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우편으로 DVD 대여를 해서 참 신기한 업체구나 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젠 VOD 서비스로 전세계 확장을 하고 있다. 자세한 건 다음에 기회 되면 쓰든지 하고 바로 본론으로 가보자.
넷플릭스는 한 마디로 VOD 서비스 업체로, 올레TV 같은 걸 생각하면 된다. 비록 지금은 국내 IPTV 업체들과 협상이 잘 안 돼서 IPTV로는 볼 수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애플TV나 PC, 스마트폰 등 다양한 기기로 시청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여러가지 영화를 볼 수 있지만 진짜 강점은 미국 드라마를 편하게, 많이 볼 수 있다는 점일 듯 싶다. 어쨌든 서비스 오픈 기념으로 현재 1개월 무료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해서 냉큼 달려가 봤다. 넷플릭스 홈페이지는 여기에서 만나볼 수 있다.
홈페이지 접속
홈페이지는 이런저런 복잡한 글이나 문구가 거의 없다. 그냥 “넷플릭스가 뭐 하는 곳인지는 알고 왔지?” 같은 분위기에, 다짜고짜 “요금은 00달러고, 한 달 무료 서비스 중이다”라고 대뜸 외치고 있다. 미사여구 없어서 참 심플하다.
일단 2월 8일까지는 무료로 볼 수 있다고 확실히 표기해놨다. 요금제는 세 가지로 나뉘어 있는데, 베이식 7.99달러, 스탠다드 9.90, 프리미엄 11.99 달러다. 달러로 표기되어 있는 건, 아직은 비자나 마스터 카드만 받고 있기 때문인 듯 싶다.
홈페이지 첫 화면에 ‘약정 없이 언제든 해지할 수 있다’라는 걸 표기해놔서 안심이 된다. 한국에서 살다보면 ‘한 달 무료!’라고 외쳐도 가입하기 두렵지 않나. 해지 버튼은 홈페이지에 없거나, 아주 복잡하게 해 놓거나 그런 경우가 꽤 있기 때문에.
물론 이렇게 써놨어도 실제로 가입하기 전까지는 해지가 쉬운지 어떤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이렇게 첫 화면에 딱 표기해 놓은 것이 신뢰가 간다. 이건 정말 작은 부분일 수도 있지만, 난 이것 하나 때문에 망설임 없이 대뜸 가입할 수 있었다.
무료 사용 등록
한 달 무료 사용 버튼을 누르니 바로 다음 화면으로 넘어간다.
그렇다. 뭔 약관이고 뭐시고보다 제일 중요한 건 가격이다. 가입하기 버튼 누르자마자 바로 요금제부터 알기 쉽게 표로 정리되어 나온다.
어차피 한 달 무료니까 프리미엄을 할까 하다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서 스탠다드를 선택했다. 한 달 뒤에 인터넷이 안 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으니까.
프리미엄과 스탠다드의 차이는 UHD 화질을 볼 수 있다는 것과, 동시접속 수 차이 정도다. UHD는 어차피 내가 가진 기기들이 그 좋은 화질을 감당할 수 없으므로 쓸모가 없고, 4대 동시도 내 경우엔 별 필요가 없다. 그런데 베이식과 스탠다드는 차이가 좀 있어서, 아무래도 스탠다드가 낫지 싶다. 그래서 이걸 기본으로 내놓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이후 유료로 사용할 경우엔 다른 사람 하나 꼬셔서 요금을 반씩 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기는 한데, 어쨌든 일단은 스탠다드로 결정하고 다음으로 넘어간다.
요금 선택하고 다음으로 넘어가니 이메일 주소와 비밀번호 입력하라 한다. 비밀번호를 한 번만 입력하게 해서 이래도 괜찮을 걸까 싶지만, 어쨌든 이렇게 간단하게 돼 있다. 그리고 등록을 누르면,
넷플릭스 가입 중 가장 큰 난관인 결제 정보 입력. 카드 번호를 넣어야 하는데 아직은 비자, 마스터 카드만 된다. 이것 때문에 오픈 초기에 많은 가입자를 받기는 좀 힘들지 않을까 싶다.
추후에 국내 신용카드도 되게 하고, 기프트카드도 판매할 예정이라 한다. 국내 카드 추가가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면 편의점이나 온라인 쇼핑몰 등을 통해서 넷플릭스 기프트 카드라도 빨리 판매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신용카드 정보까지 다 입력하고 넘어가면 가입 끝. 잠깐, 약관 동의가 없었잖아, 이래도 되는 건가? 어쨌든 뭔 액티브 엑스 설치하고 어쩌고 하는 게 전혀 없어서 정말 좋다.
그러고 보니 전화번호도 묻지 않았다. 쓸데 없이 집 주소도 묻지 않았고. 영화 보고 돈만 받으면 되는 서비스니까 이게 상식적인 건데, 이런게 참 신기하게 느껴지다니.
가입 메시지에서 또 한 번 2월 6일 이전까지 해지하면 요금 청구 안 된다고 확실히 못 박고 있다. 그리고 “멤버쉽을 해지하시려면 계정에서 멤버쉽 해지를 클릭하세요”라고 나와 있다. 이렇게 확실히 또 한 번 알려주는 거, 계속 말 하지만 이런 거 정말 좋다. 돈은 소중한 거니까!
다시 또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면 간단한 설정 화면이 나온다. 마음에 드는 영화 3개를 선택하라고. 3개 선택하고 다음으로 넘어가면 되긴 한데, 난 선택하기가 좀 어렵다. 제시한 영화들 중에 마음에 드는 게 별로 없어서.
그래도 억지로 선택하고 넘어가면 이제 바로 영화나 드라마를 볼 수 있다.
단점
소문대로 아직 볼 만한 것이 그리 많지는 않다. 특히 한국 영화나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다지 매력이 없을 듯 싶다. 하지만 미드를 좋아하거나 지난 영화들을 많이 못 본 사람에게는 적당히 흥미를 끌 만 하다.
사실 난 아직도 곰TV 무료영화를 가끔씩 즐긴다. 곰TV의 가장 큰 문제는 광고가 너무 많고, 광고하다가 접속이 끊기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나는 말하자면 간혹 포털사이트나 독립영화 사이트에서 유료로 결제하기도 하는 ‘라이트 유저’다. 그리고 TV도 가지고 있지 않고 TV프로그램에도 별 관심도 없다. 비슷한 성향에 혼자 사는 사람이라면, 적적한 방 안을 미드 소리로 가득 채울 수 있는 적당한 놀잇감이 될 수 있겠다. 게다가 광고도 전혀 없다!
테스트로 PC와 스마트폰에서 동시에 다른 영상을 플레이 해봤다. 뭐, 당연히 잘 된다. 스마트폰에서 영화를 보려면 앱스토어에서 ‘넷플릭스’를 검색해서 앱을 다운로드 받고 로그인 하면 된다. 어떤 기기에서도 이전에 보던 영화를 연결해서 계속 볼 수 있게 해놨다.
아직 한국판 넷플릭스는 컨텐츠 수가 너무 적은 편이다. 하지만 나르코스, 데어데블, 센스8 등의 미드가 있기 때문에 일단은 이 정도로 미드 좋아하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는 있겠다. 이후 계속해서 컨텐츠를 늘려가면 될 듯 한데, 그건 두고 볼 일이다.
출처:빈꿈의 블로그