파쇄 장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여기까지 현실적으로 가능할지는 모르겠네요. 실용화 여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지만, 아이디어 자체는 획기적으로 보입니다.
참고
Techxplore에 실린 「Engine uses debris as propellant in concept to clean space ju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